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신이 든 이니스트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마 혼란스러울 것이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어둡고 무서운 분위기인 어두운 던전에 있었는데 구름만이 가득한 신전으로 온다면 나라도 당황스럽겠다.
아무리 그렇다고는 해도 침은 흘리지 말아줬음 한다.
"여긴...? 당신은...?"
"여긴 천계와 마계의 중간지점... 정식 명칭은 차원관리국인데 그냥 통행소라고 생각하면 편해."
아직은 이니스트가 알아서는 안되는 정보지만 나는 이번 회차에 모든 걸 걸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나는 이 차원관리국을 통솔하는 디멘션 드래곤."
그리고 이제부터는 나도 나설 생각이다.
"전 분명..."
배를 만지작 거린다. 분명히 창에 뚫린 상처가 있어야 할 자리인데 그게 없으면 조금 이상하겠지.
"여기는 영혼만 오는 곳이라 상처 같은 건 없어."
"그럼 전 죽은건가요?"
실은 죽은게 맞다.
죽었어야 했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나는 조용히 입꼬리를 올렸다.
"아니. 한 번만 더 해보자고. 이걸 받아."
나는 꿈의 정수를 이니스트에게 주었다.
"마셔."
의심도 하지 않고 잘도 마신다.
이로서 수억 년간 잠들었던 힘은 해방됐다.
"이제 힘내라."
마지막으로 내가 할 수 있는 말.
여기서 잘 되면 나도 현실에 관여할 수 있게 된다.
G스컬이 가지고 있는 마계열쇠.
그것만 부숴진다면.
현실로 나갈 수 있다.
이니스트는 다시 던전에서 깨어났다.
배의 상처는 어디갔는지 어떻게 봐도 멀쩡했다.
"쿠에엙!!!"
기괴한 소리를 내며 몬스터가 달려든다.
가고일.
평범한 성체 드래곤에게도 버거운 상대다.
하지만 지금은 이니스트를 옭아매던 족쇄가 풀렸다.
디멘션 드래곤인 난는 차원을 지키는 드래곤.
그리고 이니스트 드래곤은 차원마저 깨부수고 운명을 바꾸는 드래곤.
"크아아악!!"
그의 필살기인 페이탈 러쉬.
무한히 반복된 시간 속 쌓인 에너지를 한낱 가고일 따위가 감당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일대가 완전히 박살나 버렸고 지하 성채는 더 이상 찾아 볼 수도 없었다.
주변에 있던 몬스터까지 전멸, 생명체는 남지 않았다.
"...네놈은 뭐지?"
G스컬.
영구불멸의 언데드.
이제부터가 진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