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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요한의 이야기(1)
2021-04-14 00:40:16

당신은..잃는다는 슬픔을 아나요


전 경험했지만.. 기억할 수 없어요


너무나도 춥고 배고파요


제게.. 제게 안식을 내려주소서...


제 탓이오..제 탓이오...저의 큰 탓이옵니다.......


.

.

.


골고다 언덕의 작은 시골마을, 구유.


나는 이곳에서 태어났다.


나는 어릴적부터 책을 좋아했다.


낡은 냄세가 나는 가죽커버를 넘기면 나오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읽는 것은 세상을 오래 경험하지 못한 나로서 정말로 행복한 일이었다.


나의 모든 곳에는 아리아가 있었다.


나의 소중한 단짝, 아리아.


내가 기쁠때, 내가 슬플때, 내가 행복할때, 내가 절망할때


모두 아리아가 곁에 있어줬다.


늘 곁에서 나에게 힘이 되어주고 나에게 희망을 주었다.


평범하고 행복한 나의 시절은 허나 길지 않았다.


[시련].


책을 읽으며 알게된 어려운 단어 중 하나.


신님은 우리에게 힘든일을 내려 시험하신다.


그 시험을 견뎌내면 언제나 더 나은 내일이 있다고 하였다.


난 그 시험을 견뎌내지 못하고 시련에 휩쓸렸다.


나의 어머니가 죽었다.


사악한 마귀의 병으로 죽었다.


.


나의 어버이가 죽었다.


교활한 악마의 속삭임에 불타 죽었다.


.


나를 잃었다.


나의 이성마저 갉아먹을 끔찍한 추위와 기아가 나를 잃게 만들었다.


나의 시련은 실패했다.


어머니의 죽음을 막지 못하고 마을을 악마로부터 막아내지 못하고 나조차 지켜내지 못했다.


어둠이 나를 먹어치운다.


추위...기아...


너무나도 춥다. 너무나도 배고프다.


죽음이 느껴진다. 허나 잡히지는 않는다.


나의 의식이 몽롱해진다. 하지만 세상은 또렷하게 보인다.


나는 쓰러졌다.


언제나 함께 해주었던 아리아를 찾으며....


.


눈이 뜨인다.


눈앞에 교단의 기사들이 보인다.


높아보이는 사람이 방안으로 들어온다.


그는 내게 말을 하는것 같았지만 너무나도 배고프다.


나도 모르게 살짝 팔을 뻗었다.


"우드득"


높아보이는 사람 옆에 있는 기사가 내 팔에 으스뜨러져 내앞에 놓였다.


피가 흥건하다. 기사는 아직 꿈틀덴다.


충격적이다. 놀라야한다. 하지만 나는 전혀 표현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기사의 살점을 먹기 시작한다.


주변 사람들은 놀라 그런 나를 찌르려고 하지만 어째선지 높은 사람은 그들을 막아서고 그들을 전부 내보낸다.


그러고 나서야 내가 '인식'할 수 있는 말을 했다.


"안녕 꼬마 아가씨?"


.

.

.


나는 그리스도라는 사람의 권능을 이어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나를 교단의 지하를 지키는 기사로 만들었다.


나의 일은 간단했다.


지하의 이단들을 가두고 감시한다.


그리고 배고프면 꺼내서 먹는다.


어째선지 무언의 죄책감이 있었지만, 나의 기아는 그 죄책감 마저 먹어치웠다.


감정을 잃어가는 기분이다.


하지만 편안하다.


모든게 조용하고


모든게 평화롭다.


처음으로


졸리다.


나는


잠을


잔다.


.

.

.


다시 눈을 떴다.


무언가 이상했다.


나는 잠을 자기전에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헌데 눈을 떠보니 감옥 안의 모든 죄수들이 죽어 먹혀있었다.


위장속에서 구역질이 난다.


무언가에게 먹혔던 감정이 돌아온다.


"이건...이건 내가 아니야..!!!!!"


나 자신을 잃어간다.


기아속의 내가 먹어 치운다.


무섭다.


이럴때 니가 있었으면... 아리아


.

.

.


감정을 먹히고 되찾고 먹히고 되찾고...


3년이 지났다.


나는 피폐해지고 모든일에 지쳤다.


기아가 찾아오면 죄수를 먹고


죄수가 탈출하면 다시 가두고


지루하고 엉망이다.


처음에 느꼈던 편안함과 평화로움 따윈 1년쯤에 지루함에 묻혀 사라져 있었다.


지난 3년간 나를 이곳의 기사로 만들어준 사람은 단 한번도 오지 않았다.


나는 이곳에 방치되었다.


바깥의 이야기는 이단들이 떠드는 것으로 대충 들었고


기사단 내부의 이야기는 교대근무를 서는 기사들을 엿들었다.


그러면서 알게되었다.


나 또한 위험하기에 이곳에 감금되었다는 것을.


말만 하지 않았지, 이것은 그냥 감금 한 뒤 방치한 것이었다.


뭐가 되었든 이 모든것에 질릴 때쯤 내 마음에 기아가 찾아왔다.


어릴적 그토록 원했던 순수한 열정, 마음의 양식을 채우라고.


나는 처음으로 기아의 뜻대로 행동했다.


하지만 그 무엇도 나의 어린시절의 순수한 열정을 대체하지 못했다.


나의 어리고 순수하던 시절의 의미들


책들을 말이다.


.


이러한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다음날,


나를 이곳으로 대려온 높은 기사는 내게 수만권의 책과 비어있는 감옥을 개조해 서재로 만들어 주었다.


그날 이후로 그는 내게 싸우는 방법과 내 능력을 활용하는 방법, 그리고 기아를 지배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났다.


.

.

.


"이단이다!!"


한 기사가 지하의 입구에서 외친다.


나는 2년간 갈고 닦은 능력으로 손쉽게 이단들을 퇴치한다.


이단들의 상체가 통채로 뜯겨나간다.


투항하는 이단들을 감옥에 처넣던 도중


반갑고


또 슬픈 목소리의 주인이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동료들을 놔줘!"


기합과 함께 내려쳐지는 검.


그리고 언제나 나의 어린시절을 함께해준 친구.


아리아가 이단의 편에 서 나를 매섭게 내리쳤다.


마을이 악마들에게 공격받아 불탄날 이후로 처음보는 모습.


검을 위두르며 위협적이었지만 미세하게 보이는 미소지어주던 그녀의 표정이 겹쳐보인다.


그녀와의 재회는 너무나도 반가웠지만 그녀는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녀가 다음번에는 나를 알아봐 줄것이라 믿고 나는 결국 그녀와 이단들을 놓아준다.


이것이 나와 그녀의 첫 재회였다.


-요한이야기(2)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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