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의 상황을 아까와 같은 방법으로 바라보던 파우스트와 G스컬은 이 상황이 매우 흥미로운 듯 바라보았다.
유저들의 오해를 풀고 자신의 실험체와 직접 싸우는 그 모습과 추모하는 모습까지 바라본 파우스트는 다크닉스의 행동을 비웃는 듯이 말했다.
“멍청한 신의 혈통만 이어간 X신이 아직도 내 실험의 진가를 모르는군.”
“그러게 말이야. 아직도 우리가 한 실험체들에 대한 애도만 반복할 뿐이지. 저렇게 멍청한 용X끼가 다 있나.”
“그야 거짓된 정의를 실현시키는 놈들과 같이 있지. 아무튼, 결국 나한테 쓰러지는 운명은 다 똑같지만 말이야.”
“후후... 매우 좋아. 계획대로 이어가는군. 파우스트, 네 말대로 모든 시나리오가 다 이루어지고 있어. 우리가 상황을 가정해서 만든 이 시나리오가... 결국 우리의 편으로 이끌어질 줄 몰랐지.”
“아, 그 시나리오가 무조건 맞은 거 아니야. 반 씨는 우리가 만든 시나리오를 뛰어넘을 힘을 가지고 있어. 운명조차 뒤바꿀 수 있는 희망을 가진 의지... 그걸 조심해. 너무 자만하지 말고 최대한 쫄들과 상대해.”
“그렇겠지. 넌 반에게 복수할 준비를 마치고 불러. 난 내 대군을 이끌고 강제로 땅 위에서 한 판 하게.”
G스컬은 푸른빛으로 일렁이는 하나의 우주를 담은 것 같은 망토를 걸치고 나갔다. 홀로 그 방에 남겨진 파우스트는 알 수 없는 수첩을 꺼내며 말했다.
“이 시나리오... 결국 반 씨가 또 다른 루트로 갈아타게 될 것 같군. 일단... 미리 준비해야겠어. 반 씨와의 결투를 말이야.”
혼잣말을 하던 그는 수첩 속에 있는 시나리오의 한 편을 보았다.
/
반과 그 일행은 나의 결과물들을 처리하고 앞으로 나아갔다. 균형이라는 이름 없는 거짓된 정의를 지키겠다는 사명으로 말이다. 하지만 G스컬은 반 레온하르트를 다른 곳에 보냈고 남은 반 일행들과 전투를 강행했다.
그리고 내가 있던 곳으로 온 반 씨는 날 보며 말했다.
“파우스트, 여기까지다. 이제 뒤틀린 정의와 나에 대한 원한으로 나와 관련되지 않은 사람을 무고하게 괴롭히거나 죽게 내버려두는 것은 그만둬.”
나는 그런 그의 말과 반대로 나지막하게 말했다.
“이미 당신은 패배했어. 반 씨를 이길 방법은 이미 완성되어서 말이야.”
.
.
.
/
일부만 찢겨진 것을 보며 알 수 없는 생각을 하는 파우스트는 볼펜을 꺼내 다음 장에 무언가를 적었다.
/
반 씨의 강함은 진품이지만
어딘가 허술했다.
오래된 노련함이라는 것으로 인해 고정관념에 빠진 채로 같은 행위를 반복할 뿐이다.
나는 그를 쓰러뜨렸다.
그리고 영원한 안식도 함께 주었다.
/
“좋았어. 이제 이 시나리오는 완벽해. 현재 시나리오에 해당하는 말이자 반 씨를 이기는 나의 유일한 방법으로 죽게 될 반 씨의 마지막 모습을 담아보내야 내 속이 후련하겠군.”
그는 그 수첩을 가지고 자신이 원래 있어야 할 차원으로 돌아와 드넓은 초원 위에서 알 수 없는 장치에 대해서 테스트를 진행했다. 성공적으로 진행된 테스트 결과를 보며 만족한 파우스트는 알 수 없는 생각을 하며 미소를 지었다.
‘이제... 나의 복수와 함께 내 정의를 자유롭게 실현할 수 있겠어.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최고의 시기를 느낄 수 있다고.’
파우스트는 알 수 없는 황홀함에 몸을 맡기고 반 씨가 오기 전까지 미리 숨겨둔 숙소 안에서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