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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테제 - 2. 도시의 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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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244
  • 작성일2021.06.24
"...그래서 우리 모두 여기 있게 된거다. 사타리엘과 세라펠은 저쪽에서 여길 순찰하는 요원으로 위장하고 있지만. 어? 잠시."

자신의 드래곤, 메사이어가 헐레벌떡 날아들어온 데몽의 메시지를 전해듣고는, 조금 다급한 어조로 모두에게 명령하기 시작했다.

"가아그쉐블라, 애들 데리고 지하 전자제품 창고로 숨어. 가말리엘은 늙거나 병든 드래곤들을 카트 저장고로 데려가. 카이기델과 사마엘은 혹시 모르니 내 뒤에 있어라. 네헤모트, 밖에 나가서 시간 좀 끌어. 세라펠, 마이네하스 태우고 나가서 니가 찾은 척 해. 하랍은 골라캅을 포탑 형태로 재조립해주고 골라캅은 그 상태로 입구 문 앞에서 대기하다 뭐라도 보이면 바로 갈겨줘. 그리고 타기리온을 필두로 한 나머지, 연장 챙겨서 문 근처에서 대기해. 타기리온은 네 포지션 알지? 여차하면 사람이나 드래곤 목도 좀 따야 하니까 확실히 하자고."

자기 드래곤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각자 할 일을 하러 가자, 메사이어가 마이네하스를 슬픈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들이 널...여기까지 찾으러 온 모양이다. 다음에 만날 수 있으면 다시 만나지. 우선 세라펠 등에 타. 안장 준비 못한건 미안하지만, 상황이 급해져서 어쩔 수 없다. 난 잡혀가서 죽든 말든 괜찮지만, 다른 드래곤들만은 지켜야 해."
"그럼, 다음에 만나지 뭐. 세라펠, 부탁해."
"맡겨두라고!"

그녀가 자신의 쿠르파, 세라펠의 등에 올라타자, 그가 천장의 무너진 구멍을 통해 최대한 빠르게 날아올랐고, 곧 고대신룡 무리가 향한 방향을 찾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빠른 진군. 그는 굉장한 속도로 그들을 따라잡은 뒤, 인근의 코너에 그녀를 내려준 후 마치 그녀를 찾은 것 처럼 행세하기 시작했다.

"...테이머님. 여기는 위험해요. 그러니까 돌아갑시다. 우선 고대신룡님께 연락을 취할게요. 어라? 고대신룡님!"
"아, 세라펠! 급한 일이 있네. 이 주변에서 테이머 하나..."
"나 말이냐?"

고대신룡이 마이네하스를 발견하고는, 입가에 미소를 띄웠다.

"아, 창문 넘어 도망친 이름모를 테이머. 내가 자네 하나 때문에 이 병력을 다 끌어내야 쓰겠나?"

농담조로 던진 것 같은 말이었지만, 애초에 고대신룡을 별로 탐탁치 않아했고, 메사이어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더 마음에 안 들어진 그녀가 굉장히 날카로운 말투로 이야기했다.

"뭐. 꼽으면 죽이시던지. 모가지 똑딱 하시든가."
"아니, 농담이었네, 농담!"
"알아. 거 유머감각 없는 양반이네. 그지, 세라펠?"

그녀가 세라펠의 머리를 쓰다듬어도 그가 화를 내거나 하지 않자, 고대신룡이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설마 자네가 세라펠의..."
"맞는데? 얘가 내 용이야."
"그 쓸만한 각성 드래곤 중에 한 서너번째로 약한 녀석은 누가 키웠나 궁금했는데, 너였군."

고대신룡의 말에 그녀의 표정이 바로 구겨졌다.

"그 녀석은 실패작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름..."

고대신룡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그의 턱에 마이네하스의 주먹이 날아들었다. 드래곤 대 인간이라 그리 유효한 데미지를 먹이진 못했겠지마는, 그의 말을 끊어내고 시선을 그녀에게 돌리는 데엔 충분한 일격이었다.

"주둥이 조심히 놀려라. 한번만 더 내 드래곤한테 실패작이라고 나불거렸다간 네 그 잘나신 모가지는 뜯어버리고 그 삐까뻔쩍한 금관은 내가 쓰고 다닐라니까."
"...미안하네."

고대신룡은 진심으로 미안한 듯, 고개를 살짝 숙였다. 그러자 날아든 것은 괜찮다는 말이 아니라, 그의 주둥이 끝을 향한 그녀의 두번째 주먹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화가 나서 안되겠더라고. 내가 화 풀릴 때 까지 좀 맞자. 응? 네가 실제로 아프고 말곤 둘째치고 사람 기분을 이렇게 곱창내놨으면 맞는게 맞지요, 우리 고대신룡 친구?"
"이 무례한...!"
"내버려두게. 내 잘못이 맞으니까. 남의 드래곤을 함부로 폄하한 내 탓이야."

그 말에도 그녀는 분이 풀리지 않은 듯, 턱 아래쪽을 향해 정확한 일격을 한번 더 꽂아넣었다. 그 다음 한번인가 더 치고 나서였을까, 제 손만 아프다는 것을 깨달은 듯 그녀가 다리를 낮게 휘둘러 발차기 한번을 더 먹이고 나서야 진정한 듯 숨을 한번 내쉬었다.

"씨이...진짜 단단하네. 얼어죽을 거...다 큰 바람에 단단해서 산 줄 알아!"

씩씩거리며 뒤를 돌아 고대신룡의 터 방향으로 향하는 그녀의 뒤를 세라펠이 급히 쫓았다. 고대신룡은 그녀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은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정확히 따지자면, 한 반만 이해되었을 것이다. 그녀의 행동은 용을 아끼는 테이머의...좀 과격한 행동 방식이긴 했지만, 사과를 했는데 거기다가 주먹을 또 날리는 경우는 지금껏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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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리는 현재 유타칸 대륙의 반을 차지하고 있는 다크닉스와 그들 수하의 어둠, 혼돈, 그림자 속성 드래곤들을 몰아내고 4대속성과 빛, 신성만을 위한 세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이며, 거기에 대한 이견은 없어야 함을...거기, 마이네하스. 졸지 마십시요. 설마 어제 또 술 마신 겁니까?"

대답도 없이 병든 닭마냥 꾸벅꾸벅 졸던 그녀를 향해 에메랄드 드래곤이 막대같은 것을 하나 던져 맞추자, 그녀가 감기려던 눈을 뜨고는 바로 욕지기부터 내뱉었다.

"이 썩을..."
"졸지 마십시요. 안 졸면 그런 일 없습니다. 설마 어제 또 한 잔 했습니까?"
"어으으...술 마신건 그저께였고 어젠 한 숨도 못 자서 그렇거든? 빨리 내가 이틀 전에 얘기한 윗층 초딩들 층간소음 문제나 해결하시지."
"...그건 서로 합의하라고 했잖습니까."

그녀는 거기에 대답하지 않았다. 사실은, 대답할 가치를 느끼지 못했다. 며칠 여기서 지내온 결과 그녀가 느낀 것은, 여긴 그녀를 구속하고 붙드는 세력이라는 사실이었기에. 그들이 가르치는, 아무것도 모르는 중2병 걸린 꼬맹이들 머릿속에 집어넣으면 자신들에게 협조하게 되도록 편향된 방향으로 잘 조율된 지식들은 자신에게 물리는 재갈에 지나지 않아보였고, 그래놓고 숙소는 겉만 고급진 부실공사인지 윗층의 초등학생 정도 연령대로 추정되는 녀석들이 밤이라도 새는 날이면 그녀 입장에선 그날 잠은 다 잤다고 보면 되었다. 그러면 그녀는...천장 위로 고대신룡의 우상을 강하게 던져 의사표현을 하곤 했다.

"내 방 천장에 니들 대빵 조각상을 던져도 안 듣더라. 그리고 대충 뭔 소리 하는지 알아. 너희만을 위한 이상향을 세우겠단 거잖아. 거기에 우리가 필요하고. 내가 그것도 모를 만큼 멍청해보이디? 이미 다 알고 있으니까 조는 거거든?"
"...이해했다면 다행입니다만, 이건 수업 중 태도의 문제입니다."

에메랄드 드래곤은 그녀가 '니들'이나 '너희'등의, 자신이 속하지 않은 무리를 가리키는 말을 사용하는지에 대해 강한 의구심이 들었지만, 그걸 물을 시간 동안 다른 이들을 신경써야 하기에 구태여 묻지 않았다. 그녀의 드래곤, 세라펠은 쓸만한 각성 드래곤들 중에서는 상당한 약체. 그녀가 설령 돌아선다 해도, 바로 없애버릴 수 있다고 그는 믿었다. 심지어, 드래곤도 딱 둘, 그마저 하나는 어지간해선 누구나 가지고 있는 '8.0급 시타엘'이지 않은가?

물론, 저 밖에서 돌아다니는 '등급도 낮은데 무식하게 단단한 반동분자'와 '그의 무리를 싸고 돌다가 목소리를 잃은, 각성하지 못한 자'가 그녀의 것이 아니라는 전제 하에 말이다.

"아무튼, 마이네하스. 당신의 다음 강의는 검술입니다. 기본 자질 테스트니까 충실히 임하세요."
"뉘예, 뉘예에. 알겟슘니다아. 근데 난 무보단 문인데. 그리고 굳이 검이어야 돼? 전쟁망치는 없냐?"
"전쟁망치는 쓰지 않습니다. 예전부터 저희를 돕는 인간들은 모두 검을 사용해왔고 그것이 전통입니다. 그리고 전통은 쉽게 파괴되거나 무너지는 게 아니고요."
"워해머나 모닝스타가 갑옷 대상으로 얼마나 좋은 전쟁병긴데 그걸 왜 안 쓰냐? 뭐 물리 반사 역장 같은 거라도 끼고 다니냐? 중장 돌격병 오면 전통 부르짖다가 다 죽을 상일세."
"말 조심하십시오. 누가 들을지 모릅니다. 그리고 반은 맞추셨군요. 그들은 충격에 어느 정도 내성이 있는 드래곤들을 선봉에 세웁니다."
"깝깝한 구닥다리 띨띨이들 같으니...갑옷 찌그러질 때 까지 두들겨 패면 되잖아. 그리고 워픽도 있고. 원래 싸움은 먼저 배고파지던가 먼저 잠 오거나 먼저 뻗는 놈이 지는 거야."

에메랄드 드래곤은 마지막 말을 일부러 무시한 듯이, 그녀를 앞질러서 갈 뿐이다. 전통을 지키는 사람을 '구닥다리 띨띨이'라고 하는 것을 들을 가치는 별로 느끼지 못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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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닉스 쪽에서 꾸준히 세를 불리고 있고, 전방에 나서는 자들도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평범한 검으론 이제 상대가 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다른 전략을 강구해볼 때입니다."

고대신룡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정녕...정녕 그는 모두를 짓밟아 죽일 계획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창 밖에 무언가 사람이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돌렸으나, 고대신룡은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그의 옆에서 책사이자 5인 특수부대의 일원 중 하나인 '마법사'가 보고를 마친 뒤 서류철을 덮고는 다른 주제로 말을 이었다.

"그보다 메사이어의 무리...정말 받아들이지 않을 생각이십니까? 그의 의도가 진실하다면, 큰 도움이 될텐데요."
"어둠은 배척해야 한다. 그것이 아모르께서 주신 신탁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전부 어둠과 혼돈, 그리고 그림자들이야."
"그 '어둠'이라는게 단순히 속성이 아니라면요? 그게 어떤 상태나 감정을 의미하는 거라면, 감히 말씀드리지만 고대신룡님은 잘못된 길을 가시는 겁니다."
"말 조심해라, 마법사!"

고대신룡이 책상을 강하게 내리쳤고, 그의 책사 '마법사'가 움찔하며 물러서자 그가 헛기침을 한 다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아모르는 '마법사'의 기도를 듣지 않았다.

"...휴우. 미안하네, 쌍문동마법사둘리 군."
"..."
"화가 난 거라면 미안하네. 그렇지만, 지금으로썬 다른 해석을 할 여력이 없어. 다크닉스는 무자비하고, 우리는 죽어가고 있어. 자네와 같은 '별의 영혼'들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진즉 멸망했을걸세."
"병력에 관한 문제는 알고 있습니다. 저희가 치명상을 입은 채 의식을 잃어 별로 돌아가기 전까진 유사 불멸자라 도움이 많이 되는 것도 알고 있고요."
"하하, 잘 알고 있구만. 그러니 우리 입장에선, 안에서 암덩어리가 자랄 수도 있는 가능성을 무시할 순 없네. 그저...격리해두고 자멸하거나 할 때를 기다리는 수밖에."
"그렇지만..."
"이 문제는 나중에 이야기하도록 하지."

고대신룡은 그들에 대해 입에 올리는 것 조차 불결하다 여겼는지, 그 주제에 대해선 늘 말을 아꼈다. 그도 그럴 것이, 급수도 낮은 주제에 무식하게 튼튼한 그 어둠속성 용, '메사이어'가 점점 세를 불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배척하는 속성의 용들 중 다크닉스의 사상과 방식을 거부하는 이들을 모두 포용하면서.

고대신룡이 보기에, 그들은 황폐한 도시 외곽에서 자라는 암덩어리 외의 것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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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을 고쳤습니다. 시놉시스는 살아있으나 10화 분량의 비축분이 날아갔습니다. 으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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