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가진 방랑자와 하얀 용 (제 4장 2부 - 반 레온하르트의 과거Ⅱ) + 반 레온하르트의 과거에서 드러난 반 레온하르트의 특징 정리('The Time' 스포일러 가능성 존재)
“전쟁에서 계속 승리하고, ‘존재 자체가 승리의 상징’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적군들에게 두려움의 상징이 되었지. 한편, ‘패자를 배려하는 승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원치 않은 전쟁을 해버린 장군과 병사들을 살려두는 건 기본이야. 이래서 내가 두려움의 대상이자 존경의 대상이 되어버린 것이지. 이 인기가 너무 많아졌고, 한 성녀가 나한테 다가왔지. 자신이 이슈타르의 환생이라며 거짓말을 하는 성녀는 나한테 죄를 따지고 뭐라고 계속 말하지. 하지만 진짜 이슈타르의 환생이자 내 아내인 레이첼이 오자마자 겁을 먹었더라. 그녀가 한 말에 아무런 대꾸도 없이 가만히 있었지. 그리고 날 보더니 아까 성녀가 말한 것처럼 내 죄를 따지더라. ‘적군을 살리는 이유가 뭐냐?’라고 말하면서 말이야. 당연히 이 대답에 답했지. 적군도 존경할 만할 점도 존재한다면서 말이야. 그러더니 갑자기 얼굴이 붉어지고 어디론가 도망치더라."
다크닉스는 그를 보며 말했다.
“걔가 널 사랑해서 얼굴이 붉어진 거 아니야?”
“맞아, 솔직히 레이첼의 내게 반한 이유가 내 카리스마와 인품으로 인해서 사랑에 빠졌다고 했더라. 내 모습에 아무도 관심도 없고 원래 존재감조차 없는 사람에게 다가가려는 사람이 있다면 좋은 일이지. 아무튼 그녀는 나한테 사랑한다는 마음을 보여주고 싶지만 낯가림이 좀 심해서 얼굴을 붉히고 말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야. 이후에 길가메쉬님이 나와 레이첼의 사랑을 축하해주고 나한테 벗이라고 부를 정도로 나에 대한 애정을 표현해줬지. 길가메쉬님의 벗인 엘키두님을 잃은 고통을 대신할 정도로 이해해주는 유일한 사람이 나였으니까. 이후에도 무패와 제국 자체의 번영이 완성되어가고 있을 때, 배신자로 인해 내 삶이 달라졌지. 걘 애초에 왕국보단 힘을 원해서 들어간 놈이었으니까. 내가 황제를 지키려고 해도 결국 지키지 못했지. 하지만 길가메쉬님의 얼굴은 희망을 잃지 않은 표정이고 나한테 마지막으로 수상한 후드를 주곤 말했지. ‘자네는 짐의 벗이자, 둘도 없는 소중한 백성이니라. 절망에 빠지지 말고, 희망을 가진 채로 살아가라. 짐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말이자 자네에게 전하는 내 유언이라네... 다음 생에 만날 때는 서로 동등한 신분으로 만나자네...’라고 말이야. 그리고 숨이 끊어졌지. 그리고 불사신이 되었지. 처음엔 알 수 없는 바다 밑에서 가라앉았지만 겨우 벗어나고 나 자신의 어둠에서 벗어나 현재의 내가 있지. 결국 누구 하나라도 지키지도 못하는 신세가 되었지만 말이야. 내 손자, 겉은 흉측해도 마음은 어린아이같은 순수함을 지닌 용병을 지키지도 못하고 죽는 모습만 바라볼 뿐이었어...”
그는 슬픈 과거가 떠올린 나머지 눈물을 흘리며 흐느꼈다. 고대신룡은 우울해진 반의 기분을 이해하며 말했다.
“너의 슬픔은 이해해. 나도 그럴 때가 있었으니까... 하지만 과거를 떠올린다고 해도 현재의 너는 잘 살아가잖아. 남아있는 사람의 의지를 이어가며 살아가주는 것이 걔들에게 있어서 의미가 있는 선택지일 수 있어. 불가피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도 너의 존재로 인해 믿고 남기는 것들이 있을 수 있었지.”
반은 고대신룡의 말을 듣고 정신을 차렸다. 잠시 정신을 차린 그는 그들을 보며 말했다.
“슬슬 하늘왕국으로 가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