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몬스터 월드의 악마는 여러 계급으로 나뉜다. 가장 아래 등급을 '데몽'이라고 부르고, 그 위로 '데빌', '이블', '엘로힘'이 있고, 마왕, 즉 사탄 바로 아래의 최상위 계급은 '디아볼릭'이라고 부르며, 여기에는 °적그리스도, °°벨제붑, 그리고 루시퍼만이 속해있다. 이 계급은 피라미드 형을 이루고 있으며, 최 하위인 데몽이 디아볼릭까지 가기란 정말 힘든 일이다. 하지만, 아예 안된다고 하지 않은 이유는 그렇게 올라간 사례가 하나 있기 때문이다.
(°적그리스도 : 세상 종말에 나타날 것이라고 예견되었던 가짜 그리스도. 요한 묵시록 13장 이후의 둘째 짐승이자 거짓 예언자이기도 하다.)
(°°벨제붑 : '파리대왕'이라는 의미에서 나온 이름을 가진 악마. 사탄의 최측근이라고 전해진다. 자세한건 저자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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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몽들. 전원 집합!"
"네에에!"
"니예에에..."
또 그놈의 전원 집합이다. 귀찮아 죽겠는데. 저것들은 사탄님 금숟가락 물고 태어나서 우릴 부려먹기만 하는데. 우리는 이게 뭐냐고. 숟가락도 돌, 아니 반 썩은 나무숟가락 물고 태어난 우리는 질질 끌려다니기만 하고 뭐란 말인가. 그래도 상관 명령이니 가주는 수 밖에.
"데몽들! 다 모였나!"
"네!"
"지금부터 밖으로 가서 자원을 채집한다! 알겠나!"
"알겠습니다!"
또, 또, 또 자원 모아오랜다. 매일 모아오는 자원, 맨날 모아오는 양도 많은데 왜 계속 모아오라는 건지. 아마 자기들 뱃속으로 들어가는 모양인지 어쨌는지, 어느 순간부터 자원 채집은 일상이 되어 있었다.
◇
역시 지옥 밖은 알록달록하다. 하지만 우리가 가져와야 할 건 칙칙한 악몽과 절망 등등 전혀 알록달록하지 않은 것 뿐이었다. 악몽을 들고 나르고 있는데, 풀숲에서 칙칙한 색의 뭔가를 하나 발견했다. 저건...알?
일단 위치를 확인해 두고, 자유시간에 가지러 나오기로 하고 빨리 지옥으로 향했다. 감독을 맡은 이블, 디스페어씨가 내가 모아온 악몽을 보더니 또 훈수를 두기 시작한다.
"데몽 332호. 악몽이 너무 깨끗한데. 원래 악몽은 좀 지저분하지 않나?"
"네! 명심하겠습니다!"
어휴. 이 악마 또 악몽에 티끌만한 절망이 모자라다고 이런다. 진짜 답답한 양반이기로 지옥에서 유명한 사람이니, 말 다했지 뭐.
"다음부턴 조심하도록!"
"알겠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돌아온 자유시간. 나는 밖으로 나가 잽싸게 알을 들여왔다. 그리고 내 숙소에 있는 따뜻한 유황불가에 알을 내려놓았다. 어떤 몬스터가 깨어날지 두근두근했다. 막 정령같은게 깨어난다면 어떨까? 그러면 지옥의 유황불 정령으로 길러서 데몽 신세 좀 벗어나고 싶다.
◇
오늘은 신기하게도, 자원을 모으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나는 비번이라나 뭐라나. 아무튼 기쁜 마음으로 숙소로 들어갔다. 그런데, 알은 껍데기만 굴러다니고 있었다. 대신, 새끼 가고일이 숙소 안을 여기저기 들쑤셔놓고 있었다. 아깝다. 지옥의 유황불 정령이 될 수 도 있었던 새끼 정령이 아니라서...
"가고일? 아...아무튼. 가고일. 이리 와."
"꺄아-"
가고일은 내 말을 알아듣는 듯 내게로 다가왔다. 내 말을 알아듣는 수준의 지능을 가진 가고일이라니. 흥미롭다. 나는 재미삼아 가고일에게 흑마법을 가르쳐 보기로 했다. 물론 훈련장에서.
"자. 가고일. 이거 봐- 다크 소울!"
검은 영혼 덩어리가 서서히 가더니, 이내 허수아비에 붙더니 어두운 폭발을 일으켰다. 가고일은 내가 마법을 쓰는 동안 나를 유심히 보더니, 이내 똑같이 따라했다. 다만 입에서 쐈다는 것과, 허수아비가 아예 날아가버린 것만 빼고.
"어...와.....너 대단한데?"
"꺄-꺄-"
가고일녀석이 자신만만해진 모양이었다. 일단 흑마법쪽으로 재능이 확실한 것 같았다. 이 녀석 부모님이 누군진 몰라도 이 애를 만나게 해준 데에 감사 인사를 좀 드려야겠다. 일단, 디스페어님께 가고일 인사 좀 시켜야겠다. 그 영감이 바깥생물에 관해선 빠삭하니까.
◇
"디스페어님!"
"어어. 자네 왔는가. 근데 그 가고일은 뭔가?"
"이녀석이요? 제 새 애완동물입니다! 인사 시켜드리려구요. 가고일, 인사!"
"뀨우-"
가고일녀석에게 밤새 연습시킨 효과가 좀 나온다. 고개를 꾸벅 숙이며 인사 비슷한 걸 하는 가고일.
"허허. 영특한 놈이로구만......잠깐. 이 녀석좀 보세."
"네. 가고일, 지금은 물면 안돼. 알았지?"
그녀석이 고개를 끄덕이자, 디스페어님이 가고일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녀석, 의외로 똑똑한게, 디스페어님이 '아-'하니까 입 벌리고, '손'하니까 앞발 내민다. 그 녀석의 순조로운 협조 끝에, 디스페어님이 한가지 결론을 내려주셨다. 이 녀석은 가고일 중에서도, 지금은 멸종한 것으로 알려진 '알테리어 가고일'이라고.
"알테리어 가고일이요?"
"그래. 처음 본 사람을 마치 엄마....아 참 자네 남자였지."
"네. 남자에요. 설마 까먹으신 건 아니죠?"
"아닐세. 다만 표현이 좀 그래서...아무튼, 처음 본 생물을 아빠처럼 따른다네. 다른 생물이 강제로 얘를 끌고 가려고 했다간, 강력한 흑마법 맛을 보게 되지..."
"아. 그래서 훈련장 허수아비를 다크 소울만으로 날려먹은 거에요?"
"그래. 그런데...훈련장 허수아비를 다크 소울만으로 날려버렸다고? 정말?"
"네."
"자네가 물어내게."
이런. 가고일 녀석 때문에 허수아비 물어줘야 되게 생겼다. 이게 무슨 고통이란 말인가. 당분간 허리 꽉 졸라매야겠다.
"아무튼. 그런데 그 정도면 순혈 알테리어 가고일이라는 말인데...?"
"피 검사라도 해 보시게요?"
"그거 좋지! 잠깐 주사 좀 허락해주겠나?"
"네. 가고일. 잠깐 따끔할꺼야. 참아야 돼."
가고일 녀석은 나보다도 의젓하게 주사를 참아냈다. 나는 가고일에게 주사를 잘 참았으니 있다가 저녁으로 고기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사실 아까 확인해 보니 거의 상하기 직전이라서 이러는 거지만...냉동 마법으로 얼려놨으니 괜찮겠지. 아마.
잠시 후 디스페어님이 자신이 직접 검사한 결과를 말씀하셨다.
"자네, 얘 지옥불 옆에 놓고 부화시켰지?"
"어떻게 아셨어요? 설마 여태까지 날 미행한 거에요?!"
"아니. 어떻게 알았냐면, 알테리어 가고일의 알은 주변 마력에 영향을 많이 받아. 그래서 신성 마법이 주변에 널린 성당기사단 같은 몹쓸 장소에서 큰 알테리어 가고일은 흑마법 대신 신성마법을 쓰게 되지..."
"아하. 그럼 지옥불 옆에 있었으니까, 흑마법 중에서도 파괴마법에 특화되어 있다는...?"
"오랜만에 정답을 맞추는구만. 그래서 그 튼튼하기 짝이 없는 허수아비를 날려먹었을 걸세. 그런 고로, 자네가 물어내게."
기 승 전 물어내...이 영감 특기 중 하나가 기 승 전 자기 할말이니, 뭐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두번씩이나 이러는 건 좀 아니지 않나?
"아무튼 그건 그렇고. 열심히 키워보게. 내 자네가 이 애를 키우는 데에 전념할 수 있게 해줄테니."
"와! 감사합니다! 가자! 가고일!"
"그리고, 허수아비 자네가 물어내게-"
또 기승전물어내다. 뭐 그래도 이 녀석이 앞으로 보여줄 활약상에 비하면 하찮다는 생각에 그냥 물어주기로 했다. 물론 나는 당분간 허리 꽉 졸라 매야겠지만...
◇
지옥에 영혼이 한 백만명 쯤 새로 들어왔을 무렵, 그 녀석도 잘 커서 이내 엘로힘 한사람의 몫정도는 간단히 하게 되었다. 그리고 디스페어 영감이 알려준, '영혼의 연결'이라는 것을 하기 위해 그의 숙소를 찾았다.
"디스페어님-"
"그래. 자네 왔는가? 이쪽으로 오게. 빨리 시작하지."
이어지는 영혼의 연결. 이걸 성공만 하면 내 의지가 곧 가고일의 의지가 되어 마치 한몸처럼 전투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잠시 뒤, 가고일의 마력과 같아보이는 마력이 느껴졌다. 그 마력을 부드럽게 받아들였다. 마치 전부터 내 것이었다는 듯 부드럽게 동화되는 마력. 그리고 잠시 뒤, 디스페어 할배가 크게 소리치며 팡파레를 울릴 기세로 펄쩍펄쩍 뛰었다.
"성공! 성공이야!! 축하하네. 그리고 고맙네! 드디어 논문을 완성할 수 있어!"
"엥? 논문이라뇨, 할ㅂ...아니 디스페어님?"
"나는 수백년 전부터 알테리어 가고일에 대해 연구하고 있었다네. 그리고 지금! 연구에 종지부를 찍은 게야! 고맙네, 정말 고마워!"
왜인지는 몰라도 할배가 기뻐하는 모습이 짠하게 다가왔다. 할배는 곧 연구 성과를 정리했다. 족히 책 1권은 되어보이는 어마어마한 양의 리포트. 리포트 몇장을 추가한 디스페어님은, 발표를 위해 우리가 필요하다면서 우리를 질질 끌고갔다. 그의 열정적인 발표를 듣자니 이 연구에 대한 열정이 느껴지는 듯 해서 나도 모르게 존경심이 생겼다.
곧이어 이어지는 박수소리. 아마 디스페어님은 이 연구로 노멜 생물학상까지 노려볼 수 있을거라고 스스로에게 말해보았다. 그리고 우리는 사탄님 앞으로 불려갔다. 왜일까?
◆
사탄님의 거대한 옥좌 앞. 나도 가고일도 그분 앞에선 한낱 먼지에 지나지 않았다. 가고일의 무릎을 최대한 꿇려놓고 나도 무릎을 꿇었다.
"부르셨습니까, 사탄님."
"그래. 내가 부른 것은 다름이 아니고..."
그분의 헛기침 한번에도 마치 날아갈 것 같았다. 사탄님이 다시 입을 여셨다.
"곧 천계와 마계 사이의 대 전쟁이 있을 건데, 그 전쟁에 참가해주게."
"예? 예! 사탄님의 명이시라면, 그곳이 신성이 들끓는 천국 가장 깊은 곳이라도 가겠습니다!"
일단 나는 데몽이고 사탄님 앞에 있으니, 최고로 충성스러워 보일만한 말을 내뱉었다. 사탄님은 만족스럽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 그정도로 충성스럽단 말이지?"
"제 충성에는 티끌만한 불충도 없을 것입니다!"
"좋다! 일단 너를 한번 시험해 보겠다. 자, 천기병단 모형이다! 신성력을 불어넣어 뒀으니, 상대해보아라!"
어마어마한 신성력이었다. 일단 가고일과 공중에 떠올라 아마겟돈으로 체력을 빼두었다. 공중에 생겨난 손과 함께 강한 흑마법의 폭발이 일어났다. 물론 신성력과 상쇄되어 한방에 보내버리는 위력이야 없었지만 강한 충격을 주기엔 충분했다. 그 다음이야 별 문제 없었다. 가고일의 날카로운 발톱이 천기병단 모형을 하나하나 파고들었다. 이내 모든 천기병단이 부서질 무렵, 가고일이 어지러운지 바닥에 드러누웠다. 나도 신성력때문에 영 별로였다. 그 때, 사탄님이 말씀하셨다.
"오호, 좋군, 정말 좋아! 다만 신성력에 약한게 좀 흠이군. 인간 학살엔 문제 없겠어!"
"칭찬해 주시니 감사..."
말을 마치지도 못하고 가고일마냥 풀썩 땅바닥에 엎어졌다. 신성력에 내가 그렇게 약했나. 하기야 본래 데몽이니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아니 아까 걔네가 신성력이 센건가. 모르겠다.
"저런..."
사탄님의 축복이 나를 감쌌다. 그러자 어느 정도 회복된 듯 힘이 조금 났다. 에구. 사탄님 앞에서 쪽팔리게 쓰러지기나 하고....
"데몽이라 그런지, 신성력에 많이 약하구나."
"죄송합니다, 사탄님..."
소금통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사탄님이 날 어떻게 생각하실까...으......특급 승진은 글러먹었다는 생각에까지 이르렀을 때, 사탄님의 말씀이 들렸다.
"합격이다. 데몽, 가고일!"
"네? 네! 감사합니다!"
"단, 오늘부터 신성력 강화 특훈이다!"
"네! 알겠습니다!"
지금에서야 회상하는 거지만, 그 신성력 강화 특훈이 뭔지 알았으면 난 아마 싫다고 했을꺼다...신성력이 가득한 방에서 눈물콧물 질질 짜내가며, 심지어 그 안에서 성경이라는 끔찍한 책에 나오는 구절들을 줄줄 읊어야 했으니. 그래서 나는 아직도 성경이 싫다. 보면 즉석에서 찢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
"더 크게 못하나!"
"문들아! 머리를 들어라! 오래 된 문들아! 일어서라! 영광의 왕께서! 드신다!!!"
"그 기세로 계속 읊는다 실시!""
"영광의 왕이! 훌쩍! 누구신가? 영광의 왕은! 만군의 야훼 그 분이시다!!!!!"
"다음! 시편 82장! 읊는다 실시!!"
목소리가 얼마나 큰지 주변 공간이 울렸지만 신경도 쓰지 못한 채 신성력에 정신도 못차리고 성경의 시편을 읊었다. 이래서 상위 악마들이 성경에 약하구나 싶었다. 다시 시편을 읊었다.
"하느님께서! 신들을 모으시고! 그 가운데 서시어어!! 재판하신드아아!!!!"
"계속 읊는다! 실시이!!!"
"언제까지이! 훌쩍! 너희는! 불공평한 재판을! 하려는가아악!! 언제까지이! 악인에게에에! 훌쩍! 편들려는가아아아악!!!!"
이 때만은 말 못하는 가고일이 부러웠다. 그저 듣고만 있으면 되니. 가고일도 힘든 듯 그 녀석이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한 장을 다 읊자, 드디어 조교가 날 해방시켜주었다.
"오늘 훈련 끝! 가서 씻고 오도록!"
"네! 감사합니다!!"
밖으로 나오니 지옥의 사악함이 반갑게 느껴졌다. 저 신성해빠진 공간에서 빠져나온 다음엔 항상 느껴지는 거지만, 내가 정말로 70일간의 풀코스를 견뎌낼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물론 이제 한 반, 그러니까 35일쯤 하긴 했지만, 진짜 저건 고역도 보통 고역이 아니다.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다른 방법으로 하는 훈련이 있는지 물어보고 하는 건데. 그 때, 비상알람이 울렸다.
"비상이다! 비상!! 천계에서 먼저 쳐들어왔다!! 전투준비! 전투준비!"
갑작스러운 전투소식에 불평불만이 싹 날아갔다. 서둘러 가고일을 찾았다. 가고일은 고기를 뜯고 있었다.
"가고일! 고기는 나중에 더 먹고! 지금 나가야 돼!"
"우웅-??"
고기를 문 입에서 새어나오는 소리가 시끄러운 가운데 들려나왔다. 일단 고기를 먹고있는 녀석에게 사정을 설명했다.
"그러니까, 못된 천사들이 천계에서 지옥으로 쳐들어 왔다고!"
"꿀꺽...그릉?"
"싸워야 된다는 소리야! 나가자!"
그 녀석도 먹던 고기를 내려놓고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 천계의 미카엘이 군단 셋을 이끌고 쳐들어온 모습이 보였다.
"악은 소멸되어야 한다! 우리의 주 하느님, 만군의 야훼의 이름으로! 나가자, 천사들아! 신의 의지에 반하는 모든 것을 뿌리뽑아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사명이니!"
미카엘을 상대할 힘은 아직 나에겐 없다. 일단은 자잘한 병사들부터 처치하기로 했다. 그리고, 사탄님의 안위를 확인했다. 그분은 무사하셨다.
"그래. 데몽, 가고일. 마침 잘 왔구나. 어서 벨제붑을 불러라."
"네!"
서둘러 벨제붑님을 부르기 위해 갔다. 그런데 문제는, 벨제붑님을 찾긴 찾았는데 그게 시체라는 것. 황급히 사탄님께 벨제붑님이 돌아가셨음을 알렸다. 사탄님은 슬퍼하시다가 이성을 되찾으시고, 나에게 말했다.
"그래....그런거냐. 그렇다면 데몽, 가고일. 너희를 임시지만 벨제붑의 자리, 디아볼릭까지 진급시키는 바다. 어서 가서 내 군대에 힘이 되어다오."
와우. 승진도 보통 승진이 아니다. 난 그냥 엘로힘까지만 예상하고 있었는데. 어쨌거나 서둘러 전장으로 향했다.
◆
전장은 정말이지 참혹했다. 천사들에게 그냥 도륙당하고 있는 악마들은 이미 전의를 상실한 듯 했다. 우리는 모두가 우릴 볼 수 있는 바위 위에 올라가, 가능한 한 크게 외쳤다. 신성력 특훈이 효과를 본 첫번째 순간이었다.
"아직 포기하긴 이르다! 자! 지옥의 관리자들아, 사탄님의 충실한 자식들아! 저 날벌레들에게 우리의 힘을 보여주어라! 디아볼릭인 우리, 데몽과 가고일이 함께 싸울 것이다! 나아가라! 그리고 나와 함께 쳐부수자!"
"와아-!!"
일단은, 훌륭한 격려였다. 악마들은 사기가 증진되었는지 더욱 맹렬히 싸우기 시작했다. 나도 전장에 나섰다. 과거 같은 서열이었던 친구들, 그리고 과거의 상관들이 가고일을 보고 용기를 얻었는지 천사들이 조금씩 밀리기 시작했다. 나와 가고일의 공적도 컸다. 천사들의 부러진 날개가 하나 둘 늘어갈때마다, 우리의 사기는 점점 올라갔다. 이내 우리는 천사군단을 퇴각시키는 데에 성공했다.
"자, 다들 돌아가자! 사탄님께 우리의 공적을 말씀드리는 거다!"
다들 기세등등한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 나와 가고일이 이렇게나 도움이 되다니. 그리고 지옥 문 앞에 다다랐을 때, 우리는 이상한 마법진에 갇힌 사탄님을 보았다.
"하하하- 너희들이 천사군단에 빠져있는 사이, 우리가 사탄을 정화할 준비를 마쳤다! 자, 이제 너희들이 갈 곳은 없다!"
"이 날벌레놈들...!"
우리는 생각하지도 않고 사탄님을 향해 갔다. 아니 생각 할수가 없었다. 일단 우리의 창조주이신데다가, 사탄님 꼴깍 넘어가시고 나면 우린 승진이고 나발이고 몽땅 없어지는 거니까. 갑자기 달린 우리를 보고 놀란 천사들이 마법진에서 신경이 분산된 사이 우리는 사탄님을 밀어내고 대신 그 자리에 섰다.
"데몽! 가고일!"
"사탄님! 피하십시오! 사탄님이 계셔야 지옥이 있고, 악마들이 있는겁니다!"
"그렇지만...그래. 그게 네 의지라면, 받아들이겠다!"
사탄님은 서둘러 지옥으로 들어가셨다. 다른 악마들에게도 사탄님을 따라 지옥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나 혼자 남겨진 상황. 천사들은 이내 나에게 집중했다. 그런데, 버리고 가라고 진짜 다 버리고 가다니, 의리없는 것들...
◇
어마어마한 양의 신성력이 우리를 감쌌다. 그리고 정신이 아득한 저 너머로 날아가는 느낌. 그 느낌이 지나가고 났을 때, 우리는 눈을 떴다. 알록달록한 세계. 여기가 어딘지는 몰랐지만, 일단 각자 상태를 살폈다. 그런데....가고일이 작아졌다?
"뀨웅...?"
"너 뭐야? 작아졌네? 어떻게 된거지. 너 나 기억하지? 전쟁도?"
그 녀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시간여행자가 된 건 아니었다. 그럼 여기가 어디일까...그 때, 인간 발소리가 들렸다. 우리는 서둘러 수풀 속으로 숨었다.
"자. 가자, 윈드 드래곤. 계속 가보는 거야. 이 다음에 뭐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크릉-"
인간이...용을 기른다?! 우리가 살던 세계에선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하지만 한가지 소득도 챙겼다. 이 세계에선 인간이 용을 기른다. 고로 가고일도 길러질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덤터기로. 우리는 인간이 지나간 뒤, 인간이 왔던 방향으로 향했다. 이 세계에서의 여정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가고일과 함께라면.
그건 그렇고, 되돌아 갈 수 있으려나...? 그건 나중에 생각하자. 일단 가고일이 좀 커야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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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한가지 말씀드릴게 있는데 이건 카타 단편선같은 느낌으로 읽어주시는게 편합니다. 열린결말이라고 다음이 이어질거라 생각하시면 큰 오산입니다 히히
그리고 생소한 용어는(이번 편의 경우 적그리스도와 벨제붑) ° 이 표시로 그 문단 밑에 용어를 설명합니다. 그냥 참고해주시라구용 :q
※파★워☆공★지
여러분 저번에도 말했듯이 카타는 용 종류를 얼마 모릅니다!
(사실 몇마리 외웠다가 자고 일어나면 까먹습니다...카타 멍청잼...)
그런 고로! 이 소설에서 다룰 용을 구합니다! 이 소설에선 그 드래곤이 만약 사연있는 경우였고 외부에서 유타칸으로 들어왔음을 전제로 하므로, 원하시는 용 있으시면 신청 부탁합니다!
사실 카타가 아는 용 범위 내에서 소재를 뽑는데 아는 용이 점점 바닥을 드러내고 있대요 얼레리꼴레리
(그리고 시리즈에선 카톡 및 반모 안받아요...! 번외에선 받습니다 소근소근)
그리고 빼먹을 뻔했는데
카타가 답합니다 Q&A!
이번 질문은 3개! 전부 귀여운 지라치 줄여서 귀지(응?)님이 해주셨습니다!
1. 나이는 어떻게 되시나요?
귀지님은 중1로 예상하셨지만 땡! 카타는 고 2입니다 :)
2. 어디 사세요?
은하계 저 너머 존못별은 무슨
경기도 시골여자입니다.
3. 주민등록번호...
97년생입니다. 나머지는 안알랴줌.
진짜 3. 장래 희망은?
사육사입니다! 동물 짱좋아요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