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썩어 문드러져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저 나뭇가지들은 발로 슬쩍 건들기만 해도 으스러진다거나, 곧바로 가루가 되어 눅눅한 공기 속에 자리잡는다. 괴상한 나무들로 둘러싸인 이 곳, '수목신의 묘지'. 그 곳에서 반짝이는 돌멩이를 줍고 있던 로롤리는 자신의 길을 가로막는, 쓰러진 드래곤을 발견했다.
SoD(Story of Dragons)
1.로롤리
깊이 베인 검상, 피가 흘러 살짝만 닿아도 쓰라릴 듯한 상처, 그리고 악몽에 휩싸여 괴로운 듯이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 두 눈. 딱 봐도 다수의 몬스터들을 혼자서 상대하다가 난 상처들이다. 비린 혈향에 익숙해지기 위해서 천천히 다가가는 데도 한 발짝을 내딛을 때마다 더 강해지는 혈향에 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왜 저렇게 될 때까지 싸운 거지? 알 수 없는 질문이 머리를 자극했다. 궁금하다. 보통 그 상황에서는 다들 도망가는데. 난생 처음 보는 끈기의 드래곤에 로롤리가 들리지 않게 박수를 쳐줬다. 특이한 녀석이네. 로롤리가 그렇게 생각하며 그 이름모를 드래곤의 꼬리를 잡고 질질 끌며 어디론가 데려갔다.
쓰러질 듯한 그 드래곤을 마을 근처까지 데려온 건 좋았는데, 이제부터는 뭘 해야 하지? 로롤리는 난관에 부딪혔다. 마을 근처라지만 그를 끌고 갈만한 힘이 로롤리에게는 남아있지 않았다. 거기에 벌어진 상처들은 로롤리가 끌고 오면서 더 벌어져 버렸고, 이제 그 드래곤은 끊어질 듯한 악몽에 더불어 벌어진 상처에 대한 고통까지 떠맡게 되면서 괴로운 듯 울부짖고 있었다. 날개를 이용하는 것조차 현재 로롤리의 체력으로는 불가능, 이다. 그나마 로롤리가 오라드래곤이었기에 망정이지 그냥 성체였다면 그것을 이동시키는 건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 분명했다.
「어쩌지. 랄까, 얘는 왜 이리 무거운 거야?!」
고민에 빠진 로롤리는 드래곤 옆에 앉아 골똘히 생각했다. 꼬리를 땅바닥에 강하게 내려치는 바람에 순간 공중으로 뜰 뻔했지만, 로롤리 나름대로 열심히 고민하는 중이었다. 두번째로 꼬리를 땅바닥에 내려쳤다. 이번에도 공중으로 뜰 뻔한 로롤리지만, 그런 것에 신경쓰지 않고 로롤리는 생각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세번째. 이번에는 그 어떤 내려치기보다도 강하게 꼬리를 땅바닥에 박다시피했다. 그러자, 두둥실하고 로롤리가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절대로 고의가 아니었지만, 쓰러져있던 그 드래곤마저 살짝 떴다가 땅바닥에 쿵! 하는 굉음을 내며 떨어지게 한 로롤리였다.
아무리 해도 생각이 나지 않아 머리를 쥐어싸고 있던 로롤리의 손에서 무언가를 발견해낸 것은 그 때이다. 이윽고 손에 들려있던 반짝이는 돌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반짝이는 돌은 햇빛을 받아 '반짝인다' 보다는 '빛난다' 라고 해야 올바른 표현이다 생각될 정도로 완전히 빛나고 있었다. 그에 로롤리가 무언가 생각이 났는지 그제서야 앉아 있던 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저 멀리로 손에 들고 있던 돌을 뻗었다. 햇빛을 받은 돌은 마을 가운데의 분수에 강력하게 푸른 빛을 쏘았고, 그에 무슨 일이지? 하면서 빛을 따라 밖으로 나간 사람들은 쓰러져 있는 커다란 드래곤 하나와 돌을 들고 있는 로롤리를 보게 되었다.
「아, 생각해보니까 이거 들고 있느라 이 녀석을 한 손으로만 끌고 있었구나.」
잠깐의 반성문을 머릿 속에 적은 로롤리는 앞에서 사람들의 도움으로 정신을 차려가는 드래곤을 바라보았다. 꽤나 정신을 차린 듯한 드래곤의 눈에 감사함이 겉돌았다. 그것에 로롤리가 슬쩍 웃어주었다. 그리고 골똘히 생각했다. 내가 여기까지 온 것은 모두 저 드래곤 때문이고, 저 드래곤이 다친 건 수목신의 묘지에 있는 몬스터들 탓이다. 아아, 전부 박살내주지 않으면 저 녀석같은 다치는 녀석들이 많아지겠네. 그렇게 생각하며 몬스터를 대학살할 생각을 하는 로롤리였다.
Which is next dragon?
-----
네, Sower입니다.
드빌에는 처음 올리는 소설이네요. 이건 드래곤 다 적을때까지 합니다. 하루에 하나씩 써도 4달인가요.
늙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