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서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한채 몸을 씻고 머리를 말린다
평범하게 그지없는 밥을 만들고 평법하게 그지없게 평범한 아침을 먹는다
그렇게 매일같이 변함없는 현관문에 데자뷔를 느끼며 하루의 일과를 시작할려는 순간
난 신발장 모서리에게 내 엄지발톱을 찧어버렸다
그러나 나는 전혀 아프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고통이 아닌 기쁨이 몰려왔다
나도 그 당시 왜 이런 느낌을 받았는지 아직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조금의 추측을 해보자면 아마도
평범하게 그지없는 일상이
우연한 사고에 의해 평범한 일상이 아니게된
그런 이유가 아닐까?
지금의 내 일상도 평범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그날' 이후
나는 평범한 현관문 앞에 서서 기도를 한다
매일매일 기도를 하지만 전혀 기분이 나쁘지가 않다
그렇게 어느덧 하루 한달 일년 10년이 훌쩍 넘은 지금
그 기도가 통했는지
오늘은 평범한 하루가 아닌것 같다
정장을 입고 손에는 작은 꽃다발과 반지를 들고
비오는 날 나는 2인용 우산을 들고 평범하지 않은 현관문을 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