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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을 죽인 NPC [프롤로그]

0 취소남
  • 조회수509
  • 작성일2020.09.24
"이번 역은-"



​한때 교통편이 마땅치 않던 사람들에게 든든한 발이 되어준 지하철에, 높고 상냥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서울커넥트센터입니다.



시간이 지나 아무도 타지 않는 이 지하철을 한 두번 타본게 아닌 나는, 긴 철뱀에 곧 울려퍼질 소리를 어림짐작한다.



​"-노량진역 입니다."



​​하지만 지하철에 곧 울려퍼진 소리는 내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크고 또박또박한 소리로 내 예상이 틀렸음을 이야기해주었다.

가야할 장소에 중요한 약속이 있던 나는, 허겁지겁 짐칸에서 크고 무거운 가방을 내린다.

지하철은 서서히 출발했지만, 낡은 탓에 아직 문이 채 닫히지 못했기에 나는 몸을 던지다시피 밖으로 뛰쳐나가려 했다.

그때, 나와 유일하게 지하철에 타고있었던 한 노인이 내 옷 소매를 쥐어 끌었다.

​​

"이손 놓아주시죠, 전 급한 일이 있단 말입니다!"



​점점 좁아지는 출구를 보며 난 조급해졌다.

노인이 나를 끄는 그 힘은 나를 지탱하기에 충분한 힘이었지만, 부드러웠다.

나는 조급함에 그의 손을 뿌리쳤다.

나를 지탱하였던 그 힘에 반해, 그의 떨리는 손은 비교적 쉽게 떨어졌다.



그런데,

그런데,



내 발이 딛어야 할, 당연히 있어야 할 땅바닥이 없었다.

인간의 힘으로 이미 절반 이상 기울어진 몸을 다시 똑바로 세울 수는 없었다.

지탱해줄 지지대가 있었으면 가능했겠지만..



​마지막 지지대는 내 손으로 끊었지.



"헨키하"



​노인은 이상한 단어를 내뱉으며 나에게 손을 뻗었다.

​그러나 내 발은 이미 지하철에서 한참 벗어난 뒤였다.



귀 옆에서 들리는, 열차가 내 몸을 짓이기는 소리.

그러나 놀랍게도 어떠한 통증도 느껴지지 않았다.

죽으면 눈 앞이 깜깜해지고 천국 혹은 지옥에 갈 것이라는 사람들의 믿음과는 다르게, 난 죽었음에도 내가 죽어있는곳의 소리를 듣고, 볼 수 

있었다. 천국과 지옥따윈 존재하지 않았다.

.

.

.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거미줄이 낀 창문에서, 따사로운 햇빛이 아닌 차가운 가로등 빛이 새어나오는 시간이 되었다.



'그 노인은 날 왜 경찰서에 신고하지 않았지?'

 

그런건 개의치 않았다. 단지 내가 언제까지 나의 짓이겨진 모습을 봐야하는가가 중요했다.

그때, 먼쪽에서 걸음소리가 났다.

당장 일어나서 그곳으로 가고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손가락 하나도 못 움직이는 내게 그러기란 불가능했다.

어서 내 시체를 그들이 발견해 불에 태워버리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여기에 있습니다!"


그때, 부하직원으로 보이는 한 사람이 나를 발견했다.

그러자 급히 뛰어오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흰 옷을 입은 그들은 날 보더니, 만족한듯 웃음지었다.

그리고는 큰 청소기 같은 물체를 내 이마에 가져다 대었다.



​'내 몸에 무슨 짓을 하는거야?'



그 순간, 으스러진 내 몸과 철도만 보였던 내 시야가 갑자기 어두워지면서, 내 영혼은 육신에서 빠져나갔다.




​다시 눈을 떴을때, 나의 눈 앞에는 눈을 뜰 수 없을 정도의 강렬한 빛과, 내 앞으로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몇몇 사람들만이 있었다.


그들이 빛 앞에 서자, 그들은 언제 소리를 질렀냐는 듯, 조용해지며 영문을 모르겠는 눈빛을 보였다.


그런 후, 그들의 발밑의 구름이 열리며 그들은 아래로 떨어졌다.




​시간이 지나고, 마지막 순서였던 나는 빛 앞에 떨리는 마음으로 섰다.


사람들의 반응으로 보아, 저 빛 앞에 서면 기억을 잃는 듯 했다.


눈부시고 따뜻한 빛이 내 주위를 하얗게 감쌌다.


그러나 나를 감싸는, 그 빛의 세기는 앞에 했던 사람들보다 훨씬 약했다.


​그 이상한 빛을 받자, 내 머리카락은 옅은 검은색에서 진한 군청색으로 바뀌었다.


​다른이가 그랬듯, 내 발밑의 구름은 요동치기 시작했다.


내 발밑의 구름이 서서히 열리며, 나는 떨어졌다.


떨어지며 내가 유일하게 본 것은, 꽤나 낡아보이는 고동색 나무 표지판에 쓰여 있는 ​[유타칸]​ 이라는, 어디서 들어본듯한 단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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