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르는 로판인가요!?
( 그 남자가 이 세계로 온 이유 )
#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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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은 열심히 걷다가 잠깐 그 자리에서 멈췄다.
" 응? 이 옷으로는 가면 안돼? "
" 아 - 하긴? "
" 그래도 이 세계에도 내 복장과 비슷한 옷들은 흔히 존재할 것 같긴한데? "
" 허..그래도 의심받을 지도 모르니 대비하자고? "
" 음.. 그래 뭐, 네가 그런다면. "
남성은 허공의 존재와 계속 대화하며 다시 걷는가 싶더니 제 손가락을 한번 튕겼다.

그러자 놀랍게도 남성의 복장은 본래 복장이 아닌 이곳에서 평민들이 흔히 입는 복장으로 대체되어있었다.
" 응? 왜 이런 복장으로 선택했냐고? "
" 귀족들이 입을듯한 고급진 옷? "
" 글쎄? "
" 괜히 귀족들이 입을 법한 옷을 골라서 어느 가문의 자제인지 물어보면 곤란하단 말이지? "
" 그렇다고 돈 많은 평민을 행세하기에는 여러가지 귀찮은 질문들이 쏟아져 나올 것 같거든? "
" 응? "
" 이 곳에 온 이유? "
" ... "
" 당연한거 아니야? "
" 당연히 이 연 때문이지. "
" 뭐?? "
" 아니? "
" 나는 여기에 놀러 온 것이 아니라 이 연이 싫어서 온 거야. "
허공의 존재는 남성이 이 세계에 휴가라도 온 줄 알았나보다.
남성은 허공의 존재와 대화하다가 투덜거렸다.
이 연은 눈치가 없다.
혹은 이 연은 꼰대라는둥.
무엇보다 자신을 귀찮게 군다고.
그의 투정은 아무튼 그랬다.
그의 사정은 이 연이라는 존재를 피해서 이 곳으로 도망쳐온 것 이였다.
이 연은 정말 놀랍게도 자신이 있던 세계뿐만 아닌, 다른 차원의 세계에 자신이, 아니 그 누구라도. 어떤 존재들이 숨어도 찾아낼 수 있는 대단한 존재였다.
여기 이 남성은 그런 이 연의 눈을 피해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며 살아왔다.
떠돌이 생활을 하면 불편한 점이 많았다.
그러나 가출을 한건 자신의 몫이니 자신이 책임져야 할 일.
하지만 자신은 딱히 불만을 가지지 않았다.
자신이 이 연의 눈을 피해 숨어다닐 동안은 적어도 이 연이 자신을 찾지 못 했고,
그것은 제가 잘 숨어다니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게 했다.
어쩌면 자신은 숨는 것에 재능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설령 이 연이 이미 알고있어도 모르는 척 눈감아주는 것이라도.
뭐, 사실 이 연이 모르진 않겠지.
당장에라도.
" 위크, 너는 이게 숨은거냐?"
하고 이 연이 제 앞에 나타나 놀릴 것만 같았다.

어쩌면 지금도 이 연의 손바닥 안에서 놀아나고 있다고 생각하자 알 수 없는 감정이 속에서 꿈틀거렸다.
하지만 위크가 작정하고 숨는다면 정말 찾기가 어려웠다.
자신의 세계에서 도망의 선수 라고 불리는 시공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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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돌이 삶.
오히려 위크는 이것에 적응했다.
지금은 그것이 싫지않다.
물론 후회 한 적이 없다면 그것은 거짓말이다.
처음 가출하고나서는 많이 후회했다.
자신이 아무리 신이여도.
힘든 점은 생겨났다.
고생도 이만저만 한게 아니였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결국 그가 선택한 삶이고,
이것이 그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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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는 허공의 존재와 함께 열심히 걸었는지. 작은 마을 하나를 발견했다.
" 그러니까 여기가.. "
" 응? "
" 아, 그래. 아리엔 왕국이라고 했지? "
" 그래, 그건 알아. "
" 신들의 보호를 받는 국가. "
" 하지만 신들을 배척하는 세력도 분명 있을거란 말이지? "
" 그런 세력이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어. 소수더라도. 너는 안 그래? "
남성이 허공을 보며 묻자 허공에 있던 무언가는 제자리를 한바퀴 빙그르르 돌며 제 의사를 표현했다.
" 그래? "
" 너도 역시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
허공에 있던 존재는 " 삐요오르르-! " 소리를 내며 위크에게 착 달라붙었다.
위크는 허공의 존재와 대화가 통하는 모양이였다.
그 허공의 존재는 다름아닌 귀여운 동물형 영혼이였다.
" 저기에 마을이 보이네. "
" 천천히 걷긴했는데.. 허. 그래도 생각보다 오래 걸렸어. "
" 일단 저기서 숙소를 알아보자? "
" 너도 노숙보단 숙소가 좋잖아? "
위크의 말에 동물형 영혼은 고개를 끄덕이다 못해 몸이 들썩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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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오... 이게 무슨 일이람? "
" 타세계의 신이 무슨 일로 우리 세계로 넘어온걸까? "

" 이유가 궁금하긴하지만 지금은 딱히 그게 중요한건 아니지. "
" 나의 후손들과 아스트레이카 제국의 백성들 그리고 동맹국인 아리엔 왕국이 힘을 합쳐 암흑룡을 무찌르는 것에 집중해야하니. "
" 암흑룡을 무찌르지 못 한다면 이 세계는 멸망하고 말거야. "
" 이 세계의 신들도 그건 원하지 않을테고. "
" 내가 나의 제국민들과 후손들을 직접 돕고싶긴하지만 나는 이미 죽은 몸 그저 사념일 뿐이니. "
레드드래곤의 사념은 다른 세계의 신 위크가 제 세계로 넘어온 것을 느꼈는지 위크쪽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 그래, 혹시 모르잖아? "
" 한번 저 신을 만나볼까? "
암흑룡을 무찌르는 것에 고민을 하던 레드드래곤의 사념.
그 마음에 위크를 한번 만나보고자하는 아스트레이카 제국의 건국자. 그녀의 사념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