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4 잊을 수 없는 추억 (11)
G스컬의 어깨 부분이 통째로 잘려 나가며 빛과 함께 타들어 사라졌다. 그는 기겁하며 뒷걸음질 쳤고 얼굴에는 공포를 숨기지 못한 채 말을 더듬거렸다.
“!!!.... 너는 설마…!?”
그저 어린 고대신룡이라 생각했던, 결코 그 녀석과 같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 그의 예상을 전부 뛰어넘었다. 단 한 순간도 예측, 예상할 수 없었던 그 드래곤이 다시 그의 앞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것을 깨달은 G스컬이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밖에 없었다.
“미안하다 고대신룡!! 나도 어쩔 수 없었다! 던전에서는 죽고 죽이는 게 당연한 거였어! 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던 거라고!”
그리고 고대신룡은 손을 뻗으며 사과를 하는 G스컬의 말에 잠시 멈칫했다. 그리고 자신의 호소가 통한다는 것으로 이해한 G스컬은 머리를 땅에 박으며 말했다.
“다시는! 던전 밖으로 나서지 않겠다! 너희들을 더 건들지 않고 이곳에서 손을 떼겠어! 그…. 뭐야 그래! 다크닉스! 다크닉스도 부활하지 않을 거다! 날 살려만 다오! 나…. 나도 살 권리를 줘야 하지 않겠나…?”
G스컬은 힐끔 고대신룡의 반응을 확인했다. 속내를 알 수 없는 표정이었지만 자신을 바로 베어내지 않는다는 것은 어느 정도 통한 것이라 봐도 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고대신룡이 입을 열었다.
“다크닉스의 부활…. 그리고 살 권리라….”
“그래!! 그냥…. 보내주면 조용히…. 가만히 살겠다!! 한 번만 봐줘!”
G스컬이 기뻐하듯 고개를 들었다.
“근데 나는 어려서 그런 거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게 통할 리 없었다. 고대신룡은 이미 G스컬을 다시 한번 베어내기 위해 검을 들었고 피하기엔 이미 늦었다.
“끝이다. G스컬.”
빛의 검은 G스컬의 목을 향했다. 그러나 빛의 검은 G스컬을 베어내지 못했다. 간소한 차이로 그들이 있던 공간이 크게 흔들려 검은 목을 지나쳐버렸기 때문이다.
고대신룡은 당황하며 큰 흔들림 속에서도 중심을 잡으려고 했지만 그게 쉽지는 않았다.
“하하!! 역시 아직 어린 고대신룡이군! 결국 감정에 휩쓸려버려서 중요한 걸 잊어버렸던가?!”
고대신룡은 G스컬의 몸통을 정확하게 베어냈다. 그리고 그의 검은 G스컬을 포함해 그들이 있던 방마저 갈라버렸다. 검격은 빛의 결정체를 담고 있던 기둥을 지나쳤고
무너져 버린 기둥은 더 이상 빛의 결정체를 가두지 못했다. 있어야 할 자리에서 벗어나 버린 빛의 결정체는 더 이상 하늘의 신전을 유지할 힘을 공급할 수 없었고
이제 하늘의 신전은 무너져 내릴 것이다.
“머뭇거리지 말았어야지! 너의 그 머뭇거림이 유타칸을 멸망으로 이끄는 거다!”
G스컬은 혼란을 틈타 바닥에 떨어진 빛의 결정체를 향해 온 힘을 다해 기어갔다. 그의 손이 빛의 결정체에게 거의 다 다가갔을 때 바닥이 부서지면서 추락하기 시작했고 G스컬은 빛의 결정체를 놓쳐버렸다.
“젠장!”
추락하고 있는 것은 G스컬 뿐만이 아니었다. 기절한 빙하고룡과 파워가 빠른 속도로 추락하고 있었고 하늘의 신전 지상에 있던 드래곤들이 날개를 펼쳐 신전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보였다. 하늘의 신전 전체가 무너지며 추락하고 있었다.
번개고룡도 힘겹게 날개를 펼쳤다. 거대한 잔해들을 피해 가며 추락하고 있는 빙하고룡과 파워를 향해 날아갔다. 하지만 역시 추락하는 속도를 따라잡지는 못했다.
“빙하고룡! 파워!”
그들을 깨우기 위해 소리쳐 보았지만, 소용 없었고 심지어 운은 그녀에게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번개고룡에 날개가 떨어지는 신전 잔해에 뚫리게 되면서 이제 그녀 또한 추락하게 되었다.
유일하게 온전한 상태로 남은 고대신룡은 공중에서 잔해들을 피해 가며 빛의 결정체를 찾기 시작했다.
‘신전의 붕괴는 어쩔 수 없어, 하지만 빛의 결정체가 G스컬에 넘어가는 것만은….’
하늘의 신전이 무너지더라도 그것을 유지하고 있었던 빛의 결정체만 있다면 그 기반을 통해 신전 드래곤들이 힘을 잃지는 못하도록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가장 최악의 상황은 그 기반마저 사라지는 상황.
고대신룡은 그 상황만은 막고 싶었다. 그리고 잔해 속에서 빛을 내뿜으며 자신의 위치를 알리는 빛의 결정체를 발견했고 즉시 잔해들을 헤쳐 나가며 날아갔다.
“안타깝군!”
하지만 그것을 발견한 건 G스컬도 마찬가지였고 그것을 먼저 잡은 것도 그가 먼저였다. 그런데 그때
“이건…?!”
G스컬에 손에 닿은 빛의 결정체가 스스로 빛을 내면서 폭발을 일으켰다. 잔해와 함께 터진 빛의 결정체는 메케한 연기로 하늘의 신전을 감쌌다.
그들은 추락했다. 고대신룡은 폭발에 휘말려 날개에 상처를 입었고 추락으로 뇌에 이상이 생겼는지 귀에서는 이명이 들렸고 눈은 초점을 잡지 못해 흐릿했다.
“으....”
잔해에 폐가 눌려서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았고 그저 앓는 소리를 내며 눈 앞에 빛의 결정체가 있음에도 손을 뻗는 것조차 힘들어 가져갈 수 없었다.
“이런 장치가 있을 줄은 몰랐군!! 하지만 마지막까지 스릴 넘치지 않았나?”
불행하게도 얼굴의 반이 뭉개져 내려갔지만 G스컬은 멀쩡히 서 있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의 앞에 서서 절망을 지켜보며 미소 짓고 있었다.
“뭐가 웃긴 거지? 다크닉스를 부활시키려면 빛의 결정체가 필요한 게 아닌가?”
고대신룡은 역으로 여유롭다는 듯 웃었다. 빛의 결정체가 피아식별할 수 없는 폭발을 일으킨대도 G스컬이 빛의 결정체를 가져갈 수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키킥 여전히 오만하구나, 어린 고대신룡이여 내가 빛의 결정체를 만질 수 없다고 생각하고 그런 말을 꺼낸 것 같군?”
그러나 G스컬은 그를 비웃으며 계속 예상할 수 없는 말을 했다.
‘설마’
“제대로 보았군! 나는 이것을 만질 수 없는 게 맞다.”
고대신룡의 예상대로 G스컬이 빛의 결정체에 손을 갖다 대려고 하자 빛의 결정체는 폭발하려는 듯 흔들거리며 빛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시 멀어지자 그것은 잠잠해지며 빛의 세기 또한 사그라들었다.
“제우스, 이상한 술수를 쓴 것 같더군. 정말 까다로운 놈이야.”
G스컬은 있지도 않은 혀를 차듯, 쯧 이라는 말을 하며 불만스럽게 말했다. 그리고 반쯤 갈려버린 턱을 잡고 그에게 말했다.
“그런데 한 가지 착각하는 게 있는 것 같군. 내가 부활에 뭐가 필요하다고 말했었나?”
고대신룡은 그때 자신이 모든 것을 간과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동안 그들이 재료로 모았던 것은 다크닉스의 부활을 막기 위한 봉인의 재료였다. 어째서 G스컬과 서펜트가 그들의 재료를 바꿔가며 가져갔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어차피 그분의 부활에 이것은 필요하지 않아,”
G스컬은 그저 보잘것없다는 식으로 그것을 보았다.
“나의 힘이 제대로 회복되지 않는 상태에서 직접 이곳에 온 건 너희들이 이것을 가져가려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너를 제외한 세 마리는 이제 잔해에 깔려 보이지 않고 너 혼자서는 이제 재료를 모으기도 힘들 테니….”
G스컬은 고대신룡에게 얼굴을 들이밀며 소름이 끼치는 얼굴로 그를 응시하며 소리쳤다.
“너희들은 죽음만을 기다리면 되는 것이다!!”
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던 것 같았다. 불의 산에서 어쩔 수 없다’라는 무력감을 느끼고 포기하려고 했었다. 운이 좋게 금오 경감과 피닉스 덕분에 그 위기를 모면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곳은 불의 산이 아니다. 여정을 같이 했던 드래곤들의 생사를 알 수 없고 그들 중에서 하늘의 신전에서 믿을 만한 동료가 있던 것도 아니다. 고대신룡은 정말로 이제는 더 그들을 도와줄 드래곤들이 없다는 것을 깨달아 버렸다.
“그래 그 표정이다!! 모든 것을 잃은 허탈함! 무력감! 죽을 듯이 쓰라린 그 고통을 너도 느껴보아라!!”
G스컬은 끝까지 차오르는 희열과 쾌락에 만족한 듯 더욱더 고대신룡의 표정을 보며 비아냥거렸다.
“만족스럽구나, 어린 고대신룡이여 너의 첫 만남부터 끝까지 참으로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하지만 너를 살려둘 수는 없다. 항상 고대신룡은 예상할 수 없었거든. 안타깝구나, 어쩔 수 없는 운명의 드래곤이여.”
고대신룡은 아무것도 들을 수 없었다. 늪처럼 깊은 무력감이 그를 삼켰다. 그의 표정을 본 G스컬은 안타깝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서 그를 이제는 보내주려고 한다.
“........그러게, 멸망을 왜 막으려 한 거지? 가만히 있었다면 조금은 더 살 수 있었던 것을”
G스컬은 손에서 붉은 기운을 내뿜어져 있었다. 그의 형을 끝장냈던 일격을 준비했다.
“이봐요, 환자는 건드는 거 아니거든요?”
“!!”
엔젤은 양손에 작은 빛 만들어 무너져내린 G스컬의 몸에 쑤셔 넣었다. G스컬의 몸 안에서 빛이 새어 나오며 폭발했다. 하지만 그를 제압하기엔 턱없이 모자랐다.
“네가 감히!!”
G스컬은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모르는 엔젤을 향해 붉은 손을 휘둘렀다. 그러나 그때처럼 제트가 나타나며 G스컬을 밀쳐냈고 엔젤이 다치는 것을 면했다.
“제트..!”
하지만 제트의 몸은 멀쩡하지 못했다. 그저 그 기운에 닿았다는 것 자체로 제트의 몸이 검게 물들어갔다. 다리에 힘이 풀려가며 몸에 힘을 주는 것이 힘들었다.
“...고작, 고작 그 한순간을 벌기 위해 목숨을 건 것인가? 참으로 안타깝구나!!”
G스컬이 아까보다 훨씬 강한 기세로 그들을 향해 돌진했다.
엔젤은 눈을 감았다. 죽음이 두려웠다. 하지만, 그 고대신룡이 그저 죽어가는 것을 지켜볼 순 없었다.
비록 아주 잠깐의 시간을 벌 수 있다면, 그 사이에 고대신룡이 일어날 수 있다면 그렇게 아주 약간의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몸을 던졌지만 너무나도 볼품없는 죽음이라 생각했다.
‘역시…. 아무것도 못 하는구나.’
“충분했다. 그 한순간.”
무언가 튕겨지는 소리가 나고 낮고 차분한 목소리가 그들의 앞에서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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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에 있던 죄수 드래곤들은 G스컬이 모조리 정리했습니다. 묘사하진 않았지만 전부 승화 되어 승천했기 떄문에 추락해도 볼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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