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팜파오입니다. 다음 화를 쓰던 도중 제가 잊은 부분을 발견하고 재업로드 합니다. 앞으로는 이런 실수 없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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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아카데미는 나이로 나뉜 세 개의 반이 있단다. 초급반, 중급반 그리고 상급반. 넌 중급반으로 들어가게 될 거야. 자세한 건 앞으로 널 가르칠 미니 드래곤 선생님이 설명해주실 거란다. "
한층을 내려와 복도를 저벅저벅 걸어가시며 반이 어떻게 나뉘어 있는지를 설명하시던 선생님은 문을 두드리셨다. 똑똑. 벌컥. 문을 열어젖힌 교장 선생님은 나를 교실 안으로 밀어 넣으고 아이들에게 무언갈 설명하시던 아까 나를 안내해준 선생님에게 말하셨다.
" 그래서 불 속성 근접 공격을 방어하는... 어? 교장 선생님? 무슨 일로 여기까지 오셨어요? 그리고 그 앞엔 역시나...? "
" 수업을 방해해서 죄송합니다. 이거, 예상치 못한 신입생이 와서 말이죠. 나이로 보나 실력으로 보나 중급반이 가장 적당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럼 선생님이 잘하시리라 믿고 전 이만 돌아가겠습니다. 행운을 빈다, 데빌아. "
어... 뭔진 모르지만 감사 인사를 해야 하는 것 같아서 난 고개를 꾸벅 숙였다. 뒤돌아서 문을 닫고 나가시려던 교장 선생님은 뭘 잊으신 듯 다시 돌아와 미니 선생님 귀에 무언갈 속삭이셨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지? 선생님이 얘기를 하시는 동안 난 내 뒤를 슬쩍 돌아보았고, 바로 흠칫하며 놀라버렸다. 스물은 될 것 같은 드래곤들이 호기심 넘치는 눈빛으로 신입생인 나를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윽... 저런 시선은 부담스러운데... 이렇게 생각하며 시선을 아래로 내릴 때 미니 선생님의 외침이 등 뒤에서 들렸다.
" 진짜 더블 에이라ㄱ... 흡! "
놀라움에 소리치시다 입을 막은 선생님의 말을 들은 반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작 난 상황이 이해되지 않아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릴 뿐이었다. 이건 또 무슨...
" 더블 에이? 내가 잘못 들은 건 아니지? "
" 쟤도 실력은 있나 본데? 우리 반에 더블 에이는 블루가 유일했잖아...! "
" 에이, 고주도 더블 에이긴 더블 에이지...! 마력 컨트롤을 못하긴 하지만... "
" 야 그래도 나름 노력하는 중이거든! "
" 그 정도로 했는데 안 되면 그건 그냥 못하는 거지! 푸하핫! "
얘기를 마치시고 시끌시끌한 반을 조용히 나가시는 에메랄드 선생님과 눈을 마주친 난 눈웃음을 지으며 감사를 표했고 진정하신 듯한 미니 선생님이 나를 바라보며 말하셨다. 나보다 키가 크셨다면 눈높이를 맞추시려 몸을 숙이셨겠지만 내가 키가 더 커서인지 발돋움을 하시는 모습이 귀여워 보여 난 미소를 지으며 귀를 기울였다. 선생님이 학생을 귀여워하는 게 아니라 학생이 선생님을 귀여워하는 게 조금 이상하긴 하지만...
" 우리 중급반에 온 걸 환영해, 데빌아! 난 중급반 선생 미니 드래곤이야. 그냥 편하게 미니 선생님이라 불러. 애들이 오랜만에 더블 에이라서 조금 시끄러워졌네... 얌마! 너희들 신입생 왔는데 조용히 못해! 벌점 100점씩이다! "
벌점이라는 말에 시끄럽던 애들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뭘까, 저 벌점이란 건. 이렇게 생각할 때 다시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용해진 아이들은 이제 전부 나를 보고 있었다. 으으... 차라리 시끄러운 게 더 나을 뻔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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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이제 자기소개를 해야지? 너희들, 조용히 하고 있어! 지들도 앞에 나오면 부끄러워하면서... "
어어? 갑자기 이 수많은 눈동자 앞에서 자기소개를 해야 한다고? 한자리만 빼고 빽빽이 들어찬 사행 오열의 내 또래 아이들 앞에서의 자기소개는 해본 적도 없고 상상해 본 적도 없는걸? 에라, 모르겠다. 침을 꿀꺽 삼킨 난 입을 떼고 말을 시작했다.
" 아... 안녕! 난 데빌곤이라고 해! 나이는 17살이고... 음... 취미는 딱히 없어! 앞으로 잘 부탁해...! "
으어... 완전 이상했어... 비웃을 거야... 으으... 이렇게 생각하며 스스로를 쥐어박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며 난 누군가가 말하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몇초 지나지 않아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 그래그래, 잘했어! 자, 오랜만에 신입생인데 그럼 다들 자기소개부터 해야겠지? 일단 데빌이는... 저어기, 본헤드 옆에 앉으면 되겠다! 신입생한테 아카데미의 이것저것 잘 알려줘야 한다? "
후우... 다행이다... 하지만 안도감도 잠시, 다시 호기심이 치솟았다. 본헤드? 난 선생님이 가리키신 방향을 보았고 머리에 엄청 오래되어 보이는 큰 두개골을 쓴 붉은 피부의 드래곤과 눈이 마주쳤다. 두개골? 뭐지? 나를 향해 싱긋 웃어준 그 남자애는 선생님에게 작지만 또렷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 네, 선생님. 걱정 마세요. "
오오... 뭔가 맘에 드는데, 저 애? 착해 보인다... 비어있는 본헤드의 옆자리로 다른 애들의 궁금증 어린 시선을 받으며 앉은 내게 그 애는 속삭이듯 말을 걸었다.
" 안녕...!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 "
" 응...! "
딱히 답해줄 말이 떠오르지 않아 똑같이 속삭이듯 웃으며 대답을 하자 선생님이 손뼉을 치시며 큰소리로 말씀하셨다.
" 신입생이 왔으니 그 게임을 안 할 수 없겠지? 그럼 누구를 고를까나~ "
그 게임? 뭐지? 내가 어리둥절하게 주위를 둘러볼 때 아이들을 둘러보며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시던 선생님은 한 여학생에게 손을 뻗으시며 입을 떼셨다.
" 우리 바이올렛은, 처음 보는 사람한테도 살갑고 친절하지만, 음, 적이라고 생각되면 바로 앙! 하고 물어버리는, 그런 무서운 애랍니다? 자, 이제 네 차례! "
아하, 이렇게 돌아가며 반 친구들을 설명하는 건가? 난 눈치를 채고 선생님의 설명에 웃으며 다음 말을 기다렸다.
" 아, 선생님! 그렇게 사실적으로 묘사하시기 있기예요? 음... 수룡은, 조용하고 착하면서 온순하고, 거기에 명랑하기까지 한, 저랑은 다르게 저언혀 무섭지 않은 그런 친구랍니다? 유어 턴! "
바이올렛은 웃으며 선생님께 투정을 부리듯 대꾸하고 자기 옆에 앉은 하늘색 남자애를 설명했다. 쟤는 생긴 것부터 순하게 생겼네...
" 하하... 내가 그런 이미지였던가... 메갈로돈은, 세고 무섭고 청룡 하고 착각하기 쉬운? 그런 친구랍니다? 워워, 그렇게 째려보지 말라고? "
오... 수룡은 마찬가지로 자신 옆에 앉은 보라색 드래곤을 설명했고 그 드래곤은 차가운 눈빛으로 수룡을 째려보더니 귀찮다는 듯 의자에 기대며 말을 시작했다.
" 청룡 하고 비슷하단 소리 하지 말랬지... 블루 라이트닝은, 성격만큼 전투 스타일도 까칠한, 그런 애랍니다. 빨리 해.
청룡 하고 비슷해? 음, 나중에 보면 알겠지. 근데 이거 그냥 자기 옆에 있는 애를 소개하는 건가, 아니면 그냥 고르기 귀찮은 건가. 창밖을 바라보던 블루는 자신 옆에 앉은 애를 흘끗 바라보더니 설명을 시작했다.
" 내 성격이 뭐. 고대 주니어. 금수저에 개사기 DNA. 하지만 활용을 못해서 무용지물. 그 마력 나 좀 주지... 쯧. "
다시 창가로 시선을 던진 블루는 가볍게 혀를 차고 팔로 턱을 괴었다. 하하... 까칠한 성격이네... 옆에 앉은 고주는 분하다는 듯이 씩씩대다 설명을 시작했다.
" 아니 안 되는걸 나보고 어쩌라고! 어... 어쨌든 카멜레용은... 장난치고 골탕먹이기 좋아하는 그런 유쾌한 애랍니다! 이번에도 한탕 할 거냐? "
고주가 이렇게 말하자 그 카멜레온처럼 생긴 드래곤은 몸을 돌려 장난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입을 뗐다.
" 에헤, 내가 장난 잘 친다는 걸 벌써 말하면 어떡하나~ 한 번은 크게 쳐보려 했는데... 까비! 음음, 치킨헤드는, 부모님 걱정은 그냥 무시하고, 철없고 나처럼 장난치기 좋아하는, 그런 애랍니다~? 아, 이름처럼 머리도 닭대가ㄹ... 아 왜 때려! "
쟤 뭔가 재밌다... 푸흡! 말을 마친 카멜레용은 나를 바라보며 장난스럽게 윙크를 한번 했고 그 윙크에 난 한번 더 웃음이 터졌다. 내가 웃는 사이 옆에 앉은 치킨헤드가 말을 시작해 난 웃음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다.
" 뭔 닭대가리야, 닭대가리는! 아 그리고 그건 우리 엄마가 유별난 거라니까? 어쨌든, 골드 드래곤은, 간식 잘 쏘지만, 얻어먹기도 잘하는, 그런 돈 많은 친구랍니다! "
우오... 돈 많다니... 부럽다. 근데 쏘기도 잘 쏘는데 얻어먹기도 잘한다는 건 무슨 성격이지? 흠. 이렇게 고민하는 동안 골드 드래곤은 다른 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 아니 돈 안 많다고! 지난번에 그렇게 얻어먹고 나서... 미이라곤은, 싸움 좋아하고, 잘하고, 싸움에 빠지지 않는, 그런 친구랍니다. 넌 쌈박질 좀 그만 해 임마! "
미이라곤의 머리를 탁 치며 말을 마친 골드 드래곤은 미이라곤의 날카로운 시선을 받게 되었고 그 시선을 곧 거둔 미이라곤은 귀찮은 듯 스켈레곤을 설명했다.
" 쌈이 재밌는걸 내가 어쩌냐~ 스켈레곤은, 무섭게 생겼지만 밝은 성격에, 음식을 안 먹어도 되는, 그런 부러운 친구랍니다~ "
와... 진짜 몸이 뼈로만 돼있네? 저러니까 음식을 안 먹어도 되는 거구나... 신기하다... 난 나를 바라보며 밝게 웃는 스켈레곤에게 마주 웃어주며 생각했다.
" 헤헷! 밝은 게 왜 어때서? 어두운 것보단 낫지! 음, 볼케이노는, 탄탄한 몸매에 쌈도 잘하는, 그런 멋있는 친구랍니다~! "
쟤는 몸이 진짜... 어후... 근육이 장난 없네... 칭찬을 듣자 기분이 좋아진 듯한 볼케이노는 코를 쓱 훑으며 얘기를 시작했다.
" 에이, 그렇게 띄워주지 마~ 에헤이, 하핫! 아, 식스레그혼은, 다리가 여섯 개여서 달리기가 대박 빠른, 하지만 반에서 가장 빠른 건 아닌, 그런 친구랍니다. 아, 가장 빠른 건 아니라는 건 괜히 말했나? "
그 말을 들은 내 눈엔 그제야 그 여자애의 다리가 여섯 개라는 사실이 들어왔다. 달리기 진짜 잘하겠네... 조금은 수줍음을 타지만 명랑한 성격인 듯한 그 애는 수줍게 웃으며 옆에 앉은 친구를 설명했다.
" 아냐 아냐, 사실인걸... 제트는, 어어엄청 빠르고, 그럴 때마다 신기한 소리가 나는, 조금은 까칠하지만 멋있는... 헙. 아니 그런 친구랍니다... 하하... "
아... 관계 파악 완료. 푸흡... 날카로운 눈매를 가진 그 애는 자신의 설명에 불만족한 듯 투덜대며 옆자리에 앉은 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 체, 어어엄청 빠른 게 아니고 어어어어어어엄청 빠른 거거든? 아 그리고 지하땅굴, 자칭 타칭 지땅이는 손으로 땅을 잘 파고, 눈이 침침하지만 코가 엄청 좋은, 그래서 누가 며칠째 안 씻었는지 바로 알아채는, 그런 친구랍니다. "
우와... 그런 능력도 있구나... 신기하네. 자주자주 씻어야지... 마찬가지로 수줍음이 있는 것 같은 지땅이는 옆에 앉은 거구의 드래곤을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 ㅊ... 칭찬 고마워...! 패트는... 자는 것과 먹는 것을 좋아하는... 그리고 근접 전투를 잘하는... 그런 친구랍니다...! 패트야...! 일어나...! "
지땅이는 어느새 코를 고는 패트를 깨우며 멋쩍게 웃었다. 저 자는 애는 뭔가 굉장히 느긋해 보인다... 부럽네... 화들짝 놀라며 깨어난 패트는 느릿느릿 다음 친구를 설명했다.
" 어어? 나 절대 안 잤어... 어... 그래서... 닌자는... 숨바꼭질을 잘하고... 굉장히 얼굴 보기 힘든... 그런... 친구랍니ㄷ... 커어... "
ㄷ... 다시 잠들었다... 쟤는 들은 수업보다 안 들은 수업이 더 많겠는데? 근데 얼굴을 보기 힘들다는 건 무슨 말이지? 고개를 갸웃하며 닌자를 바라본 난 그 말을 바로 이해했다. 얼굴이 짙은 자주색 복면으로 한쪽 눈만 빼고 가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오... 저게 바로 신비주의자, 뭐 그런 건가?
" 숨바꼭질이 아니라 은신술이다. 어쨌거나 램곤은, 털이 있으면 잠을 푹 잘 수 있고, 착한 행동을 하면 길몽을 꾸게 하지만, 나쁜 행동을 하면 악몽을 꾸게 하는, 그리고 가끔씩은 솜을 넣고 램곤의 털이라 속여 파는 바가지 상인이 있는, 그런 털을 가진 친구다. "
뭐야... 정보를 엄청 많이 아는데? 내가 놀란 것처럼 램곤도 놀랐는지 닌자를 어이없다는 눈으로 바라보며 입을 뗐다.
" 허, 야! 너 나 좋아하거나 스토킹 하냐? 뭘 그렇게 많이 알아? 내가 점심으로 뭐 먹었는지도 알겠다? 참 나... "
" 당연히 알지. 팜피오 조각 두 개와 가르시아 뿌리 조금. 다이어트 그만하고 제대로 좀 챙겨 먹어. 그러니까 빨리 설명이나 해. "
램곤은 더 놀라서 화를 내야 할지 한대 쳐야 할지 모르겠다는 눈빛으로 귀찮다는 듯이 고개를 책상에 파묻은 닌자를 바라보았다. 쟤 진짜 램곤 스토킹 하나...? 더불어 어이가 없어진 난 그냥 웃어버렸다.
" 어이가 없어서... 어, 클라우드는, 몸무게가 나가지 않고, 몸 크기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지만, 바람이 불면 사라지는, 그리고 기분에 따라서 주변 날씨도 바뀌는, 그런 친구랍니다? 나도 몸무게 신경 안 쓰고 좀 먹고 싶다... "
설명을 들은 난 내 옆에 앉은 클라우드를 바라보았고 클라우드는 눈을 찡긋거리며 몸 크기를 순식간에 반을 가득 채울 만큼 키우고 다시 원래대로 줄인 후 입을 뗐다. 우화! 뭐야, 저건?
" 야, 램곤아! 잘생겼다는 중요한 정보를 빼먹으면 되겠냐? 힛. 아 맞다. 내 차례지. 하핫... 본헤드는, 닌자처럼 얼굴을 보기 힘들고, 무섭게 생겼지만 친절한, 그런 친구랍니다~ 자, 이제 마지막! "
마지막? 그건 무슨 말이지? 내가 본헤드를 바라보자 본헤드는 또다시 하하 웃으며 미니 선생님을 바라보며 입을 뗐다.
" 하하... 미니 선생님은, 작고 귀여우시지만, 작고 귀엽다는 말을 제일 싫어하는, 하지만 모두가 인정하는 '우리 학교에서 가장 귀여운 선생님'이란 칭호를 가지고 있는, 그런 선생님이랍니다? "
오... 그러시구나... 아까 무의식적으로 귀엽다고 말해버렸으면 큰일 났겠네... 얼굴을 귀엽게 찌푸리신 미니 선생님은 본헤드를 바라보며 말하셨다.
" 아니 안 귀엽다니까?! 키가 작으면 무조건 귀여운 거냐! 어쨌든 이제 자유시간이니까 밖으로 나가라! 늦지 않게 돌아오고! 푸우... 내가 키가 크던지 해야지... 안 귀엽다니까... "
선생님의 마지막 말은 우당탕 소리를 내며 밖으로 나가는 아이들 때문에 잘 들리지 않았다. 진짜 귀여우시네. 크큭! 난 본헤드와 같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밖에 운동/대련/훈련장으로 나가며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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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련장 한쪽에 걸터앉은 난 오늘도 여느때처럼 아카데미를 빙 둘러보았다. 아아, 심심해... 그때 절친이라 할 수 있는 레이디가 호들갑을 떨면서 내 옆에 앉았다. 얜 또 뭔 일이길래...
" 야야! 너 그 소식 들었어? 중급반에 신입생 들어왔대! "
" 신입생? 난 아무 말도 못 들었는데? 간만에 신입생이네? 아니 선배라 부르는 게 맞으려나? 어쨌든 어디 있는데? "
학생이 한 반마다 스무 명씩 있어 전교생이 육십 명밖에 되지 않아 우리 아카데미는 인간들의 학교와 다르게 신입생 한 명한 명에, 새소식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래서 서로서로 친하단 점이 좋긴 하지... 이렇게 생각하며 레이디가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보던 난 동작을 멈췄다. 터져 나온 피처럼 검붉은 뿔과 날개, 악마같은 적갈색의 피부, 에메랄드처럼 반짝이는 초록색 눈동자 그리고 저 붉은 입술... 뭐지, 이 두근거림은? 갑자기 얼굴도 막 달아오르는 것 같고... 난 여전히 시선을 신입생 선배에게 고정한 채 레이디에게 물었다.
" 야... 네가 언제 그랬지? 갑자기 심장이 막 두근거리고, 막막 어쩔 줄 모르겠고, 얼굴이 확확 달아오르면... "
" 사랑에 빠진거라 했지. 근데 그게 왜? 아 잠시만, 엔주 너 설마? 야 아니지? "
어쩔 수 없이 나를 추궁하는 레이디의 저 설마를 수긍해야 하는 내가 싫었지만 문자 그대로 어쩔 수가 없었다. 난 아직도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대답했다.
" 그래, 그 설마인 것 같다... 나 저 선배 좋아하는 것 같은데...? 이런 걸 첫눈에 반했다고 하는 건가 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