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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생은 유타칸 최고 가문의 아들로: 15화

12 익천비
  • 조회수102
  • 작성일2024.08.21



마지막 관문이다.

세냐와의 단판 승부.


"이카루스 선수, 이제는 익숙한 가젯들이죠! 연막탄과 실드 두 개!"


"세냐 선수, ..?"

"세냐 선수는 가젯을 들지 않고 출전했습니다!"

이건 또 무슨.. 

"가젯 없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인가요?"


'물론 시타엘과 시너지가 맞는 가젯이 많진 않지만, 그래도 실드 정도는 들고 올 수 있잖아.'

이 나이 때 슈퍼 루키라고 주변에서 띄워주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실수다.

그래도 결승전에서 이럴 줄은 몰랐는데.


시타엘의 전투 스타일은 이미 파악이 끝났다.

반면 세냐는 비교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던 지브롤터의 능력을 아직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을 것. 


시타엘의 곁을 상시 맴도는 6개의 광휘의 창과 강력한 섬광 효과를 지닌 빛의 포효에만 잘 대처하면 충분히 할만한 매치업이다.

게다가 속성 상성까지 유리한데..


경기가 시작된다. 


'그래도 결승전이니, 처음부터 전력으로 상대해야겠지.'


지브롤터는 암석으로 견고한 갑옷을 생성한다. 

웬만한 육탄전에서는 밀릴 수 없다. 

'이번 경기에서는 육탄전을 피할거지만.'


시타엘의 창의 범위는 몸을 둘러싼 약 5m.

거리를 유지하고 암석으로 무기를 만들어 승부를 본다면 상대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선공을 가져가볼까.'

지브롤터는 땅에서 수많은 창들을 깎아내 시타엘을 향해 날린다. 


쉬익- 


캉!


암석보다 훨씬 더 단단한 재질로 이루어진 광휘의 창들은 가볍게 공격을 막아낸다. 

'시선을 분산시키는 덴 성공했어."

이미 진짜 공격은 전개되었다. 


땅에서 거대한 벽들이 시타엘 주위로 솟아올라 한 번에 덮는다. 


'반응할 시간조차 없겠지.'


쿠웅..


관중석에서는 비명이 터져나온다. 


..그러나 세냐는 신경쓰지 않는 눈치이다.

'뭐지?'


암석은 시타엘을 완전히 삼켜 더욱 견고하고 두껍게 땅속으로 밀고 들어간다. 


쩌적. 


파앗—!


"읏!"

눈이 아릴 정도로 밝은 빛이 바위 틈새로 갈라져 나온다.


잠시 앞이 안 보이고, 그 사이 큰 충격음이 여러 번 들린다. 


'뭐야, 어떻게..!'

전투 현장을 다시 보니 시타엘은 완전히 빠져나와 창의 범위 안에서 지브롤터를 공격하고 있다.

여섯 개의 창이 강하게 가격하자 암석 갑옷이 빠르게 뜯겨나간다. 


"지브롤터! 후퇴! 범위 밖으로 벗어나!"


거리를 벌리자 바로 따라오지 못한다.


'원거리 공격을 생각해놓지 않으니까 상대한테 회복할 시간을 주잖아.'

세냐도 아직 루키라 그런지 전술이 능숙하지는 않군.


지브롤터는 물러나서 흠이 난 갑옷을 다시 보충한다. 


'언제까지 버틸 수 있는지 보자고.'


"지브롤터! 얄밉게도 닿지 않는 거리에서 계속해서 암석 공격을 쏟아붇습니다!"

"시타엘, 땅에 착지하면 그 순간 갇히게 되고, 날아오르니 창이 날아와 방어하기 바쁘네요!"

"이대로 가면 체력이 떨어지는 것은 시간 문제겠습니다!"


'..잠깐, 저건..'

누가 보더라도 시타엘은 전혀 지쳐보이지 않는다. 

세냐의 여유있는 미소가 경기 시작 전보다 더욱 진해진 것 같다.


'... 뭔가 이상해.'

'이쯤되면 다른 대응을 할 만도 한데, 숨겨놓은 패가 있으면 왜 안 쓰는 거지?'


세냐가 내 쪽을 바라보고 눈빛을 교환한다.


'뭐? 하하,'

정말 웃기네.

'뭐라도 해봐, 안 그러면 질거야'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


지브롤터의 공격 강도를 아무리 높여도 시타엘은 모조리 방어해낸다. 

'젠장, 저 창들만 어떻게 할 수 있다면..'

일정 시간마다 나오는 아슬아슬한 장면들은 모두 세냐가 긴장감을 위해 연출하는 상황들인 것이 나에게는 뻔히 보인다. 


'거석 지옥마저도..'

광휘의 창이 모조리 휩쓸고 다니며 파괴하고 있다. 


비록 바위를 컨트롤하는 것이 정말 최소한의 마력만 든다고 해도, 거석 지옥을 장기간 펼쳤던 지브롤터에게 한계가 다가온다. 

이미 심하게 손상되어 생선뼈를 연상시키는 기둥들은 절망스럽게 땅 속으로 후퇴한다.


이제 지브롤터는 바위 갑옷 말고는 암석을 조종할 힘이 없다. 

'이렇게 된 이상 무조건 육탄전으로 승부를 봐야 해.' 


"지브롤터, 육탄전으로!"


캉!

그러나 접근이 창에 막히고, 이제는 재생성되지 않는 마지막 남은 갑옷마저 여기저기 뜯겨 날아간다. 


"후.. 후퇴!"


무려 30분간 "우세"했던 분위기는 이제 너무나도 압도적으로 뒤집혀 있다.

관전석에서 마룬이 나를 무덤덤하게 바라본다. 


"아, 그리고 이카루스!"


세냐가 경기 중 반대 편에서 부른다.


"이것도 있는데. 잘 봐!"


시타엘의 몸을 위협적으로 맴돌던 창들이 모두 움직임을 멈추고 지브롤터를 향해 조준한다. 

그리고 6개의 흰색 창들이 모두 서서히 밝은 노란 빛으로 변한다. 


'빛..으로 된 창?'

잠깐, 무슨 스킬이-


생각이 끝나기도 전에 날아온 창들은 지브롤터의 얼마 남지 않은 갑옷을 무시하고 바로 몸통을 꿰뚫는다.

지브롤터는 그 자리에서 쓰러진다.


"지브롤터!!"

"기.. 기권!"


전생의 악몽이 떠올르기 시작한다. 

'어서, 어서..! 곁으로.. 다시.. 일어서야 해.'


점점 흐려지는 시야 끝에 보이는 의료진들이 쓰러진 드래곤에게 치료제를 투약하고 있다. 


허억, 헉, 허어억—


숨을.. 쉬기.. 어렵다.

발 및에는 무지개 동산의 잔디밭이 펼쳐진다.


'잔디가.. 왜.. 붉은 색이지..'


쿵 —



 ---



"이카루스 선수! 괜찮으세요?"


잠시 후 눈을 떠보니 의료진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그리고 옆에는 세냐도 있다.


'..세냐..!'


'아니야. 세냐 잘못이 아니야. 그.. 그만..'


'윽,'

의료진들이 팔에 어떤 약을 투여한다. 

그러자 숨이 가다듬어지고 몸이 조금 진정된다.


'빌어먹을 악몽..!'

또 이렇게 되다니.


"지브롤..터.. 지브롤터는..?"


"아, 일어났습니다!"


"이카루스 선수, 바위 드래곤은 괜찮습니다."

"정신적 충격으로 인해 잠깐 기절하셨던 것 같아요."

"혹시 병원으로 이송해드릴까요?"


"아..아니요. 병원은 안 가도 돼요."

아. 지브롤터는 괜찮은 게 맞다.

'그럼 됐어.'

"이제 괜찮아진 것 같습니다."


옆에 세냐가 울고 있다.


"미.. 미안해, 이카루스.. 정말 미안해! 흑,"


세냐는 울면서 격하게 떨고 있다.

어쩌면 나보다도 더 충격을 받은 듯 하다. 


"아니야, 괜찮아, 괜찮아!"

"난.. 그냥 잠이 부족해서 그래, 잠이. 넌 잘못한 게 없는걸?"


"내가, 실수로, 지브롤터를.. 흑, 나도 몰랐는데, 훈련 때만.."


세냐를 안정시키기 위해 안아준다.

불안한 떨림이 조금씩 줄어들고, 마음이 서서히 안정된다. 

관중의 소음이 저 멀리 사라지고, 마치 아카데미로 돌아가 여느 때와 같은 하루를 보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렇게 돌아보니 과거도 미래의 꿈 못지 않게 좋았던 것 같다. 

돌아갈 수 있다면 평생 다시 살 자신이 있을 정도로. 



그렇게 콜로세움 전투는 짧은 소란 끝에 마무리 되었다.



---



남은 6명들의 테이머들은 숙소로 복귀하여 다음날 아침 결과가 나올 심사원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숙소 앞에서 지브롤터를 다시 한 번 살펴본다. 

"지브롤터, 정말 괜찮은 거지?"

가슴 쪽에 났던 여러 상처들은 감쪽같이 사라져있다.


'전생에는 왜 이런 치료 기술이 없었던 걸까.'

만약 그때 있었다면...

이라는 생각을 빨리 지워버린다.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 지브롤터와 다시 만나서 기회가 한 번 더 있는데.'


지브롤터는 미안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뭐? 그게 무슨 소리야, 너 때문에 졌다니!"

"..인정하기 싫지만 이번에는 온전히 실력 차이로 진 것 같아."


"실력 차이?"

못 알아볼 수 없는 목소리.

'릴리아 이솔데.'


"무슨 일로 찾아오셨나요?"

혹시 영입 제의를 다시 하러 왔나?

"아직 대회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그냥, 겸사겸사."

"그나저나 넌 네가 정말 '실력 차이'로 졌다고 생각해, 이카루스?"


"당연하죠. 방심했다, 그런 핑계는 대지 않을래요."

세냐는 정정당당하게 싸웠으니까.

"제 모든 수를 다 썼는데도 세냐는 이겨냈으니까 말이죠."


"후훗, 난 너같은 애들이 재미있어."

"자기가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남들은 우물 안 개구리 취급을 하거든."

"정작 스스로 가장 깊은 우물에 빠져 있다는 건 모르고 말이야."


이건 무슨 말이지.

"..무슨 소리를 하고 싶으신건가요."


"잘 들어, 이카루스. 넌 '실력 차이'로 진 게 아니야."

"네가 말했듯이 넌 네가 가진 모든 수를 썼어. 허술한 부분도 없지는 않았지만, 대체로는 완벽에 가까운 실력으로."

"그래도 바위 드래곤의 암석은 시타엘의 창을 뚫을 수 없어."


"이게 무슨 소리인지 알아?"


"..."


"실력이 아닌, 드래곤에서 승부가 갈렸다는 거야."

"네가 지금 듣기 싫은 말일지는 몰라도, 극복할 수 없는 종의 차이라는 건 존재해."

"그리고 네가 그 고집을 버리지 않는 한 넌 절대로 테이머 대회를 우승하지 못할거야."


"그럼 지브롤터를 버리라는 말씀이신가요? 당신처럼-"


"그래! 파트너 드래곤을 바꾸라고!"


"..."


"후... 버리라는 뜻이 아니야."

"네 친구는 충분히 파트너가 아닌 한 생명체로서 행복하게 살 수 있어."

"그저, 네 꿈을 정말 이루고 싶다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법칙들, 현실을 조금 존중하라는 말이야."


"..아니요, 다들 그렇게 생각하지만-"


"다들 그렇게 생각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어!"

"..넌 아직 모르겠지, 왜 수많은 이들이 포기하는지.."


릴리아 이솔데의 목소리에 고통이 스며들어 있다.

그러고 보니 릴리아 역시 한 때는 평민이었다는 에란 루니아의 말이 생각난다.


'어쩌면 과거에는 파트너가 일반종 드래곤이었을수도...'


하지만 난 그 벽을 이겨낸 적이 있다. 


"..전 이미 증명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 지역별 예선 말하는 거야? 겨욱 그것 가지고?"


"아니요! 전에 본선에서도 레이스로..!"

"며칠.. 전에. 레이스 보셨잖아요. 해낼 수 있다는 거."


"이카루스, 착각하지 마."

착각?

"네가 레이스를 이긴 건 지름길을 많이 알고 있어서지, 결코 더 좋은 레이서여서가 아니야."


"하지만-"


"그래, 지름길을 알고 있는 것도 실력이지. 그런데 어쩌나?"

"다음부터는 다들 연습해서 따라할 텐데. 그때마다 매번 새로운 지름길을 찾아낼 거니?"


"..."

그건.. 어렵지.

실제로 전생에서도 내가 최초로 발견한 지름길은 모두 상용화되었다.


"모두가 지름길을 안다면 결국은 속도가 중요해."

"조종 실력도 있지만, '레이스'에서는 속도가 중요하다고. 바위 드래곤이 다른 드래곤에 비해 더 빠른 게 아니잖아."


"..."


"그리고 레이스랑 전투는 달라."

"너도 경험했듯이, 드래곤 간 전투는 스킬을 어떻게 쓰냐보다 스킬 자체가 무엇이냐가 더 중요해."


오전에 했던 전투가 떠오른다.

무슨 짓을 해도 뚫을 수 없던 시타엘의 창.


"..결국은 지브롤터를 포기하라는 말씀이시군요."


"아니, 이카루스, 난 아무 말도 하고 있지 않아."

"그저 우리가 부르는 이 세상, 이 현실이란 곳이 - 우승, 또는 네 파트너. 둘 중 하나를 포기하라고 강요하고 있는거고, 난 그 사실을 알려주고 있는 것 뿐이야."

"언젠가는 너 자신을 위해서라도 정신을 차려야 할 거야."


다시 한 번 지브롤터를 바라본다. 

눈빛이 아직도 미래와 꿈으로 가득 찬, 23년 전 무지개 동산에서 다시 일어났던 지브롤터 그대로다. 


"..만약 신이 존재한다면, 짖궃게 바위 드래곤이 테이머 대회를 우승하는 일은 없다고 정해놓기라도 했나보지."


...

그래. 그랬었지.


역시 난 신의 손바닥에서 놀아날 생각이 없어. 


이 정도의 결심과 끈기도 없이, 나와 지브롤터에 대해서 알지도 못하는 제삼자가 하는 말에 흔들릴 정도면 애초에 시작을 하지 말았어야지.


"아니요. 전 지브롤터와 함께 테이머 대회를 우승할 겁니다." 

여기서 그만둘 수는 없어.


"...그래,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공적인 입장에서, 펠드라 길드에서 네게 했던 영입 제의는 철회하도록 할게."


..상관 없다.


"사적으로는, 네가 정말로 해내기를 빌게.'

'정말로. 나도 한 때는... 비슷한 꿈을 꿨거든."


"저 말고도 마룬을 보셨잖아요? 저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릴 겁니다."

"그리고 꼭 증명해 보이도록 하죠."


"...그래."

릴리아 이솔데는 무언가 할 말을 삼킨 듯했다.

그리고 나는 그녀가 어두워진 엘피스 속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을 지켜보며 생각에 잠겼다. 



---



여관의 복도에 들어서니 마룬의 방에서 이야기 소리가 들려온다. 


"이카루스! 어서 와!"

마룬이 세냐와 함께 반겨준다. 

'전에는 "세냐님"이라 부르던 마룬도 제법 친해진 것 같네.'


"이카루스, 그... 아까 일은 정말 미안해."

"오랜만에 얼마나 성장했는지 보여주고 싶어서, 아직 완전히 숙지하지도 않은 스킬을.."

'세냐, 아직도 자책하고 있는 건가.'

하지만 그것이 경쟁이고, 콜로세움 전투의 본질인걸. 

'게다가 지브롤터도 무사히 회복했으니까..'


"..근데 실례가 아니라면 그..건 왜 그러는 거야?"

"갑자기 숨도 잘 못 쉬고, 어디 아픈가 해서.."


"아, 그거? 별 건 아니야."

"안 좋은 추억이 있는데 가끔씩 떠올라서.."

도대체 언제쯤이면 자유로워질까.

무지개 동산의 악몽으로부터.


"이젠 거의 괜찮아졌어!"

'살면서 내뱉은 말중에 가장 진정성이 떨어지는 것 같군.'

표정으로 봐선 듣는 입장에서도 그런건가.


그래도 마룬은 이를 지적할 만큼 눈치없지는 않다.

"뭐 그래도, 이제 대회가 거의 끝났네!"

"심사원 판정은 우린 할 것도 없으니까."


"그러게 말이야. 엘피스에 온 게 어제같은데."

세냐가 입술을 내밀며 아쉬움을 표한다.

"그래서 말인데, 너희 내일 일정이 어떻게 돼? 엘피스에서 하루쯤은 놀다 갈 수 있지 않아?"


"대회가 끝나고 나면 할 것도 없었는데, 난 좋지."

'항상 스스로 몰아붙이기만 했던 것 같아.'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하루로는 부족하지 않아? 오랜만에 대도시에 왔는데 좀 더 구경하다 가자."


"...아."

마룬이 씁쓸한 표정을 짓는다. 

세냐도 반응이 비슷하다. 

"그.. 사실, 우리 둘 다 펠드라 길드에서 영입 제의를 받았거든."

"내일 모레 바로 임무가 있다고 해서.."

내일 모레 있다고? 그렇게나 빨리?


"..그렇구나. 축하해! 근데 둘 다 왜 그런 표정이야?"

"펠드라 길드면 정말 대단한 건데, 기뻐해야 하는 거 아니야?"


"그게, 이카루스."

"길드장님께서 넌 들어오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그런 거지?"


"아.. 뭐, 좋은 길드지만 길이 꼭 그쪽만 있는 것도 아니니까."

전생에도 혼자 다니기도 했고.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그래도 다니다 보면 종종 만나지 않을까?"


"당연하지! 못 만나면 꼭 시간을 내서라도 만나야지."

전생에는 없던 마룬같은 친구가 있어서 든든하다. 


...잠깐.

마룬의 파트너, 럭키도 일반종일텐데.

릴리아 이솔데가 마룬은 영입했다고?


이번 대회에서 마룬과 럭키는 전투력에서 분명한 한계를 보였다.

'그렇다면 이솔데가 이를 그대로 가게 해줬을 리가 없는데..'


다시 보니 마룬의 미소 뒤에 숨겨지지 않는 슬픔이 감지된다.


'파트너를 버렸구나.'

'럭키를 포기하고 펠드라 길드를 선택한 거야.'


'..다른 테이머들처럼.'

반면에 세냐는 처음부터 걱정할 필요가 없었을 거고.


"이카루스?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혹시 아까 말한-"


"아, 아니야. 잠깐 내일 뭘 할지 생각하느라고."


어딘가 씁쓸하다. 

친구들은 앞으로 나아간다. 

마룬의 방법이 옳은 건지는 모르겠다. 


'물론.. 내 신념을 남에게 강요할 수는 없는 거겠지.'

하지만 마룬이 나와 같은 마음이 아니라는 것에 배신감이 느껴진다. 

'어렸을 때 같이 운영했던 정류장은? 닉네임 럭키마룬은?' 


하지만 마룬한테 화풀이할 순 없다.

어쩌면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럭키는 윈드 드래곤으로서 정말 행복하게 살아갈 지 모른다.


그저 조금 아쉽다. 그것 뿐이다. 


피곤하다고 핑계를 대고 자리를 떠난다.



내일 눈을 뜨면 같은 관계가 아닐까봐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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