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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 behind story [Ⅹ]
2021-11-20 06:35:29
           Re : behind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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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형?“
   오랜만이네. 내가 고개를 돌리자 고대신룡이 보였다. 난 인간의 모습이고 고대신룡은 본모습이라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앞발 뿐이었지만. 고개를 들어 올리자 당황, 반가움, 놀라움 그리고 기쁨이 담긴 고대신룡의 눈이 보였다.
   “ 형!“
   난 그저 침묵할 뿐이었지만 고대신룡은 나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모습으로 변해 나를 끌어안았다.
   “ 오랜만이다.“
   “ 왜 여기까지 왔어? 여긴 무슨 일로? 아니 이게 도대체 무슨…….“
   조금 진정이 된 듯한 고대신룡은 내게서 떨어지며 여러 가지를 질문했고 난 한숨을 내쉬며 아오라를 바라봤다. 그러자 그는 입을 크게 벌리더니 아오라에게 총총히 달려갔다. 둘은 잠시 무어라 얘기를 하더니 내게 다가왔다.
   “ 가자! 이게 몇 년 만이지? 형이 동굴 밖으로 나온 게?“
   “ 모르겠네. 요즘 누구 때문에 매일매일 끌려다니는 처지긴 하다만.“
   난 이 말을 하며 옆에서 흥미롭다는 얼굴로 듣고 있던 아오라를 바라보았다. 찔끔하기는.
   그런데 고대신룡은 그 말엔 전혀 놀란 것 같지 않았다. 예상한 것처럼 보일 정도의 저 미소는 뭘까.




   “ 야. 불러놓고 계속 가만히 있기만 할 거냐. 몇백 년 만에 속세로 내려왔건만.“
   “ ……형.“
   “ 왜.“
   내가 끼어있는 것 치고는 꽤나 화목하게 대화를 나누며 고대신룡의 레어까지 도착한 후, 고대신룡은 할 말이 있다며 날 따로 데리고 나왔다. 아오라는 엔젤한테 달려가 버렸고.
   드넓은 바닷가가 보인다. 울창한 숲이 보인다. 높은 산이 보인다. 하지만 내 옆에 나란히 앉아 입을 떼지 못하는 고대신룡의 마음속은, 보이지가 않는다.
   “ 무슨 일인데 말을 못 해? 못하는 말이 없는 놈이…….“
   우린 산속 깊은 곳에 있는 고대신룡의 레어 위, 그러니까 산꼭대기에 올라와 있다. 난 먼 곳을 바라보고 있고, 고대신룡은 땅만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고대신룡이 입을 열었다.
   “ 도와줘.“




   “ 진짜 다크닉스네?“
   날 본 엔젤이 처음으로 한 말이다.
   “ 뭐. 가짜 다크닉스도 있냐?“
   “ 아, 아니…… 진짜로 올 거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당황했나. 그럴 만도 하지. 지난 몇백년 동안 레어를 나선 적이 없으니. 난 그저 무표정하게 대답할 뿐이었다.
   “ 별거 아니야. 그런데 너넨 무슨 얘기를 했길래 애가 이 모양이 됐냐.“
   의자에 앉아서 이 모양이 된 아오라의 상태는 대충 이렇다. 눈 : 시선을 어디에 둘지 모른다. 입 : 입술을 꼭 깨물고 있다. 손 : 꼼지락거리며 멈출 줄을 모른다. 뺨 : 붉어져 있다.
   붉어진 아오라의 볼을 보자 난 그녀가 내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나는 의자 하나를 끌어 아오라의 옆에 앉으며 엔젤에게 말했다.
   “ 너. 꼬맹이한테 무슨 말을 하고 다니는 거냐? “
   “ 꼬맹이? 누구? “ 능청스럽게 대답하는 모습이 예전과 바뀐 것이 하나 없다.
   “ 지금 얼굴 빨개진 꼬맹이. 못하는 말이 없던데? 그것도 사제가? 뜻은 제대로 알려줬냐? “
   “ 무슨 말을 했길래? “
   절대 요점은 말하지 않으며 상대방이 먼저 말을 꺼내게 만든다. 지금 옆에서 가만히 서 있는 고대신룡을 밀당 기술로 능가하는 건 얘밖에 없을 거야. 쯧.
   “ 말해야 해? “
   내가 이렇게 묻고 정말로 말해버릴 기세로 입을 열자 아오라는 서둘러 내 입을 막았다.
   “ 어어어! ㄱ, 그…… 시, 시간!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
   아오라는 어색한 연기를 펼치며 창밖을 내다보는 시늉을 했다.
   “ 거기 벽이야. “ 엔젤의 냉정한 대답.
   “ 으읍! 아오, 좀 놔! 됐고, 너 말 가려서 해라. 할 얘기는 이미 다 한 것 같으니 이만 일어서야겠다.“
   아오라는 내가 그 말을 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라는 눈빛으로 대답했다.
   “ 아, 그래? 빨리 ㄱ…… 아니 더 있다 가지. 그럼 내일도 평소에 가던 시간에 갈……“
   “ 아니. 이제 올 필요 없는데.“
   그 말에 아오라는 충격받은 얼굴로 더듬거리며 말했다. 이게 그렇게 충격받을 일인가.
   “ 어…… 어? 왜? 아까 낮에 한 말 때문에 그러는 거야? 응? 갑자기 왜 그래?“
   “ 너네 집에서 같이 살래, 얘가.“
   난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손으로 고대신룡을 가리켰다.
   “ 뭐어어?“ 아오라와 엔젤의 함성.
댓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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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형제의 만남 너무 잘 나타내셨네요~~ 잘보고 갑니다!!

    2021-11-22 12:01:27

  • 그렇다니 다행입니다.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해요!

    2021-11-22 15:47:59

  • 안녕하세요 팜파오입니다,
    저에게는 스토리가 12화까지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흥미로운데 다 보여드리면 밑천이 바닥나버리는 사정상 보여드릴 수가 없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독자 여러분은 6일을 더 기다리셔야 하겠군요. 쿸... 쿠쿠쿡... 아. 이거 결례를. 예전에 났던 바코드 버그 또 나서 방법 찾느라 정신이 헤까닥해버렸나봅니다.
    댓글을 작가의 말로 사용하고 있으니 그냥 하고 싶은 말 다 하겠슴다.
    쿠키 시스템을 도입하면 좋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습니다. 뭐 댓글 달면 다음화 무료 제공 이런 걸 생각했지만 그러면 미래의 저 자신이 불쌍하니 관두기로 했습니다.
    Re : behind story를 11회까지 전부 책처럼 다 합쳐서 단도 두개로 나누고 조금 작업하고 나자 정확히 6309개의 낱말이 되었습니다. 글자로 치면 몇 글자인지는 세기가 귀찮아서 아직 모릅니다.
    앞으로 여자든 남자든 그나 그녀가 아닌 그냥 '그'라고 하기로 했습니다. 이유는 잘 기억나지 않는데 과거의 저의 선택을 믿어보겠습니다. 그리고 그게 조금 더 멋있는 거 같잖아요. 그녀라고 하면 조금 더 부드럽고 설레는 느낌이 있긴 하지만.
    제가 상황을 바꿀 때 쓰는​ ⨝ 문양이 뭘 의미하는지 맞추시는 분이 있으시다면 다음화와 다다음화는 물론 이 이야기의 결말까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저는 추천보다는 댓글이 좋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잘 읽었습니다' 같은 한 마디가 추천 열개보다 훨씬 기쁩니다. 댓글 달아주시는 독자분들께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는 글을 쓰는 게 재밌습니다. 노래 부르는 것도 좋아합니다(좋아만 합니다. 실력은 말하지 않겠습니다.). 제 꿈...은 아니고 그냥 작은 소망은 제 소설을 출간하고 노래를 발매하는 것입니다. 작가가 된다면 갓스파드님이나 이영도님 같은 작가가 되고싶습니다. 그 두분 너무 좋아합니다. 지금 작가의 말을 쓰는 스타일도 갓스파드님을 닮고 싶어서인지도 모릅니다.
    드래곤 라자를 다시 정독했습니다. 마지막 챕터의 후치의 말에 너무 감동받아서 공유하고자 합니다.
    "당신의 추억 속에서 즐거울 것입니다. 당신 속의 나를 아껴주시길." -드래곤 라자中-
    대사가 너무 아름답습니다. 드래곤 라자의 명대사인 나는 단수가 아니라는 말과 완벽하게 어울리는 작별인사라 생각됩니다.
    이런. 작가의 말이 너무 길어졌군요. 아마 쓸 거리가 있다면 다음 작가의 말도 이렇게 길 것이라 생각되는데 어떨지 모르겠네요. 제가 이렇게 제 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는 것을 좋아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타가 하나 나서 다시 올립니다. 아무도 모르겠지만 그냥 말하고 싶었습니다. 어디에 오타가 났었는지는 비밀입니다.

    2021-11-20 06:55: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