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되었건, 인어를 전문으로 잡는 어부가 이 인어를 살펴보니 인어는 역시나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인어란 요물들은 그 생김새가 암수 상관 없이 무척이나 아름답기로 유명한 종족들인데, 이 인어는 관상용 인어로 팔기엔 비늘이 담고있는 색이 조금 모자랐다. 그러나 역시 괜히 인어라 불리는 녀석이 아니기에, 간단히 이 인어의 외형을 설명하자면 그야말로 한 송이의 청초한 은방울꽃 같은 인어였다.
먹처럼 검고 깊은 눈과 방울꽃의 하얀 색의 길고 긴 아름다운 머리카락의 조화. 기본적으로 인어는 자신들을 잡아가 별별 곳으로 팔고 사는 인간들에 대해 호의적이진 않으므로 무뚝뚝하게 굳어있는 표정이 조금 흠이라면 흠이라 할 수 있었다. 인어들은 보통 자신들의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고 곱게 길러 길게 늘어트리곤 하였으므로 이 인어역시 잘 관리된 머리카락이 물 속에서 일렁거리듯 떠다녔다. 희고 투명한 피부에 붙어있는 은은히 빛을 반사하는 비늘을 제외한다면 그 피부는 무척 깨끗하고 티하나 없는 피부라 할 수 있었다. 인어가 그물에서 슬 머리를 들면 쇄골이 선명하게 보인 것이 인어는 척 봐도 마른 체형을 가진 인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도톰하고 반짝이는 꼬리는 살랑이는 지느러미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는 것처럼 생겼다. 마치 여리고 얇은 꽃잎을 떠올리게 하는 지느러미들은 인어가 물에서 상체만 내밀고 호흡할 때마다 바닷물에서 살랑거렸다. 관상용 인어로 팔진 못하겠지만 분명 이 인어의 비늘과 지느러미는 좋은 값에 팔릴 것 이였다.
어부는 인어가 다치기 않게 조심조심 그를 그물에서 벗어나게 하였고, 한참을 저항하며 퍼덕거리다 힘이 빠져 얌전해진 인어를 안아 미리 준비해 놓은 수조에 집어넣었다. 어부는 홀린 듯 인어를 바라보았다. 자신이 잡았지만 정말 아름다운 생명체였다. 그리 생각하며 제가 잡은 사냥감을 감상하던 찰나, 어부의 머리 속에 순간 생각난 것이 있었다.
...그나저나 무엇인가 잊지 않았는가?
참으로 안타깝게도, 어부가 이미 '뭔갈 잊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땐 이미 인어가 든 수조에 너무 몸을 숙인 상태였다.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칠 인어가 아니였고, 인어는 어부의 목덜미 부근 옷을 손으로 잡아당겨 입을 맞추었다. 입을 맞추며 눈을 지긋 감기는 커녕 요망하게 가늘게 눈을 떠 눈 웃음 짓는 인어는 아름답기도 하였지만, 동시에 영리한 종족이기도 했다. 그 영민한 요물은 눈을 가리지 않은 상태의 제 입맞춤으로 세상 만물을 유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고, 어부가 그의 꼬리와 비늘의 빛에 빠져 제 눈을 가리지 않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그대로 어부를 유혹해 그에게 입을 맞춘 것이였다.
부드러우면서도 다소 도발적이였던 입맞춤이 끝나고 내내 무표정이였던 표정이 힐끗 어부를 비웃는 듯한 웃음으로 바뀌어 수조의 물속으로 도망쳐 잠겼다. 인어에게 입맞춤 당한 생물체는 모든 감정이 인어의 중심적으로 바뀌며, 모든 가치관 역시 인어를 위해 그 중심적으로 바뀐다. 끝끝내 어떤 위기와 어떤 위험에서도 인어를 지켜내야한다는 감정에 사로잡혀 인어를 구하곤 자신은 파멸하게 되는 것이다. 그야말로 필사적으로 인어를 사랑하다 이내 으스러져 사라질 운명이란 소리다.
그리고 그 감정을 되돌리기란 불가능했다.
어부는 저 요물을 당장 갈기갈기 찢어 숨을 거두게 하고 싶었으나, 그가 칼을 들고 인어를 노려볼 때마다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느낌에 차마 이 모든 감정의 원인을 찢어발길 순 없었다. 어부가 노여움을 가득 품은 표정으로 인어를 바라보다 잔뜩 혼란스러워하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돌릴 때마다 수조를 끄는 어부의 뒤에선 간드러진 웃음소리가 작게 들렸을 뿐이였다.
"금방이라도 날 죽여버릴 것 마냥 노려보곤 뒤돌아 버리는 이유는 뭐야?"
그 외모에 맞게, 방울꽃이 서로 부딪혀 방울소리가 난다면 이런 아름다운 소리가 날까? 어부는 저 얄미운 어투의 말에서마저도 인어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되자 돌연 다시 열받기 시작했다. 이게 전부 누구때문인데. 물론, 정확한 모든 원인은 인어를 잡은 어부에게 있었으나 이렇게 따지다 보면 처음 인어를 잡은 어부의 조상이며, 인어를 원하는 사회구조와 같이 모든 이들에게 조금씩의 책임이 있게되니 잘못을 따지는 것은 금새 관두는 것이 맞았다.
"응? 말 좀 해봐~ 인간들은 모두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니니? 분명 사슴의 말도, 거북의 말도, 물고기의 말도 아닌 인간의 말을 하고 있는데?"
사실 어부가 인어의 말에 대꾸하지 못하는 이유는 사실 그는 인어가 말할 수 있는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가 많은 인어를 잡고, 죽이는 동안 한 번도 말하는 녀석은 본 적이 없었는데, 다짜고짜 입을 열어 나긋히 말하는 인어를 보자 어부는 당황한 것이였다. 사실, 아직 어부는 알 지 못했지만 인어는 입을 맞춘 종의 말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이런 다양한 능력을 가진 것을 보니 과연 신의 사랑을 받은 종족이란 이명이 붙을만도 하였다.
다행인지, 아닌지, 이 인어는 원래부터 그리 말이 많은 편은 아니였고 오직 제 입맞춤을 받곤 열받아하는 저 가여운 어부의 반응이 꽤 웃겼던 것이였기에 어부가 대꾸해주지 않자 입을 다물곤 수조에서 조용히 제 꼬리를 흔들며 참방거렸다. 어짜피 이미 입을 맞추었고, 시선도 맞춘 상대인 저 어부는 본인의 의지가 아니더라도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으니 어부의 집에 가더라도 제가 죽을 일을 없었다. 사랑하는 이를 죽일 미련하고 멍청한 녀석은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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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르륵. 앞날이 조금도 두렵지 않은 인어가 수조의 물 속에서 입에 있던 숨을 뱉어내자 작은 거품들이 위로 떠오르다 이내 퐁 터져버렸다.
***
았쉬 다 쓰고 생각해 보니까 맞춤법 검사기 안돌려서 맞춤법 틀린거 꽤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애교로 봐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참고로 인어와 어부의 성별은 아직 안정했습니다... 작중 어부의 외모 묘사는 들어가지 않았으니 그냥 근육있는 덩치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주세요 인어와 어부의 성별은 읽으시는 분들이 알아서 생각해주셔도 좋습니당.... BL GL HL 어떤 커플로 엮어먹어도 상관 없습니당... 그냥 인어가 완전 이쁘다는 것만 알아주시면 되어용... 오랜만에 글 써서 묘사나 설정이나 중간중간 빈 곳이 많지만 ... 단편으로 간단하게 쓸 거라 자세한 설정은 안적었습니다.... 배경도 동양풍,, 서양풍,, 아니면 퓨전,, 아무렇게나 생각하셔도 좋아요.... 제가 학업으로 바쁘기도 하고 애초에 그림그리는 사람인지라 이 소설도 끝까지 완결낼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ㅋㅎㅎㅎㅎ......) 고3되기 전까진 완결내게 노력해볼께요.... ()
다음화가 있을진 모르겠지만... 음.... 혹시나 쓰게 된다면 그땐 설정화라도 들고와볼께용....*^^* 이러면서 갑자기 오늘 저녁에 설정화 추가될 수도 있고...() 인어 캐디만 정해놓은 상태라 어부 외관은.... 알아서 생각해주세요... 참고로 인어들은 모두 아름답고 몸매또한 유선형으로 외관으로 성별을 구분할 수 없다는 설정이 있습니다.~ 어쩌다 보니 말이 길어졌네요^^:;;; 픽크루로 간단하게 구현해온 인어 얼굴 보고가세용..
++아 맞다 제 소설에서 '그'라는 호칭은 성별을 지칭하는 호칭이 아니에요~!
대충 이렇게 생긴 놈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