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프린세스 엘드리안은 이 모든 일의 시작부터 설명해 나갔다.
52년 전.
전대 라피엘 길드의 길드장, 랜스의 아버지 칸 엘드리안은 드래곤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라피엘 길드 산하에 '하운드 덴'이라는 비밀 단체를 조직했다.
이 연구 조직의 목적은 단 하나.
드래곤의 능력을 기존 레벨 업 외의 방법을 사용해서 강화시킬 방법을 찾아내는 것.
'몇십 년 전에 유행했던 강화 포션이 그 초기 연구였다니..'
자주 복용한 드래곤들이 광적으로 변한 이후로 금지된 약물이지만, 드래곤의 공격력이나 민첩성 등을 비정상적으로 증가시키는 데 성공한 첫 사례였다.
이후에 그들이 주목하기 시작한 곳은 마공학이었다.
주술의 존재가 알려지며 이를 정기와 결합하는 시도를 한 것.
과학적, 공업적 발전은 크게 이룰 수 있었지만 드래곤이라는 신비한 존재에게 적용하는 것은 까다로웠다.
"..그러다 대략 10년 전에 드디어 발견한 거지."
"생명체에게 마공학을 적용해서 강화시키는 방법을."
"혹시 기억 나? 6년 전이었나.."
6년 전이라면...
"희망의 숲에서 퀸즈 스네이크가 죽은 채로 발견된 것?"
"기억 나죠. 그걸 처리했던 게 저였는걸요."
"저도 그때부터 하운드에 대해서 알게 됐었어요."
"그게 너였구나. 그때 한참 라피엘 내에서도 조사하는라 난리였는데."
"네가 그런 거라면 이해가 되네.."
그렇게 하운드 덴은 새로운 목표를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드래곤과 몬스터에게 마공학을 안정적으로 적용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그리고 그들은 그걸 가능하게 해주는 마공학 장치를 '초월의 보석'이라고 불러."
"잠시만요. '그들'이라뇨?"
"아까부터 하운드 덴이 하나가 아니라 여기는 마치 다른 조직인 것처럼 말하고 있는데, 어떻게 된 거죠?"
"그래, 이때부터였어. 랜스 엘드리안이 미쳐가기 시작한게."
"마공학을 견디지 못한 드래곤들이 속출하자 연구팀에서 중단을 요청했는데 랜스가 강제로 연구를 이어나가게 했던거지."
프린세스 역시 랜스 엘드리안을 아버지로 취급을 하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하운드 덴은 연구를 계속하자는 쪽과 그만 두겠다는 쪽으로 나뉘었고, 여기 있는 인원은 전부 진행을 거부했던 인원이야."
그렇게 된 건가.
"이후 랜스는 하운드 덴에 전투 인원과 조사단까지 증원하면서 본격적인 테러 조직으로 만들기 시작했어."
"이게 지금 사람들이 아는 그 '하운드 덴'인거야."
"그럼 당신들은 연구를 하다가 쫓겨난 사람들이고, 지난 몇 년간 하운드들이 해온 활동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말인가요?"
"맞아. 오히려 우린 라피엘의 계획을 파악하고 저지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어."
"아까 널 잡아서 데려가려던 라피엘 경호원들도 다 그쪽 녀석들인데, 그래서 우리가 널 구해준 거지."
어느 정도 설득력 있는 소리다.
'그래도.. 이들을 정말로 믿을 수 있을까?'
프린세스에 대해서도 아는 게 거의 없고, 안티아고도 8년의 시간동안 어떻게 변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우리가 네가 생각하는 하운드였다면 이미 공격하지 않았겠어?"
"오히려 널 라피엘로 데려가려고 하고 있겠지."
"..확실히 제가 아는 하운드 덴이라면 절 도와주진 않았겠군요."
당연히 이렇게 대화를 하고 있지도 않을 테고.
'또 그 기억도 떠오르는군.'
안티아고와 가문에서 탈출할 때 프린세스가 넘어가 준 것.
'그때부터도 라피엘과 대적하고 있었던 건가?'
우선은 믿어보기로 한다.
그러나 지브롤터도 곁에 없는 터라 불안한 것은 사실이다.
"그나저나 프란시스, 오랜만에 봐서 너무 반가워. 네가 테이머 대회 본선에 진출했다는 것을 알고 얼마나 깜짝 놀랐는지 알아?"
"그 순진했던 아이가 그동안 혼자서도 너무 잘 컸다는게, 정말."
"..저도 반갑습니다."
실제 가족이 아니라 그런지.
큰 감동이 없다.
"우선은 쉴 곳부터 찾고 싶네요."
"네가 날 의심하고 경계하는 것도 이해해."
"그래도 네가 우릴 믿게 된다면 그땐 다시 한 자매로 지낼 수 있으면 좋겠네."
'그 때가 와도.. 어려울 것 같은데.'
난 프란시스도 아니니까.
지하 시설은 오던 길에서 봤던 것보다도 더욱 복잡했다.
안티아고는 미로같은 복도를 걸으며 비어있는 숙소로 안내했다.
"이런 시설은 언제부터 있었던 거야?"
"엘피스가 개발되면서 비밀리에 같이 시공된 걸로 알고 있어요."
"당시 최고의 기술자들이 모여서 만든 시설이라 꽤나 수준이 높죠."
"그럼 너희..들은 왜 아직도 하운드 덴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는거야?"
"가면이랑 문양도 그렇고, 그 테러 집단과 분리된 거면 바꿀 수 있었잖아."
"저도 자세한 건 잘 몰라요. 프린세스님께서는 알고 계실텐데, 아마 라피엘 쪽에게 정체성을 완전히 넘겨주기 싫어서 그런 것 같아요."
고작 그 정도로는 조금 약한 이유인 것 같은데.
"가면같은 경우엔 섬세한 마공학 도구여서 다 교체하는 게 비용이 너무 많이 드는 이유도 있고요."
'맞다, 가면.'
6년 전 하운드와 조우했을 때가 생각난다.
"그 가면은 무슨 기능을 가지고 있는거야?"
"옛날에 한 번 당해본 적이 있는데.."
"아, 아마 차차 알게 되실 건데.. 다른 쪽 세계에는 3개의 속성이 따로 존재해요."
"그중 악몽 속성이 있는데 그걸 마공학에 접목시킨 도구여서, 일시적으로 상대가 악몽을 꾸게 하는 마도구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역시 악몽을 꾼 게 맞았군.
"그 다른 세계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듣고 싶은데."
"아마 내일쯤 좀 더 자세한 내용을 들으실 기회가 있을 거에요."
"사실 저희가 도련님을 구출한 게 그냥 구해주려고만 한 건 아니거든요."
"아 물론, 불순한 의도는 아니고요!"
"지금 긴급한 상황이라 출동을 해야 하는데 전투 인원이 부족한 터라.."
긴급한 상황이라고?
"그래서 도련님께서 같이 임무에 가시..게 될 거에요. 원하신다면요."
어차피 이렇게 된 마당에.
안 간다고 할 이유도 없다.
"아, 도착했다. 여기 방을 쓰시면 돼요."
흰색 문 앞에 208이라고 쓰여 있다.
이 지하 시설에 방이 200개가 넘게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 숫자가 배정되는지는 모르겠다.
'지금까지 봐서는 전자가 사실일 확률도 없지는 않아.'
"내일까지 이 방을 쓰시면 되고, 혹시 불편하신 부분이 있으면 여기로 연락주시면 돼요."
안티아고는 희한하게 생긴 물건을 건넸다.
작은 흰색 전자기기로, 귀에 착용하는 듯했다.
"저희 요원들은 다 이어피스를 착용하고 다니는데, 번호를 잘 지정하면 원하는 사람과 바로 소통하는게 가능해요."
직접 착용하고 전원을 켜보았다.
'음성으로 사용자 번호를 지정하고 상대가 수신을 하면 연결이 되는 방식이군.'
"제 번호는 139번이에요! 프란시스님은 208번이고요."
정황상 조직에 들어온 순서대로 번호가 배정되는 듯했다.
'그렇다면 현재 인원은 208명이겠군.'
"오랜만에 봐서 반가웠어, 안티아고. 처음엔 의심해서 미안해."
"아니에요, 도련님. 다 이해가 가는걸요. 그리고 무사하셔서 다행이에요."
"오늘은 푹 쉬시고 내일 봬요! 그때 다 설명해 드릴 거에요."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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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은 시설의 다른 곳들과 마찬가지로 청결하고 간결하다.
책상. 전등. 침대. 옷장.
최소한의 물품들로만 구성된 1인실.
집의 느낌보다는 기숙사 느낌이 더 강하다.
벽, 바닥, 천장 모두 통일된 흰색이다.
'이쯤되면 이런 곳, 그것도 지하에서 계속 지내는 이 사람들이 어떻게 제정신을 유지하는지 궁금할 따름인데.'
벽의 전자 시계는 1시 24분을 가리킨다.
아침 식사를 건너뛰었더니 배가 고프다.
하지만 그보다도 피로가 몸을 덮친다.
그동안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며칠 간 대회의 피로가 누적된 듯하다.
'지하로 내려오기 전 추격전도 한 몫 했겠지.'
무엇보다도 정신이 너무 없다.
테이머 대회는 결국 어떻게 마무리 된거지?
엘드리안 쪽은 아직도 위에서 날 찾고 있나?
세냐는? 마룬은?
여기있는 자들은 정말 믿을 수 있는건가?
...정말 바위 드래곤으로 내가 최고의 테이머가 될 수 있을까?
'쓸데없는 생각은 그만하고 좀 쉬자.'
방의 구석에 있는 기분나쁜 흰색 침대에 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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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억! 헉!
악몽의 빈도가 최근들어 늘어난 것 같다.
'레이스 때 무지개 동산에 갔던 게 계기가 된건가.'
시계가 오전 8시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거의 하루를 통째로 자버렸다.
꼬르륵
'배고프군.'
마침 이어피스에서 안티아고의 연락이 온다.
"프란시스님! 드디어 일어나셨네요. 많이 피곤하셨나봐요."
"..어. 좋은 아침이야."
"혹시 여기 식당같은 곳은 없나? 어제부터 아무것도 못 먹어서.."
"아.. 우선은 회의가 조금 급해서 회의실로 먼저 오시면 좋을 것 같아요."
"지금 안내하러 린 요원이 갔을 거에요."
'린?'
똑똑.
문을 여니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이 기다리고 있다.
검은 조끼의 왼쪽 가슴팍에 숫자 3이 쓰여있다.
"회의실로 바로 가시죠.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좌우로 수없이 갈라지는 복도들.
곳곳에 있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보니 지하 7층까지 있는 모양이네.'
회의실은 지하 3층에 있었다.
회의실 중간에는 큰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는 테이블이 있다.
스크린에 띄워져 있는 유타칸의 지도.
"어서 와, 프란시스. 상황이 상황인지라 조금 급하게 호출했지만 양해를 구할게."
프린세스 엘드리안이 중간에 서 있고, 그 옆에 안티아고와 처음 보는 사람이 2명 더 있다.
"무슨 일이길래 이렇게 급한 거에요?"
'혹시 세냐와 마룬이 급히 떠난 것과 관련이 있나?'
"랜스 엘드리안. 지금 북유타칸을 초토화시키고 있어."
뭐?
"가능한 빨리 출동해서 그를 막아야 돼."
"네? 랜스 엘드리안이.. 잠깐, 상황 설명을 조금 더 해주세요."
"얼마 전에 콜로세움에 드라고노이드가 등장해서 소란을 일으켰잖아?"
"그래서 길드 연합에서 총력 동원 포탈을 열었고."
맞다.
'근데 생각해보니 총력 동원 포탈을 연 것 치고는 사태가 너무 쉽게 일단락되긴 했어.'
보통은 심각한 위협, 가령 몇십 년만에 출몰하는 레이드 보스가 등장하면 열리곤 했다고 들었는데.
"아마 라피엘 측에서 관심을 집중시키고 총력 동원 포탈을 유도하기 위해서 벌인 위장극같아."
굳이, 위장극을?
"실제로는 다른 계획이 있었던 거지."
"그게 바로 지금 북쪽에서 발생하고 있는 대규모 학살이야."
"랜스 엘드리안이 완전히 폭주해서 오미야콘 지역에 있는 마을들을 모조리 공격하고 있어."
이런 말도 안되는 짓을...
사실이라면 릴리아 이솔데가 급하게 간 곳도 그곳일 확률이 높다.
"현재 파견돼있는 요원들에 따르면 아무도 대처를 못하고 있다고 해."
"그리고 주변 경비를 단기간 내에 너무 손쉽게 제압했다는 게 아무리 빙하고룡이라고 해도 의심이 가."
"..초월의 보석이겠군요."
"..아마도 그렇겠지. 하운드 덴이 초월의 보석을 완성했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아."
"그래서 우리가 출동을 해야 돼."
"근데 보다시피 오랜 기간동안 우리는 연구 기관이었기 때문에 전투 인력은 별로 없어."
확실히.
오면서 본 사람들의 복장은 전부 과학자나 연구원과 유사했다.
"이 방에 있는 인원이 전부야."
나랑 프린세스, 안티아고.
같이 온 린과 처음 보는 얼굴의 나머지 두 명.
"그럼 이렇게 6명이서 초월한 빙하고룡을 막겠다는 건가요?"
너무나도 무모한데.
"..."
프린세스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당장 감성적으로 휘둘려 성급히 대처하면 오히려 있는 기회도 날릴 수 있다.
"확실히 전력이 더 필요한 건 맞아. 다른 길드라던지.."
"그래서 지금 우리 요원들이 힘쓰는 중이야. "
"현재 펠드라 길드에서는 저희와 협력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옆의 린이라는 요원이 말한다.
"상황에 대해서 서면으로 알렸지만 정확히 어떤 대처를 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 펠드라는 이미 출발을 했을 거에요."
"어제 릴리아 이솔데가 급하게 떠나는 걸 봤거든요."
내 친구들과 함께.
"어디 급한 임무가 있다면서 테이머 대회가 끝나자마자 바로 떠났어요."
"펠드라 길드쪽에서 인원을 많이 보냈다면 감당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럴지도 모르지. 그래도 우리가 도우러 가야돼."
"아마 그들은 빙하고룡이 초월했다는 사실을 모를테니까."
상대는 초월한 사대신룡.
확실히 방심하고 접근했다간..
"게다가 라피엘은 초월의 보석 말고도 위협적인 마도구들을 수없이 개발했어."
과거에 보았던 보라색 물체가 기억난다.
라르파 아카데미의 건물 하나를 통째로 사라지게 만든 폭탄.
'현 시점엔 기술이 얼마나 더 발전했을지 상상도 가지 않아.'
어쩌면 드래곤의 힘을 뛰어넘었을지도..
"우선은 이렇게 여섯이서 빨리 출발하자. 지금 1분 1초가 급한 상황이야."
"근데 제가 지브롤터를 텐파 지역까지 돌려보냈는데 어떡하죠?"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희가 포획해서 대기시켜 놓았으니까요."
린 요원이 말한다.
"포획?"
"무력을 사용하지 않고 마취제로 안정시킨 후에 무사히 보호소에 데려다 놓았습니다. 말씀 드리지 못한 점 죄송합니다."
"..뭐, 상황이 급하니 어쩔 수 없긴 했겠네..요."
여전히 불쾌하다.
이쪽 하운드 덴도 별로 호감이 들지는 않는다.
---
빙하가 잠드는 곳, 오미야콘.
유타칸 대륙에서 연간 기온이 가장 낮은 지역.
거주 인구도 많지 않고 불 속성 드래곤들은 아예 생존할 수 없기로 유명한 지역이다.
'반대로 말하면 빙하고룡이 가장 강력하게 힘을 발휘하는 곳이기도 하지.'
"오미야콘까지 얼마나 걸린다고요?"
"이 속도로 계속 비행하면 이틀이면 도착할거야. 가면서 휴식은 최소한으로 취한다는 가정 하에."
프린세스 엘드리안.
'어제부터 느끼지만 대단해.'
프란시스보다 고작 6살 많은 21살의 나이일텐데 대규모 조직의 수장을 맡고 있다.
그녀의 지도 아래 하운드 덴은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파트너 드래곤도 인상적이다.
다리가 8개인 식스 레그 혼.
특이 개체인데, 속도가 기형적으로 빠르다.
'특히나 땅 위에서는.. 거의 따라올 자가 없겠는데.'
안티아고는 빙설룡을 타고 있다.
'수룡 이후로 새로운 파트너를 맺었나 보네.'
'며칠 동안 전생에도 몇 번 못 본 드래곤들을 이렇게 많이 보다니. 신선하군.'
린 요원의 파트너는 닌자 드래곤.
테이머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것 같다.
필립이라는 요원은 나이트 드래곤을 타고 있다.
몸을 둘러싼 검은 갑옷을 봐서는 특이 개체인 것 같은데, 정확히 어느 점에서 다른지는 아직 보지 못했다.
트로이 요원은 파트너가 흑룡이다.
'대회에서 본 갓 성체가 된 흑룡과는 비교도 안 되는군.'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가 강하다.
모두 45레벨인 다른 드래곤들에 비해 20레벨인 지브롤터는 상대적으로 몸집이 작다.
아직도 정상적인 레벨 업을 고집하는 게 맞을까?
생명이 걸려있고 세상이 멸망할 수도 있는 시점에서 과연 아직도 내 고집을 유지하는 게 맞는 걸까?
대답하기 두렵다.
대답을 한다면 내가 지금까지 믿어왔던 것과는 다른 선택을 해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아직 도착하려면 이틀이나 남았으니..'
그때 가서 생각하자.
가는 동안 프린세스에게 라피엘 길드와 하운드 덴에 관한 모든 것을 들었다.
이곳의 하운드 요원들은 그들이 전대 연구 기관을 계승한 유일한 '하운드 덴'이라고 주장하며,
현 랜스 지배하의 조직은 '라피엘 길드'라고 부르는 듯했다.
'글쎄. 전에 있던 연구 기관도..'
그동안 가장 궁금했던 '꿈의 세계'라 불리는 다른 세계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그곳에 존재하는 새로운 속성 세 가지. 여명, 황혼, 악몽.
초월의 보석과 관련되어 진행된 연구까지.
'중간에 독립해서 그런지 자세한 진행 현황에 대해서는 모르는군.'
당시에는 연구가 막혀 거의 진행되지 않고 있었다고 했는데, 빙하고룡을 보니 벌써 보석이 완성된 듯하다.
---
밤을 지내기 위해 들린 마을은 북쪽의 상황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다.
그러나 가까워질수록 기온이 비정상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지평선 너머로 보이는 흰색 산맥에는 거센 눈보라가 몰아치고 있다.
'세냐랑 마룬은 우리보다 하루 먼저 출발했으니 지금쯤 도착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