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릴 때 '드래곤빌리지' 라는 게임을 참 좋아했었다.
드래곤빌리지는 내가 어릴 때 아주 대박을 친 게임이었다. 동네 문구점에서 파는 카드에 나오는 용들이 참 빛났었다는 기억이 있다. 나는 고대신룡을 좋아했었지, 그래.
고대신룡의 황금장식이 내뿜는 빛이 온 눈망울을 눈부시게 흔들었었다.
내가 드래곤빌리지를 중학생이 되고 접었었지만, 향수병처럼 게임에서 즐거웠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때때로 나를 이리저리 뒤틀어대는 느낌이었다. 나는 마지막 드래곤으로 뭘 키웠었더라? 나는 ..
점차 흐려지는 기억들
마치 동백꽃처럼 한순간 피었다가 사라지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나는 고2가 되고 드래곤빌리지를 다시 시작했다. 완전 새 계정으로
뉴비서부터 시작했고,
드래곤빌리지에 어느 정도 시간을 들여 참 재미있게 플레이했다.
가끔 일챗에서 난동피우는 사람들은
흑룡의 그 곱슬거리는 털이 엉켜버리는 것만 같았다.
복귀 뉴비의 첫 친구는 누구냐고 한다면, 나는 파이어 드래곤이었다.
파이어드래곤의 불꽃의 기억이 있었다. 옛날이랑 디자인이 달라졌구나.
아무튼,
파이어드래곤의 불꽃은 마치 작은 나뭇가지에 들러붙은 모닥불처럼 은은하게 타들어가는 것만 같았다.
파이어드래곤이 참 귀여웠다. 파이어드래곤은 아쉽게도, '등급'이 낮았다.
따라서 파이어드래곤과 함께 강림까지 갈 순 없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이어서 고대신룡, 그리고 뽑기로 뽑은 윈드, 뉴비 출석 보상.. 그렇게 7.0 부화기가 처음으로 생긴 나는 드래곤을 강림까지 키워보기로 했다.
<도감 점수 달성 >
백룡의 알을 얻었는데, 백룡은 아름다웠다. 마치 안개꽃과 같이 복실거리는 흰 털에 파묻힌다면 달콤한 숨소리를 솜사탕처럼 뜯어 먹을 듯한 느낌이었다.
백룡이 참 매력적이었기 때문에 나는 백룡을 키우기로 결정했다. 또한 백룡과 흑룡은 예전부터 있던 익숙한 드래곤들이니 추억도 생각나고.
나는 백룡에게 두 번의 이벤트를 거치며, 36젬 공격 3개, 36젬 방어 1개, 체력 144 젬을 주었다. 백룡이 강림이 되었기 때문에 백룡에게도 좋은 아이템이 필요할 것만 같았다. 나는 이벤트로 얻은 장신구들을 열어보았다.
아, 불뿔 14(체/공) 이 있네, 이거 인첸트 좀 망하긴 했는데, 이거라도 줘야겠다.
인첸트 17%(공격) 이 된 불뿔 14(체/공)이 있었다. 백룡이 어둠뿔만 가지고 있어서 강해지지 않고 정체되어 있는 것만 같아서 백룡에게 불뿔을 주었다. 백룡의 아름다운 얼굴, 흰 털이 날리는 모습, 항상 같은 모습으로 있었지만 그때는 더욱이 웃어주는 것 같았다.
백룡을 강림까지 키우면서 나는 '아르하' 시나리오를 들어가게 되었다. 초월 드래곤이 10마리 생기고, 강림은 2마리 더 늘렸다.
내 동굴에 있는 초월 /강림 드래곤들이었다. 풀초는 백룡과 식스레그혼 드래곤이 있었다. 나머지는 그냥 키우겠지, 하고 까 놓은 새끼 드래곤들 이었다.
'포이즌리버, 데스락, 베네지,번네스, 문라이트, 샴, 디멘션, 로루스, 흑룡, 단탈리온, 그리고 백룡 강림, 식스레그혼 강림..
아직 뉴비네 ㅎㅎ!
나는 웃었다. 내가 꽤나 잘 키운것 같더라도 아직은 고수들에게 비비기 힘든 뉴비니까, 창밖은 밤이 늦었다. 내일 학교를 가야 했기 때문에 나는 잠을 청했다.
꿈자리에서 달콤한 느낌의 안개가 나를 둘러쌌다. 행복한 꿈을 꾸었던 것 같다.
아침이 밝았다. 등굣길은 전쟁이다. 버스가 20~30분에 1대씩 와서 기다려서 타면 지각하기 딱 좋았다.
부랴부랴 씻고, 나는 새의 날개를 발에 단 듯 날아가는 것처럼 뛰었다.
버스를 타고, 만원버스 앞자리에 끼여 갔다. 난간을 잡을 공간도 없는 틈새에.
그리고 버스는..
"오늘 아침 8시, 경기도 ○○시, 버스가 졸음운전 트럭과 충돌했습니다. 버스 승객2명이 사망하고 몇몇 승객이 중상을 입었습니다. 트럭 운전자도 그 자리에서 사망하여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