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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L] 5화

4 [DEVIL]
  • 조회수106
  • 작성일2023.01.23






종이가 찢겨져나가는 파열음이 작은 공간을 채웠다.

툭.

종이 뭉텅이가 책상 위로 아무렇게나 떨어지는 소리도.


데빌은 마카라가 건넸던 서류철에서, 네 명의 가장 앞 장을 찢어내 데스크 위로 나란히 펼쳐두며 말했다.



데빌 : "다닉. 고신. 하람. 파틴... 너 머리 좀 아팠겠다? 이런 애들이 막 생겨나서?"



나란히 줄 세워둔 다섯명의 정보, 그리고 그것들을 꽤나 신중히 훑어보는 데빌의 얼굴을 보자니 안 그래도 슬슬 머리가 아파오던 참이었다.

마카라는 파리한 얼굴로 손을 모았다.



마카라 : "아무리 너네 같은 괴물들이 마구 생겨나도... 나는 과학을 믿어. 내 종교야, 과학은"



데빌은 그런 마카라의 손끝을 보며 피식 웃었다.

마카라도 기도하듯이 눈을 감은 채 푸스스 웃었다.



데빌 : "이런 것들이 사고치고 다니는데, 잡아오는 것도 되게 성가셨겠네"


마카라 : "성가시다는 말로는 부족했지. 그중에 누가 제일 어려웠을 것 같아?"


데빌 : "음. 당장 생각나는 건 다닉인데, 어쩌면 고신?"


마카라 : "못 맞출 줄 알았는데. 바로 정답이네"



마카라가 놀랍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마카라 : "임펄스가 감지되었을 때, 고신의 능력이 감각 제어라는 걸 모른 채로 수색팀이 진입한 거잖아. 정신제어 타입은 원체 드물기도 하고. 거기서 고신의 이능에 걸린 부대원들은 아직도 싸이코 타입은 상대 안 하려고 해. 트라우마가 생겨서"


데빌 : "어땠길래 그래?"


마카라 : "완전무장으로 들어간 사람들이 종국에는 사지를 덜덜 떨고 있더라고. 불러도 못 알아듣고, 총은 다 떨어뜨리고. 눈도 못 마주치고. 말도 제대로 못 하고"


데빌 : "내재된 불안을 그대로 증폭시킨 모양이지?"



마카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데빌 : "다닉? 이쪽도 여간 만만찮았을 것 같은데. 걔는 어떻게 했어?"


마카라 : "신체 강화타입이 회복까지 가능하니 정말 방법이 없더라고. 그래서..."


데빌 : "그래서?"


마카라 : "마취총까지 나왔지. 멧돼지같이 큰 짐승들한테 쓰는 그런 거"



"푸하" 데빌이 웃음을 터뜨렸다.

데빌은 그렇게 한참이나 웃더니, 그 다음에서야 네 장의 종이를 하나로 겹쳤다.

파틴의 인물정보가 담긴 낱장이 가장 위에 오도록.



데빌 : "얘는 왜 내보내는 거야? 나이가 어리기도 하고, 능력도 아직 불투명하고. 쉘터에서 연구할 부분이 아직 많지 않겠어?"


마카라 : "그렇긴 하지만, 파틴을 언제까지고 이곳에 가둬둘 수는 없어. 언젠가는 사회로 나와야겠지. 하지만 바로 노말들 틈에 섞이게끔 할 수는 없잖아. 스스로도 능력을 제어하지 못하니까. 그러니 같은 앱노말들과 묶어놓는다면 조금 더 낫지 않을까,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을 만난다면 불안이 자츰 가라앉지 않을까, 조금이라도 더 자신의 능력을 제어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그래서 그래"






"그래서 너에게 파틴을 맡기는 거야" 그렇게 말하는 마카라의 얼굴은 이 방대한 쉘터를 책임지는 군인의 얼굴이 아니었다.

그저 오래 보아온 용을 마음 깊이 아끼고 걱정하는 한 용의 얼굴이었다.

계산속이라고는 손톱만큼도 없어 보이는 그 얼굴을, 데빌은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데빌 : "아. 그리고 이거 말인데"



데빌이 제 목에 달린 은색 장치를 가리키며 말했다.



데빌 : "파틴은 왜 이걸 달고 있으면서도 그런 전이가 일어난 거지?"



마카라의 시선이 둘 사이의 탁자로 가라앉아다.

수 초의 시간이 지난 후에야 목소리를 흘렸다.



마카라 : "파틴의 이능은 기본적으로, 본인의 의지로 발생되는 게 아니야. 그래서 방금처럼 파틴의 기복이 심하게 불안정할 때에, 그리고 파틴의 전이가 쉽게 일으켜지는 조건. 예를 들면, 낯선 용의 신체적 접촉이 있었을 대에 이런 일이 있었어. 제어기의 통제를 벗어나는 일이"


데빌 : "그럼 그렇다고 제어기가 무용지물인 건 아니네. 특정한 조건들이 있어야만 이능이 제멋대로 발현되는 거니까"


마카라 : "그야 그렇지만"



토독, 토독.

마카라의 손톱 끝이 테이블을 가볍게 두드리는 소리가 이어졌다.



마카라 : "그래서. 이 중에 누가 필요하겠어?"


데빌 : "전부"


마카라 : "전부?"


데빌 : "그래. 네명 다"


마카라 : "나머지는 그렇다 치고... 파틴은 감당할 수 있겠어?"



데빌이 씩 웃으며 말했다.

날카로운 눈매에 순간 빛이 비췄다.



데빌 : "골치아프긴 한데, 걔가 제일 재밌을 것 같아"



데빌의 또렷한 목소리에, 마카라는 살짝 웃어보였다.

"아, 그리고 말야" 데빌이 불쑥 말을 얹었다.



데빌 : "팀은 이렇게 다섯 명으로 충분해. 그리고 리더는 내가 할게. 대신, 판돈을 좀 올려야겠어"


마카라 : "판돈?"


데빌 : "한 판 거하게 배팅할 돈은 줘야지. 망하면 개죽음인거 너도 알잖아. 우린 이미 올인이라고"



"좋아. 말해봐" 마카라가 흥미롭다는 듯이 웃었다.

처음 만났을때의 그 오만한 얼굴이 눈앞에 선했다.

달라진 것 업는 모습에 되려 마음이 놓였다.



데빌 : "네가 말한 돈의 딱 두 배. 한 두대 얻어맞는 깽값도 아니고 목숨을 걸어내는 대가라면, 그 정도는 받아야겠어. 그리고 이것도"



데빌이 손끝으로 건드린 건 목에 달린 제어기였다.

마카라는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



마카라 : "금액은 내가 어떻게든 통과시켜보겠어. 하지만, 그건 안 돼. 다닉도 그렇고 파틴도 그렇고. 제어장치가 없으면 얼마나 위험해지는지 몰라?"



사뭇 진지해진 얼굴로 단호하게 거절을 놓는 마카라를 보고, 데빌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호쾌하게 웃었다.



데빌 : "알지. 그러니까, 나만"


마카라 : "뭐?"


데빌 : "나만 이거 없애달라고. 볼려고 보는 것도 아닌데 이게 능력을 제한하는 것 때문에 영 성가시단 말이야. 어차피 나는 남에게 해를 끼칠만한 위인도 아니라는 거 잘 알잖아"



아, 저 얼굴.

마카라의 선택지에 거절이 없다는 걸 뻔히 아는 얼굴이었다.

이미 자신의 손에 들어온 패를 다 읽은 얼굴.

마카라는 한숨을 한 번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카라 : "좋아. 너만큼은 제어기를 해제해줄게. 이번 작전에서 네 능력이 그만큼 중요하니까. 대신,"



마카라가 내민 것은 워치형 컨트롤러였다.

언뜻 보기에는 일반적인 스마트워치와 다를 바가 없는"



마카라 : "이건 가지고 다녀줘야겠어. 네 팀원들의 이능 제어를, 어느 정도는 네가 할 수 있도록. 그리고 그 네 명을 맡은 리더에 대한, 최소한의 관리이자 통제야"



"이쯤이야" 데빌은 흔쾌히 수락했다.

작은 기계장치가 어렵지 않게 데빌의 손목에 매였다.

마카라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마카라 : "그럼 나머지 인원들을 불러볼까. 맥스에서의 둘은 아직 네 얼굴도 모르니까 말이야"



"어, 궁금한 게 있는데" 데빌이 일어나는 마카라의 모습을 붙잡았다.



데빌 : "왜 하필 날 찾은거야? 다른 앱노말들도 많았을 텐데"



마카라는 걸음을 멈추고 차분한 얼굴로 돌아봤다.

그러고 나서는 데빌의 얼굴과, 무릎 높이의 테이블에 놓인 서류들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마카라의 입이 열리고 짙은 눈매가 해사하게 접혔다.



마카라 : "도박이니까"































-










데빌 : "이제야 모두 모였네"



아까 하람과 마주쳤던 작은 연구실 안이었다.

그 안에 여섯명이 모였다.

마카라가 맨 처음 건네주고 데빌이 멋대로 찢어냈던 파일은 어느새 새로 출력되어 그럴듯한 명부로 바뀌었다.

마카라는 길게 숨을 내쉬며 남은 다섯 명의 얼굴을 훑었다.


나른한 자세로 앉아있는 하람, 호기어린 얼굴의 다닉, 무심한 표정의 고신.

차분한 눈빛으로 나머지 인원들을 응시하는 데빌.

제 옷깃을 그러잡은 파틴.


마카라는 다정히 아이의 머리를 쓸었다.

파틴아. 괜찮아. 괜찮을거야. 작게 중얼거리며.



마카라 : "일단, 내가 줄 수 있는 것부터 얘기해야 할 것 같네. 첫번째로, 고신, 하라, 다닉은 이 일을 성공하는 순간 모든 혐의를 없던 일로 만들어주겠어. 보안 시설에 갇혀있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야. 두 번째로, 너희들이 마음껏 누릴만한 돈을 줄게. 인당 20억. 이만하면 내가 대체 무슨 일을 시키려고 너희들을 모아둔 건지 궁금해질 정도는 되겠지"



20억.

마카라의 입에서 나온 그 액수에,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있던 데빌의 입에서 작은 웃음소리가 새어나왔다.



고신 : "돈보다도 그 앞의 조건이 끌리는데"



고신의 목소리였다.

새카만 눈동자가 천천히 마카라를 향했다.



마카라 :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인데. 나머지는 어떻게 생각해?"



마카라는 곧바로 파틴을 바라보았다.

이 중 가장 마음이 쓰이는 용이었다.

마카라는 아이가 작게 끄덕이는 것을 보고 나서야 나머지 인원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하람 : "이쪽도 같이 가는건가요?"



하람이 말한 것은 파틴이었다.

마카라가 끄덕이자 하람이 옅게 웃으며 말했다.



하람 : "좋아요. 그럼 나도 할게요"



다닉 : "엇. 그럼 나도 할래. 재미있을 것 같아"



다닉이 왈패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마카라는 대답없이 고신의 서류를 집어들며 대답을 재촉하는 눈빛을 보냈다.



고신 : "글쎄, 나는 그닥 흥미가 안 생기는데"


파틴 : "같이... 가요"



고신의 무심한 목소리를 뒤따라 나온 말의 주인은 뜻밖에도, 파틴의 목소리였다.

익숙함과 동시에 낯설게 느껴지는 목소리에, 마카라가 흠칫 놀라며 파틴을 쳐다보았다.

지금껏 파틴을 보아온 게 2년을 채워가지만, 저 얇은 목소리를 들은 경험은 두 손에 꼽아낼 수 있을 정도였는데.

파틴은 아직도 고신을 곧게 응시하고 있었다.

고신은 그러한 시선을 그대로 받아내며 잠시간 생각에 잠겼다.

짙은 눈썹이 한 번 까딱였다.



하람 : "말수가 없어 보였는데 의외네. 네가 마음에 드는 모양이야. 기왕 이렇게 된 거, 같이 가지 그래?"



이어지는 하람의 목소리에, 고신은 잠시간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뒤이어 들려온 목소리는 명백한 수락의 의미로 읽혔다.



고신 : "...대체 무슨 일인데 이 난리인거야"



마카라가 설핏 웃었다.

와중에 눈이 마주친 데빌 또한 바람 새듯 웃었다.

마카라는 괜히 목을 한 번 가다듬었다.



마카라 : "그럼 일단 너희가 뭘 해야하는지부터 설명할게. 일단 나는 이곳, 쉘터의 총책임자이자, 너희들이 있던 최고 보안시설, 맥스의 총책임자. 마카라라고 해. 이름은 외워둘 필요 없지만, 너희들을 이렇게 모아낼 정도의 힘은 있다는 뜻이야"



가만히 인물파일을 들여다보는 데빌을 제외한 네 명의 시선이 하나같이 마카라를 향했다.

각자의 눈빛에 담긴 속내들은 모두 달랐겠으나, 마카라는 눈 앞의 다섯을 훑으며 생각했다.

이만하면 꽤 괜찮은 시너지가 생길지도 모르겠다고.



마카라 : "극비로 부쳐져 지금껏 아는 사람은 드문 일이지만, 최근에 이상한 일이 많이 일어났어. 이능을 빼앗긴 앱노말이 발견되었고, 등록되지 않은 앱노말들이 하나둘씩 발생하곤 했지. 그리고 우리는 그 두 개의 흐름이 같다는 걸 알아냈어. 그러니까, 어떤 집단이 앱노말들로부터 이능을 채취하고 있고, 그 이능은 고스란히 노말들에게 이식되고 있다는 말이지. 그 집단의 이름은 '판데믹'. 아주 오랫동안 비밀스럽게 이 일을 꾸며온 것 같은데, 세력이 꽤 불어난 탓인지, 더 이상은 숨기려고 하지도 않더군.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낸 이능력자들은, '스택' 이라고 명명하기로 했어"


고신 : "국군에 소속된 앱노말들이 있다고 들었는데. 왜 그들은 움직이지 않는거지?"



고신의 새카만 눈동자가 까맣게 빛났다.

잠자코 있던 다닉은 그 부분을 미처 생각하지 못한 듯, "그러게?" 하며 고개를 기울였다.



마카라 : "창피한 얘기지만, 일단 사실대로 말해야겠지. 일단 국군 사이에는 이미 파다하게 말이 퍼졌어. 판데믹으로 납치되듯이 끌려가서는 이능을 빼앗긴 채 돌아온 군인이 한 명 있었거든. 그 꼴을 보고서는 다들 몸을 사리려드는거지"


데빌 : "아. 심지어 몇명을 추가로 빼앗긴 상태라고 하시고"



조용하던 데빌이 말을 덧붙였다.

마카라는 착잡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으나, 생각 외로 눈앞의 다섯명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다닉 : "그래서? 그 판데믹이라는 걸 상대로 이기면 되는거야?"



다닉은 꼭, 게임에서 이기면 되냐는 듯한 표정과 말투였다.

사태 파악이 안 되는건지, 자신감이라고 해야할지.

둘 중 무엇이든 상관은 없었지만.



마카라 : "그렇지. 목표를 단순하게 말하자면, 첫번째. 판데믹의 붕괴. 두번째. 판데믹이 만들어낸 '스택'의 처치와 통제. 세번째. 감금된 앱노말들의 복귀. 라고 할 수도 있겠네"


하람 : "꽤 막중한 임무를 주시네요. 그런데 이쪽은 그런 위험한 일에 왜 참여하는 거죠?"



하람은 제 앞에 앉은 파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었다.

파틴은 당황한 눈치였으나, 그런 하람을 뿌리치지는 못했다.



마카라 : "파틴은 자신의 이능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거든. 플러스 타입, 그러니까 자신 외에 영향을 끼치는 타입이라 이대로는 사회로 내보낼 수도 없고. 그러니까 비슷한 앱노말들과 묶어서 뭔가를 해보려는 거지. 친절하기까지 바라지는 않지만, 그래도 잘 부탁해. 파틴은 너희처럼 사회의 때가 덕지덕지 묻은 애가 아니니까"



"그래 보여요. 말갛고, 예쁘고" 하람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파틴의 머리를 다시 한 번 쓰다듬었다.

파틴의 곤혹스러운 얼굴을 보면서도 다정히 웃기만 하면서.



고신 : "이능이 뭐길래 스스로 감당을 못 한다는 거야"


마카라 : "아, 그래. 서로 아는 게 너무 없겠네. 일단 출석부터 불러볼까. 일단, 다닉"



개구장이같은 표정의 다닉이 번쩍 손을 들었다.



마카라 : "다닉, 피지컬 타입, 마이너스 에스 랭크. 신체 강화, 2차 발현으로는 신체 회복"


다닉 : "나 왜 마이너스야?"



다닉이 마카라의 말을 끊고 불쑥 끼어들었다.

짐짓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마카라는 작은 한숨과 함께 대답했다.



마카라 : "마이너스, 플러스는 성향이야. 자신에게만 적용되는 힘인지, 자신 외의 상대나 환경에 적용되는 힘인지. 그러니까 너희 둘을 포함한 피지컬타입들은 전부 마이너스 성향인거지. 자신의 신체에 발현되는 힘이니까. 마이너스가 플러스보다 열등한 게 아니라고"



"아, 그런 거야?" 다닉은 머쓱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고신 : "그런 랭크는 처음 들어보는데. 너희들은 우릴 보면 하나같이 점수를 매기는 모양이지?"



비아냥거리는 목소리는 고신의 것이었다.

마카라는 당연하다는 얼굴로 말했다.



마카라 : "그럼. 당연하지. 너희의 능력을 구분하고, 분류하고, 파악해서 범위와 한계까지 알아내는게 내 일인걸. 그래야 노말들도 안전하고, 너희들 스스로도 능력을 잘 다룰 수 있고. 안 그래?"



"그러니 너무 불쾌해하지 말라고" 마카라는 고신을 향한 시선 그대로 말을 이었다.



마카라 : "그 다음. 다닉 뒤에 앉은 고신. 싸이코 타입, 그러니까. 정신제어 타입 에이 플러스 랭크. 이능은 감각제어. 존재하는 특정 감각을 증폭시키는 능력. 맞지?"



고신은 긍정의 의미로 천천히 눈을 감았다 떴다.

마카라는 건너편의 하람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마카라 : "하람. 피직스 타입, 그러니까 물리제어 타입 비 플러스 랭크. 이능은 물성치환. 정확한 부피와 질량이 있는 물체의 위치를 치환할 수 있고. 그 다음은..."



마카라는 말끝을 흐렸다.

파틴을 이렇게 내보내는 게 과연 맞는 일일까.

당장의 최선이 이것이라는 걸 분명히 알면서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마카라 : "파틴. 고신과 같은 정신제어 타입. 랭크 미정, 플러스 성향. 이능은 전이. 타인으로부터 자신의 감각을 전이시킬 수 있지만, 사실 파틴의 정확한 이능은 여태 파악하지 못했어. 눈으로 보이는 이능도 아닌 데다가, 싸이코 타입은 원체 드물어서 이렇다할 관련 자료도 없었고"


하람 : "그 드물다는 정신제어 타입이 둘이나 있네"



나른한 말투는 하람의 것이었다.

고신과 파틴.

둘의 눈이 잠시간 마주쳤다.



마카라 : "마지막. 이 팀의 리더, 데빌. 피지컬 타입 씨 마이너스 랭크. 이능은 투시안. 설명은 더 필요 없겠지?"


데빌 : 아니, 잠깐만. 씨? 씨 랭크라고? 나 왜이렇게 *밥이야?"



내내 조용하던 데빌이 불쑥 고개를 들었다.

그 옆에 앉은 다닉이 재미있다는 듯 작게 킥킥댔다.

마카라는 순간 혼란스러워진 회의실 내의 공기를 모른체하며 말을 이었다.



마카라 : "어쨌든. 데빌이 너희 리더야. 아, 그리고. 다닉의 2차 발현은 아주 드문 케이스야. 상위 랭크일수록 2차 발현이 나타날 확률이 높긴 한데, 그것도 필연적인 건 아니고. 그냥 알아두라고"


다닉 : "와 대박, 내가 여기서 제일 쎄. 그치!"



다닉이 눈을 반짝거리며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으나, 그다지 신경쓰는 용은 없었다.



마카라 : "데빌. 모아놓고 보니까 어때? 할만 하겠어?"


데빌 : "서류로 봤을 때도 개판이라고 생각하긴 했었는데, 가만있어봐. 이거 밸런스가 왜이래"


마카라 : "밸런스?"


데빌 : "이런 미친. 게임도 이따위 조합으로는 안 해. 봐봐, 마카라"



데빌이 눈 앞의 넷을 하나하나 훑었다.

그러고 나서 데빌의 시선이 정착한 곳은, 다름아닌 다닉의 인물 파일이었다.

데빌은 얇은 종이를 손끝으로 툭툭 치며 말을 이었다.



데빌 : "탱커, 다닉. 딜러, 다닉. 힐러, 이것도 뭐.. 본인이 셀프로 하신다고 치고. 나머지는... 너네는 용도가 뭐냐 진짜?"



다닉이 달리기 1등 도장이라도 손등에 받아낸 초등학생처럼 뿌듯한 표정을 지으며 히죽거렸다.

흥미롭다는 표정의 고신이 굳게 닫혔던 입을 열었다.



고신 : "너는 뭔데, 그럼?"


데빌 : "나? 나는 게이머지, 당연히"



데빌의 오만한 얼굴도 뻔뻔하기로 치자면 다닉 못지 않았다.

마카라는 습관처럼 이마를 짚으며 한숨을 한 번 내쉬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카라 : "조합은 너희 알아서 하고. 일단 너희들 특공복을 줄게. 기다려"



마카라의 보조연구원이 품에 한아름 들고온 것은 새카만 옷더미였다.

밖의 군인들이 입는 것이나 별반 달라 보이지는 않지만, 일반 군인들은 진녹색, 이능력자 군인들은 흰색 제복을 입는 것과 달리 마카라가 가져온 옷의 색은 온통 검었고 왼쪽 가슴엔 이름도, 계급도 없었다.



마카라 : "오른쪽 어깨좀 볼래 지금?"



마카라의 말에 다섯은 상의의 어깨부분을 확인했다.

어깨와 쇄골의 중간 위치쯤에, 손톱만한 이물질이 있었다.



다닉 : "이거 뭔데? 알약이네. 진통제 같은거야?"


데빌 : "아. 설마"



순진한 눈빛으로 묻는 다닉과 벌써 뭔가를 짐작한 얼굴로 표정을 구기는 데빌의 대비가 선명했다.



마카라 : "설마 맞아. 너희들이 상대하는게 뭔지는 알지? 손이 묶여있어도 바로 사용할 수 있게 이곳에 숨겨둔 거니까, 상황이 안좋게 흘러가면 이걸 삼키도록 해. 너희들의 이능을 판데미에게 빼앗기면 정말 골치아파지거든"


데빌 : "*발. 너무하네, 진짜"



데빌은 욕지거릴 뱉어내면서도 어이없다는 듯 웃는 모양새였다.

그러고는 아직 상황 파악이 안된 듯한 다닉의 어깨 위로 손을 턱 얹었다.



데빌 : "다닉. 너는 꼭 그 알약을 잊지 말고 위기상황에 잘 활용하도록 해. 너같은 걸 적으로 돌리면 우린 진짜 *망이니까. 오케이?"



다닉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도 어깨 위 알약이 뭔지 이해하지 못한 표정이었지만.







-


캬 이능물 쓰는 거 맛들림.

재밌다 재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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