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p.18 제 삼자 (7)
“그만 도망가면 안 될까? 내가 이제 좀 지치려고 그러는데….”
노마는 칼 손잡이로 머리를 긁으며 말했다.
“되겠냐.”
하나이는 직접 뛰어야 하는 노마와는 달리 능력으로 인한 체력 소모는 그리 크지 않았다. 그래도 계속해서 버틸 수 있진 않았다. 점점 노마가 그들을 쫓아가는 속도가 빨라졌다. 빨라진 속도만큼 더 많은 능력을 사용해야 한다면 아마 승부의 기울기가 뒤바뀔지도 모른다.
‘이젠 뿔도 생겼네. 어쩌면 잘못 건든 걸까?’
이상한 점은 하나이에게 원래 없던 용의 뿔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그녀의 머리 위에 약간 떠 있고 분홍빛 연기를 내 뿜는 뿔 있었다.
‘저게 생겨난 이후 그렇게 힘들어하지도 않는 것 같았는데. 능력과 관련이 있는 걸까?’
노마는 계속 생각했다. 어떻게든 순간이동만큼은 해결 해야 한다.
“쳇.”
루가 다시 팔에 물을 휘감았다. 노마는 직선으로 곧게 뻗는 고압수는 쉽게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어떻게 피하든 그들을 노리려고 하는 순간.
“음….”
하나이가 순간이동으로 도망쳐버렸다.
“얌전히…. 좀 맞지, 그래?”
“딱 봐도 맞으면 어디 하나 날아갈 것 같은데. 내가 왜?”
노마가 한 자루의 검을 그녀에게 날렸다. 하나이는 노마의 뒤로 순간이동 했다.
‘아, 알았다.’
루의 고압수를 다시 피하고 아까 던진 검을 회수했다.
“너희들은 매우 재밌었어.”
노마는 공사장에서 몸을 숨기며 말했다. 루의 시선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렇지만 순간이동을 하는 그 능력도, 결국엔 한계가 있구나?”
“개소리하지 말고 나와!”
만일 하나이의 능력이 아무런 동작 없이 그저 생각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었다면 이 싸움의 승부는 그들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노마는 결국 그 능력의 허점을 찾아냈다.
“짠, 나타났습니다.”
노마는 그녀의 앞에 나타나 검을 휘둘렀다. 그의 예상대로 검을 휘두르는 걸 보자마자 분홍 연기가 피어오르면서 하나이의 능력이 발동되려 했다. 다음으로 노마가 집중해서 본 것은 그녀의 시선이었다.
‘내가 공격했을 때, 내 칼이 어디로 가는지 확인했었어. 하지만 순간이동을 하기 직전엔 꼭 시선이 빠르게 다른 곳으로 이동됐지.’
그는 하나이의 시선이 마지막으로 간 곳으로 검을 던졌다.
“눈빛, 그게 네 역린이었어.”
“....꺄악!”
하나이의 어깨에 칼이 박히면서 바닥에 쓰러졌다. 하나이가 고통을 느끼며 비명을 질렀다. 노마는 쓰러진 하나이를 놔두고 루를 노렸다.
“...널 얕봤군.”
노마가 노린 루의 목에서 비늘이 단숨에 잔뜩 자라더니 검을 튕겨냈다.
“뭐?”
노마는 일단 거리를 벌렸다.
“미안하다. 하나이, 괜찮나?”
“나는 됐고...! 저 자식 죽여버려…!”
“난 너 노리면 되는데”
노마는 하나이에게 도약해서 목을 노리려고 했다. 아까처럼 그녀를 지키는 루가 멀어졌기 때문에 분명 닿을 수 있었다. 그러나 갑자기 그의 직감이 그것을 말렸다.
‘...!’
자신도 모르게 그는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한 발자국 앞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고압수가 지나갔다. 고압수는 공사장의 벽을 쉽게 꿰뚫었다.
“이제 와서 묻는 건데…. 너희 뭐야?”
“네가 알바 아냐!”
“사람이다.”
“그 외형이?”
그림자에 가려진 한쪽 얼굴 면에서 루의 파란 눈동자가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아까 자라난 목의 비늘은 둘째치고 그 역시 머리에서 뿔이 돋아났다.
“근데 드래곤은 아닐 텐데….”
노마가 여유를 부리며 턱에 손을 대고 고민했다. 루는 갑자기 노마에게 달려들었다.
“갑자기?”
노마는 공격해보려 했지만 아까 비늘에 검이 막혀버린 것을 다시 생각하고 그냥 거리를 벌리기로 했다. 그러자 루는 하나이를 챙길 뿐이었다.
“야…! 제 죽….”
“조용히 해라. 하나이. 심상치 않은 게 오고 있다.”
루는 소리치는 그녀의 입을 막고 도망쳤다.
“도망쳤네?”
“여기 있었습니까? 노마.”
“이 목소리는….”
“비나님?”
“혼자서 힘든 싸움을 한 것 같았습니다.
눈을 붕대로 감은 한 소녀가 그에게 말했다.
“아”
노마는 팔뚝에 감긴 붕대를 확인했다. 상처를 압박하던 하얀 붕대는 그사이에 빨갛게 물들여있었다. 비나는 입술을 조금 깨물었다.
“새 걸로 바꿔드리겠습니다.”
비나가 허공에 붕대를 푸는 시늉을 하니 기존에 있던 붕대가 풀렸다. 그리고 어디서 나왔는지 모를 새로운 붕대가 노마의 팔뚝에 있는 상처에 감겼다.
“흐랏챠!”
“아아!”
기보르가 천장을 뚫고 내려왔다. 부서진 잔해들이 한 번에 떨어지면서 시끄러운 소리를 냈다.
“기보르. 제가 놀랄만한 행동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 죄송합니다. 비나님!”
“넌 어디서 온 거야?”
“도망치는 이상한 녀석들 쫓다가 돌아왔는데.”
“잡았어?”
“순간이동인지 순식간에 사라지더라고. 그래서 그냥 왔지.”
“그럼 그렇지.”
눈을 가늘게 뜨며 기보르를 보고 비나에게 물었다.
“근데 비나님 여기는 왜 오셨습니까?”
“노마를 데리러 왔습니다. 무전기를 가진 사람이 바뀌어서 위험한 줄 알았지만, 일단 다행입니다.”
“그래 맞아, 무전기 그거 잘 챙겼어야지. 베다테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걔가…? 상상이 안 가는데.”
“아무튼, 그만 돌아가자. 노마 더 이상 여기 있을 이유가 없어.”
“안돼.”
노마에게 손을 뻗던 기보르의 팔이 멈췄다.
“부대장, 데려가야 해. 찾았단 말이야. 근데 그냥 돌아갈 수 없어. 부대장 우리 버렸잖아. 반드시 후회하게 해줘야 한다고.”
“노마…. 너도 알다시피 부대장 성격상….”
“좋습니다.”
“비나님?”
비나의 입 모양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제가 돕겠습니다. 노마. 대장이 절 여기로 보낸 이유가 있겠죠. 아마 단순히 노마, 당신만 데려오라는 뜻은 아닐 겁니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도시도 구경해야겠죠.”
“비나님…. 그게 본심이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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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수명
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평균 수명은 150살이 되었다. 드래곤의 수명도 그와 비슷한데 일반적인 드래곤들은 평균 200살로 기록되어진다. 하지만 소문에 불과하지만 어떤 기록에는 600살이 넘은 드래곤이 존재한다고 한다.
info.
드래곤의 능력은 오래 살았을 수록 그리고 많이 사용할 수록 정밀함과 밀도가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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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나는 자신의 주변 어디에서든 무한한 붕대를 뽑아낼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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