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4 잊힌 추억 (1)
불의 산에 가까워지자 번개고룡의 상태는 점점 호전되었다. 거칠게 쉬던 숨이 안정되었으며 몸의 체온도 점점 안정화되자. 안심되었다.
“꽉 잡아 번개고룡, 더 빠르게 날아갈 거니까.”
번개고룡은 그 말을 듣고 좀 더 세게 고대신룡의 어깨를 잡았다. 고대신룡은 약간은 멀어진 빙하고룡을 더욱 빠르게 따돌리기 위해 그리고 입구 쪽에 있는 드래곤들의 추격을 피하려고 속도를 더욱 높였다.
“이대로 중앙까지 간다.”
불의 산의 중앙은 용암이 흘러나오는 거대한 불 화산이었다. 몇 년이나 활발하게 용암과 숨이 막힐듯한 화산 재를 뿜어내는 화산은 아직 가까이 가지 않았음에도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빛의 장막으로도 버티기 힘들 정도로 강렬한 열기가 그들을 덮쳤고 끝을 모르는 화산재는 그들의 눈을 덮었다. 하지만 화산재의 가려진 그들을 다른 드래곤들은 볼 수 없었기에 마냥 안 좋아할 수는 없었다.
“....그 말을 꺼냈으면 안 됐어.”
같은 시작 파이어 경장이 한숨을 내쉬며 인섹트 순경을 바라보았다. 물론 인섹트 순경은 아직도 자신이 무엇을 잘못한 건지 알지 못했다.
“!_#!)_!_!_!)&%$^”
“하…. 파이어 경장입니다. 말씀하십쇼.”
파이어 경장은 무전기를 들며 아까부터 소리치는 그를 향해 대답했다.
“왜! 이제! 받는 거야!”
그가 말하는 음절마다 매우 크게 소리쳤고 그 수준은 파이어 경장의 귀를 찌릿하게 할 정도로 깊은 분노가 느껴졌다. 플레임 경사였다.
“급한 일입니까?”
“그냥 급한 일이겠어? 파이어 레드스톤들이 갑자기 불 화산 중앙에서 떼거리로 움직이고 있어!”
“아직 인원 충분한 거 아닙니까? 그리고 제가 거기 가서 뭐 합니까…. 제 불이 통하는 녀석들도 아니고.”
파이어 레드스톤은 불의 산에 엄청난 골칫덩이였다. 원래는 일반적인 손바닥만 한 작은 도마뱀에 가벼운 열기만을 버틸 수 있는 화염 저항이 있는 녀석이었지만, 다크닉스의 봉인 이후 그들은 점점 외형이 심하게 뒤틀리고 변형되며 작은 언덕에 맞먹는 크기와 아예 화염 저항이 생겨버렸다.
급한 플레임 경사와는 다르게 파이어 경장은 침착한 목소리로 그에게 대답했다.
“x발, 뭐라는 거야!! 내가 너 필요하댔냐? 스파이크하고 샌드 거기 있잖아! 걔들 데리고 오라고!”
그의 대답에 답답해진 플레임 경사가 욕을 하며 파이어 경장을 쪼아댔다.
‘아, 맞다.’
“그리고! 아까 누군가 입구 쪽으로 빠른 속도로 불의 산에 침입했다. 니들 못 봤냐?”
“예, 못 봤습니다. 그리고 불의 산이 얼마나 넓은데 이 입구로 들어오겠습니까?”
“니 X끼들 쪽으로 들어갔으니까! 안 그래도 지금 헬 청장님 없어서 힘든데!! 왜 너는 말귀를 못 알아 쳐@)@!_!”
뚝.
파이어 경장은 더 이상 무전을 듣지 않고 무전기의 전원을 꺼버렸다. 그들의 이야기를 전부 들은 팀원들은 아무렇지 않게 무전기를 끄는 모습을 보며 당황해했고. 조심스레 샌드 팀장이 말을 꺼냈다.
“....가 봐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근데….”
샌드 팀장을 말을 하다 말았다. 파이어 경장이 의아해했고. 샌드 팀장이 다른 곳을 보며 집중하자 그 시선을 따라가니 분노에 가득 찬 와일드 보어와 불의 정령들이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쟤네는 왜 저희를 바라보고 있는 걸까요?”
“...흠 드디어 무슨 일이 생긴검까?”
샌드 팀장과 인섹트 순경이 의문을 가지며 파이어 경장에게 물었다. 파이어 경장은 머리를 집으며 잠시 생각하더니 그들에게 말했다.
“....스파이크 순경,샌드 팀장은 본부로 가봐.”
파이어 경장은 그들에게 손짓하며 명령했다. 갑작스러운 복귀에 스파이크와 샌드는 서로를 쳐다보더니 파이어 경장에게 무엇을 말하려다가 그에게 경례하고 곧장 날아갔다.
“...파이어 경장님? 저희는 뭐 합니까?”
그 말을 들은 파이어 경장은 모자를 벗어 바닥에 내팽개치며 말했다. 두 손에 불을 휘감았다.
“지켜보고 있어, 오늘은 바비큐 파티를 할 거니까.”
파이어 경장은 웃으며 그렇게 몬스터들에 달려가며 소리쳤다.
“이 개XX들아! 내 퇴직을 막을 수 있을 것 같냐! 다 죽여버린다!!!”
인섹트 순경은 새삼 이곳에 계속 있어도 되나 라는 생각하며 파이어 경장을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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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임 경사는 본부에서 팀원들과 파이어 레드스톤을 막고 있었다. 전투 담당이 아닌 그는 아까부터 무전을 해봤지만 파이어 경장은 계속 받지 않았다.
‘넌, 청장님 돌아오면 뒤졌다….’
“경사님! 다른 팀원 분들은 언제 오신답니까? 이제 살짝 버겁습니다!”
배틀 경장이 파이어 레드스톤들과 홀로 대치하며 외쳤다. 배틀이 한 레드스톤을 잡고 어그로를 끌었다. 그들은 집단생활이 기본이기 때문에 자신들의 동족 한 명이 잡혀 있으면 구하는 것을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배틀이 버틸 수 있는 건 한계가 있었다.
플레임 또한 초조해하면서 배틀이 버텨줄 수 있는 동안 그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다른 이들이 오길 기다리는 거였다.
“조금만 버텨줘! 이제 곧 올 거야!”
그리고 때마침 그들이 나타났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왜 이제 오는 거야!! 빨리 막….”
라바 순경의 말이 천천히 들리고 누군가 그의 옆을 지나가더니 갑자기 앞쪽에서는 빛의 섬광이 터졌다. 그가 뒤돌아보자 순식간에 터져 나오는 빛에 눈이 멍해졌고. 다시 눈을 떠보니.
“아…?”
배틀 경장이 갑자기 나타난 고대신룡을 보며 당황하며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고 그의 주위에는 파이어 레드스톤의 흔적으로 보이는 재들이 있었다.
그리고 자세히 보니 라바의 곁에는 익숙한 얼굴이 하나 있었다.
“....라바 순경 설명이 필요할 것 같군.”
고대신룡과 번개고룡은 날아오던 도중, 습격당하고 있던 라바 순경을 발견했고 번개고룡은 그냥 지나치길 권유했지만 고대신룡이 그렇지 않았다. 중간에 그녀가 심한 말을 했지만 그래도 고대신룡의 말을 들어야하는 입장으로서 말리진 않았다.
그리고 라바 순경을 데리고 본부로 돌아가던 중. 파이어 레드스톤들의 습격을 받고 있던 그들이 봤다는 것과 그들이 지금 어떤 상태에 있는지도 설명했다.
“도와줘, 넌 할 수 있잖아.”
번개고룡은 플레임이 그녀의 이마에 박혀있는 얼음을 천천히 녹여주며 생각에 잠긴 그에게 말했다.
“순경이 은혜를 입은 것 같은데.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요?”
본부에서 이야기하던 중 뒤늦게 도착한 샌드 팀장이 거들었다.
“아무것도 모르면 조용히 해라. 그녀는 추방자야.”
샌드의 말에 날카롭게 반응하자 샌드 팀장은 침울해하며 커피를 타러 갔다.
“왜 그래? 도와줘 한 번만”
얼음을 전부 녹이고 자리에 앉은 플레임에게 다가가며 번개고룡은 손을 모으며 말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그녀의 행동이 못마땅했다.
“내가 해줄 수 있는 호의는 여기까지야. 넌 그때 우리의 규칙을 어겼어.”
“당연히 알지. 마지막으로 한 번만 도와줘, 동기의 정을 생각해서.”
그녀는 전에 플레임과 함께 불의 산의 경찰 동기였다.
다크닉스의 봉인 이후, 불의 산에 새로 생긴 던전에 들어가지 말라는 경고와 불의 산 이외의 다른 드래곤과 접점을 없앨 것이라는 규칙이 생겼었는데.
언제부턴가 그녀가 예전 어둠의 드래곤이었던 바알의 제자였다는 소문이 퍼지고 그녀에 대한 평가가 내려가고 심지어 그녀가 몰래 던전을 돌아다니고 빙하고룡과 만난다는 사실이 퍼지자 직위가 해제되며 추방당했다.
“대화중에 끼어들어서 미안한데. 우리 지금 이럴 시간이 없어..”
“그게 무슨 소리지?”
갑작스럽게 뒤에서 조용히 있던 고대신룡의 말에 의문을 표하며 말했다.
“그 빙하고룡이 지금 우리를 쫓아오고 있었거든.”
“뭐..?”
플레임이 당황했고, 번개고룡은 소리치며 일어섰다.
“뭐?! 왜 나한테 말 안 했어!?”
그리고 고대신룡의 충격 발언과 함께 번개고룡은 그의 멱살을 잡으며 흔들었고 플레임은 잠시 진지해지며 생각해 빠졌다, 그때 본부에는 벌레들이 들어오며 플레임에게 달려들었다.
번개고룡이 손에 번갯불을 두르며 벌레를 공격하려는 순간 플레임이 그녀를 손으로 막으며 제지했다. 인섹트의 무전 능력이었다.
“....하. 빌어먹을…. 애들아 다 나가라.”
플레임이 이마를 한숨을 쉬며 이마를 짚었다. 그곳에 있던 모두가 그의 반응에 의문을 품었고, 잠시 뒤 그가 번개고룡을 보며 말했다.
“아 뭐해! 준비하고 빨리 다 쳐 나가라고!”
“예...엡? 알겠슴다!”
갑작스럽게 소리치는 플레임을 보며 다른 드래곤들은 일제히 준비하며 본부를 나서기 시작했다. 번개고룡 또한 갑자기 옷을 다시 주섬주섬 꺼내 입는 플레임을 보며 말했다.
“...갑자기 왜 그래?”
“네가 말한 그 망할 놈의 빙하고룡이 지금 이곳에 왔댄다. 파이어가 지금 막고 있다는데….”
그의 표정이 점점 심각해져 갔다.
‘불안하다, 그들이 말한 내용대로라면 그들 둘로는 빙하고룡을 막기에는 부족해’
“너희들이 온 곳으로 안내해. 도와줄 테니까.”
플레임은 결심한 듯 그녀에게 말했다. 그리고 그녀는 그 대답을 기다렸다는 듯이 웃으며 대답했다.
“진작에 그렇게 말했어야지. 괜히 서로 피곤하게 도와주고 싶다는 말을 빙 돌리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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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 조절에 실패해서 원래보다 내용이 좀 더 많네요. 이제 이런 분량으로 쓰긴 어렵겠습니다. 다들 열심히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아요와 댓글은 큰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