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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QUILIBRIUM [이퀼리브리엄]-6화

40 Forever샤드°
  • 조회수510
  • 작성일2016.11.03

따스한 햇빛이 내리쬐어 얼굴을 비춘다

강하진 않지만 오랜만에 받는듯한 햇빛에,눈을 뜨지 않을수 없었다

창문이 열려있어 시원한 바람이 들어와 얼굴을 어루만지고

평화롭게 지저귀는 새 소리가 안락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다

어째서인지,에리카는 지금 너무나 편안한 곳에 누워있었다




몸을 조금씩 일으켜보려다 극심한 통증이 온몸에서 느껴졌다

살펴보니 마치 미라마냥 붕대로 감싸지 않은 부분이 없었고

몇몇 부분에선 흘러나온 피로 붉게 물들어있었다

아직까지 피가 나진 않는것 같았지만,회복되려면 조금더 있어야 할것 같았다




온몸이 뻐근하고 머리는 지끈거렸다

상황 설명이 되지않는 상태여서인지 머릿속도 복잡했다

지금 있는곳은,작지만 아담하고 깔끔하며 흰색의 벽으로 둘러싸여 있었고,

창밖으로 보이는 청명한 녹색 숲과 시냇물이 장관을 이루었다

이곳이 어딘지 짐작이 어느정도는 가는 듯하다




"여긴 희망의 숲 근처의 회복실일텐데..."




"바로 맞췄군"




고개를 돌려보자,어느새 어떤 여인이 들어와 탁자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그녀 역시,에리카와 엔젤에 결코 밀리지 않는 미인이었다

조금 다른 점은 매우 고혹,고상한 이미지가 넘쳐난다는 것이었다





아름답게 빛나는 보랏빛 머리칼이 바람에 휘날렸다

그위로 드러난 세개의 뿔과 짙은 보랏색 눈화장이 인상적이었다

엔젤만큼은 아니지만 가슴골이 보이는 노출도 있는 분홍빛 드레스가 그녀의 섹시함을 어필해주었다

그 드레스는 길게 늘어져 다리를 가리고 있었고,그때문인지 여성스러움이 한층 돋보였다

갈색 띠에 걸려 루비가 박혀있는 검은색 목걸이도 눈에 띄었다




잠시동안 차를 마시며 평온의 분위기를 감상하던,

다크닉스의 전 부인이자 어둠의 여왕 "블랙퀸",

그녀는 에리카를 무표정의 눈으로 쳐다보더니

이내 잔을 내려놓고 그녀에게 다가가 침대에 걸터앉았다




"네 상태는 정말 심각했어

다치치 앉읗곳을 전부 찾는데 딱 5초 걸렸단 말야,

심장엔 출혈,머리는 찢어지고 온몸에 깊은 상처에다 손목은 썩어들어가고,

입은 열지도 못해서 피가 가득 고인데다 뼈도 몇십개나 부러졌었어

너 정말 숨넘어가는줄 알았다고,알아?"




그 말을 들은 에리카의 머리가 숙여졌다

얼굴에는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있었다




"......죄송합니다"




"혼내려는거 아냐,걱정하는 거라고

내로라하는 치료사들이 전부 모여서 집중 간호해줬었지

비밀이었는데,네가 고비를 넘길때 얼마나 안심했는지 몰라,

진짜로 그냥 가버렸으면 아무리 나라도 펑펑 울었을거야

내가 이런데 다른 얘들은 오죽하겠어?


고대신룡 그녀석은 싸움까지 팽개치고 와서 기절한 널 한참동안 끌어안더라고

거기다 네 추종자들 수천이 몰려오는거 간신히 막아냈었어

네가 지금 위독하다며 말려봤지만 눈이 돌아가버렸는지...에휴"




슬픈 눈을 하며 그 말도 얌전히 듣고있던 에리카를 본

블랙퀸이 팔로 그녀를 감싸안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많이 아팠을 텐데 잘 이겨내줬구나,잘했어

다크닉스 그자식 언젠가는 네 앞에 무릎꿇려놓고 용서빌게 할테니까 기다려

나쁜자식...연인마저 이모양으로 만들다니...

내가 이래서 그놈이랑 결별한거라고...짐승같은 놈..."




"...절 상처입힌건 그가 아니라 카데스였어요"




"......후...그래...잘 알아

사실 녀석한테 무슨 잘못이 있겠냐,다 악신에게 휘둘리는 건데..."




"그의 의식은 절 아직도 사랑하는 것 같더군요

......고마운 분...나도 사랑한다고 말했어야 했는데..."




그꼴이 되도록 처참하게 당해놓고 조금도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그의 걱정만 하며 여전히 사랑한다는 말을 해주는 그녀

친언니인 블랙퀸이었지만 이 성품만큼은 그녀를 따라갈수 없을 듯하다며

그녀의 너무나도 약한,그렇기에 너무나도 순수하고 착한 본성을 대견하다고 해주었다




그렇지만 사랑하는 연인과 좋지 못한 일을 겪어버린 그녀는

이미 절반 이상의 웃음기를 잃어버린 상태였다

그리고 그 절반도 오래가지 못했다






































에리카가 큰 부상을 입고 돌아오자 그녀를 상처입힌 어둠진영에 대한 분노는 커졌고,

이는 빛 진영의 사기가 오르는데 크게 기여하였고,

마침내 양측의 모든 병력이 한곳에 모여 최후의 결전을 벌이게 된 계기를 마련하였다

이 결전에서 승리하는 쪽이 이 전쟁의 승기를 확고히 다질 것만은 분명했다

양측의 전력은 거의 동등한 상황,말그대로 대혈투가 벌어질것이 당연했다




빛진영의 주요 전력들은 모두 참전했다

총시령관 고대신룡을 필두로,아내인 엔젤과 여왕 블랙퀸,고대신룡의 두 후계자 백천과 나키온,

고대신룡의 심복이며 사대신룡으로 불리는 번개고룡,빙하고룡,파워드래곤,

3대 고대 드래곤으로 불리는 스파이시,라파엘,바알,거기다 각 속성의 전투가능한

병력들이 모두 투입되었다,마지막 전투를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그리고 이것은 어둠 진영도 마찬가지였다




결전의 날,회복실로 고대신룡이 찾아왔다




"이제턴 거의 다 죽을지도 모르는 엄청난 대학살의 전투가 벌어질거야,

아무데도 가지 말고 여기에만 붙어있어,여긴 안전하니까"




누구보다 아끼는 동생에게 안전을 명심토록 하는 그였다

그러나 정작 에리카는 다른것을 원했다




"나도 가야해요"




"무슨 소리야,아직 다 낫지도 않았잖아

아파서 잘 걷기도 못하면서 그몸으로 어떻게 싸우겠다는거야?

이번 전투는 정말 말그대로 지옥의 아수라장이 될거란 말야

그런 곳으로 환자를 보낼수는 없어.제발 여기 있어줘"




"아시잖아요...모든 생명을 앞장서서 지켜줘야 할 다섯 존재들의 의무를요

이 중요한 전투에 다쳤다는 이유로 빠져서는 안돼요"




"녀석한테 그렇게 당하고서도 아직도 그놈을 정면으로 마주할 용기가 있는거야?

네 정신과 용기는 정말로 칭찬해주고 싶지만 이번엔 안돼,포기해"




"......가겠어요"




"............어쩔수 없네"




고대신룡이 손바닥을 펴자 빛나는 밧줄이 그녀를 침대에 묶어버렸다

놀란 그녀가 얼른 벗어나려 낑낑대보지만 다친 몸으로 고대신룡의 결박을 푸는것은 무리였다




"거봐,제법 힘을 쓴 결박이라곤 하지만 그걸 풀지 못하는 몸으로 싸우면 안돼,

마지막이 될지도 므르는 상황이야,부탁이니 거기 있어줘"




그의 말대로,아직까지는 이걸 풀 힘이 없었다

계속해서 시도해봐야 겨우 빠져나올수 있을까 말까 할 정도로 강한 결박이었다

깊은 한숨을 내쉬며 침대에 누워버렸다




"잘생각했어

걱정마 에리카,난 무조건 멀쩡히 돌아온다

이렇게 귀여운 여동생 영원히 못보는건 있을수가 없지,안그래?"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춘 그는 포탈을 열어 곧바로 사라졌다

아마 그는 가는 순간까지도 안심하지 못하고 손을 써둔것 같다

갑자기 졸음이 밀려오는 에리카,눈을 감을 수밖에 없었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무사히 돌아와줘요...오라버니..."














































하늘의 신전 바로 밑,구름과 맞닿은 높고도 드넓은 평지가 있었다

그곳에는 그 수를 헤아릴수도 없을 정도의 수많은 돌이 세워져있었다

그 돌에는 하나도 빠집없이 용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이곳은,유타칸 용들의 무덤이었다




그곳을 가로질러 걸어가는 초록빛 머리칼의 소녀,

그 많은 비석들을 찬찬히 둘러보며,마침내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그녀였다

입을 손으로 가려봤지만 새어나오는 신음과도 같은 울음까지 가릴수는 없었다

이제는 다 나아 병상에서 일어나 에리카는,어째서인지 얼굴빛이 좋지 못했다




전쟁은 끝났다,너무나도 많은 생명이 죽었다

예상대로 최후의 전투,"던전 경계 전투"에서 참전 병력의 3분의 2가 죽었다

시체들이 넘쳐나 거대한 산을 쌓았다,흘러나온 피가 바다까지 번져 붉게 적셨다

부상자들도 셀수없이 많아 곳곳에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즐비했다

그리고,유타칸은 그 중심이 크게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




수백억년간 주신 아모르의 첫번째 자손으로서 모든 생명들을 지키며 다스려온

빛의 아버지,고대신룡이 결국 악에 물든 다크닉스에게 죽임을 당하고 말았다

이로 인해 빛 진영은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다


그러나 고대신룡은 마지막 순간,자신의 모든 생명력을 소진하여 자신의 잠든

아버지 아모르의 힘을 불러들였고,하늘에서 빛나는 아모르의 창이 다크닉스에게 내리꽂혔다




이로서 다크닉스도 몸에 엄청난 상처를 입고 암흑의 성 가장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

몸의 회복에만 전념할 수밖에는 없었다




"녀석은 엄청난 상처를 입었다,저정도를 치료하려면 적어도 3천년이 걸릴것이다

그 후에 놈은 반드시 유타칸을 다시 침략할 것이다,부탁이니 나를 대신해

3천년 동안 힘을 길러 놈을 쓰러뜨리고 유타칸을 지켜내거라




그리고...에리카에게 전해주거라...약속 못지켰어...미안해..."

이것이 그의 심복 번개고룡에게 남긴 그의 마지막 말이었다




그녀의 발이 멈춘곳에 두개의 비석이 세워져있었다

하나는 고대신룡의 이름이,다른 하나는 엔젤의 이름이 새겨져있었다

엔젤,그녀는 비록 시체가 발견되지 않아 죽었다고 단정지을수 없었으나

아무리 찾아봐도 그녀의 행방은 알 길이 없었다

그래서 사망으로 처리하여 남편 옆에 비석을 같이 세워주었던 것이었다




비석 앞에 무릎을 꿇으며,가져온 술을 그 위에 부었다

손의 떨림이 멈추질 않는것처럼 그녀의 눈에서도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결국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기 시작했다




"오라버니...언니...왜...왜 날 두고....아아아...흐아아아아아....




내가 같이 갔어야 했는데...내가 그 둘을 대신해서 희생했으면 둘은 살았을지도 모르는데...

흐어어엉...흐으으으으...으아아아아...아아악..."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보랏빛 머리의 여인도 눈물을 감출수가 없었다

이제 에리카 곁에 남은 가족은 블랙퀸,그녀뿐이었다




너무나 슬퍼 몬을 세우기조차 힘들었다

눈에서 초점이 사라져 버린 그녀는,오른손을 들어 얼굴으 가렸다

한참동안 얼굴을 가리던 그녀는 마음속으로 속삭였다




'나는 사랑을 잃고,가족을 잃고,동료를 잃고,희망도 잃었습니다

이제 내게 남아있는건 거의 없습니다,그래서 더욱 슬픕니다

하지만 내겐 해야할 것이 있습니다

사라진 셋을 대신하여 내가 그것을 모두 짊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내 연약함과 웃음과 눈물이 걸림돌이 됩니다

나는 냉정해져야 합니다




다시는 약해지지 않겠다

다시는 웃지 앟겠다

다시는 울지 않겠다




이 맹세를 깨버릴때,나는 누구앞에 서있게 될지...궁금합니다'




얼굴에서 천천히 손을 치웠다


언제나 그녀의 얼굴에 넘치던 환한 웃음이 사라졌다 

조금전까지 폭포처럼 흐르던 눈물은 그 습기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그리고 상냥함이 가득하던 눈은,이미 얼음이 되어 있었다




그후 그녀가 원래 얼굴을 찾게 되었을때까지,

그녀에게 "얼음공주"라는 이명이 붙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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