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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tral Mix 1

48 로맨스광
  • 조회수13
  • 작성일01:59











여기에 그렇게 입고 오는 애는 너 밖에 없을 걸. 아무렴, 모델인데. 겉가죽에 옷을 걸치는 직업으로 밥 먹고 사는 제넷이 그걸 모를까. 진작에 설렁탕집이라고 언질을 줬으면 조금 자제했을 지도 몰랐을 일이었다. OTP에 따라 옷을 걸치는 예절은 제넷이 초등학교 입학하던 무렵부터 외출을 하기 전 몇 벌이나 옷을 입혔다 벗겼다 하며 고심하던 엄마에게서 터득한 본능적인 습관이다. 


알지도 못하면서, 제넷은 못마땅한 얼굴로 가게 벽면 커다랗게 난 창 밖을 보며 인상을 쓰는 저스틴의 얼굴을 보며 생각했다. 트레이닝 복 색깔이랑 도저히 매치 안 되는 모자 대충 아무거나 쓰고 와서는. 나는 지 만난다고 이렇게 빼 입고 나왔는데. 알지도 못하면서. 제넷이 내내 저스틴을 보며 하는 습관과도 같은 생각이었다. 물론 입 밖으로 한 번도 뱉은 적은 없지만. 





"뭘 그렇게 찾아. 니가 찬 거 아니야?"


"엄밀히 따지면 싸운 거지. 서로 홧김에."


"홧김에 헤어진 것도 어쨌든 헤어진 거잖아."


"억울해."


"그럼 왜 헤어지자고 했어. 바보같이."


"아무것도 모르는 게. 니가 연애를 알아?"





테이블 끝단에 있는 수저통에서 숟가락 젓가락 꺼내서 냅킨으로 닦으며 건네주니 닦은 게 무색하게 손으로 덥석 입이 닫는 끝부분으로 받아 국물 얼룩이 묻은 테이블 위에 그냥 올려놓는다. 저스틴이 무심하다는 거, 그런 거 별로 신경 안 쓰는 거 다 알고 있다. 근데 정작 저스틴은 제넷을 알지도 못하면서, 그럴 일이 있는지 없는지 지가 어떻게 아는데. 


갑자기 간만에 벅차는 짜증을 해소시킬 방법을 찾지 못하고 제넷은 탁 새로운 냅킨 한 장 더 꺼내서 제 수저를 가지런히 올려 두었다. 그러는 사이 주문한 설렁탕이 나왔다. 감히 숟가락을 선뜻 집어넣기 무서울 정도로 끓는 설렁탕의 김이 마치 저스틴의 스팀처럼 느껴졌다. 후추와 소금을 탁탁 성의 없이 뿌려 넣곤 여전히 창 밖을 넘겨다보는 저스틴의 뚝배기에도 탁탁 털어 넣었다. 


저스틴이 고개도 안 돌린 채 숟가락을 집어넣고 휘휘 저어댔다. 그러다 검지가 뜨거운 뚝배기 표면에 닿아서 앗, 뜨거 하며 짜증을 내며 고개를 돌린다. 이렇게 짜증을 내는 걸 보면 아직 미련이 남아도 한참 남은 거 같은데. 





"여기 카시아랑 같이 오던 데야?"


"언니다, 언니."


"니한테나 누나지 나는 알지도 못하는데."


"카시아는 꼬박꼬박 너 제넷, 제넷 했거든?"


"그건 내 이름이 제넷이니까 제넷이라고 하는 게 당연한 거고. 나도 카시아라고 하잖아."


"그래. 맞지. 니 말 맞아."


"카시아 여기 밥 먹으러 올까 봐 온 거 맞지? 우연을 가장해서 마주쳐보려고. 그 김에 매달려보려고?"


"넌, 넌 진짜 나를 너무 잘 알아."





한때 저스틴이 그런 말을 할 때면 엄청나게 뿌듯해 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만큼 저스틴에 대해 많이 안다는 것에 제넷은 자부심이 있었다. 지금은 물론 아니고, 잘 아니까 이럴 땐 좀 별로다. 너무 잘 알아서. 진짜 개별로. 제넷은 고개를 설레 저으며 조금은 온도가 낮아져 잔잔하게 끓어 진정이 된 설렁탕 뚝배기 안에 숟가락을 넣어 둥둥 떠오른 아롱사태를 집어 들었다. 


제넷이 알기로 저스틴은 며칠 전에 카시아랑 헤어졌다. 카시아가 언팔을 하고 저스틴과 찍은 셀카 게시물을 과거순으로 하나하나 삭제 할 때 대충 눈치는 챘지만 그러고 나서 몇 시간 뒤 무슨 고해성사 하는 용처럼 '나 카시아랑 헤어짐...'을 보내오는 저스틴의 카톡에 제넷은 저스틴이 무안하지 않게 잠깐, 아주 짧게 헐 왜 하고 약간 놀라는 척을 해줬다. 


저스틴을 잘 아는 만큼 제넷은 저스틴의 연애 패턴도 줄줄 꿰는 편이다. 저스틴은 일단 연애를 시작하면 초반 한 3주는 좀 잘 지내다가 3개월이 지나가기도 전에 마음이 식어 동태 눈깔이 되어 온갖 똥차짓을 하다 헤어지고 3분 만에 엑스를 잊어버리고 다른 용을 만나는 식의 연애를 반복한다는 걸. 그건 성인이 되기 한참도 전에, 제넷이 중학교 1학년, 저스틴이 2학년이던 그 때부터 알게 된 사실이었다. 


그런 저스틴의 연애에, 그런 저스틴에게 카시아라는 변수가 생긴 건 1년 밖에 안 됐다. 고로 저스틴이 누군가와 헤어졌다고 미련 남은 얼굴로 엑스와 왔었던 식당에 찾아와 우연을 가장한 만남을 하는 구질구질한 짓거리를 하는 것을 보는 건 처음이라는 말이다. 그것까지 다 알아야 된다니. 진짜. 


제넷은 간장에 겨자까지 야무지게 뿌려 섞은 양념장에 소고기를 찍어 저스틴의 공깃밥 위로 올려두며 애써 감탄했다. 가시 하나가 금세 푹 박힌 기분이다. 뭣 같지만. 저스틴은 의식 없이 제넷이 건넨 고기를 씹었다. 똥 씹은 표정으로. 





"인스타 가서 봐. 사진 맨날 올려. 카시아 진짜 의대생 맞아? 사진을 무슨 나보다 더 올려."


"요즘도 그래?"


"하루에 한 장은 기본."


"와 진짜 너무하네."





여기 고기 부드럽다. 부위가 그래서 그런가, 많이 삶았나? 아님 이 집이 잘해서 그런가. 나중에 수육만 먹어보자, 저스틴. 제넷이 종알거리든 말든 저스틴의 생각은 딴 데 가 있어 보인다. 스텐리스 밥그릇을 뒤집어서 밥을 몽땅 뚝배기 안으로 집어넣고 성의 없이 숟가락을 푹푹 찍어 말았다. 아무리 봐도 떠넘길 의지는 제로인 것 같다. 자세히 보니 저스틴이 좀 야위었나. 저스틴이 누구랑 헤어졌다고 밥 거르고 그럴 용은 아니었는데. 카시아가 그 정도의 변수였던 건가. 


제넷은 고슬고슬한 밥 위에 깍두기를 야무지게 얹고 입안으로 집어넣었다. 나만 너무 잘 먹는 건 아닌지, 제넷은 부지런히 입을 오물거리다가 체념한 듯 다시 밖을 두리번거리는 저스틴의 옆모습을 쳐다봤다. 차라리 뒷모습을 보는 것 보다야 저 옆모습이라도 열심히 보는 게 낫다. 저스틴의 뒷모습은 왠지 흐릿하고 쓸쓸하고 그런 저스틴의 뒷모습까지 열심히 더 흐릿해져 사라질 때 까지 쳐다보는 건 좀 자존심이 상했다. 





제넷은 테이블 위에 폰을 들어 직접 계정을 들어간 다음 화면을 저스틴의 코 앞에 들이밀었다. 저스틴의 눈이 몰릴 정도로 집중해서 화면을 쳐다보고 있다. 제넷이 됐지? 하며 도로 가져가려고 했을 때 잽싸게 저스틴이 제넷의 폰을 양손으로 낚아챘다. 잠시만, 잠시만 좀만 더. 언제부터 저렇게 구질구질 해졌나. 엑스의 인스타 계정 기웃거리고 같이 갔었던 식당 기웃거리고, 제넷은 쯧쯧 혀를 차다가 손을 들어 썰어 놓은 파를 더 달라고 주문을 하려 팔을 들었다. 숟가락을 내려놓은 저스틴이 열심히 제넷의 폰 화면을 눌러 슥슥 스와이프 하다 말고 고개를 들어 손을 든 제넷의 얼굴을 쳐다본다. 



야. 파 셀프야. 


제넷은 멋쩍게 자리에서 일어나 그릇에 파를 담아왔다. 그러는 사이 저스틴은 열심히 미간 좁히고 카시아의 계정을 탐독중이다. 아 밥 좀 먹으라고, 이 양반아. 제넷은 한숨을 내쉬면서 저스틴의 뚝배기 안에 있는 국물을 퍼다 입에 넣어 줬다. 익숙한 듯 입만 벌려 받아먹는다. 질질 국물이 흐르는 것도 모르고. 





"잘 지내보이네."


"너도 그냥 인스타만 봐선 잘 지내는 것 같아 보여."


"그런가. 카시아도 그렇다고 생각하고 서운해 하면 어떡하지."


"아니요. 저기요. 그럴 거면 왜 헤어지자고 하셨어요."


"카시아가 질린대."


"뭐?"


"내가 질린대."





아, 그래서 찼는데 차인 것 같다고 한 거구만. 제넷은 숟가락을 내려놨다. 자신의 폰 속에 있는 카시아의 사진을 보느라 정신이 팔려 있는 저스틴 모르게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저스틴이 질릴 수가 있나. 그럴 수가 있나. 제넷이 보기엔 카시아가 오히려 저스틴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아 보였는데.


뭐가 질려? 제넷은 반문하고 싶은 입을 꾹 닫고는 괜히 구겨졌을 미간을 손가락으로 툭툭 건드렸다. 기분이 착 가라앉고 기분이 가라앉으니 목소리 톤도 착 저음으로 깔린다. 야, 그만 봐. 낮은 목소리에 저스틴이 고개를 들었다. 아무리 저스틴이 무심해도 함께 지내온 시간이 있다. 때문에 저스틴은 제넷이 저기압이 된 걸 딱 알아챘다. 이미 그것까지 읽은 제넷은 폰을 도로 뺏어서는 아예 가방으로 던져 놓고 젓가락을 집어 들어 먹지도 않을 애꿎은 깍두기를 푹푹 찔렀다. 



저스틴이 질린다니, 허 참.





"질린대? 니가 질린대?"


"엉. 질린대."





제넷은 목소리를 괜히 다듬었다. 계속 깔리기만 하면 저스틴이 눈치를 볼 테니까. 그건 싫었다. 저스틴이 민감하게 안테나를 세우며 제넷의 공기를 읽게 하는 건. 제넷이 다시 설렁탕 국물 속에 있는 아롱사태 한 점을 건져 밥 위로 올려 두었다. 이런 소고기는 아무리 먹어도 안 질리는데, 아니. 저스틴을 10년 넘게 본 나도 안 질리는데. 충격적이라 입맛이 달아난 건지 원래부터 입맛이 없었던 건지 생각해봤다. 근데 솔직히 둘 다인 것 같다. 


저스틴의 이별에 제넷 자신이 숟가락 놓고 있는 게 싫어서 억지로 떠넘겼냐고 생각하면 그건 아닌데. 밥맛도 없고 저러고 있는 저스틴은 짜증난다. 머릿속이 복잡하다. 반복되는 연애 이별 수순 때마다 복잡해 했지만 이런 적은 처음이다. 아니 저스틴이 왜 질리는데.





"잘 생각해봐. 진짜인 거 같아? 그 말?"


"카시아가 허튼 소리 할 애도 아니고."


"잘 생각해보라고. 다른 이유 있는 거 아니야?"


"다른 이유 뭐."


"나."





저스틴의 연애에 제넷이 걸림돌이 된 적이 한 두 번인가. 절대로 카시아는 아니라고 하지만 절대 아닌 건 세상에 없다. 헤어지기 전에도 좋다고 그렇게 꽁냥대놓고 그 신중하다던 용이 대뜸 질린다고 하는 것도 웃기고 거기에 그런 용한테 화 한 번 못낸 용이 홧김에 헤어지자고 한 것도 좀 황당하다. 석연치가 않다는 말이다. 혹시 다른 이유가 있는 거 아니야? 머리를 굴려 봐도 답은 하나다. 내가 거슬린 건 아닌지.


여자랑 연애하면서 다른 여자랑 뭐 굳이 친하다곤 하지만 그렇게 매일 연락하고 매일 만나는 걸 이해할 용은 이 땅에 많지 않다는 거 제넷은 안다. 너무 아니라고 하니까 괜히 신경이 쓰였다. 그래서 카시아랑 있을 때 최대한 저스틴에게 연락을 안 했다. 바보 같은 저스틴이 먼저 해서 문제였지. 여자친구랑 있을 때 좀 집중하라고 해도, 저스틴은 우리 카시아는 그런 거 신경 안 써. 그리고 왜 널 신경 써. 거 봐. 신경 쓰는 애들이 이상한 애들이라니까? 하며 단호했다. 그러면서 카시아가 그저 완벽하다는 말만. 근데 제넷은 모르겠다. 진짜 그럴 수가 있는 건지. 입장을 바꿔봐도 그게 잘 안 되는데. 





"너 때문에 그런 거 아니라니까."





저스틴은 연상을 좋아했다. 아니, 연상만 좋아했다. 중딩 때부터 고딩만 만났고 고딩땐 대학생 만나고, 카시아를 만나기 직전까진 졸업 예정자나 직장인을 만났다. 강경 연상파. 무조건 연상. 제넷은 저스틴의 연애 대상 항목에 부합하는 예쁜 얼굴, 성격, 집안 같은 걸 아무리 갖추고 있어도 동갑이라는 이유로 대상에서 아예 튕겨져 나가버렸는데, 저스틴의 취향을 조목조목 세부적인 것 하나하나 모두 다 때려박은 카시아는 게다가 나이도 한 살 많았다. 간당간당하게도 딱 한 살이었으나, 저스틴의 표현대로 시시한 동갑이나 아예 관심 조차 없는 연하도 아니었으니 그야말로 완벽한 이상형이었다. 


제넷이 보기에도 카시아는 뭐 좀 완벽했다. 그 얼굴이 의대까지 다니신다니. 카시아는 간당간당하게 한 살 많으면서 마치 서너살은 많은 연상처럼 어른스럽게 굴었고, 남들보다 치열하고 바쁜 일상을 통과하면서도 저스틴과의 연애가 우선순위인 것처럼 저스틴에게 최선을 다했다. 그런데다 질투까지 없다니. 제넷이 생각해도 카시아는 저스틴의 연애 변수답다 생각했다. 이런 이별이 있기 전에는.





"본과 들어가서 더 바쁜데 내가 자꾸 만나자고 징징대고 같잖게 연하짓 하니까 싫었겠지 뭐."





말하고 다시 폰을 달라고 손을 뻗길래 제넷은 고개를 저었다. 차라리 연락을 해 봐. 그 말 들었다고 다짜고짜 헤어지자고 하는 병신이 어딨어. 말을 하자 저스틴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렇지? 마치 그 말을 해주길 기다렸다는 용처럼 박수를 짝 하고 치며 제넷을 쳐다본다. 아 몰라. 제넷은 테이블 냅킨을 뽑아 입가를 살살 닦아내었다. 


저스틴은 조금은 환기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선다. 아무래도 그 말을 기다렸던 모양이다. 이럴 땐 말 잘 듣는 것도 별로네. 괜히 짜증이 난다. 





"이따 카톡 할까? 얼굴 좀 보자고,"


"그러시던지. 설렁탕 니가 결제해."


"알았어, 제넷. 우리 착한 제넷. 옷만 제대로 입고 다니면 참 착한 친군데."


"니한테 옷 지적당하긴 싫거든."





고 1때 모델로 데뷔하고, 모델 치곤 작은 키지만 운 좋게 키 무시될 정도로 좋은 비율로 태어나 제넷은 데뷔하고부터 어린 나이임에도 나름 인기 쓸어 모으며 돈도 쓸어 모았다. 의외로 알아보는 용은 또 별로 없어서 밖에 나돌아다니는 것도 다른 연예인에 비해서 편해 모델이라는 직업이 꽤 메리트 있다 생각했다. 가끔 무례하게 말을 걸어오는 남자들만 아니라면. 


저스틴이 계산을 하는 사이 또 남자가 불쑥 제넷을 알아보고 말을 걸어왔다. 꼬질꼬질하게 서서 박하사탕 껍데기 벗기느라 저스틴은 문 앞에서 제넷에게 찝쩍대는 남자를 못 봤다. 평소만큼 빡세게 꾸민 것도 아닌데도 어떻게 알아본 모양이다. 그냥 사진이나 찍자고 하면 곱게 찍어서 보내줄 텐데. 전화번호 달라느니 인스타 팔로우 해달라느니 하며 계속 옆에서 얼쩡댄다. 


술집에서야 이런 경우 종종 당해봤지만 살다살다 설렁탕집 앞에서 이런 경우는 또 처음이네. 제넷이 표정도 없이 서서 죄송합니다, 하고 고개만 까딱 거리는데 계속 아, 장원영씨. 나 진짜 팬인데. 하며 자리를 안 뜬다. 박하사탕 두 개나 먹어 양볼 볼록해진 저스틴이 카드를 넘겨 받고 문을 붙잡으며 드디어 그 꼴을 험악한 얼굴로 쳐다본다. 저스틴은 티 나게 남자를 경계하듯 위아래로 훑어본다. 





"뭐해. 여기 서서. 차에 가 있지."


"같이 가려고 했지."





말은 제넷에게 하고 있으면서 저스틴의 눈은 그 남자를 계속 위아래로 훑으며 말한다. 어느새 남자가 조금 뻘쭘해진 얼굴로 몸을 돌려 가던 길 가버린다. 한참 멀어지고 나서야 저스틴이 궁시렁 댄다. 이렇게 훤한 대낮에 미친 플러팅, 그것도 저 얼굴로? 저 키로? 감히 제넷을? 미친놈이네. 사탕 때문에 양볼이 볼록해진 웃긴 얼굴인데 말은 험악해서 파쇄석이 깔린 주차장으로 저스틴을 끌고 걸어갔다. 뭔가 여운이 남은 얼굴로 궁시렁거리면서 인상을 쓰고 있던 저스틴이 번뜩 정신을 차리고 주차장 입구에서 또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제넷, 어드바이스 부탁해."


"하는 거 봐서."


"없는 살림에 설렁탕도 사줬는데 내가."


"하."





제넷의 차가 설렁탕 가게 근방을 벗어나는 동안에도 저스틴은 부지런히 창 밖에 얼굴 박고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제넷은 또 속절없이 자존심이 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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