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덫이 풀렸다

1 신월Sinwol
  • 조회수513
  • 작성일2022.02.13


철컥, 짧지만 메아리를 남긴 작동음과 함께 해골 요새 전체에 비명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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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예상하지 못한 일인데. "

라키온이 얼굴을 찌푸렸다, 그는 이 곳에서 자신 외의 드래곤을 본 적이 없었다.
이 요새 마지막 층에 잠들어있는 여왕을 빼면, 그 드래곤과의 만남은... 정말 최악이었다.

" 넌 뭐야? 왜 내가 설치한 덫에 네가 걸려있는 거야? "
" 살, 살혀... "
" 너 목이 쉬어서 제대로 안 들려, 일단 덫부터 풀 테니까 이것 좀 눌러봐. "

라키온이 곰덫 양쪽의 기역자 모양의 스프링을 가리켰다,

" 피같은 건 녹이라고 생각하고, 빨리. "
" 그렇게 어떻게 생각하는데?! "
" 입 다물고 빨리 눌러, 눌러야 덫을 풀 수 있으니까. "

바이올렛이 스프링에 손을 갖다 댔다. ...끈적하다.
이 기분 나쁜 끈적함이 자신의 피라고 생각하니 소름이 돋아 몸을 떨었다.

덜덜 떨고 있는 바이올렛과는 반대로, 라키온은 빠르게 덫의 입을 벌려내 바이올렛의 다리를 빼냈다.
빼낸 다리를 잠깐 살펴보고는 얼굴이 굳었다.

" ...야, 이건 안되겠다. "

덫의 이빨이 무뎌진 것도 큰일이었지만, 더 큰 일은 따로 있었다.
어린 바이올렛의 다리는 끔찍한 꼴이 되어있었다.

" 얼마나 버둥거린 거야? 덫이 뼈까지 파고 들어갔잖아, 다시는 걷지도 못하겠는데? 헤엄치기도 힘들 것 같고.. "
" 뭐? "

다시는 걷지 못한다, 헤엄치기도 힘들다.
물 속성 드래곤이 헤엄을 치지 못하는 것은 불구가 되는 것과도 같았다, 그들의 주된 서식지는 물 속이었으니 당연한 소리.

바이올렛의 얼굴이 하얘지는 것을 본 라키온은.. 작게 웃었다.

" 왜 웃는 거야...?!! "
" 아나.. 이 덫을 설치한 드래곤은 나거든? "

실례였다는 걸 깨닫고 라키온이 망토 자락으로 웃음을 감췄다.

" 생각을 좀 해봐, 이런 곳에서 산다고 해서 덫에 안 걸리겠냐? 나도 치료제 정도는 있거든? "
" !! "
" 내가 가지고 왔을지는 모르겠네, 지금은 덫 좀 손볼 겸 도구를 주우러 나온 거라서. "

라키온이 등에 맨 가방을 내려놓고는 무언가를 찾기 시작했다.

" ... "
" ...역시나, 조금만 기다려 봐. "

라키온이 가방을 다시 들어올렸다.

" 근처에 내 은신처가 있거든? 거기서 약 좀 가져올 테니까. "
" 여기서 기다리라고? "
" 잘 알고 있네, 내 거주지로 가는 길은 누구도 몰라야 하거든, 혹시 모르니까. "
" ... "

그러니까, 라키온은 지금 바이올렛에게 언제 몬스터가 올지 모르는 이 곳에서 다리도 못 움직이는 채로 있으라는 말이었다.
바이올렛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 ... "
" 왜 그런 눈으로 봐? 같이 데려가달라는 의미는 아니지? "
" 제발. "
" 안돼. "
" ...제바알? "
" 안된다고. "
" ... "

바이올렛의 동그란 눈에서 눈물이 방울처럼 떨어졌다.
하도 울부짖은 탓에 이미 나올 눈물도 없었을 것 같았지만, 유리구슬처럼 잘도 떨어졌다.

" 여긴 몬스터도 거의 안 온다고. "
" 그래도... "
" ... "

라키온이 이마를 짚었다.

" ...아, 알겠어, 그리 좋은 물건이 떨어져 있지도 않고, 이 덫도 한 번은 더 쓸 수 있을 것 같으니까. "
말이 끝나자 라키온이 가방에서 천을 두 장 꺼냈다.
하나로는 상처를 덮고는 꽉 매어 지혈했고 하나로는 바이올렛의 눈을 가렸다.

" 벗을 생각도 하지 마, 두고 가버릴 거니까. "
" 아, 알겠어... "

라키온은 가방을 앞으로 매고는 바이올렛을 들어올려 등에 업었다.
바이올렛은.. 가벼운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라키온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걸었다.

" 지금 제대로 걷고 있어? "
" 응? 그건 뭔 의미야? "
" 아니, 말라보였는데 나까지 업고 멀쩡하게 걷고 있나 싶어서. "
" 넌 가방에 곰덫이나 폭탄같은 걸 넣고 뛰어다닌 적 있냐? 난 한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으니 아무렇지도 않아, 특히 오늘은 물건을 좀 주우려고 수리 도구 빼면 가방이 텅 비었거든. "

...방금 폭탄이라고 한 건가?
...
바이올렛은 라키온이 정말 위험한 드래곤이라고 직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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