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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빌리지] Ep.24~25 잊을 수 없는 추억 (1)~(2)

9 도창섭
  • 조회수45
  • 작성일2025.06.11

ep.24 잊을 수 없는 추억 (1)

“....”

헬이 침실에 누워 있는 채로 하얀 천장을 바라보았다. 본인의 보금자리는 아니었다.

 

‘...여긴

 

움직이려고 했으나 그 동시에 근육들이 전부 찢기는 감각을 느끼며 그 움직임을 멈추었다. 자신의 몰골을 살펴보니 이곳저곳이 붕대에 감겨있으며 다리는 심하게 부러졌는지 두꺼운 깁스를 한 채로 있었다.

 

. 좀 약하게 칠 것이지 나쁜 x”

“....”

 

금오는 그녀의 혼잣말을 못 들은 척하며 앉아 있었다. 뒤늦게 그를 발견한 헬은 전부터 묻고 싶었던 거를 물어보았다.

 

언제부터야?”

무엇을 말입니까.”


금오는 눈을 감은 채로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를 앎에도 모른 척했다. 그렇게 한다면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녀는 다시 한번 그에게 말했다.


왜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해?”

“...죄송합니다.”

 

금오는 모른 척했지만 이미 눈치채고 있었다. 번개고룡의 감시, 그건 금오 경감의 독단적인 일이었다. 번개고룡이 불의 산을 나간 이후로 그는 헬 청장 몰래 번개고룡의 행적을 전부 다 보고 있었다.

 

나만 모르고 있었던 거야?”

아닙니다. 제 단독으로 행한 일이기 때문에 그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않았습니다.”

 

불의 산은?”

청장님 없이도 잘 돌아갑니다. 빙하고룡에 의한 피해 규모는 상당했지만 대신 파이어 레드스톤들이 다시 잠잠해져서 다들 현재 일상에 만족하고 있어 보입니다.”

 

. 담배 좀 줘.”

안 됩니다. 안정을 되찾으신 후에.”

 

그게 있어야 안정이 돼, 지금.”

헬은 금오 경감이 준 담배를 입에 물었다.

 

불도.”


제 보금자리지 않습니까.”

그녀의 예상대로 이곳은 금오 경감의 보금자리였다. 남에게 보금자리를 내어준다는 것은 특별한 관계가 아닌 이상 빈번히 있는 일은 아니기에 헬은 그 말에 동의하며 불을 붙이는 것은 그만두었다.

 

알았어. 물고만 있을게. 부하가 상사한테 말대꾸나 하고.”

 

담배를 입에 물고 있다가 툭 뱉더니.

그래도 금오, 내 곁에 있을 거지?”

 

그 말에 금오 경감은 살짝 움찔하더니 천천히 그 말에 대답해주었다.

 

, 죽을 때까지.”

 

-

 

친구분들은 여기서 기다려 주세요~”

 

우리는 그녀의 말에 따라 책상 하나에 의자가 셋이나 딸린 곳에 앉아 기다렸다.

이게 무슨 상황이냐면 하늘의 신전으로 가던 도중에 우연히 모포를 뒤집어쓴 누군가가 우리를 발견하고서는 다친 우리를 이끌고 자신의 보금자리로 보이는 곳으로 데려왔다.

 

들어오기 전에 수상함을 지울 수 없었던 우리는 몇 차례 거절했지만

 

지금 다친 게 불 보듯 뻔한데.”

번개고룡의 팔이 아프다는 것은 외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서 그러려니 했지만 나와 빙하고룡 파워의 몸의 몇 군데를 누르더니

 

“..!?”

얼마 안 가 우리는 고통을 느끼기 시작했고, 자연스레 그녀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고대신룡 도망쳐야 한다.”

 

빙하고룡이 두 팔로 입을 감싼 상태로 진지하게 말했다.

 

아무리 봐도 저 여자 수상해. 이러다간 전부 죽고 말.”

빙하고룡은 하던 말을 끝맺지 못하고 피를 토했다.

 

“...뭐 치료가 거짓말이더라도 속아서 나쁠 건 없지.”

 

빙하고룡은 몸을 젖혀 그대로 누워버렸다.

 

니들 뭐하냐?”

괜찮아?”

 

치료를 마치고 나온 번개고룡이 심드렁한 우리를 보며 한 물었다. 나는 번개고룡을 보며 치료가 정말로 거짓은 아닌지 물어보았고 번개고룡은 뭘 걱정하냐며 팔을 보여주었다.

 

말끔하게 나았어, 어떤 통증도 없이 말끔하게.”

혹시, 내 말을 거짓말로 안 건가요?”

 

뒤에서 나온 그 녀석이 눈 웃음을 지으며 우리를 바라보았다.

그냥 호의를 보여줄 녀석은 없으니까.”

 

어느새 일어선 빙하고룡이 그 녀석을 향해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보통 호의를 보여준 사람한테 그렇게 반응하나요?”

네 호의가 대가를 바라는 것이라면.”

 

녀석은 한 손가락을 턱에 가볍게 대며 긍정했다.

 

대가라... 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

수상한 외형에 의심하지 않을 이유도 없고. 넌 누구지?”

 

미안하지만, 그건 알려줄 수 없겠네요. 여러분들을 도와준 이유는 단순히 다쳐서 였지만 무엇을 하는지는 알지 못하니까요.”

 

그게 무슨..”

치료는 전부 끝났으니 이곳을 나가도 좋아요. 무슨 일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이곳에서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되잖아요?”

 

맞는 말이었다. 여기서 딱히 적의를 보이지 않는 드래곤에게 말씨름으로 시간을 지체해서는 안된다. 지금 우리의 상황에서는 더더욱.

 

잠깐.”

 

갑자기 파워가 손을 들며 말했다.

 

우리 치료, 안 됐다.”

~! 그런가요?”

 

녀석을 손뼉을 치며 웃었다.

제 생각에는 그렇지 않은데. 이미 다 나은 것 같은데요?”

 

녀석의 말대로 아까와는 다르게 몸에서 힘이 나는 느낌이었다. 빙하고룡도 내상이 치유된 듯 더 이상 기침하지 않았다.

 

보면 볼수록 신기하네. 보통의 드래곤이 이렇게 할 수 있었던가? 그것도 고효율의 치료를 할 수 있는 드래곤이.”

빙하고룡이 중얼거리며 그 자의 정체를 유추하려고 했다.

 

“...! 얼른 가봐요. 나도 이제 다시 다른 드래곤들을 치료해야 하니까. 여러분들만 이 보금자리에 계속 있을 수 없다구요,”

 

그 녀석은 다급하게 우리를 내쫓는 느낌을 보이며 우리를 배웅했다.

 

잘 가요~ 다음에 또 봐요.”

 

그렇게 수상한 냄새를 풍기는 그 녀석의 만남을 뒤로하고

 

가자 마지막 재료를 찾으러.”

번개고룡이 앞장서며 저 멀리 하늘에 떠 있는 하늘의 신전을 향해 나아갔다.

 

-

이봐 더 다가온다면!”

 

말을 하려던 골드 드래곤 목의 단검이 꽂히면서 그 말을 끝맺지 못했다.

 

“....시끄럽다.”

얼굴에 튄 피를 대충 문질러 닦으며 서펜트가 쓰러진 골드 드래곤들을 무시하고 하늘의 신전 입구로 향했다.

 

. . .”

이제 이 일도 귀찮군.”

 

답지 않게 마무리가 어색했나 아직 숨이 끊기지 않은 골드 드래곤이 그의 발목을 붙잡았다.

서펜트는 아무렇지 않게 자기 발목을 잡은 그 손을 끊어버리고 목을 베었다.

 

“...이젠 상관없으려나.”

 

ep.25 잊을 수 없는 추억 (2)

던전에서의 법칙은 하나다.

 

누가 정한 것은 아니다. 그저 내가 느끼기에 그랬다.

 

눈앞에서 동족들이 짓밟히고 쓰러지고 그것들은 재밌다는 듯 우리를 갖고 놀았다.

 

힘이 없는 우리는 그렇게 짓밟히고 힘이 있는 저것들은 짓밟았다. 이것이 당연하다고 믿어왔다.

아니 미치지 않기 위해서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버텨야 했다.

 

그자는 내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스스로 삶을 포기하려던 때에 나타났다.

 

불공평하지 않나.”

 

누군가가 나타났는지는 관심 없고 나는 발톱을 날카롭게 세워 내 목에 갖다 데려고 했다. 하지만 겁이 났다. 내가 죽으면 그 아이들은? 그래서 죽을 용기도 없는 채로 그자를 핑계로 나 자신에게 변명했다.

 

누군지 모르겠지만 꺼져.”

 

그자는 내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는 신경 쓰지 않고 말을 이었다. 그보다 여긴 어떻게 들어온 거지? 분명 그들이 막고 있었을 텐데.

 

단순히 네가 던전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이런 취급을 받는다는 게.”

 

자세히 보니 그자의 손에는 검붉은 피가 뚝뚝 흐르고 있었다. 아마도 이곳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우리를 탄압하는 그 녀석들을 뚫고 와야 했을 것이고. 최후는 뭐 생각하지 않아도 뻔하군.

 

난 네가 마음에 든다. 네가 갖고 있는 그 눈은 보기 힘들거든.”

 

. 이 망할 세계는 편하게 죽지도 못하게 하는 건가. 나는 그의 말을 듣고 스스로 삶을 포기하는 것은 그만두었다.

 

해골 가면? 특이하군.”

가면으로 보이나?”

 

그건 가면이 아니었다. 특이한 취향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내 생각을 바꾸었다.

 

.. 드래곤이 아니군.”

드래곤이 아니라면, 흥미가 떨어지는 건가?”

 

드래곤이 아닌 수상한 해골, 무슨 목적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알고 있다. 이 자의 욕망이 충분히 선하지 않음을 나는 느낄 수 있었다.

 

그럴 리가. 항상 기다렸지. 이 굴레를 벗어 날 수 있는 순간을

 

아무렴 어떤가. 나도 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면 얼마든 이용하고 이용당해주겠다.

 

무슨 생각인지 몰라도 분명 도움이 될 터.’

좋은 생각이야. 혹시라도 제대로 생각하지 않았다면 어쩔까 싶었거든.”

 

?”

 

나는 그 말에 서둘러 밖을 나갔다.

 

.”

설마 동족이 죽었다고 당황하는 건 아니겠지.”

 

그 자의 손에 묻어있던 피는 그것들의 피만 묻어있던 것이 아니었다. 내 동족 또한 그곳에서 전부 죽었다.

 

모두 자네와 같은 선택을 하진 않더군. 참 아쉬워.”

 

하하! 하하. 내가. 하하하!”

 

나는 눈을 가리며 웃었다. 그저 웃었다. 그건 슬픔일까 아니, 눈물은 흐르지 않았다. 그럼 분노일까 아니 오랜만에 느낀 자유는 그저 후련했고 상쾌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에 그 어떤 분노도 느낄 수 없었다.

 

희망,꿈 그런 건 여유가 있는 것들이나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애초에 그런 것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하지만, 만약 그들의 못 봐줄 정도로 애틋한 여정을 보면서 나도 그들처럼 희망과 좀 더 행복한 꿈을 꾸었더라면...

지금, 이 순간까지 오진 않았겠지.”

 

골드 드래곤 무리가 서펜트를 둘러쌓는다. 아까보다 조금은 강해 보이는 녀석들이 창을 들고 서펜트를 향해 소리쳤다.

 

당장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라! 그렇지 않다면!?”

 

서펜트는 소리치는 그 녀석에게 달려들어 난도질했다. 모두가 입을 다물며 그 광경을 조용히 지켜봤다.

시끄럽군. 시끄러워!”

 

그의 작은 단검이 한 골드 드래곤의 몸을 여러 번 관통했다. 피가 튀기는 그 끔찍한 광경은 골드 드래곤 무리를 잠깐 움츠리게 했다.

 

이미 약들을 전부 전달했고, 이곳에서 더 날뛸 이유는 없다.’

 

서펜트는 난도질 당한 골드 드래곤을 보며 과거를 떠올린다.

하지만 발버둥은 쳐도 되는 거 아닌가.’

 

. 그대들 안 올 건가? 날 잡으려고 온 거 아니었나?”

 

그 말에 골드 드래곤이 한꺼번에 달려들었다. 한쪽 팔이 없는 상태에서 이 무리를 상대하는 것은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다. 익숙하지 않은 방향 감각과 여러 싸움으로 지쳤다.

 

한 번씩 창이 그의 몸을 관통 할 때마다 점점 힘이 빠졌지만, 더욱더 악착같이 발버둥 쳤다.

 

!”

다들 겁을 먹지 말고 달려들어라! 어차피 수적으로 우리가 우세하다!”

서펜트는 한 마리. 한 마리 자신을 달려드는 골드 드래곤들의 목을 베어냈다. 이제 자기 피인지 적의 피인지도 구별이 되지 않은 피들로 몸이 뒤덮이며 그들을 쓰러트려 갔다.

 

말도 안 돼. 신전 안에서. 어떻게 던전 출신 드래곤이.”

“...”

 

마지막 남은 골드 드래곤이 벌벌 떨며 뒷걸음질 쳤다.

 

도망가지 마라.”

서펜트는 지쳤음에도 마지막 남은 골드 드래곤을 쫓아 바로 죽이지 않고 다리 근육을 찢었다.

 

자네는 방금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했어.”

그 골드 드래곤은 손으로 기어가며 도망가고 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서펜트도 그를 천천히 따라가며 말했다.

 

던전 출신이라.. 그래. 그렇지 나는 던전에서 태어났다.”

 

서펜트는 단검을 던져 그의 팔에 명중시켰다.

근데. 그게 뭐가 문제지? 너희들은 훨씬 더 편한 곳에서 자랐지. 하늘의 신전. 아모르의 힘이 가장 잘 닿는 곳. 축복받은 너희들이!”

 

서펜트가 눈을 부릅뜨며 다른 단검을 꺼내 골드 드래곤의 등에 꽂는다.

 

우리를 차별했어야만 했던 이유가 어디 있단 말이냐!”

 

움직임은 멈추었다. 서펜트도 잠시 멈추었다. 그리고 심호흡하고 피가 묻은 머리를 위로 올리고 옷들의 묻은 피를 닦으려고 했다.

 

“.....지워지지 않는군.”

 

이제 어디로 가야 할까. 원래 이들을 전부 죽일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던전이라는 말에 마음속을 주체하지 못하고 마지막 남은 그 드래곤까지 죽였다.

 

“...최대한 빨리 날아왔지만. 늦어버린 건가.”

“...!”

 

어느 순간부터 그곳의 공기가 뒤바뀌기 시작했다. 피로 뒤덮히면서 서펜트의 영향으로 어둡게 물들어가던 그곳이.

 

한 드래곤의 영향으로 다시 빛의 기운으로 뒤덮이기 시작한다.

 

전우들이여. 그대들을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

여기까진가.”

 

-

 

여기 왜 이래?”

끔찍하군

 

우리는 하늘의 신전 입구에 있는 골드 드래곤들의 시체를 보며 경악했다.

 

파워, 눈 뜨고 보기 힘들다.”

최대한 피해서 따라와. 괜히 피 냄새 묻으면 오해를 사기 쉬워.”

 

그냥 지나가도 되는 거야?”

원래는 하늘의 신전 내부의 검증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좀 귀찮아서 다행이지 뭐.”

 

우리는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기는지도 모른 채로 마침내 하늘의 신전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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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예정 되어 있던 ep.28까지 한번에 올릴 예정이었으나 예상 외로 기간이 늘어진 까닭에 일단 완성 된 이야기를 먼저 풀려고 합니다. 기다려주신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최대한 매끈하게 이야기를 전개하고 싶다는 욕심에 갈아 엎은 이야기가 점점 많아져서 현재 의욕도 많이 떨어졌지만 끝까지 달려보겠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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