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p.04 용병 (4)
그들은 포스터에 적혀 있는 주소로 가서 하나가 말한 그 특제 빙수를 시켰다. 석두는 메뉴판에 붙어 있는 그 빙수를 보면서 머리가 복잡해졌다.
“많이…. 비싼 건가? 숫자가 왜 이렇게….”
그가 용병일 때 돈 쓰는 일은 항상 대장이 해왔다. 아무도 공부하지 않았기 때문에 중요한 일은 전부 대장이 맡아왔다.
“엄청 비싼 거야 형씨…. 보통의 사람이라면 간단한 디저트로 먹기 힘들다고.”
하나는 입에 손을 갖다 대 주변 눈치를 보며 소곤소곤 그에게 말했다.
“그렇게 비밀스럽게 말할 것까지 있나?”
“그렇게 비싼 건 아니에요….”
“키야~ 역시 네 번째 님이셔~”
“근데, 막 안 가리고 다녀도 되는 건가?”
“제 얼굴이 알려진 건 아니니까요. 저희 혈통 말고는 아무도 제가 네 번째인 걸 몰라요. 그러니까 밖에서는 네 번째라고 크게 언급하진 말아 주세요.”
“아.”
갑자기 하나가 뚝딱거렸다. 네 번째는 그 모습을 보며 멋쩍게 웃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아무도 믿진 않겠지만 혹시 모르니까요.”
“빙수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조금 얘기하다 보니 빙수가 나왔다. 점원이 놓은 빙수를 보자마자 셋은 생각이 많아졌다.
“원래 이렇게 나오는 거야?”
“나도 몰라 형씨. 나도 처음 본다고…?”
“이 정도 크기일 줄은….”
가게 내에 있는 모든 드래곤들과 사람들이 그들의 테이블을 보고 있었다. 사람만 한 빙수가 그들의 테이블에 놓였기 때문이다.
“끝내주는데…!?”
일정하게 슬라이스 된 큰 수박 조각들뿐만 아니라 코코넛 망고 오렌지, 등등 여러 열대 과일들이 화려하게 잘려서 빙수에 꽂혀 있었다. 그들의 반응이 워낙 컸는지라 점원이 코를 비비며 흐뭇해하고 있었다.
“일단 한 입…!”
먼저 송하나가 빠르게 한 숟가락 떠서 먹었다.
“어때.?”
“어때요…?”
작은 입으로 우물우물 씹고 삼키며 온몸을 떨더니 작은 빙수 스푼을 든 팔을 번쩍 들고 눈을 반짝거리며 말했다.
“끝내주게 맛있어~! 일하길 잘한 것 같아!~”
그녀의 반응을 보고서 네 번째와 석두도 천천히 먹기 시작했다.
“이게…. 도시의 맛?”
“..잠시 제가 어떤 상황인지 까먹을 만큼 맛있네요.”
사람만 하던 빙수는 재빠르게 먹어 치워졌다.
“저 화장실 좀 갔다 올게요.”
“나도 같이 가지.”
자리에서 일어나는 네 번째를 따라 석두도 같이 움직였다.
“그럼 난,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카페의 화장실로 가면서 약간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 서로가 말 주번이 없는 걸 잘 알기 때문에, 먼저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모른다.
“근데 이 사람들…. 서로 얘기할 줄 아나?”
밖에서 기다리던 송하나가 혼잣말 한 거지만 그녀의 예상은 그대로 적중했다.
“같이 들어오실…. 건가요?”
“아, 문밖에서 기다리지.”
그렇다. 석두의 동행은 같이 화장실을 쓰기 위함은 아니었다. 어디까지 호위 임무였다. 그러나 화장실 문밖에서 기다린다는 선택지는 그리 좋지 않았다.
“...큰 거였나?”
좀 시간이 흐른 것 같아도 네 번째는 나오지 않았다.
‘다른 누군가가 온 느낌은 없었는데.’
“꼬맹이, 안에 있나?”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대변기가 있는 곳들의 문은 전부 열려있었고 그 밖에 어떤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X발”
곧장 카페를 나가 하나에게 알리려 했지만 하나는 이미 기절해있었다. 굳이 밖에서 기다리는 외부인을 기절시킬 이유는 없다. 하지만 그녀가 기절해있다는 건….
‘이미 우릴 보고 있었던 건가.’
이 카페에 들어와 있을 때부터 그들은 감시당하고 있었다. 석두는 카페 근처 건물들을 꼼꼼히 살펴봤다.
‘애초에 밖을 나가는 게 아니었는데….’
“이봐, 정신 차리라고!”
“으어.. 엉? 나 왜 기절했지?!”
하나가 침을 흘리며 깨어났다.
“정신 차리고 주변부터 살펴봐. 수상한 새X 있으면 바로 말하고.”
“뭔데…?”
“꼬맹이 납치당했다.”
“뭐??!”
“시끄럽게 굴지 마!”
계속 집중을 깨뜨리는 그녀에게 소리치자. 하나도 정신을 차린 듯 집중하며 말했다.
“아…. 알았어. 가만히 있어 봐 형씨, 이런 건 ‘내’ 전문이라고.”
“?”
그녀는 손목을 걷었다. 그녀의 손목에는 희미한 타투가 그려져 있었다.
“흐음…. 이미 좀 멀어졌나?”
“그게 뭐지?”
“내 능력이거든. 타투를 그려 넣는 것. 네 번째님에게도 같은 타투를 붙여놨거든. 같은 타투를 가지고 있으면 서로의 위치를 대충 알 수 있어.”
그녀는 손목을 이리저리 휘둘러 봤다. 손목의 타투가 가장 진해지는 방향에서 멈추고 석두에게 말했다.
“음. 이쪽이야. 가는 건, 형씨가 할 수 있지?”
“물론이지.”
석두는 그녀를 곧장 안고서 도심 한가운데에서 발에 힘을 주었다.
“억, 잠깐잠깐…!”
“?”
그녀가 갑자기 온몸으로 발버둥 치며 발에 힘을 주는 석두를 말렸다.
“도시에서는 비행이 금지라고!”
민간인이 존재하는 도시 속에서 드래곤이 비행하는 것은 금지다. 어느 항공과 부딪힐 수 있는 위험도 있고. 미확인 비행 물체로 의심받아 시민들의 공포를 유발하거나 가장 최악에는 경계가 모호한 접근 불가 공간에 침입할 수도 있으므로 도시들은 드래곤의 비행을 금했다.
“알아.”
“어?”
그녀가 착각한 게 있는데, 그는 날려고 한 적이 없다. 심지어 그는 비행을 할 수 있던 전쟁터에서도 혼자 날지 않아 왔다.
“비행을 왜 하지? 내겐 누구보다 뛰어난 다리가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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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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