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죽었다.
아빠는 죽지 않는 줄 알았다.
신의 축복을 받았으니까.
신의 대행자라 불리는 고대신룡이니까.
하지만 아빠도 보통 드래곤에 불과했다.
아빠도 죽음이 있었다.
신이라면, 영원히 산다는 것
그 말은 아들도 딸도 필요 없다는 것
후손을 남길 필요가 없다는 것
하지만 아빠는 나를 낳았다.
그 때,
그 때 눈치챘어야 하는 건데.
언젠가 이별이 올 것이라는 걸.
갑작스러운 이별이었다.
사고사.
신전 붕괴.
기둥이 무너지며 천장이 떨어졌다.
피할 틈도 뭣도 없이 깔렸다.
아빠를 지키던 수호 드래곤들까지 모두.
다 늙고 무능하고 후계자따윈 기르지 않는 꼰대들이었다.
능력이 안 됐으면 물러났어야지.
늙었으면 후계자를 길렀어야지.
좀 더 아빠를 위했어야지!
...젠장할...
...
...
...
이제는 없다.
따뜻한 아빠 얼굴.
다정한 아빠 목소리.
우리 아빠.
언젠간 이럴 줄 알았더라면
좀 더 잘 할 걸.
슬프다.
후회돼.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되돌릴 수만,
되돌릴 수만 있다면.
...
...
...
...
...
어라...
집이다.
신전.
아직 무너지지 않았다.
멀쩡해!
정말로 시간이...!
[아빠!!]
나는 아빠 방으로 달려갔다.
만약에, 정말 시간이 되돌려진 거라면,
아빠를 다시 볼 수 있는 거라면
아니, 이건 시간이 되돌려진 거야.
아직 내 고등학교 입학 사진이 걸려있지 않으니까.
그래 이건 정말,
진짜야-
[엄마?]
엄마가 책을 읽고 있었다.
[...?]
엄마는 놀란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엄마! 아빠는요? 어디 가신 거에요?]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아니, 그보다]
[아! 회사 가신 거죠?]
나는 내 중학교 시절 아빠를 어렴풋이 떠올렸다.
[당신 회의 늦었다고 하지 않았어요?]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바다나리입니다.
심심해서 한번 써 봤더니 꽤 잘 써져서 계속 쓰는 걸로.
즉흥적으로 쓰는 것이기 때문에 약간의 설정 붕괴가 있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