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시로자군 벌써 임무 받으러 가는거야?"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고, 난 그에 호응하는 듯이 그녀를 쳐다봤다.
"카나미..."
"ㅇ..어... 무슨 일 있었어?"
"?"
"아니 그게... 왠지 평소 말투랑 분위기가 다른것 같아서.."
"...잠을 자지 못했을 뿐이다"
핑계였다. 아니 어쩌면 사실일지도..
"앗..! 임무 받으러 간댔지! 어서 가봐!"
"....그래 잘있ㅇ.."
"뭐라고?"
"...아무것도 아니다!"
'잘있어라' 그 한마디는 내 입 속에서 맴돌았다. 더이상 카나미와 대화하다가는 눈물이 나올것 같아 바로 임무를 받으러 뛰어갔다.
-수호대장의 방-
"아니 이시간에 왠일이냐.. 시로자"
"임무를 받으러 왔다구"
"벌써 그시간이야? 어디보자..."
'S랭크 임무'
"S랭크... 내용은?"
"우리마을 밖 남쪽 계곡에 도적 무리가 침입한다. 수는 20명. 모두 처리해라."
"알았다구"
20명. 결코 적지도, 많지도 않았다. 하지만 마을을 나갈 기회가 생긴것은 변함이 없었다.
"시간대는?"
"내일 오전 3시. 새벽이다."
"...후우..."
"? 시로자 무슨일 있나?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아보여"
"...아니다"
내가 볼때도 내 몸의 상태는 심각했다.
아침에는 분명 괜찮을줄만 알고 나왔지만...
"설마... 또 안잔거냐?"
"....."
"몇일째냐"
"4일..."
"시로자. 아무리 구혼의 힘을 믿는다 해도 4일 밤새는건 아니라고 본다. 임무가 많다고 생각되면 줄여줄 수 있ㅡ"
"...거절한다구"
수호대장 말 대로였다. 4일을 밤새고 버티는 것은 일반 마법사에겐 어려운 일이었다. 또 임무도 마찬가지이다.
보통 하급 마법사는 D랭크 혹은 C랭크 임무를 일주일에 3번 수행하지만, 자신은 A랭크, 혹은 S랭크를 하루에 많으면 3개, 적어도 1개는 수행한다는 것은 결코 부정할 수 없었다. 이는 상급마법사의 양의 3배이며, 아무리 구혼의 힘이라 해도 버티기 어려운것 또한 부정할 수 없었다.
"...어쩔 수 없군... 이번 S랭크 임무 수행 전까지는 집에서 쉬거라"
"...!"
"이번 S랭크는 컨디션이 중요한 임무이다. 20명이면 뭔가 함정을 파두겠지"
"...하아"
"응? 시로자 내말 듣고 있는거냐?"
수호대장의 말이 끝나고, 시로자는 가빠보이는 숨을 쉰뒤 근처 벽에 손을 댄 채로 다른 손으로는 머리를 짚었다.
"어이 너 진짜 괜찮은거야? 너무 무리하는것 같은데.. 이쪽으로 와봐라"
시로자는 벽에 손을 떼고 수호대장 곁으로 가려한 순간, 어지럼증을 느끼고 앞으로 쓰러지게된다.
"...어이 시로자? 시로자!"
눈앞이 점점 캄캄해지는 시로자는 애써 눈을 떠보려고 하였지만, 곧 의식을 잃게된다.
"..로자!....시로자!"
의식이 든 시로자는 눈을 뜨지 않은채로 목소리에 집중을 해보니, 히자시와 하루노,그리고 카나미까지 모두가 있던것 같았다.
옆의 의사의 목소리도 어렴풋이 들렸다.
"그냥 단순히 자지 못한것과 잘 먹지 못해 생기는 어지럼증입니다. 딱히 병은 아닙니다만... 좀 심한케이스긴 하네요"
난 몸을 일으키기 위해 몸에 힘을 주었지만, 생각처럼 움직이지 않았고, 카나미가 일으켜주었다.
"고맙다구...카나미.."
"저.. 감사인사는 나중에 하고"
문이 드르륵 열리더니 수호대장이 급하게 달려왔다. 아니 수호대장이 이렇게 와도 되는거야?
"...."
"오늘 주어진 임무. 포기하려면 포기해도 된다"
"...!"
"너 오늘 더 무리하다간 진짜로 쓰러진다."
"..괜찮다구 난 이놈을 사용하면 되니깐"
내가 말한 '이놈'의 정체는 늑대였다.
평범한 늑대는 아니며, 흔히 소환수로 계약을 맺어 필요할때 불러 싸우는 소환수이다.
그 중 이놈은 늑대계열 소환수의 우두머리이며, 은빛 갈기와 푸른색과 노란색의 오드아이의 눈은 매력스럽기 그지없었고, 전투력도 상당하기 때문에 난 늑대와 함께 임무를 하기도 한다.
"게다가. 내가 아니면 왠만한 상급 마법사는 처리도 오래걸리잖아?"
맞는 말이다. 내 전투력은 아무도 무시할 수 없었으며, 마음만 먹으면 구혼, 나, 늑대와 함께 3명이서도 전투 할 수 있었다.
"....알았다. 대신 지금 푹 쉬어둬. 지금은 몸 기능도 맛이 간 상태라 어지간해선 몸을 움직이기도 힘들거다."
정말이었다. 몸을 움직이려해도 마음처럼 잘 움직이지 않았다.
"...."
"푹 자라. 마나도 좀 아끼고"
잠시 뒤, 피로를 이기지 못한 내가 다시 잠든 뒤 깨어났을 땐 눈치있게도 다들 나가준 뒤였다.
'어이 시로자'
'...?'
'너 이대로 나갈거냐'
'.....그래야지'
'....그렇군'
'..'
'아 맞다 그리고 너'
'?'
'무리하지 마라. 아무리 내 힘이 있다해도 밤을 새는건 네 몸에 피로가 축적된다고. 축적되다 보면 아까처럼 되어버린다'
'...알았다구'
'그리고 밥좀 챙겨먹어라. 맨날 끼를 거르니까 영양부족 소리를 듣는거잖냐'
할말이 없었다. 난 이틀에 한두번 챙겨먹으니, 무리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구혼.. 지금 몇시쯤됐지?'
'니가 시계를 보면 되잖냐'
'아니 그게... 눈도 좀 맛이 가버려서..초점을 맞추기가 어려워'
휴 하고 한숨을 쉰 구혼은 지금이 오후 7시라고 말하였고, 시로자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였다.
'뭐라구???????'
'7시라고'
'아니 무슨... 임무 받았을때가 오전 4시라구!!'
'그러니까. 넌 지금 축적되어있는 피로때문에 하루종일 퍼질러서 잔거라고.'
'하아..'
'참 너도 못말린다'
'.....'
벌써 또 잠들었나 라고 생각한 구혼은 자신도 수면자세를 취하였다.
이윽고 새벽 1시, 시로자는 병원에서 나와 집에 들러 짐을 싸기 시작했다.
별건 없었다. 응급처치용 키트, 물병, 옷 몇벌. 눈에 띄면 안되기에 최대한 줄여서 챙겼다.
그리고 드디어 새벽 3시.
나는 마을을 나와 하염없이 걸었다.
임무는 수행 할 생각이었다
우와 실수로 5화를 올려버려서 삭제하고 재업했네요
음... 뜬금포긴 한데 지금 분량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엑소르디움때보다는 늘어난 것 같기는 한데...
짧다 생각하시면 마구 피드백 주셔요!
재밌게 보셨으면 추천 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