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마신 3화
만월과 초승달
그 뒤 검은 눈 어쩌고는 나를 식당으로 안내했다. 그러고는 크기를 줄이고 사람의 형태로 변했다. 하얀 머리에 금안, 흰 자가 까맸고 날개와 꼬리는 그대로였다. 백색 양복도 입었다. 전체적으로 사나운 인상이었다. 그럼에도 조금은 장난스러워 보이는 인상도 있다.
성주가 옆에 있는 금색 종을 한 손으로 잡고 흔들었다.
딸랑-
한 번 흔들고는 다시 내려놓았다.
그러자 아까 성문에서 보던 호랑이 수인보다 조금 더 순한 인상의 호랑이 수인이 걸어왔다.
"무엇이 필요하십니까?"
앳된 목소리다. 인간으로 치자면,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인간?
"손님 접대용 식단으로 부탁하오."
중후하고 낮은 음의 목소리다. 아무튼 성주가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말을 끝마치고 호랑이 수인은 뒤돌아서 주방으로 걸어간다. 이 넓은 식당에 식탁이 한 개밖에 없으니 걸어가는 소리가 규칙적으로 탁탁 소리를 내며 울린다.
그리고 나는 성주가 주문을 한 뒤 조금 기다렸다. 한, 10분 정도?
그 정도 기다리니 음식이 담긴 접시들이 둥실 떠서 하얀 천이 깔린 식탁에 제 자리를 찾아 놓인다. 신기하네, 이런 마법.
이어 쪽지 두 장이 날아온다. 날아온 쪽지들은 각각 나와 성주에게 날아온다.
쪽지를 잡아서 확인했다. 간단한 인사말이다. 그리고 이 음식들은 모두 마법으로 만들어졌다는 말도 써져 있다.
음식들은 골라 먹는 재미가 있도록 다양한 음식을 배치해 둔 것 같다. 메인 메뉴인 황금 용 스테이크는 두 접시가 놓였다.
"잘 먹겠습니다."
먹기 전에 인사를 하고 준비된 나이프를 들었다. 그러고는 크게 잘라서 한입에 넣었다. 음, 마신성보다 나은 맛이다. 조만간 마신성에도 요리 관련 마법에 능통한 사람을 들여야겠다.
그렇게 우리 둘은 식사에 집중했다. 간간이 간단한 대화도 나눴다. 주로 마신성에서는 어떻게 지내냐, 여기 주변에 괜찮은 시설이 있냐 등등.
***
명계신은 이마를 짚었다. 남쪽 성에 가다니. 일을 빼먹으려고 작정했구나.
"하아.."
한숨도 쉬었다. 정말이지, 이번 마신은 통제하기가 까다롭다. 신을 갈아끼우는 것도 한두 번이지, 마계가 이렇게 자기 뜻대로 돌아가지 않을 거라고는 예상도 하지 못했으니까.
"마계의 안정화.."
말을 중얼거리며 말끝을 흐린다.
마계만 안정화가 되면 명계 일도 대충은 해결될 텐데.
명계신은 지금도 해야 할 일이 많았기에 굳이 마신을 잡으러 가지는 않겠다고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