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유타칸 반도.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마을로부터 가까이에 있는 절벽 밑.
물기가 좀 있는 동굴에서 무언가 깨지기 시작했다.
푸르디 푸른 파랑과 하늘을 가져다 놓은듯한 하늘색의 구름이 가득 있는 알이 있었다.
그 알은 깨졌고, 연(軟)자에 청눈을 가진 자그만한 생명체가 깨어났다.
눈에는 바다가 담겨있었고, 포근한 털 목도리 비슷한 하늘색의 구름을 연상시키는 무언가를 두르고 있었으며,
날개는 투명하여 다 비쳐보일 정도였다.
순수한 눈을 가진 그것은 자기가 자아가 생겼다는것을 인지하지도 않아 보였지만,
알을 깨고 나올때부터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종유석에서는 물이 한 두 방울씩 떨어지고 있었고,
동굴 옆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파란 보석 몇개가 박혀있었다.
그것은 자기가 무슨 색을 가지고 태어난지도 몰랐지만,
그저 색깔이 이뻐보였길래 보석을 한참 바라보았다.
보석을 한참 바라보다 이제 되었다는 듯,
조그만 발바닥을 열심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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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동굴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오자 푸른 망망대해가 보이고 소용돌이 하나와 수면 위로 회색 삼각형의 어떤 것.
그리고 더 위를 바라보니 하얀 물체가 보였다.
푸른 그것은 왠지 모르지만 본능적인지 저것에게 무언가 해야한다고 느꼈다.
하얀 물체가 가까이 다가오자 푸른 그것은 확신하였다.
작은 해치의 그것은 자신이 무엇인가 하는지도 모르는지, 목 주위의 구르미한 것이
푸르른 무언가를 내뿜는데도 사파이어 같은 푸른 눈은 하얀 물체를 향해 고정되었다.
-지지직.
푸른 전격이 쏘아졌고, 하얀 물체는 푸른 그것의 앞에 툭하고 떨어졌다.
하얀 물체. 아니 그것은 더이상 하얀 물체라 부를수 없었고, 노르스름한 무언가가 되었다.
그 위로 침이 떨어졌고, 푸른 그것은 곧바로 입에 넣어서 먹었다.
그러나 푸른 그것은 여전히 배고팠다.
#3
푸른 그것은 배고픈지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울창한 숲으로 들어왔다.
발을 열심히 구르다 푸른 그것의 본능에 누군가 자신을 누가 보는듯 느껴져
고개를 돌리자 수풀에서 바스락 바스락 소리가 났다.
그렇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아까 입으로 넣었던 노르스름한 것이
작은 머릿속에서 맴돌며, 가던길을 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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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닥파닥
이것은 무슨 소리일까?
파란 그것이 작은 바위에서 밑으로 떨어지며 내는 소리였다.
누군가 보면 아직 그것이 성급하다 말해줄것이지만, 말이 통할지도 미지수였고,
무엇보다 파란 그것은 바다 위로 하늘을 날던 하얀 물체, 아니 노르스름한 물체처럼 되고싶었다.
호기심은 어떤 종이든 어린 것에게는 하나쯤 있을것이다.
그러나 수많은 시도중에도 날개는 반응하지 않았고, 푸른 그것은 등쪽이 매우 아팠다.
날고는 싶었지만, 아픈것은 참을 수 없어 수없이 날기를 시도했던 작은 바위들 틈새에서 잠깐 휴식을 취했다.
#4
인간들이 감히 기록도, 상상도 못했던 고대 전쟁의 발발 및 종전 이후, 유타칸 반도에는 평화가 찾아왔다.
보라색 보석을 가진 무서운 용이 있다면, 개미 하나 못죽이는 작은 용도 있었다.
세월은 지났고, 인간들이 점점 반도에 생기기 시작하였다.
인간들은 무리가 되고, 마을이 되고, 어느새 왕국이 되었다.
인간들의 싸움은 왕국이 되자 종전되었고, 왕은 그동안 개척하지 못한 곳을 향해 각각 마을에 포고를 내리어
대대적인 수색대를 파견하도록 하였다.
그때 용의 존재가 인간들에게 드러났다.
인간들은 잘 모르는 용들을 향해 다가가기 시작했고,
용들은 그들을 죽이거나, 친히 지내거나 하였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 흐르지 않아 용들은 각각의 특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인간들 몇몇은
용의 알을 훔쳐서 그 알을 원하는 누군가에게 팔기 시작했다.
용 도둑 닐슨이 그 중 하나였다.
닐슨은 그날따라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네잎클로버를 보았고, 도박장에서 평소보다 많은 돈을 땄다.
그는 무언가에 이끌린듯 울창한 숲에 들어갔다.
그 이름 '희망의 숲'이다.
희망과는 전혀 넌센스로, 평소 금지로 알려진 '절망의 숲'으로 더 유명한 그곳은
아이들에게라면 태초의 신 카데스 만큼이나 밤잠을 설치게 하였다.
그곳에 갔다가 돌아오지 못한 이들이 한둘이 아니었으나,
닐슨은 그곳에 몇번 가본 사람이기에 나름의 경험자라고 생각하며 그곳을 향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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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슨은 파오파오 열매 몇개와 풀잎 몇개를 따며 자신이 오늘은 정말 운이 넘친다고 생각하였다.
몬스터가 한마리도 안나왔으며, 도박장에서 오늘 돈을 벌어서 잡상인 같은 이에게 산 고풍스러워 보이는 검도 하나 있었기 때문이다.
조금 더 깊숙히 들어가자 갑자기 토끼같은 소동물들이 많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닐슨은 오늘은 포식하겠다 생각하여 검을 휘둘렀으나, 검법 하나 배우지 못한 그는 당연히 검을 휘둘러
동물을 죽일수 있는 가능성이 전무하였다.
평소 운동은 좀 하던 그였으나, 너무나 검을 휘둘러 헉헉 거렸다.
당시에 그는 너무 힘들었기에, 소동물이 평소보다 많이 보이는것에 의아해 하지 않았다.
날은 아직 해가 떠있었고, 그는 숨을 좀 거둔 뒤에 한번도 가지 못한 중심부를 향해 걸어가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몬스터를 찾아볼수 없었고, 까마귀들이 시도 때도 없이 나무 위에서 나타나 까악거렸다,
닐슨은 조금 무서운 감정이 순간 들었으나 남자가 그런것에 무서워할 필요는 없다 생각하여, 이건 그저 어렸을때 골목친구들과 했던 폐가탐험과 비슷하다 자위하였다.
그의 발걸음은 조금 무거워 보였다.
#5
닐슨은 중심부에 도착하였다.
그때 하늘에 떠있던 태양은 어느새 석양이 지고 있었고, 닐슨은 어둠속에선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라
걸어왔던 길을 다시 뒤돌아 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작은 바위 몇개들이 보였다.
작은 바위들에서는 희귀하게 유그드라실이 가끔 나서 약초상에게 가져다주면 돈을 좀 더 받을 수 있었다.
그는 운이 좋은 날이였기에, 유그드라실이 그곳에 있을수 있다는 생각에 부풀어 눈동자에 $모양이 보일정도였다.
작은 바위 틈새를 이리저리 찾기 시작하였다.
유그드라실을 실수로 밟을까 걱정이 들어 살금살금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살금살금 걷는데 신고있던 신발에 무언가가 걸렸다.
그는 바위가 그를 막나 싶어, 밑을 잠깐 보았다.
지금은 석양이 좀 지고 있어 조심하지 않으면, 앞이 조금 안보일 정도였다.
그런데 푸르게 빛나는 청색의 자그만한 눈이 닐슨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닐슨은 웃기 시작했다.
과연 무엇이 그를 웃게했을까?
fin.
***
안녕하세요. 이번 블루라이트닝 팬 픽션 소설은 블루라이트닝을 좋아하는 제게 있어 뜻깊은 작품입니다. 사실 이번 작품은 평소보다 정성은 들였으나 다른 단편소설과 마찬가지로 의식의 흐름대로 썼는데, 글을 쓰며 작품이 평소보다 잘써져서 놀랐습니다. 많이 좋아해주셨으면 좋겠네요. 작품만 보시는 분들, 댓글 남겨주시는 분들, 추천 눌러주시는 분들. 늘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