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p.05 용병(5)
“왼쪽, 그리고 오른쪽. 이야, 빠르네 빨라~ 형씨, 대단한 걸?”
석두는 건물 사이를 빠르게 뛰어넘고 가로질렀다. 하나는 그 속도가 처음에는 당황스러워서 숨쉬기도 힘들었지만 그새 적응하여 계속 바뀌는 위치를 석두에게 말해주었다.
“아, 움직였다. 반대로!”
“칫, 아직도 보이지 않는 건 이상한데.”
“이만한 소리를 내면서 움직이면, 본인이 쫓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지도….”
“내게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는 그게 아니야. 네 문신은 어느 정도로 진해졌지?”
“이제 거의 다 칠해졌어. 아마 이 근처일 텐데.”
석두는 높은 건물 옥상에 착지해 주변을 둘러보았다.
‘역시,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아.
어금니를 꽉 깨물며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이 상황이 답답할 뿐이었다. 석두의 표정을 보며 하나가 물었다.
“형씨, 아까 그게 무슨 말이야? 그런 의미가 아니라니?”
“수많은 전투를 겪다 보면, 적의 기척을 감지하는 감각이 조금은 발달하게 돼 있어. 근데 나는 그 감각이 일반인들보다 수백 배 민감하거든.”
석두는 눈을 부릅뜨며 저 먼 곳을 바라보았다.
“감각을 집중하면 바라보는 대상, 내면의 의중까지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발달했지.”
“거참 부럽네.”
“그래, 저기인가.”
“뭐야! 찾았어?”
“혹시 모르니까, 지원 요청해. 난 먼저 간다.”
“알았어. 네 번째님을 부탁한다고 형씨.”
하나는 광천 비상 연락망에 연락했고, 석두는 옥상에서 뛰어 곧바로 네 번째가 납치당한 그곳으로 몰을 날렸다.
네 번째가 납치된 장소는 흔하디흔한 민간인이 없는 장소였다.
‘사람, 드래곤의 발길이 있지 않은 처리되어도 아무렇지 않은 장소.’
석두는 그곳을 일직선으로 날아가며 생각했다. 전쟁터에서 서로 죽이는 것이 질려서 도시에 왔지만, 도시에서도 누군가의 목숨은 이리도 가벼웠다. 그는 자꾸만 도시에 가지 말라는 대장의 말이 떠올랐고 뇌리에 맴돌았다. 그래도 그는 도시가 더 좋았다.
“그게 내 잘못은 아니잖아.”
그는 그 말을 하며 폐공장의 천장을 부수고 먼지와 함께 착지했다.
“저 새끼가 잘못된 거니까.”
‘그렇지? 대장.’
“여길 어떻게….”
어떤 남자가 네 번째를 들고 있었고 갑자기 천장을 뚫고 온 석두를 보며 놀라고 있었다.
“그야 네가 우리 꼬맹이 들고 있으니까. 지금 내려놓는다면 몇 대 맞는 걸로 끝내줄게.”
석두는 네 번째를 가리키고 바닥을 향해 검지 손가락을 피며 말했다.
“젠장, 올 때가 됐는데…. 왜 안 오는 거야..?!”
범인은 안절부절못해 하며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석두의 말은 들리지 않는 듯했다.
“...”
석두는 범인을 조심히 살펴보았다. 어떤 무기라도 숨겨놨을지 그를 탐색했지만, 무기도 어떤 능력도 숨기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마치 순수한 인간인 것처럼….
“..너 드래곤이 아닌가?”
“난 사람이야! 그냥 시키는 대로 이 꼬맹이를 옮긴 것뿐이라고!”
석두는 그 말에서 이상한 점을 느꼈다. 이곳에 오기 전 하나가 기절 당했었다. 일반인의 무력으로 드래곤을 쉽게 기절시켰을 리가 없었다.
“누군가를 기절시킨 적은 없고?”
“내가 그런 걸 어떻게 해?! 난 그냥….”
당황해하는 범인의 말투와 행동 그것이 거짓말일 수 있었다. 하지만 석두의 감각은 그 한마디의 진위마저 가려낼 수 있었다.
‘거짓말이 아니야. 정말로, 진짜 범인은 저 녀석이 아니야.’
석두는 손쉽게 납치범을 기절시켰다. 쓰러진 네 번째를 받으며 그는 ‘그럼 도대체 누구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식을 듣고 급하게 와보았지만, 결국 늦었나.”
‘잠깐, 이 느낌은…!’
예민한 감각이 이토록 미웠던 적이 있었나. 그 말 한마디에 스스로도 모르게 무릎이 꿇렸다. 그런데도 네 번째는 놓치지 않았다. 누군가 그의 등 뒤에서 뚜벅뚜벅 걸어왔다. 누구인지 얼굴을 확인하려 고개를 돌려볼 수조차 없었다.
“그 아이를 내려놓아라.”
“당신 누군데…. 꼬맹이를 내려놓으라 마라야…?”
더 버텨보려 했지만 겨우 무릎 꿇고 서 있는 게 고작이었다. 도대체 어떤 마법을 썼길래 그저 말만으로 상대를 이렇게까지 무력하게 만들 수 있는 건가.
“그걸 버티려 하다니. 역시 넌, 평범한 녀석이 아닌가. 네 번째는 이런 녀석에게….”
‘네 번째?’
말하는 어투로 봐서는 숨겨져 있다는 네 번째를 아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런 범상치 않은 인물이 네 번째를 안 다는 것은 분명 좋은 건 아니었다.
“두 번 말하지 않겠다. 아이를 내려놓아라.”
‘위험하다. 반드시 위험하다.’
“엿이나 먹어.”
석두는 네 번째를 멀리 던져놓고 한쪽 다리를 억지로 쑤셔 올려 겨우 몸을 지탱했다. 네 번째가 조금은 다칠 수 있겠지만
‘그래도 드래곤이니까. 목숨값보다는 낫겠지.’라는 생각으로 넘겼다. 석두는 자신을 짓누르는 미지의 힘에 저항하며 가까스로 몸을 돌려 주먹을 날렸다.
“역시 평범하지 않아.”
“그걸 피해?”
수상한 자는 석두의 주먹을 미세한 차이로 피하고 거리를 벌렸다. 그리고 호기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그에게 물었다.
“이름이 무엇이냐.”
“납치범 주제, 내 이름을 알아서 뭐 하게.”
조금 날카롭게 대답했지만, 그자에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납치범?”
“그래. 꼬맹이 데려가려는 거 아니야?”
“흠….”
‘뭐야?’
“그랬던 건가. 음, 확실히 그렇다면, 그랬던 걸 수도 있는 거였나.”
“뭔 소리….”
수상한 자가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혼자서 중얼거릴 때 갑자기 뒤에서 그를 가격하는 느낌이 들었고 석두의 시야가 흐려졌다.
“형씨…! 형씨!”
“으어..!?”
하나가 석두의 이마를 톡톡 두들기며 깨웠다. 그는 일어나자마자 주위를 살폈다. 주위에는 광천의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떠들고 있었고 송하나와 네 번째가 옆에 있었다.
“뭐 했길래 여기서 그렇게 편안히 자고 있었던 거야?”
“자고 있던거 아니야. 기절한 거라고. 꼬맹이…. 괜찮냐?”
“별일 없었어요. 깨어나 보니 하나 누나가 옆에서 지켜만 보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형씨 뭔 일을 한 거야? 여기 둘만 쓰러져 있고 아무도 없던데?”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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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진 석두의 뒤에서는 회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누군가 손날을 올리며 서있었다.
“일반적인 인물이 아닐텐데, 생각보다 쉽군요.”
수상한 자는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그녀를 보며 약간 한숨을 쉬었다.
“..! 혹시 제가 실수한 것이라도 있는 건가요?”
“그런게 아니다. ‘기절시킬 필요는 없다’ 말하려 했는데. 내가 너무 늦었구나. 인내심을 조금 길러보라하지 않았느냐.”
“앞으로는 빨리 말씀해주십쇼. 그리고 첫 번째님도 급하셨으면서 왜 제게만...”
“아무래도, 나도 착각한 모양이다. 아마 네 뒤에 있는 남자가 진짜 범인이겠지. 뒤처리는 네게 맡기마.”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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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본 편 후에 에피소드의 사소한 비하인드가 조금씩 덧 붙혀질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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