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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생은 유타칸 최고 가문의 아들로: 7화

12 익천비
  • 조회수67
  • 작성일2024.08.16



"더 빨리, 시타엘!"


"왼쪽, 오른쪽, 여기서 아래로!"


"그리고... 승자는 이카루스와 지브롤터!"

"통산 기록 17대 0입니다~!"


"안돼~! 어떻게 저렇게 빠를 수 있는 거야?"

"분명 직선 비행에서는 시타엘이 바위 드래곤보다 빠른데!"


도착 지점에서 지브롤터와 뒹굴며 대답한다. 

"그러게, 순수 속도만이 레이스를 결정짓는 게 아니라니까."

"만약 그랬다면 레이싱 대회를 바다 위에서 수평 비행으로  했겠지." 


"근데 너도 이 코스가 거의 처음이면서 길은 어떻게 그렇게 잘 아는거야?"

"분명 내가 앞서고 있었는데 있지도 않은 지름길로 들어가서 저~ 앞에서 나오고 말이야."


"천부적인 재능이지, 뭐겠어?"

수천 번도 넘게 희망의 숲 코스를 타본 건 비밀로 해도 되겠지. 


"너, 딱 기다려."

"내가 지름길만 다 외우고 나면 훨씬 빠를 테니까!"


"네~ 그러시겠죠."

"근데 지금 당장은 희망의 숲 코스를 외우는 것보다 드래곤과의-"


"또 드래곤과의 유대 그 소리야?"

또 그 소리라니. 얼마나 중요한 건데.

"난 이미 시타엘과 충분히 친하다고~"


"그럼 왜 코너에서 멈칫하고 막힘없이 비행을 하지 못하는데?"


세냐는 답을 하지 못해 답답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럼 이번 주도 복도 청소 잘 부탁해~"


지브롤터가 부화하고 약 2이 된 시점에서, 난 세냐와 함께 희망의 숲에서 비행 연습을 하고 있다. 

'아카데미의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세냐를 설득하는 데 좀 걸렸지.'

성공한 후부터는 지브롤터와 훈련하는 겸 직접 가르쳐 주고 있다.

'물론, 학생들의 출석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아카데미의 공도 컸지만.'


'그나저나 세냐, 역시 전생의 업적에 걸맞는 재능이야.'

드래곤에 대한 이해도, 레이싱 실력, 그리고 — 비록 희망의 숲 몬스터들이지만 — 천부적인 전투 감각.

시타엘은 말을 할 필요도 없다.

'특히 저 광휘의 창들은.. 정말 사기라니까.'

 

가끔은 — 정말 가끔은 — 나와 지브롤터를 뛰어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만약 프란델을 이기는 것이 세냐라면?'

'그래도 난 괜찮을까?'

결국은 경쟁 상대가 될텐데.

세냐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 줘도 괜찮은가?


'..그래도 역시 지금은 눈 앞의 것에 집중하는 게 더 중요하겠지.'

새로 만난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성장하는 것. 

그리고 지브롤터와 다시 훈련하는 것. 


나 스스로 가장 위대한 테이머가 된다면, 남의 실력은 중요하지 않다. 



---



"그럼 오늘도 시작해 보자고!"


'뭔가 달라졌나? 힘있게 도전하네.'


그렇게 출발선을 떠나 숲 속으로 들어간다. 

누군가에게는 열 여덟번째, 누군가에게는 몇 천번째인 길을.


후웅 — 


숲의 내부로 진입하자 순식간에 그림자가 드리우며 주변이 어두워진다. 


후웅 — 


수많은 나무들이 시야에 시속 수십키로로 지나가며, 종종 바위나 작은 동물들도 보인다.



드래곤 비행을 한다는 것은, 일반인들이 많이 착각하듯이, 그저 타고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예전에 이런 말을 들은 적도 있지.'

"드래곤이 알아서 다 하고 테이머는 앉아만 있는 거 아니야?"

얼마나 사실과 먼지 직접 해보면 알 수 있다.


비행 중에는 감각이 예민해지고 모든 생각이 머릿속에서 사라진다. 

밀리초 단위로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하면 나무에 곤두박질치게 된다.

오직 본능적인 감각, 그리고 기억에만 의존하여 한 몸이 된 파트너에게 정확하게 지시를 내려야 한다.


"저쪽 나무에서 오른쪽으로."

여느 때처럼 침착하게 비행하던 그 때 — 


"이봐, 이카루스!"

"너무 느린 거 아니야?"

우측.

순식간에 지나가는 나무들의 검은 실루엣 사이로 세냐와 시타엘이 보인다. 

그러고는 앞서 나간다. 


'이건.. 지름길을 타도 좀 아슬아슬하겠는걸?'


'저기서 승부를 본다.'

그렇게 나무 밑의 동굴을 익숙하게 빠져나온 후, 도착 지점에서 세냐와 시타엘을 찾는다. 


"세냐! 혹시 먼저 도착한 거야?"

"역시 아니지?"

다행히 더 일찍 도착한 것 같다. 

뒤늦게 들어오면 놀려주기 위해 기다리지만...


시간이 흘러도 돌아오지 않는다. 


혹시 사고인가?

'아니면 길을 잘못 들었다던가..'


이른 아침이라 해가 지기 전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지만, 미로같은 희망의 숲에서 사라진 사람을 찾기는 굉장히 어렵다. 

'게다가 정해진 길을 이탈해 다른 곳으로 갔다면...'


"지브롤터, 돌아가자."

"레이싱 코스를 뒷밟으면서 찾아보는거야."


천천히 모든 흔적을 유심히 보며 길을 걸어가던 도중.


한 코너에서 반대 방향으로 향한 흔적이 보인다. 

'하필이면 여기서 오른쪽으로 갔다고..?' 

설마.

'그래도 멀리 가진 않았을 거야.'

익숙한 길이 아니면 돌아왔겠지.


하지만 가면 갈수록 자취는 깊어지고, 점점 더.. 최악의 시나리오의 가능성이 드리워 온다. 

"퀸즈 스네이크의 영역."

이미 안으로 향한 듯 하다.


순간 고민한다. 

'마을의 어른들을 불러오는 게 맞을지도..'

'지금 세냐가 무사하다고 해도, 시타엘과 지브롤터만으로는 퀸즈 스네이크를 상대하기 어려워.'


'하지만 이미 만났다면.. 아니, 지금 쫓기고 있다면..'

돌아갔다 다시 올 여유는 없다.


"꺄악—!"


젠장. 이미 늦지만 않았으면.

"지브롤터! 바로!"

"소리 난 방향으로!"


그 어떤 레이스를 비행할 때보다 빠르게 숲을 뚫고 지나간다. 

슈우욱— 

외워둔 코스는 아니지만, 몇 번의 위험한 장면들만 남기고 소리의 근원지에 도착한다. 


'윽, 이게 무슨 냄새야.'

멀리서부터 풍기는 악취. 가까이 오니 코를 찌른다.

'마치 쥐들의 시체가 썩어가는 냄새 같아.'


주변을 둘러보니 나무 사이 곳곳에 초록색 비늘을 한 뱀의 몸이 보인다. 

그리고 바로 앞에는 몸에서 푸른 빛을 띄는 여인, 그리고 머리 위의 벌집. 

푸른 몸은 기형적으로 초록색 뱀의 몸과 이어져 있다. 


입에 침이 마르는 것이 느껴진다.


"꺄악! 저리 가!"

세냐가 그 앞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비명을 지른다.

시타엘은 최선을 다해 퀸즈 스네이크의 공격을 방어해 내고 있다. 


'아직 탐색전만 펼치고 있어.' 

제대로 된 공격이 시작된다면 드래곤 성체 여러 마리가 있어도 상대하기 벅찬데. 


이럴 때는 도망 가는게 답이다.

갈 수 있다면.


"세냐, 시타엘 위에 타!"

"빨리 도망가야 해!" 


"이카루스!"


퀸즈 스네이크의 이목이 나한테 집중된다. 

노란색 눈과 날카로운 눈동자가 몸을 경직시킨다.

'정신 차려. 이번엔 정말로 죽을 수도 있어.'


서둘러 지브롤터를 비행시키고, 허둥지둥 시타엘 위에 올라타는 세냐를 지켜보던 찰나,

과거에 퀸즈 스네이크에 대해 들었던 이야기가 떠오른다. 


퀸즈 스테이크의 몸이 아닌, 꼬리를 조심할 것. 


그렇게 반응할 시간도 없이,


휘익 —

퍽 — 


"커헉! 크..아악!!" 

숲고릴라의 기억이 선명해지는 고통. 

퀸즈 스네이크의 비늘진 흉기는 강철만큼 강도가 높다.


우웅 — 


귀가 울린다.


'숨, 숨이..!'

폐가 찌그러진 것만 같다.


시선이 흐리고,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빨리.. 도망가야.. 하는데..'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는 알 수 없지만, 축축한 땅에 누워있던 도중 한 목소리가 몽롱함을 깨고 들어온다.


"-루스! 빨리!"


'뭐..라고..?'


"이카루스! 빨리 일어나!" 


'세나구나.'

날 힘겹게 들어올려 지브롤터 위에 올려준다. 

드래곤은 바로 이륙한다.


후웅 — 


무언가가 살벌하게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다시 들려오고, 이내 어떤 물체와 부딪혀 굉음이 귓가에 울린다.

다행히 두 번째 공격은 피한 듯하다.


최소한의 의식이 돌아오자 인벤토리에서 치료제를 꺼내 사용할 수 있었다.

'하아.. 좀 살만 하네.'

순식간에 상황이 기억나고, 뒤를 매섭게 쫓아오고 있는 몬스터의 정체가 퀸즈 스네이크라는 사실도 상기된다.


"정신 차렸어?"

세냐는 뒤를 돌지 않고 비행에 집중하고 있다.

"지금 수호의 나무로 가고 있는 중이야!"

지브롤터는 시타엘의 뒤를 따라가며 종종 가격하는 초록색 꼬리를 피하고 있다. 


"안돼..! 수호의 나무는 안돼!"

"보스 몬스터한테는 안전 구역이 소용 없단 말이야!"


"키에엑-!"

몬스터의 소름끼치는 울음소리가 숲 전체에 울려퍼진다.

'어서 영역을 나가야 해.'


"그럼 어떡해? 어디로 가?"

소녀는 잠시 멈칫하여 뒤를 돌아본다. 


"빨리 영역을 벗어나자!"

"낮에는 활동 영역에서만 벗어나도 괜찮을 거야!"

실제로 전생에도 불의 산에서 파이어 레드스톤을 피해 생존한 기억이 있다. 

칼같이 영역 끝까지만 쫓아오고 더 이상의 추격은 하지 않았다. 


종종 나무들에 각인된 퀸즈 스네이크의 영역 표식을 지나친다.

더이상 보이지 않을 때까지 뒤조차 안 돌아보고 비행했다.


어느 순간부터 들리지 않는 몬스터의 괴음.

그제서야 돌아보니 퀸즈 스네이크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제 좀만 내려서 쉬자."

어린 해치들도 이젠 거의 한계다.


"이게 말이 되는 거야?"

"어떻게 10에 한 번 나타날까 말까한 퀸즈 스네이크를 만나냐고!"

"이카루스, 어쨌든 구해줘서 정말-"


"쉿!"

두 손으로 세냐의 입을 막는다. 

'어딘가 이상해.'

그러고는 두 드래곤에게 자세를 낮추라고 손짓을 한다. 


"왜 그러는데? 이제 안 쫓아오잖-"

세냐가 귓속말로 말을 하다 멈춘다. 


폭풍전야. 

눈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온몸이 감각하는 공포. 


가까운 곳에 있다. 


'젠장..! 어디있는 거야..'

가만히 있을 순 없다. 당장 벗어나야 한다.


"잘 들어. 셋을 세면 시타엘에 올라타서 전속력으로 저 방향으로 비행하는거야."

손으로 조심스럽게 희망의 숲 바깥 경계를 가리키며 속삭인다.


"하나.. 둘... 셋!"


탁- 타다다-

다급한 걸음. 드래곤에 올라탄다. 


쩌저-적


뒤에 있던 나무가 반으로 갈라지면서 퀸즈 스네이크가 모습을 드러낸다. 

방금 전까지는 아무것도 없던, 허공에서. 

'미친..! 이건 또 뭐야!'

비늘이 빛의 반사를 받으며, 놀랍게도, 주변의 모습을 본따 보호색을 띤다. 


키에에엑!!


숲을 뒤흔드는 울음소리.


도망가는 와중에도 끝없는 의심이 든다.

'평범한 퀸즈 스네이크가 아니야.'

뭔가 이상하다. 이런 몬스터가 있을리가.

'게다가 여긴 영역 한참 밖인데-'


콰앙!


또다시 생사를 건 추격전이 시작된다.

날아오는 수많은 나무 조각들. 

'맞으면 무조건 즉사겠군.'


콰앙! 쩌저적 - 쾅!


수십 번의 죽을 위기를 모면하고 간신히 도달한 숲의 바깥에서도 추격은 계속된다.

'영역 따위는 처음부터 의미가 없었군.'

뒤에서 섬뜩한 살의가 뿜어져 온다. 


"이카루스! 더이상은 한계야!"

이미 레이스와 장기간 비행으로 어린 드래곤들은 피로도가 급격하게 쌓이고 있다. 

'아직은 간신히 간격을 유지하고 있지만..'

마을에 도달하기 전까지 버티지 못할 것은 분명하다.


"싸워야 돼."


"뭐? 내가 잘못 들은거지?"


"아니, 계속 도망쳐봤자 소용 없어."

이 상태로는..

"마을까지 절대 못 도착해."


"겨우 해치 두 마리로 퀸즈 스네이크를 상대한다고?"

"그건 불가능하잖아!"


'불가능..'

그렇지. 

이정도는 해줘야지 불가능을 뚫어내는 것 아니겠어.


"방법이 있어."

"퀸즈 스네이크는 인간인 몸통이 약점이야."

빠르게 계획을 설명한다. 

위험하지만 유일한 계획.


둘로 나뉘어 한 명은 괴물을 유인하고, 한 명은 수호의 나무로 간다. 


상황이 상황인만큼 세냐도 토를 달지 않고 즉각 실행에 옮긴다.


"빨리 다녀올 테니까 잘 버티고 있어!"

"여기서 너무 멀어지진 말고!"

유인은 세냐에게 맡긴다.

'여기서 무너질 센티넬이 아니지. 이 정도는 믿고 맡길 수 있어.'


나는 남은 힘을 다하는 지브롤터를 이끌고 수호의 나무로 향한다. 



이쪽 구역의 숲 외곽과 수호의 나무는 멀지 않다. 

'세냐가 처음에 이쪽으로 와준 건 정말 행운이군.'


'도착이다.'

주변에는 2년 사이 다시 나타난 나무괴물들이 햇볕을 피해 우글우글 몰려있다. 


'그때와는 완전히 다르군.'

'직접 저 속으로 뛰어들어가는 꼴이니.'


"잠깐 빌린다, 괴물들아!"

지브롤터와 완벽한 합을 맞춰 우아한 곡선 비행을 선보이며, 낮이라 비몽사몽한 나무괴물들의 사과 폭탄을 하나씩 훔쳐서 인벤토리에 저장한다. 


'적어도 10개는 필요하겠지.'

사과 폭탄은 위력 하나만큼은 훌륭하다.

'충분히 보스 몬스터를 잡는 도구로 쓰일 수 있지.'


필요한 양이 다 모이자 힘없이 항의하는 나무괴물들을 뒤로 하고 세냐의 방향으로 서두른다. 

"빨리! 지브롤터! 아까 왔던 방향으로!"


다행히 폭주하는 퀸즈 스네이크의 비명소리가 좌표를 정확하게 찍어주고 있다. 


시야에 시타엘이 들어온다. 

간발의 차로 퀸즈 스네이크의 공격을 회피했다.


"세냐! 계획대로!"


"정말 되는 거 맞지?"

"스킬을 해치 때도 쓸 수 있다고?"


돼야지. 안 되면 여기서 죽는걸.

"일단 믿고 들어가!"


세냐는 도망을 멈추고 방향을 틀어 퀸즈 스네이크의 몸을 향해 비행한다. 


'여기서 실패하면 둘 다 끝이야.'

땅의 정기를 끌어모아 지브롤터에게 전달하고, 

퀸즈 스네이크가 공격을 준비할 때..

"지금!"


지브롤터가 땅을 내리치자 시타엘의 옆에 거대한 바위 장벽이 솟아난다. 

콰앙!!

시타엘을 향하던 퀸즈 스네이크의 꼬리는 바위에 부딪히며 숲을 뒤흔든다. 


'이 정도 틈이면 충분해.'

꼬리의 견제를 한 번 막자 다시는 없을 귀중한 타이밍이 생긴다.

그 사이 소녀와 드래곤은 간격을 좁힌다. 


지브롤터와 비슷하게 시타엘도 정기를 모으고, 

비록 성체 때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약한 위력이지만— 

스킬을 쓰자 희망의 숲 일대가 황금빛 광휘에 휩싸인다. 



'으윽.'

질끈 감은 눈 사이로 빛의 강도가 느껴진다.

그보다 강렬한 것은 무방비하게 빛을 맞은 퀸즈 스네이크의 비명 소리. 

그러나 망설일 시간은 없다.

'지금 마무리를 지어야 돼.'


'녀석이 몸을 말기 전에..!'


인벤토리에서 사과 폭탄 뭉치를 꺼내서,

마구잡이로 휘둘리는 초록색 비늘 사이를 비행한 후,

'발화.'

폭탄 심지에 불을 붙인 후에 온힘을 다해 던진다. 


"최대한 멀리 떨어져!"


그러나 그럴 필요조차 없다. 


자신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볼 수도 없는 퀸즈 스네이크는 폭탄과 함께 자신의 본체를 뱀의 몸으로 감싼다.

이미 폭탄이 안으로 들어간 후에는 방어 기제가 아닌 스스로의 지옥이 된다.


방음이 된 원뿔 내에서 폭발의 굉음과 몬스터의 끔찍한 절규가 섞여 흘러나온다.

 


고요한 숲. 


움직이지 않는 괴형적인 조형물. 


"죽은..건가?"

세냐와 시타엘은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그런 것 같은데."

"사과 폭탄 10개를 직격으로 맞은 데다, 스스로 감싸는 바람에 더 피해가 컸을 거야."

잘못하면 10개로도 부족했을지도..

'상식을 거부하는 돌연변이였어.'


"지금 우리가 퀸즈 스네이크를 잡은 거야?"

"희망의 숲 보스 몬스터 퀸즈 스네이크를?"

소녀의 입에 행복하고 거대한 미소가 걸린다. 


"하하, 그래. 그렇다고 할 수 있지."

물론 보스 몬스터는 다시 생겨난다.

'이미 과거에 수도 없이 토벌해 왔지만 어느샌가 다시 나타나는 걸 보면.'


하지만 이런 경우는 거의 없었을 텐데..

'구역을 벗어나 쫓아오고, 투명해지는 것도 가능하다니.'

의심이 가중된다.

'전생과는 다른 흐름이 전개되고 있는 건가.'


"우선은 마을로 돌아가자."

"소리를 듣고 다른 몬스터들이 몰려오면 그땐 정말 끝이야."



---



이미 마을의 경비대는 희망의 숲으로 출격해 있었다. 

'순찰을 돌다 소리를 듣고 조사를 하러 갔나보군.'


그렇게 며칠 동안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는 도대체 퀸즈 스네이크가 왜 영역 밖에서 죽어 있었는지, 죽인 사람이 누구였는지 추측하려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그냥 말하면 안돼?"

"우리가 당당하게 잡았는데, 자랑 좀 할 수 있잖아~!"

세냐는 벌써 죽을 위기를 넘긴 것을 그저 또 하나의 모험담으로 취급하고 있다. 


"괜한 관심을 끌어서 좋을 게 없어."

"지금은 아카데미의 소수만 알지만, 5번째 시타엘이 나타났다는 게 사람들 사이로 많이 퍼지면 밀렵꾼들이 찾아올 수도 있다고."


"그건 그렇긴 한데.."

"흠, 나중에 테이머로서 유명해지면 그때 그게 나였다고 밝히면 되지, 뭐!"


'사실..'

엘드리안가의 관심을 피하기 위해서다. 

최근 마을에 엘드리안가의 소속으로 보이는 경비원들이 돌아다니는 것을 목격했다.

'지금은 특히 더 조심해야 해.'


"프란시스, 세냐, 수업을 열심히 들어야죠?"

"웬일로 제 수업 시간에 다른 이야기를 하고 계시네요?"

뒷자리에서 딴 짓을 하던 것이 걸린 모양이다.


에란 루니아의 수업도 가끔씩은 지루한, 도움이 되지 않는 내용을 다룰 때가 있다.

"그럼 오늘 수업 내용은 여기까지만 하고, 조금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여러분은 혹시, 하운드 덴(Hound's Den)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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