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이 있어 잠깐 끼어들었습니다.
사실 2편밖에 안 썼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설정오류를 써버려서... 그걸 바로잡으려 안간힘을 쓰다 결국엔 그걸 삭제, 차라리 1화를 수정하기로 했습니다. (것 땜시 써놓은 2화 분량 절반 사라졌어요...ㅠ)
맨 마지막 문구에 보면 10년이 지났다는 얘기가 있는데, 수정해서 지웠으니 그냥 깔끔하게 잊어버려주세요. 망한 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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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이 꼬맹이는?"
시타엘 아저씨 말대로 하수도를 한참이나 걸어가서 디트라는 아저씨를 만났는데, 굉장히 불친절해보이는 괴팍한 드워프였다.
작은키이기에 더 돋보이는 것 같은 노란색 머리카락이 자란 큰 머리의 왼쪽 눈에는 외안경을 썼고 얼굴에는 약간의 광기가 스며들어있다.
무언가를 용접할 때나 입는 공업용 옷을 입고 있었고 오른손에는 아직 글씨를 배우지 않아서 의미를 알 수 없는 문장이 빼곡하게 적힌 책을, 왼손에는 옆면 가운데에 붉은색 보석이 박혔고 그 주위에 가지처럼 뻗어나간 황금이 장식되어있는 망치를 들고 있었는데 그 망치는 망치라 생각하기에는 손잡이가 너무 길었다.
두손으로 잡아도 남는 공간이 한참 남는 그것의 길이는 짧은 칼의 검신 정도의 길이를 자랑했고, 망치의 머리부분 또한 손잡이 길이에 호응하듯 무식하게 컸다.
나라는 용인에게는 관심이 없지만 어린 용인이 어떻게 자신이 있는 곳을 알고 찾아왔는지에 대한 것에는 흥미가 돋았는지, 안경 너머에 보이는 눈이 조금의 빛을 내는 것만 같았다.
"시..시타엘 아저씨가 여기로 가라고..."
결론은, 무서워보이는 아저씨라 말을 할 때 조금씩 떨렸다.
막 침입자라고 저 망치로 때리면 어떡하지?
아플 것 같아...
디트가 오른손에 책을 내려놓고 중얼거리며 걸어왔다.
"시타엘 그 놈이? 그럴 일은 없는데..."
그러면서 다시 시선을 나에게로 향했다.
그러면서 내가 양손으로 꼭 안고 있는 세검을 본 것인지, 놀라울 만큼 눈이 커지며 동그래졌다.
"저 검은... 아이린의..."
그리고 또 중얼거리더니 이내 내게 말을 걸었다.
"아무래도 시타엘이 보낸게 맞는가 보군, 어이 거기 꼬맹이! 따라와라."
그러면서 뒤로 돌아서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조금 디트를 따라 걸어가자 그곳에 펼쳐져 있는 광경은 상상을 초월했다.
솔직히 말해서 지하에 있으니 그다지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것에 대한 것을 사과하고 싶을 정도였다.
드래곤이 200 마리가 들어누워도 넓은 공간에 각종 최첨단 장비, 심지어 다른 방으로도 이어지는 것으로 보이는 문도 여러개 있었다.
[□□■●⊙○◎]
그런데 갑자기 뒤에서 이상한 기계움이 들리더니 처음 보는 드래곤이 머리를 들이밀었다.
"꺄악!!!"
엄청 놀랐다!!!
"손님 놀라게 하지 마라 이놈아!"
디트가 오른손을 가볍게 휘둘르며 뭔가 말처럼 생긴 철과 금으로 이루어진 방금 튀어나온 드래곤의 머리에 꿀밤을 날렸다.
아프겠다...
디트에게 꿀밤을 맞은 드래곤은 두 앞발로 꿀밤을 맞은 이마를 쥐고 있었는데 표정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지만 아파하는 것 같았다.
"괜찮아?"
많이 아파보여서 말을 걸어줬더니 도리도리하며 고개를 좌우로 흔드는 드래곤이 어딘가 귀여워보였다.
"한눈 팔지 말고 따라와라."
뒤에서 꾸중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계속 걸어가다가 문을 하나 열고 들어가더니 ㅡ내가 들어오자 양팔을 벌리며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 위대한 대장장이, 디트님의 공방에 찾아온 것을 환영한다 꼬맹이."
그리고 작은 몸에 조금 가려졌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은... 삭막했다.
돌아가지 않는 기계들에, 불이 붙어있지 않은 용광로.
원래는 활기가 넘쳤던 공방 같지만 오랜 세월을 지나면서 먼지가 쌓이고 녹이 쓴 것 같았다.
"이곳을 안 쓴지는 벌써 1년이 다 되어가는군. 너는 이제 뭘 할거지?"
"네?"
"앞으로 뭘 할 거냐고. 계속 이 지하에서 살아가기만 할거냐? 아무런 의미도 없이?"
"......."
갑작스레 던져온 질문에 고민하고 있자, 디트가 손가락으로 내가 걸어온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렇게 살아 숨쉬면서 식량만 축낼거라면, 차라리 나가라. 나는 아무런 신념도 없는 놈을 가장 싫어한다."
"......강해질 거에요."
"음? 강해져서 무엇을 어쩔거냐?"
"강해져서, 언니를 구해올거에요. 그리고 언니랑 행복하게 살거에요."
피식. 디트가 웃으면서 말했다.
"오래오래?"
"영원히."
진심이다. 언니는 내 전부나 마찬가지다.
"하하, 꼬맹이다운 목표구만."
먼지 쌓인 책장을 뒤져서 어떤 책을 꺼내더니, 나에게 가볍게 던졌다.
간신히 두 손으로 책을 받아내니, 은근한 묵직함이 손을 통해 전해져왔다.
"기왕 검을 가져왔으니, 검술부터 익히자. 체력훈련도 같이하고."
디트가 방금 던진 책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그거, 검술의 기본부터 끝까지 적혀있는 책이다. 인간 걸로 구하느라 고생 좀 했지. 이래봬도 대장장이라 가끔씩 인간들도 의뢰했었기 때문에 인간에게 맞는 검을 만들어줘야 했던 때도 있었어서 말이다."
그러면서 자랑스럽다는 듯이 말을 이었다.
"그걸 다 익히면 어딜 가든 검을 쓴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거다."
그새 어디서 가져왔는지 디트가 목검을 던져줬다.
"일단 그걸로 연습하고 있어라. 새 검은 금방 만들어주마."
기다리면서 보기 위해 방금 디트가 던져준 책을 펼쳐보았다.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뭔가가 꼬불꼬불하게 적혀있었다.
엄마가 글자 알려준다 할 때 논다고 도망치지 말걸.
후회하기엔 이미 늦었다.
그리고 대충 3시간 정도 뒤에 디트가 내 손에 딱 맞을만한 철검을 가지고 나왔다.
"오, 의외로 안 자는구만? 연습하고 있었던거냐?"
"......"
"왜?"
"이거 뭐라는 거야?"
책을 건내면서 물었다.
솔직히 그림이라도 들어있다면 모를까, 죄다 글자다. 첫장부터 막혀버렸다.
왜 이런 걸 준거야! 놀리는 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디트가 말했다.
"......혹시 글자 모르냐?"
"응."
디트가 골치 아프다는 듯 머리를 짚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일단 글자부터 가르켜야겠군. 이 글자는 '아' 발음이 나는건데..."
해야 할게 하나 더 늘었다.
그 후로 체력 단련도 하고, 검술도 훈련하고 글자도 배웠다.
늘어날 실력을 고대하며.
하지만 다른 건 다 재쳐둬도 글자를 다 익히는 건, 아주아주 먼 이야기일거다.
......누가 만든건지 더럽게 어렵네.
퉤퉤.
기다려 누나! 내가 금방 가서 구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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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