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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랄드 드래곤

난 내 랩터를 고치고 있었다. 랩터 수리 서비스가 갑자기 고장이 나서 앞으로 한 달간은 파일럿 또는 갑판장이 우주선을 고쳐야 했다. 까고 이야기 하자면 난 파일럿 짓은 잘 해도 수리하는 건 정말로 소질이 없었다. 하필 크롬 도금을 요청할 만큼 익스피리언스 코인이 쌓였는데 수리 서비스가 고장나다니. 어찌됐든, 내 랩터는 몰골이 아르나 전투 훨씬 이전의 피온 5로 가고 있었다. 게다가 땜질을 한다는 게 그만 수평꼬리날개를 두 동강 내버렸다. 그리고 또 연료 분사구를 막아 버렸고, FTL 엔진 수리를 잘못해서 느려터진 4급으로 바꿔 버렸다. 이렇게 랩터를 분해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경보가 울렸다.

"미확인 함대가 접근했습니다. 파일럿들은 신속히 랩터 혹은 스퀴더에 탑승하시기 바랍니다."

@에메랄드드래곤2@ 아오 진짜!

결국 난 비상용 랩터를 빌려서 나갔다. 내 코인이 급속도로 깎이겠네.

내, 아니 비상용 랩터는 레일을 가로질러 나가 대열에 합류했다. 우주선 밖으로는 거대한 원통형 우주선 세 대, 그리고 캐논처럼 보이는 게 달려 있는 삼지창 모양의 작은 우주선 열다섯 대가 보였지만 소형 전투기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내가 의아해 하던 순간, 원통형 우주선이 두 갈래로 갈라지더니 금속 공처럼 생긴 드론들이 액체처럼 흘러나왔다. 엄청나게 많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드론들의 중심부에서 빨간 불이 켜지더니 우리에게 일제히 사격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대부분의 랩터들이 폭파했다. 난 빠져나와 미클 레이와 이온어뢰를 쏟아부었다. 그리고 몇 안 남은 스퀴더들이 원통과 삼지창에 폭탄을 떨어뜨리기 시작했다. 난 드론들이 쏘는 레이저 볼트에 패턴이 숨은 것을 눈치챘다. 대열은 이중나선구조였다. 난 이 구조의 허점을 파악해 드론들을 격추했다. 그런데 다른 놈들은 꽤 고만고만 한데 한 놈의 실력이 만만치 않았다. 놈은 이중나선구조의 허점을 보완하고 있었다. 결국 난 넵튠호에 메시지를 전했다.

@에메랄드드래곤2@ 이 정도면 전술핵무기나 뭐 그런 걸 써야 합니다.

@시타엘2@ 그러면 어디에 떨어뜨려야 하겠는가?

@에메랄드드래곤2@ 이중나선구조로 다섯 개를 떨어뜨리면 대부분이 파괴될 겁니다.

@시타엘2@ 알았네.

넵튠호의 포문이 이중나선구조로 배치되었다. 난 남은 전투기들을 데리고 넵튠호로 돌아왔다. 곧 비행포드의 문이 닫혔다. 드론들은 우리가 무슨 겨획인지 파악하지도 못한 채 폭발했다. 하마터면 완전 죽을 뻔 했다.

@에메랄드드래곤2@ 함장님은 왜 오토파일럿 모드로 대체하시지 않은 겁니까?

@시타엘2@ 인공지능으로 하면 일자리가 부족해지고 해킹된다면 위험하거든. 그래서 우린 항상 수동조종을 고집한다.

@에메랄드드래곤2@ 그러면 함선 내부에서 가상현실로 조종하면요?

@시타엘2@ 나도 그 의견을 내 봤지만, 은하공화국 법에 어긋난다더군.

@에메랄드드래곤2@ 또 그 지긋지긋한 종교계겠죠.

@시타엘2@ 그래. 이제 이그드라실 교단도 부패하고 있어. 내 생각엔 에시리아의 뇌물을 먹은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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