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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살아요 vol.2

5 이의섭
  • 조회수261
  • 작성일2021.06.20

난 고대주니어고, 게임을 하느냐 바쁘다. 오늘따라 컨트롤이 안되고, 전쟁에서 다른 테이머랑 드래곤 카운터 해야 하는데 도통 되질 않는다. 어제도 컨트롤이 안 되었고, 카운터를 하지 못했으니 나는 게임 하는데 영 재능이 없나 보다. 아 진짜... 초보 테이머 탈출해야 하는데. 에메랄드 드래곤 주니어보다도 못하니 이게 뭔 말이냐. 한숨만 나온다.


"영광스럽지 않았습니다!"


아, 망할. 또 틈새로 적이 들어왔다. 그리고, 우리 본진은 공격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기 때문에, 본진의 방어는 부실했다. 그 결과 그 적의 공격 때 저항을 할 수 없게 되었고, 그래서 이번에도 졌다. 기분이 썩 좋지 않아서, 나는 롣을 껐다. 게임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하는 건데, 스트레스를 오히려 더 받게 생겼다. 게다가, 지금은 오후 11시, 게임 몇 판 하면 12시가 되어서 서버에서 강제로 로그아웃 당한다. 그냥 미련없이 게임을 껐다.


게임에 집중하느냐 밖에 비가 오고 있다는 사실을 까먹었다. 솔직히 말해, 알지 못했다. 비가 오는 깊은 밤, 왠지 감성적인 시간이다.


내가 어찌하여 집에서 게임 또는 커뮤니티나 하는 삶을 살게 되었을까, 고민해 보았다.


지금은 프라이드가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집은 아주 잘 나가던 집이었다. 아빠는 고대신룡, 빛의 수호자이자 악한 자들에게 가장 치명적인 드래곤. 유타칸과 엘피스 마을을 구한 위대한 드래곤, 창조자의 첫 자식. 아빠는 정말 강하고, 많은 일을 이루었고, 능력있었다. 나 또한 그걸 자랑스럽게 여겼다. 난 학교를 다닐 때 그 사실을 어느 정도 자랑하고 다녔다.


내가 드래곤 학교에서, 나는 빛의 수호자의 아들이고, 아빠는 능력 있다, 아빠는 선망의 대상이라고 떠벌리는 것을, 나는 고대신룡의 후손이니 능력도 물려받을 것이다, 나는 새로운 구원자라고 말했다. 어느 날, 내 아빠가 그걸 듣게 되었다. 그것이 알려진 저녁, 아빠는 나에게 말했다.


"아들아. 항상 겸손해져라."

"언제 나, 또는 너보다 강한 드래곤이 나타날 지 몰라."

"나보다 강한 드래곤이 있으면, 그걸 인정하는 것 또한 중요하지. 자신의 능력을 정확하게 알고, 자신의 장단점을 정확하게 알아야 해."

"네가 내 아들인 건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 능력을 네가 쓸 수 있는 건 아니지."

"그런데 저는 고대신룡의 아들이잖아요? 그럼 능력도 그대로 쓸 수 있는 게 아닌가요?"

"일리 있는 말이야. 고대신룡의 후계자는 창조주로부터 받은 능력을 물려받을 수 있어."

"그런데, 그 능력은 누가 쓰느냐에 따라 조금씩 바뀌어. 위력이라던지, 아니면, 효과라던지..."

"내 능력은 다크닉스에게 정말 강했어. 날뛰는 다크닉스도 제압할 수 있었지. 그런데 네 능력은?"

"아직 몰라요."

"그래. 아직 몰라. 너는 아직 다 자라지 않았어. 나보다 약할 수도 있고, 나보다 강할 수도 있지."

"단, '난 강하다'라고 자만하고, 자기 능력을 과하게 높이 보는 건"

"네 진짜 힘을 기르는데 방해가 될 뿐이야."

"알겠지?"


아빠의 말은 도움이 되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났다. 아빠 말대로, 아빠보다 더욱 강력한 드래곤이 나타났다. 마공학자의 개조로 통해 태어난 신세대 드래곤이 콜로세움에 나타났다. 옛 사대고룡은 서서히 밀려났다. 포세이돈이라는 신세대 드래곤이 번개고룡을 꺾은 것이 그 시작이었다. 콜로세움에서 도박을 하는 사람들이 처음에는, 그저 속성 차이와 번개고룡의 컨디션 차이 때문에 일어난 임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했다. 또, 옛 선수들은 나이를 먹기 시작했다. 드래곤 계의 침체기라고 불리는 캡슐 드래곤의 특징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번개고룡의 대전 후기가 심상치 않았다. 패배를 인정 안 하는 번개고룡이, 포세이돈이 너무 강하고 버겁다고 밝힌 것이다.


번개고룡은 패배를 선언했고, 그 다음으로는 파워 드래곤이, 그리고, 빙하고룡이. 이젠, 빛의 수호자 고대신룡, 내 아빠만이 남았다. 우리 아빠는 하데스랑 겨뤘다. 도박사들 예측대로 포세이돈은 그저 운이 좋았던 것 뿐이었다. 그러나, 몇 달 뒤 더욱 강한 드래곤이 등장했고, 이제는 번개고룡은 운이 좋던, 나쁘던 신세대 드래곤들은 그를 꺾을 수 있는 때가 되었다. 심지어는 가슴이 웅장해지는 세기의 대결을 보기 위해 원래 티켓 값을 네다섯 배 주는 암표가 사라지고, 경기장에 빈 자리가 남을 지경이었다. 그 포세이돈을 꺾은 하데스는, 이제 우리 아빠와 겨루는 때가 왔다.


수 시간에 달하는 빈 틈 탐색과 비행, 급강하 공격과 기동, 관객들은 눈을 감지 못하였다. 매 순간순간이 결정적이었다. 드래곤의 아들인 나 또한 아빠의 싸움을 지켜보았다. 그러다가, 아빠가 지친 건지 잠깐 비행 속도를 느리게 했다. 그러자, 이것이 빈틈이라 생각한 하데스가 갑자기 고대신룡 쪽으로 강하하였다. 아빠는 신성한 빛줄기를 통해 하데스가 공격을 멈추길 바랐다. 그러나, 급강하 기동의 특성 상, 무거운 드래곤이 방향을 돌리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빛줄기를 통해 최대한 하데스의 공격을 방해하려고 했다. 그렇지만, 하데스의 공격 반경에서 빠져나가기는 어려웠다. 그리고 공중에서 쿵, 하고 하데스가 아빠를 한 대 먹였다.


하데스의 운동 에너지와 공격력을 버티지 못한 아빠는, 최후의 저항 느낌으로 녀석 끌어안으며 공격했다. 고대신룡과 하데스는 함께 콜로세움 바닥으로 추락했다. 누가 먼저 떨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양쪽 다 멀쩡하진 못했다. 아빠의 작전은 통했다. 둘 다 같은 정도의 피해량을 얻었다. 그런데, 아빠는 애초에 지쳐있지 않았는가. 아빠는 물고, 손으로 공격하고, 지형지물을 이용하며 싸웠다. 아빠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그렇게 여러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아빠과 하데스는 서로에게 타격을, 동시에 날렸다. 그리고, 둘 다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무승부가 났다. 다만, 하데스는 뉴페이스고, 아빠는 고전적인 챔피언이었으니까 하데스의 사실상 승리로 보는 의견이 많았다. 도박사와 게임 중계자들은, 다음 날 신문 기사에서 이렇게 밝혔다.

"사대고룡은 이제 옛말"

"마공학의 승리"

"역사를 바꾼 급강하 공격... 고대신룡과 하데스 무승부"


아빠가 무적이라고 밝혔던 게 모두 거짓말이 되고야 말았다. 나는 학교에서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빛 속성 친구들은 나를 응원하고, 지지해줬다. 하데스는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신성한 신의 아들을 이길 자가 있겠는가... 이렇게 응원해줬다. 사실, 입 발린 말일지도 모른다. 나는 빛 속성, 어둠 속성, 사원소 속성을 가리지 않고 모두한테 떠벌렸으니까. 그런데 어둠 속성 친구들은 나를 심하게 놀렸다. 언젠가는 하데스에게 복수를 하고 싶어졌다. 언젠가는 다시 챔피언 자리를 되찾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졸업 뒤, 열심히 훈련했다. 토너먼트도 참여했다.


그런데 시간은 나를 배반했다. 지금도 나름 동네에서 힘 쓰고, 잘 싸우는 걸 보면, 노력은 배반하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은 나를 배반했다. 내가 훈련을 할 동안 하데스보다 훨씬 강한 마공학 드래곤들이 나타났다. 혼돈 속성이라고, 몇 년 전만 해도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던 속성이 갑자기 토너먼트를 장악했고, 허점을 찾기 어렵게 되었다. 나는 토너먼트에서, 아빠의 최고 기록의 반의 반도 못하게 되었다. 삼 년 전에 열린 리그에서 난 최고 기록을 찍었는데, 최상위 8강까지 가고, 크툴루에게 패배했다. 그간 열심히 노력했지만 다음 토너먼트에서는 16강 본선도 가지 못했다. 옛 고대신룡 가문은, 토너먼트에서 주목받지 못하게 되었다.


그날부터, 아빠의 패배 이후로, 친구들의 비웃음과 패배의 절망을 견딜 수 없었다. 다시 공부를 할까 생각했는데, 왠지 공부가 되질 않았다. 그래, 그렇다면 게임이라도 잘 해 보자, 그래서 게임을 하기 시작했다. 그 게임도 안 된다. 이젠 뭘 하고 살아야 하나...


내가 나름 진지한 고민을 하던 도중, 아빠가 내 방을 화장실로 착각하고 들어왔다. 잠결에 와서 그런 것 같았다.
"아들이 왜 여기 있는데?"

"아빠 여기 화장실 아니다"

"화장실은 한 칸 위에 있어요"

"아 그래...?"

"게임 하지 말고 빨리 자"

"네"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든다. 잠이 쉽게 오질 않았다. 그러던 중, 결국 자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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