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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에스텔의 기록

9 도창섭
  • 조회수33
  • 작성일2025.06.11


단편 드래곤 슬레이어를 먼저 보고 오시는 것을 권장 드립니다.


푹, 복부가 관통 당하고 뚫린 구멍 속에서 새어나오는 피를 막는다.


“윽, 너는…  뭔데…”


사람의 모습과 드래곤의 모습을 반반 섞은 형태를 한 그것이 팔의 일부를 날카로운 검의 모습으로 바꾼 사람에게 묻는다.


“너도.. 똑같잖아.. 그 팔.. 나와 다를게 없으면서.. 왜…”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 것일까. 같은 실험을 당했으니까? 같은 고통을 느꼈으니, 아무렇지 않아야 한다는 걸까?


“왜 나를 막는거야!”

“당신의 방법은 잘못 되었으니까요.”


그녀는 팔을 수평으로 내저으며 그것의 목을 베어내렸다. 목은 깔끔하게 잘려 땅에 떨어졌고 목을 잃은 몸은 힘 없이 쓰러져 차갑게 식어갔다.


“….달빛이 유난히 빛나는 밤이네요. 그이가 감상에 빠지지는 않으련지.”


그에게 갔을 때, 그녀의 예상대로 그는 사람보다는 드래곤의 모습을 한 그것의 목을 밟고 있으면서 멍하니 하늘을 처다보고 있었다.


“…”


그는 갑자기 그녀에게 단검을 던졌다. 무언가를 착각한 것일까. 피하기 어려운 속도는 아니었지만, 단 한 번도 이런 적은 없었다.


그녀는 당황을 숨기며 차분하게 물어본다.


“No.1, 생각이 많아보입니다. 그 증거로  평소보다 긴 전투 시간이 있겠군요.”


그들은 그 실험실에서 빠져나온 순간부터 드래곤 사냥을 하기 시작했다. 전투경험은 둘다 똑같지만 힘은 그가 압도적으로 높아 같은 일을 하게 되면 항상 그가 그녀보다 늦는 일은 없었다.


“아, 너였어? 벌써 끝난거야?“


그녀는 밟혀진 드래곤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이미 찢겨 끊어진 날개와 부서진 팔과 다리, 하지만 그 드래곤은 그 부서진 팔로 그의 다리를 긁고 있었다. 그것은 생존 본능인 것일까 아니면 최후의 발악인 것일까.


”그렇습니다만,집중하세요. 아직 그것의 목숨은 끊어지지 않았습니다.“


”빠르게, 끝내십시오”

“알았어,알고 있다고.“


그들은 드래곤을 사냥한다.


-

No.1은 그 날 밤 유독 잠에 들기가 쉽지 않았다. 오랜만에 옛날의 추억이 떠올랐던 것인지 자려고 하면 그 실험의 고통과 기억이 떠올랐다.


“…잘만 자네”


옆에서는 몸을 웅크려 말며 자는 에스텔이 있었다. 아까 그에게 한 딱딱하고 기계적인 말투와는 다르게 꿈에 취해 잠든 그녀의 표정은 그 누구보다 행복해보였다.


“으…음”


그녀의 노란 머리카락이 흩날리며 코를 살짝살짝 괴롭히니, 그녀는 간지러워하며 눈을 찌푸렸다.


“…”

그는 웃으며 머리카락을 뒤로 넘겨주었다.


툭. 그리고 그녀의 주머니에서 어느 노트가 떨어져 나왔다.

”?“


그다지 크지 않은 사이즈의 노트, 그것을 다시 주워 그녀의 주머니에 다시 집어넣으려는 찰나. 그는 갑자기 그 노트의 내용이 궁금해졌다.


”…조금은 봐도 되겠지?”


그는 침을 삼키며 노트의 앞장을 천천히 넘기기 시작했다.

‘이상한 내용이면 다시 덮으면 되겠지’


반갑습니다. 저는 No.14 에스텔, No.1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사람이죠.


‘이건…’


이것 또한 관찰한 객관적인 사실을 기록한 것입니다. 원활한 대화가 가능한 것은 아니니 열람시에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여기서도 이 말투 쓰네‘


그 날 이후로 많은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이가 제게 새로운 이름을 준 날 이후로 우리는 그때 그 연구소에서 탈출한 드래곤들을 잡기 시작했습니다. 


아, 연구소에 대해 모르시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니 처음부터 다시 설명할지도 모르겠군요. 만약 연구소에대해 안다면 열 페이지를 넘겨주시길 바랍니다.


연구소는 특이한 실험을 진행 했습니다. 사람과 드래곤을 융합하는 실험. 이론상으로만 존재할 수 있었던 실험은 어딘가에서 그를 데려와  해냈습니다. 


그 첫 실험부터 운이 좋았습니다. 융합은 완벽하게 진행되어 그의 몸과 일체가 되었고 그도 별다른 부작용을 느끼지는 않았던 것 같았습니다.


그는 완벽한 적합자였으니까요.


그때 처음 그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지금과는 다르게 그와 했던 대화는 그저

“실험은 성공적이었습니다.”와 같은 형식적인 대화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를 오로지 수단으로 대한 것 같아 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 같습니다.


그저 그를 위해 실험이 성공하길 빌며 그를 계속 관찰하고 기록했습니다. 현재 그 기록지는 그 연구소와 함께 사라졌지만 이 기록은 순전히 기억속에 남아있는 기록으로 대신합니다.


그와 융합한 드래곤은 드래곤 슬레이어였습니다. 우연히 얻은 사체의 일부를 그와 맞게 변형하여 융합시킨 것 같았습니다.


정상적인 융합에 성공해 몸과의 동화율이 일치해지는 안정화에 진입 한다면 그 드래곤의 힘까지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흐른 뒤 안정화를 마친 것인지 그에게 있던 드래곤의 팔과 다리가 사람의 것으로 변했습니다.


그의 당혹스러운 표정에 나는 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마음을 읽은것이 아니냐 하더군요. 아쉽게도 나에게 그런 능력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누구라도 그의 놀란 표정을 봤더라면 그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었을겁니다.


안정화 이후에는 드래곤의 능력을 사용하게 하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실험은 일부러 그에게 죽음의 위협을 느끼게 하며 진행되었죠.


처음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그의 살은 찢기고 피가 새며 몇 군데는 뼈가 들어날 정도로 다쳤습니다. 이미 드래곤과 융합 된 후여서 재생 능력은 일반 사람의 것을 아득히 뛰어넘지만 나는 그가 걱정되었습니다. 어쩌면 죽을지도 몰라 그에게 실험의 내용을 알려주었습니다.


그 내용을 알려준 후에 얼마안가 그는 바로 능력을 사용 할 수 있었습니다. 보라색 숨결과 함께 그의 팔의 일부가 다시 드래곤의 형태로 바뀌며 작은 동작만으로도 3마리의 드래곤이 동시에 썰려나가게 되었습니다. 


능력을 뭐라 설명할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이름에 맞게 드래곤을 처리하는데 특화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실험은 곧 종료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착각임을 깨닫고 말았죠.


그 이후로 그와 관련된 모든 실험은 중단 되었습니다. 언급은 금지되었고 저를 포함한 그 누구도 그에게 접근 할 수 없었습니다.


애초부터 그들은 그를 얌전히 이곳을 나가게 둘 생각이 없었습니다.. 일반적인 융합체가 아닌 이상 그를 실험실 외부에서 저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느낀 것인지 아무것도 하지 않은채 언젠가 죽길 바라면서 그를 방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고 실험이 끝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실험은 성공적이었으니까요.


약 10명의 사람들이 실험에 참여했습니다. 아니.. 제 실험 번호가 14였으니 정확히 13명이 겠군요.


더 이상 참여 희망자가 없다는 이유로 저는 그들의 말에 못 이겨 스스로 그 실험에 자원했습니다.


“…스스로가 아니였잖아.“


그들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제 몸을 마음대로 해체, 조립 했습니다. 드래곤과의 자아 조립을 위해 먼저 머리를 갈라 두개골을…


”끔찍하군,“


실험의 내용은 끔찍했다. 내가 실험을 받을 당시에는 기억이 끊겨 아무것도 기억하지 않았지만 이 놈은 애초에 도구로써 쓰였는지 그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던 것 같았다. 이상하리 만큼 끔찍하고 혐오적인 묘사를 자세하게 썼다.


이상한건 그 생동감 넘치는 끔찍한 과정을 나열하면서 이 녀석은 단 한 문장에도 ‘고통스럽다‘ 라는 표현이 쓰여있지 않았다.


그 녀석이 실험 후에는 방치되었는지 그때의 별 의미없는 생각을 노트에 모조리 나열한 것 같았고 나는 나와 만난 그 시점이 궁금해 그 부분으로 천천히 페이지를 넘겼다. 


모든 것을 스스로 생각해 깨달으며 그리고 더 이상 생각을 멈추려 했을 때, 그가 나타났습니다. 매우 슬픈 표정을 하고서. 


‘내가 그랬나..’


처음에는 그저 반가움이었습니다. 우리를 사람이라 부를 순 없지만 오랜만에 만난 사람은 대개 그러한 반응을 보이니까요. 그는 내말을 듣고 곧장 나와 그 사이를 가로막는 유리창을 아주 쉽게 부숴주었습니다. 융합 실험을 끝내고서도 쉽게 부수지 못 했던 그 벽을요.


그와 나는 출구를 찾아 실험실을 돌아다녔습니다. 거의 난장판이  다 되어가는 실험실에 더 있을 이유는 없었으니까요.


그 이후는 내 경험과 같았다. 주먹이 비정상적으로 큰 남성을 만나 내가 쓰러졌고 그 녀석이 그와 대치하려고 하던 사이 나는 다시 일어나 보라색 증기와 함께 그 남자를 녹여버렸다고.


그는 내게 이름을 물어보았습니다. 누군가 내게 이름을 묻는 건 여전히 그가 유일했습니다. 과거의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아 그에게는 No.14라고만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내게 새로운 이름을 주었습니다. 에스텔, 가슴이 뛰었습니다.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건내 받는 것은 이런 의미였을까요. 너무나도 마음에 드는 이름이었지만 이제는 흉측해진 나에게 어울리는 이름 같아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긍정해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또한 자신에게 이름을 지어달라 했습니다.

저는 주관적인 생각에 능하지 않는 편이라 그 당시에는 생각 할 수 없었습니다.


…그 당시에?


나는 과거를 나타내는 그 단어를 보며 긴장하며 글을 읽어 내렸다.


지금은 No.1을 따르며 그와 함께 실험실에서 탈출한 폭주한 융합체를 제거해 나가고 있습니다. 보통의 무기는 그들에게 피해를 입히기 어렵고 드래곤과의 몸 때문에 드래곤들과도 동등하게 싸울 수 있는 그들이지만


No.1은 유일하게 그들을 손 쉽게 제압하실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같이 다니면서 저는 No.1이 아닌 다른 이름을 생각해왔습니다.


여러가지 이름이 떠올랐지만 저는 그에게 완벽하게 어울리는 이름을 생각하고 싶었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그는 제가 생각해 냈다는 것 만으로도 기뻐했을테지만요.


No.1과 오랜 시간을 같이 다니면서 관찰한 결과 그는 때때로 밤하늘을 보면서 생각에 잠기는 듯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No.1은 별을 떠올리며 제 이름을 지어주셨죠.


그래서도 저도 그 생각을 잠시 빌려보았습니다.


처음 그대를 보았을  때와는 다르게 No.14로써 그대를 만난 그 순간은 그 어느때보다도 반가웠습니다. 실험실이 초토화 된 후 오랜 시간동안 아무도 제게 찾아오지 않았지만 결국 당신은 날 찾아와줬으니까요.


그대도 내게 별이었습니다. 가장 밝은 별,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별.  세상에서 가장 밝지만, 태생으로 인해 누구보다 조용한 별.

“No.1 지금 뭐하는 거죠?”


이름을 확인 하기 전에 에스텔은 노트를 잽싸게 챙기며 내게 물었다.

”그것도 제 노트를…“


에스텔은 무언가를 삼키 듯 한숨을 내쉬었다ㅣ


”그게.. 네가 떨어뜨린걸 잠시 보다가.. 하하“


변명도 이런 변명이 없을거다. 본인의 속마음에 있던 걸 마음대로 훔쳐본 입장이니 입이 하나로는 모자를 지경이었다


”굳이 노트를 보지 않으셨어도 언젠가 제가 말씀을 드렸을겁니다. 이 노트는 완성이 된 후에 No.1에게 직접 보여줄 거였으니까요.“

”미안.“


나는 땅을 보며 기어가듯 말했다. 


“보셨습니까?”

“뭐?”

“이름.. 말입니다. 이 페이지, No.1인 당신의 이름이 있는 페이지네요.”


나는 내 이름이 있다는 말에 더 긴장했다. 만약 에스텔이 그 노트를 가져가지 않았더라면 그 아래 문장에는 확실하게 에스텔이 지어 준 내 이름이 있었다는 말이었으니까.


“못 봤어.”

“아니면… 말고요.”


“듣고 싶습니까?”


듣고 싶다면 분명 들을 수 있을것이다. 노트에도 적혀있었어 듯이 그 이름이 무엇이든 에스텔이 지어주었다는 것만으로도 분명 기쁠 것이다. 에스텔은 이미 내 생각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나중에 들을게. 네가 알려주고 싶을 때. 지금은 왠지 강요같잖아?“


”제게는 전혀 강요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저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생겨 No.1에게도 의견을 묻는거니까요.”

“그래도 됐어. 이번에는 내 실수로 생긴 사고니까. 다음에 당당하게 들을게”


“알겠습니다.”


그는 그 날도 여전히 멋지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약간의 힌트를 주기로 했습니다.


“No.1, 혹시 밤하늘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별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이제 움직일 준비를 하고 있는 그가 갑작스럽다는 듯이 반응했습니다.

“응? 뭐?”


“우리의 육안으로 확인 할 수 있는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그런게 있었어?”

“시리우스라고 합니다. 그렇기에 예전엔 길잡이 별로도 불렸다 해요.“


”…..그걸 어떻게 아는거야? 책을 읽을 시간은 없었을텐데.”


“다 방법이 있답니다.”


그을 언젠가 그 이름으로 부를 나를 고대하며 기록을 마칩니다.


-

“너희들이 그 실험실의..”


마지막으로 잘려나간 팔이 공중으로 날아올라 녹아내렸고 No.4은 이제서야 눈치챈듯 바닥에 쓰러지며 희미한 미소와 함께  웃어댔다. 


“하하! 이 망할 몸 뚱아리를 가지고 할 수 있는 것을 했건만, 내 최후는 이렇게 보잘 것 없구나“


그는 자신을 내려다 보는 에스텔과 No.1을 바라보았다. No.4는 처음에 그들을 만났을 때 그 눈빛을 본 적이 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그들은 만났을 때부터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잘못 되었나? 축복 받은 너희들과는 다르게 근본부터 뒤틀려 먹은 내가 과연 너희들과 같이 할 수 있었던 것일까?“


“축복이라.. 너희들은 도대체 이딴 신체를 가지고 있는 것이 어딜 봐서 축복이란 건지. 이해 할 수 있겠어? 에스텔.”

“저로서는 아직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세리우스. 타의 목숨을 앗아 강제적으로 융합한 걸 축복이라는 표현으로 써도 괜찮은지는 고려해봐야겠군요.”


"농담이지?"

"이상한가요?"

“죽여라. 처음부터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었군."


"그럼 원하는대로."


No.4를 마무리한 후 그를 묻어주고 세리우스는 다음 행선지를 물었다.

“그래서, 에스텔 다음은 어디일려나?”


“아직 구체적인 사실은 아닙니다만, 쇳빛 바위가 있는 도시 근처에서 융합체의 특징과 유사한 것이 발견되었다는 것을 들었습니다."

"언제 쉴 수 있으려나."


-----

외전 같은 느낌으로 전 No.14였던 에스텔의 시점은 어떠했는지 써보고 싶었습니다. 예, 드래곤빌리지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아요와 댓글은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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