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닐람은 내가 생각했던 그런 선진 행성과는 완전 달랐다. 곳곳에 우주선과 호버바이크가 있고, 거대한 우주선들(관광용)이 하늘을 가렸다. 난 무려 두 시간 동안이나 도시에 정신팔려 있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눈치를 5번 주자 난 정신을 차리고 파일럿지원처로 갔다.

파일럿지원처

파일럿지원센터는 30층이나 되는 초고층빌딩(난 데네브인이니까)이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때깔 좋은 전투용 랩터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가운데에는 유리 컴퓨터 안내데스크가 있었다. 또 안내원은 로봇인 듯 했다. 내가 다가가자 로봇이 자판을 두드리며 말했다.

'누구세요?'

@에메랄드드래곤2@ 랩터 파일럿이 되려고요. 저 G네의 보육원에서 탈출했어요.

'일단 훈련센터로 가주시기 바랍니다.'

난 로봇과 함께 훈련센터로 걸어갔다. 안에는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내 자리에는 겁나게 멋진 의자와 스크린이 있었다. 내가 의자에 올라타자 스크린이 켜지며 우주 배경이 떴다. 그러다 적기가 나타나자 난 모두 파괴해 버렸다. 다음에는 적의 대형 전함이 있었는데 난 방어막 가동기를 파괴하고 원자력 엔진을 과부하시켜 우주선을 폭발시켰다.

테스트를 마치자 의자가 아래로 내려가고 스코어가 떴다.

민첩: 100% 분석: 100%

출신 행성을 입력해 주십시오:

내가 데네브를 입력하자 화면 전체에 불합격이라는 문구가 떴다. 난 어이가 없었다. 로봇이 설명했다.

'데네브 출신은 파일럿이 될 수 없습니다.'

난 혼절하다시피 했다. 겨우 여기 왔는데 다시 데네브로 되돌아가면, 원장이 날 뭐라 생각할까?

'그러나 역대 최고 점수이므로 상의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로봇이 밖으로 나가기 무섭게 주위 학생들이 뭐라뭐라 떠들어댔다.

@이그니스2@ 데네브 출신 주제에 간도 크다. 여기까진어떻게 왔냐?

@청마룡2@ 그 보육원에 사는 놈이라면 저 털 속에 벼룩 수천 마리는 살고 있을 거야.

난 화가 치밀어올라 놈들을 노려봤다. 그때 누군가 던진 고무공이 내 머리를 가격했다.

@에메랄드드래곤2@ 누구야?

@프로스티2@ 드래곤은 말이야, 지 분수를 알고 살아야 되는 거야.

내가 막 달려들려 할 때, 문이 열리면서 한 사람이 나왔다.

@시타엘2@ 내 함선에 자리가 하나 있어서 거기 널 넣기로 했다. 난 시타엘, 넵튠호의 선장이다.

내가 눈을 휘둥그레 뜨고 그를 살펴보던 중, 아까 그 녀석이 또 시비를 걸었다.

@프로스티2@ 넵튠호는 1차 전쟁 때나 활약했지, 요즘은 영 쓰레기지. 역시 드래곤이 들어갈 전함은 전함이 다 알아 보지.

난 머리끝까지 화가 나서 놈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에메랄드드래곤2@ 그 망할 주둥이 찢어버리기 전에 입 닥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