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래곤일기
1화. 눈을 뜨니 나는...
학교가 끝나고 모두가 하교한 빈 교실.
붉은 노을이 내려앉은 창가에 기대어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는 남학생이 있다.
"고신아."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든 그의 두 눈동자가 푸르다. 검은 머리카락에 푸른 눈동자를 지닌 혼혈아, 최고신. 특이한 이름과 외모 덕에 그에 대한 첫인상은 항상 강렬했다.
"뭐하냐?"
"게임."
친구가 걸어와 고신의 휴대폰 화면을 내려다본다.
드래곤 빌리지 2.
"재밌냐, 이거?"
"뭐.. 그럭저럭.."
친구가 키득거리며 그를 놀렸다.
"너 게임 같은거 잘못하지 않나? 서든에서 낙사로 자살이나 안하면 다행이지."
"야. 내가 어제 너 하드캐리했거든?"
투닥거리며 하교하는 둘의 위로 늦가을 해가 저문다.
*
학원이 끝나고 돌아온 집. 맞벌이하시는 부모님은 아직 돌아오지않으셔서 집은 텅 비어있다.
"다녀왔어요."
아무도 없음을 알지만 인사를 한다.
습관적으로.
이런 어두운 고독은 익숙하다.
거실에 불도 켜지않고 곧바로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털썩 드러눕는다. 탁상램프를 키고 그 불빛에 의존해 코트 어딘가에 쑤셔넣었던 휴대폰을 꺼낸다.
드래곤 빌리지 2를 실행하기가 무섭게 피로가 몰려와 잠에 빠져든다.
"아... 씻고 자야되는데-."
웅얼거리는 마지막 말을 끝으로 이내 고신은 눈을 감는다.
*
"여기야, 여기!"
시끄러...
"이 근처인데? 이 기운.. 분명 ---의 기운이야!"
뭐라는 거야?
푹 잠에 들었다싶은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시끄러운 소리에 잠에서 깼다. 그러나 낯선 냄새, 추위, 거센 바람이 고신을 반긴다.
집이 아니다.
그 사실을 인지한 순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주변을 둘러본다. 어둡고...춥다. 미지의 상황이 말미암은 공포가 스믈스믈 척추를 기어오른다.
"여기야, 누리!"
왠 달갈덩어리 같은것이 뒤뚱뒤뚱 어둠을 헤치고 나타나 소리친다.
"발견했어, 어둠의 고대신룡!"
뭐?
"뭐라는거야? "
고신의 불만스런 목소리에 상대방이 이크, 뒷걸음질 친다.
"지..진정해, 우리는 널 도와주려고 온거야!"
도와?
너가 뭔데 나를 도와? 여긴 어디야?
일어나려다 짧은 다리때문에 뒤뚱거리며 뒤로 넘어져버렸다. 쿠당탕, 돌부리에 걸려 우스꽝스럽게 한바퀴 굴렀다.
그제야 고신은 정신을 차리고 스스로를 돌아보았다.
윤기 흐르는 검은 비늘.
숨결에서 느껴지는 차갑고 날카로운 힘.
별이 뜬 밤하늘 보다 새카만 칠흑과 같은 날개.
그리고 그 검은 몸체에서 유일하게 빛나는 푸른 눈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