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한 미소를 띈 남자가 총을 들고 들이닥쳤을때,
그는 죽음을 마주보는 공포를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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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컥, 총을 장전하는 소리가 울렸다.
이제 방아쇠를 당기기만 한다면, 사람들은 상황을 파악하고 우위를 내줄 것이고, 상황은 그에게 유리할 것이다.
누구나 그럴듯한 계획을 가지고 있고, 그도 많은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쳐맞기 전까지는, 말이다.
찰나의 시간이었다. 그가 총을 꺼내들자마자 현성의 주먹이 날아들었다.
총을 붙잡은 손은 거칠게 날아든 주먹에 힘없이 툭 떨어졌고, 미처 당겨지지 못한 총은 날아가 어딘가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현성이 남자의 팔을 꺾으며 팔꿈치로 등을 찍어눌렀다.
아까의 서글서글한 모습과는 달리 오금이 저리게 하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단지 표정만은 아니었다. 그에게서는 전장에서는 절대로 마주치기 싫은 무언가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먼 예전 전장에서 활약했던 장군까지도 연상하게 하는 모습에 남자는 겁을 먹은 상태였다.
남자는 본능적으로 직감했다. 이 녀석은, 꽤나 위험한 놈이라고.
하지만 누구에게나 숨겨둔 비장의 한수는 있었다. 남자는 팔이 꺾인 채로, 수상한 미소를 지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어딘가 한군데 나사가 빠진 사람이라 생각할지도 모르는 우스꽝스런 모습이었지만, 남자는 넘치는 자신감에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훗.후후.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함부로 접촉하는건, 위험한 짓입니다만? 그쪽은 저의 기프트에 대해 전혀 모르죠."
남자가 미소를 지었다.
"저를 소개하죠. 저는 7구의 숨겨진 보석. 환상세계의 제왕! 자아, 저의 환상세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거울의 저주 속에 빠져서 영ㅇ....억!"
자신만만하게 내뱉던 말은 내지른 현성의 주먹에 막혀 끝맺음하지 못했다.
"너는 말로는 안되겠다. 좀 맞자."
비장의 수까지 막혀 버린 남자는 당황한 듯 허둥댔다.
아니, 눈만 깜빡였다. 이미 현성에게 제압당해 버려 움직일 수도 없었으니까.
상대의 정신을 조종하는 기프트. 접촉만 한다면 기프트 등급 외에 다른 제한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남자는 확실히 승기를 잡았다 생각했었다.
"어....어떻게...? 4등급 이하라면 이 기프트를 피해갈수 없을 텐데...?"
현성이 한심하단 듯 뱉었다.
"4등급 넘으니까."
놀라운 선언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버린 현성이 주먹을 꽉 위었다.
남자는 당황이 그대로 드러난 얼굴로 소리쳤다.
"미♡친... 너같은 놈이 왜 7구에 있는 거냐...! 정신나간 것들...!"
그나마 유지하던 것뿐인 예의도 전부 벗어던진 듯. 황당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그러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3등급 이상의 기프트 보유자 정도라면 이미 귀한 인재 취급을 받았고, 어디서든 제 몫은 해낼 정도였으니까.
현성은 대답하기도 귀찮은 듯 한숨을 쉬었다.
"집값, 비싸잖아."
생각보다 단순한 이유에 남자는 벙찐 얼굴로 멍하니 있을 뿐이었다.
"질문 끝났지? 이제 즐거운 시간이다."
현성이 주먹을 높이 치켜들었다. 팔짱을 끼고 재미있게 쳐다보고 있던 에비스가 휙 일어섰다..
"잠깐, 벌써부터 다치면 재미가 없지. 저 녀석에겐 얻을 정보가 꽤 많거든."
에비스가 씨익 하고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자, 그럼 조금 이따 보자구. 잘자, 친구."
"자...잠깐....잘 자라니..그게 무ㅅ..."
어느 새인가 검은 장발의 남자, 아놀드는 그의 뒤에 서 있었다.
눈앞이 번쩍하는 경험. 그것이 남자의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웠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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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가 자고 있는 남자를 툭툭 건드렸다.
"좋은 아침이다 임마. 일어나."
남자는 정신을 차린 듯 눈을 벌떡 뜨고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정신을 차린 남자는 자신의 온몸이 의자에 꽁꽁 묶여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힘껏 몸부림쳐 봤지만 역시나 꽤 세게 묶었는지 밧줄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가만히 바라보고 있던 에비스가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거 그렇게 쉽게 안풀린다. 가만히 있어."
남자가 에비스를 가만히 노려봤다.
"나에게 얻고 싶은게 뭐지? 왜 나를 가둬 놓은 거냐!"
에비스가 한숨을 쉬며 남자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얻고 싶은건 개뿔, 네가 이쪽에 쳐들어와 놓고 상당히 건방지다?"
에비스가 잡은 손을 살짝 밀었다. 어느 새에 반대쪽 손은 남자의 목을 잡고 있었다.
그가 자신의 목이 비틀어지기 시작했다는 걸 알았을 때는 이미 늦어 있었다.
남자의 목은 뚜둑 소리를 내며 괴상한 각도로 돌아갔다. 다르크가 보았다면 기겁할 만한 광경이었다.
남자는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으...으악! 죄송해요! 잘못ㅎ...으아악...!"
에비스가 남자의 목을 툭 치며 앞으로 당겼다. 꺾였던 목은 가볍게 원래의 자리를 되찾았다.
"안 부러져, 멍청아. 단지 그만큼 아플 뿐이지."
남자는 아직도 아픔이 가시지 않은듯 작은 신음을 흘렸다.
그런 남자를 보며 에비스가 씨익 웃었다.
"그정도로 그리 힘들어하면 앞으로는 어쩌려고, 7구의 보석 씨? 널 위한 수많은 놀이가 준비되어 있는데?"
에비스의 말에 조롱이 담긴 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남자가 화들짝 놀라며 버둥댔다.
"아뇨, 다 말할게요! 제발! 하지 마세요!"
에비스가 의심스럽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댔다. 이런 쪽의 녀석들은 웬만해선 자신들의 비밀을 쉽게 털어놓지 않았고,
심하다면 자결하는 경우도 몇 번 봤기에 이리 쉽게 이야기하는 것은 마음이 편하면서도 의심이 들었다.
에비스 용병단은 기본적으로 먼저 하는 살인은 즐기지 않기에 이쪽이 서로 좋은 일이긴 했지만.
에비스가 첫 번째 질문을 시작했다.
"첫째, 네가 속한 단체의 이름은 뭐지?"
"이름이라, 그런 것 없습니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고 임기응변으로 만들어내는 식이죠."
에비스는 골치 아프다는 듯 살짝 인상을 썼다.
"너는, 그곳에서 어떤 위치지?"
"말단. 기프트를 숨기고 다녀서요...."
"어떤 식으로 활동하지?"
"H사. 대기업 산하에 있는 집단입니다. 뭐 뒤쪽에서는 더러운 짓도 많이 하지만요. 돈 되는 건 다 한다 봐도 무관하죠."
H사라면 전자제품 기업이었다. H사의 깃펜과 종이가 그려진 마크는 주변의 전자기기에서 심심치 않게 볼수 있을 정도로 H사는 인지도도 높고 규모도 큰 기업이었다.
남자의 말을 들은 에비스는 꽤나 놀란 것을 숨기느라 표정을 찡그렸다.
물론 불쾌한 표정으로 오해한 남자는 죽도록 맞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얼어붙었지만.
에비스가 남자에게 툭 물음을 던졌다.
"그럼, 넌 더이상 쓸모 없는 거지?"
흔한 악당의 대사. 남자는 여태까지와 사뭇 다른 공포심을 느꼈다. 이미 힘의 차이는 실감했고, 정말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남자를 짓눌렀다.
"쓸모라니.....갑자기 그런 말은......"
재빨리 머리를 굴려 봤지만 있지도 않은 쓸모가 갑자기 튀어나올 리가 없었다.
"잘 가라. 멍청이."
어느새 아놀드는 다시 그의 뒤에 나타나 있었다.
'데자뷰인가?'
순간적으로 든 생각과 함께 눈 앞이 번쩍하는 경험. 그것이 남자의 인생에서 두 번째로 고통스런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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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깨어난 곳은 어느 한적한 공원의 벤치였다. 벌써 저녁 노을이 져가고 있었다.
남자는 정신이 들자마자 급히 자신의 몸을 더듬었다.
살아 있다는 사실에 안도한 남자는 외투를 벗어 안쪽의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동전 몇 개, 녹아 버린 사탕 등 잡동사니만 나오던 주머니에서 손바닥보다 살짝 작은 원형의 배지가 툭 떨어졌다.
남자는 배지를 재빨리 집어 들고 소중한 물건을 보듯 두 손으로 천천히 감싸쥐었다.
각종 보석으로 장식되었지만 그것은 분명 H사의 문양이었다. 배지는 방금 만든 듯 반짝였고, 정교한 문양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남자는 배지 뒤에 달린 스위치 하나를 딸깍 눌렀다. 치직거리는 잡음이 흘러나오더니, 곧 잡음은 사라지고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 새끼야, 너 어디야"
짧은 말이었지만 화나 있다는 걸 전하기는 충분했다.
무서움에 부들부들 떨리는 것을 참으며 남자가 배지를 입 가까이에 댔다.
"아아, 여기는 코드네임 트롤즈 미러. 상대의 전력은 생각보다 강한 듯 하다. 기프트는 사용하지 않았다. 무사탈출 성공. 즉시 복귀 예정."
남자는 배지에 대고 몇 마디를 한 후 주머니에 깊숙히 찔러 넣었다.
"야, 야 이새끼야! 너 대답 안하냐? 야, 야! 너 똑바로 말 안해?"
배지에서 들려오는 고함과 욕은 무시한 채로.
남자는 어딘가로 빠르게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잠시 후 남자의 걸음이 도착한 곳은 어느 작은 카페였다. 허름한 간판은 당장에라도 떨어질 듯 헐렁거렸고,
남자는 주변을 가볍게 둘러보고는 카페로 들어갔다.
"어서오세요~손ㄴ..."
오랜만에 보는 손님에 친절한 미소로 말하던 여성의 표정은 남자의 얼굴을 보자마자 딱딱하게 굳었다.
"새끼야, 너 지금 몇 신데 이제 들어와? 너 연락 끊긴거 며칠 째인지 알아?"
남자는 손을 앞으로 공손히 모으고 고개를 숙였다. 혼나기 딱 좋은 포즈였다.
"그리고 애도 아니고 유치하게 코드네임? 지♡랄한다."
남자는 눈을 내리깐 채로 멋쩍은 듯 웃었다.
"하하...하...멋있잖아...요? 안 그래, 루시....님?"
루시라 불린 여자는 화난 표정을 풀지 않고 남자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여자는 남자의 멱살을 잡고 딱밥을 한 대 떄렸다.
"멋있기는 개뿔, 미행한답시고 갔다가 며칠째 연락중단되고... 우리가 너 얼마나 찾은줄 알어? 너 찾으려고 정보원 싹다 모아서 돌아다닌것만 생각하면...어후...."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내던 여자는 한숨을 쉬며 잡은 손을 놓았다.
"그래...너한테 말해봐야 듣기야 하겠냐? 가서 빨리 씻고 옷부터 갈아입어라."
남자는 눈을 조금 들어 루시의 눈치를 살폈다.
"뭐해? 빨리 씻고 나와서 청소해라. 난 좀 잔다."
의자에 털썩 누우며 대강 내뱉은 그 말과 함께, 남자의 바쁜 일과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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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일을 마치고 돌아온 남자는 녹초가 되어 바닥에 철푸덕 쓰러졌다.
몇 명 분량의 밀린 일을 혼자서 다 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지만.
어느새 루시는 일어나 남자의 머리 위에 쪼그려 앉아 있었다.
루시가 남자의 이마를 툭툭 쳤다.
"야, 일어나. 카페는 너 자라고 만들어 놓은 곳 아니다. 회사에서 자."
남자는 눈도 뜨지 않은 채로 웅얼거렸다.
"으에.....좀 봐줘.....손님도 없는데 뭐...."
루시는 남자를 빤히 쳐다봤다. 남자가 눈을 뜨자 둘의 눈이 잠시간 마주쳤다.
루시가 빤히 쳐다보는 눈을 한번 퍽 때리고 일어섰다.
"잘거면 벤치에서 자라. 입 돌아간다."
남자는 아픈 눈을 감싸쥐고 구석으로 데굴데굴 굴렀다.
"야야야 눈은 아니지! 아악 내눈..."
남자가 잔뜩 과장된 몸짓으로 엄살을 피웠지만 루시는 이미 카운터 뒤쪽으로 들어간 후였다.
"이렇게 양보해 줄거면서, 괜히 심술이야...."
남자의 투덜거림과 함께, 어두운 밤이 저물어 갔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그리고 에비스 용병단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나른한 주말 저녁. 배부른 데다 내일이 월요일이라는 무력감에 모두 늘어져 있던 분위기에 수혁이 말을 꺼냈다.
"저...리더? 저희 받은 의뢰는 이렇게 팽개치고 놀아도 되나요...?"
"안돼."
소파와 하나가 되어 있는 에비스에게서 대답하기도 귀찮다는 듯 짧은 답이 들려왔다.
"그럼 조사나 그런거 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단순 폭력 집단인줄 알았던 곳이 그런 대기업의 산하에 있는 거였다니.... 이러다 당한다구요."
"싫어."
역시나 단답. 너무나도 단호한 탓에 수혁도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드러누워 버렸다.
"뭐 그럼 나중에 하죠."
"월요일 개♡자식."
오고가는 의미없는 대화 속에서 이쪽의 어두운 밤도 슬슬 저물어 갔다.
하지만 운명의 신은 그들이 늘어져 있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듯 하다.
막 잠이 들려는 찰나에 누군가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으니.
벨이 울린 것은 집에 설치한 용병단 전화기. 단순한 개인적 전화가 아니란 뜻이다.
"주말인데 또 누구야.... 이 인간들은 생각이란게 없는 건가..."
에비스가 터덜터덜 걸어가서 전화를 낚아채듯 집었다.
"여보세요...."
"의뢰는 잘 진행되고 있나?"
다짜고짜 물어온 것은 조직 소탕을 요청했던 그 사람이었다.
"아니 그보다, 그곳 대기업이랑 짝짜꿍 하고 있던데...? 조직원이었으면 알았을 거 아닙니까...!"
남자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물론. 알고 있었지."
"그게 뭐야, 이 인간아! 이번 의뢰는 없던 일로 하죠. 그런 좀비들을 만드는 놈이 더 있다면 저희쯤이 전부 쥐도새도 모르게 사라지는건 시간문제입니다. 끊죠."
남자가 무미건조한 어투로 대화를 이었다.
"정말 그렇게 할수 있겠나? 이미 미행으로 너희의 위치는 발각되었고, 네 말대로 쥐도새도 모르게 사라지는건 일도 아닐텐데?"
정곡을 찌르는 말이었다. 골목에서 마주쳤던 여성. 이미 그 정도나 되는 능력자라면 꽤나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일텐데 앞뒤 안 가리고 죽여 버렸으니 그들은 이미 찍혀 있을 수밖에 없었다.
당황함을 숨기고 에비스가 짜증난 투로 이야기했다.
"뭐야 당신, 감시라도 하고 있었던 겁니까?"
"감시...랄까? 뭐 그런 비슷한 거지. 아, 그리고 정보를 하나 주자면 저번에 너희가 죽였던 놈은 클리포트의 수장 중 한명인 아드라멜렉 기프트의 사용자다."
엄청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은 남자 때문에 둘 사이에는 잠시간의 정적이 감돌았다.
"미♡친놈아, 클리포트를 끌어들이냐?"
에비스가 처음으로 뱉은 말은 그거였다.
"야이 개♡놈아. 그래도 상도덕이 있지 그렇게 크지도 않은 용병단에 클리포트랑 연결된 일을 300찔러주고 시키는게 정상적인 대가리에서 나온 생각이냐? 진짜 또라이네 이거."
크게 내지른 소리에 용병단 전체가 잠에서 깨어나 어리둥절해했다. 남자는 전혀 동요하지 않고 무뚝뚝하게 말을 이어갈 뿐이었다.
"그래서, 그만둘건가? 어차피 너희는 이미 일에 연루되었고 클리포트와 H사의 기술이라면 너희가 아무리 꽁꽁 숨어도 찾는건 시간문제겠지."
"하아, 미♡친놈.... 처음부터 이리 될걸 알고 있었던 거냐?"
"뭐, 어느 정도는. 너희에 대한 조사는 이미 마친 상태니까."
에비스가 끓어오르는 화를 삭히며 간신히 물었다.
"너, 정체가 뭐냐? 클리포트와 연결된 대기업의 밑에 있었고, 우리에 대한 조사를 전부 마치고 계획까지 전부 세운 후 말을 걸었어. 일반인의 정보력과 능력으로 가능한 일인가?"
남자가 여전히 무뚝뚝하게 답했다. 이쯤 되니 에비스는 석고상과 대화하는 느낌이었다.
"그걸 굳이 알아야 하나? 나에 대해 깊이 알려고 하지 않는게 좋을 ㄱ..."
에비스는 말을 다 듣지도 않고 끊어 버렸다.
"됐어, 알려주고 싶지 않다면 직접 찾아가서라도 알아낸다."
옆에서 구경하고 있던 용병단 전체가 벌떡 일어섰다.
"뭐, 대강 상황은 알것 같고, 그럼 당장 가죠."
에비스가 갈색의 코트를 휙 걸쳤다.
"졸릴텐데 자고, 할짓 없는 놈만 따라와라. 조금 위험한 일이 될수도 있으니."
대답은 들을 필요도 없었다. 전원이 동참할 것을 이미 모두 알고 있었으니까.
"가자. 미♡친놈 뚝배기 깨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