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해 씨밀레 -0-
잔디운
「미셸라. 이 편지를 보면 답장 바랄게. 우리가 중급 학교를 졸업하고도 2년이 지나갔어.
네가 진학한 상급 학교는 어떠니? 좋게 흘러가고있니? 난 아직 잘 모르겠다… 아, 솔직히 2년동안 연락없다 이렇게 갑작스레 연락 보내는것도 당황스럽겠지? 이해 해…
도시는 어때? 꽤 좋니? 거기는 이 곳들보다 꽤 좋다고 들었어. 맞니?
이곳, 외진 곳과 도시는 달라도 너무 달라. 도시는 온갖가지의 신기한 기계들이 판을 친다며? 편지도 자주 읽지 않는다고 들었어. 그래, 이 편지들이 네게 도착한다는 확신도 들지 않아. 하지만 도탁했다면 넌 이 글을 읽고있을거야.
내가 네게 이 편지를 쓴 이유는, 조만간에 도시에 갈 거 같아. 넌 알거야. 최근에 일어난 신기한 현상 있잖아? 갑자기 '우울한 너에게 알맞는 특별한 존재' 를 준다나 뭐라나. 왜 그런거 있잖아? 그거… 나에게도 일어난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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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벌레 우는 소리와 밤공기를 닿아 차가워진 공기가 머리카락을 쓸어내렸다. 눅눅해진 종이 위에 잉크가 다 말라가는 펜을 꾹꾹 눌러쓰며, 소녀는 자신의 오랜 친구에게 편지를 쓰고 있었다. 소녀의 곁엔, 백과사전 하나 만한 뽀얗고 보드라운 알이 있었다. 그것 위에 손을 올려두면, 어쩐지 따뜻한 온도가 온 몸을 감싸주었다.
소녀는 언제나 알과 자신의 이마를 맞대주고 안아주었다. 그것이 일단 소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 이었을테니까.
"난 말야… 이 아이를 어찌 해야할지 모르겠어."
그것은 혼잣말 이었다. 작은 불빛 하나에 의존해 겨우 시야를 튼 단칸방생활. 소녀는 다시 오랜 친구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아주 조금 남은 잉크를 아껴가면서.
「있지, 난 이제 뭘 하면 좋은걸까? 갑자기 마법 이라니, 환상 이라니 이상한 것들 투성이 세상이 되어가고 있어.
넌 지금 뭘 하고 있니? 도시의 사람들은 나를 뭐라볼까? 무섭기도 기대 되어지기도 해.
편지… 전해졌을거라 믿을게…! -너의 친구, 모해 씨밀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