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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빌리지] Ep.56 잊지 않을 추억 (18)

15 도비는자유가아니에요
  • 조회수624
  • 작성일2025.09.27

Ep.56 잊지 않을 추억 (18)

. 금오

 

앞이 흐릿하다. 피닉스가 알수 없는 압력에 억눌린 상태에서 힙겹게 금오를 불러본다.

 

어떻게. 된 거야... 왜 저기서 고대신룡이 아니고 다크닉스가 올라오는 건데?”

“....소용없다.”

 

대답한 건 금오가 아닌 나이트였다. 하지만 나이트 역시 엎드린 상태에서 말을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이미 터져버린 지. 오래니까.”

 

금오는 이제껏 분신인 상태로 그들과 동행했었다. 하지만 평소의 몸도 아니고 작은 형태의 분신이었기 때문에 그대로 터져버렸고 아주 소량의 금빛 실이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었다.

 

예상하지. 못한 건 아니지만, 존재만으로. 이 정도.”

 

나이트는 말을 하다 말았다. 그조차 이 압박감을 버티지 못하는 것이다. 다크닉스는 아주 멀리서 그들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의지를 갖고 있던 대지들이 그가 걷는 발걸음 하나하나를 신경 쓰며 물러서듯 길을 내어주었으며 그들을 죄어오는 압력은 점점 거대해져만 간다.

 

움직여야 해!’

 

그녀 뒤에는 누워있는 번개고룡이 있었다. 이미 지쳐 잠든 번개고룡은 깨어날 것처럼 보이진 않았지만 이 상태에서는 그녀를 보호하지 못하게 된다.

 

까꿍?”

 

그때 G스컬의 얼굴이 그녀의 앞에 나타났다. 기괴하게 벌어진 입과 새빨간 눈이 그녀를 조롱했다.

 

.”

아무래도. 너희는 일어나지 못하는 것 같군?”

 

피닉스의 입속에서 이빨이 갈리는 소리가 났지만 G스컬은 그저 기쁘다는 듯 깔깔댔고 나이트에게 다가가 그의 몸을 발로 걷어찼다.

 

! 너 뭐.”

아무것도 못 하겠지? 아무래도 너희들은 그분의 기운을 이겨내지 못하는 것 같군! 나에게는 한없이 따스한 기운인데 말이지!”

 

나이트의 살벌한 눈빛에도 졸지 않고 발길질하는 그의 모습은 그동안의 분을 푸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런 눈을 한다고 바뀔 것 같나? 멍청한! 빛의 신전 드래곤 녀석! 너희에게 계속 목이 잘려 농락당하는 그 느낌은! 이 정도로 끝나지 않아!”

 

G스컬이 발길질을 멈추고 그의 붉은 기운을 내뿜는 손이 나이트를 향했다.

 

그래. 결국 기운 이었던 건가.”

 

혼자서 어떤 말을 한 후에 나이트가 힘겹게 빛의 검을 휘두르자 G스컬의 손은 끝내 닿지 못하고 몸통이 잘려 나갔다. 나이트는 곧바로 G스컬이 재생하더라도 이쪽으로는 올 수 없게 저 멀리 수정을 던져버렸다.

 

어떻게 한 거야?”

 

피닉스도 어느새 몸이 가벼워졌음을 느꼈다.

 

우릴 억누른 건 결국 저놈의 기운이었다. 보이지 않을 뿐 결국 베어낼 수 있다면 못할 것도 없었지. 문제는 고작 기운이 이 정도라면.”

 

나이트는 좀처럼 긴장을 놓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고 천천히 다가오는 다크닉스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저놈의 힘은 어느 정도일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고대신룡은. 죽은 거야?”

 

피닉스가 뜸을 들이며 말했다. 나이트는 복잡한 표정으로 다크닉스 뒤에 있는 지하던전을 바라보며 말을 고르는 듯했다.

 

빛의 기운이 끊겼다. 하지만 고대신룡이 아무것도 못 하고 죽었을 리가 없다. 금오의 말대로라면.’

 

확실하진 않았다. 그렇지만 그는 고대신룡을 믿었다.

 

가능성은 작지만, 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피닉스의 침울했던 안색이 살짝은 펴졌다.

 

정말?”

 

하지만 지금 우리를 대신해 저것과 싸울 수는 없어 보인다.”

 

그 순간에도 천천히 다크닉스는 그들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내가 도와줄 수는 없겠. ?”

 

아무것도, 내가 아는 바론 저놈은 빛의 힘 외에는 그 어떤 공격도 통하지 않아. 아무리 네 불길도 무력도 소용없다는 뜻이지.

 

나이트는 뒤에 누워있는 번개고룡을 살짝 쳐다보았다.

 

이곳에서 버티다간 다 죽는다. 하지만 네가 번개고룡을 업고 도망치도록 버텨줄 수는 있다.”

 

그게. 최선이야?”

 

고대신룡이 살아있다고 한들, 지금 상황에서 더 좋은 방법은 없다. 시간은 더더욱 없지.”

 

알았어.”

 

피닉스도 그 사실을 알았고 고집부리지 않으며 조용히 번개고룡을 업은 후에 홀로 다크닉스를 마주하는 나이트를 보며 소리쳤다.

 

우리!”

 

그녀의 우렁찬 외침에 반응하듯 나이트가 고개를 움찔거렸지만 돌아보진 않았다. 다크닉스를 상대로 한눈을 팔면 안 되는 거였기 때문일까. 피닉스에게 그 어떠한 이유는 중요치 않았다.

 

다시 만날 수는 있는 거겠지? 나 한번 너랑 붙어보고 싶거든! 불의 산은 따분하단 말이야.”

 

무엇보다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이 강렬했기 때문에, 얼마나 가능성이 높을 진 몰라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간절하게 믿고 싶었다. 그래서 나이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피닉스는 혼자서 말을 끝마쳤다.

 

꼭 살아서 날 만나러 와. 약속이야.”

 

피닉스는 사라졌고 나이트는 홀로 남았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복잡한 감정이 나이트의 마음 한 공간에서 작은 꽃처럼 피어올랐다.

 

이번 일이 끝난 후에 무엇을 하고 살지 생각한 적은 없지만. 조금은 미련이 생기는 것 같군.”

 

[ 기운을 버티면서 도망가지 않는 드래곤이 있다니, 참으로 놀랍군. ]

 

다크닉스가 그의 앞에 나타났다. 그를 더 가까이서 마주할수록 그 기운이 그를 더 억누르고 있음을 느꼈지만 베어낼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한 이상, 그를 더 억압할 수는 없었다.

 

어울리지 않은 능청은 그만두었으면 좋겠군.”

“...그것은 청인가?”

 

그를 짓누르던 거대한 힘은 다크닉스가 묻는 순간 사라졌다, 그러나 달라진 것은 없었다. 다크닉스라는 그 존재 자체로 다시 압박되고 있었으며 나이트는 오만을 넘어선 그의 말투와 태도가 불쾌했지만, 이 세계의 질서를 벗어난 듯한 그 강함 앞에서는 의미가 없었다.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파멸 그 자체가 그의 앞에 서 있었다.

 

청이 아니라면?”

 

우습군, 네가 자존심을 부릴 여유는 없을 텐데.”

 

다크닉스의 웃음이 주변의 고요함을 지워냈다.

 

고대신룡을 어떻게 한 거냐. 죽인 거냐?”

“....”

 

왜 살려둔 것이지?”

 

다크닉스는 답하지 않았지만 나이트는 신경쓰지 않고 물었다.

 

네놈. 그놈의 힘을 계승한 것 같지만 그 본질은 흩어져 결국 작은 조각만을 가진 네 존재 자체에는 흥미 가지 않는다.”.

 

질문에 대답해라.”

 

대화가 이루어질 것 같지는 않았고 다크닉스는 오히려 당당한 그의 태도를 감탄하며 말했다.

 

날 죽일 수 있다는 듯이 얘기하는군.”

 

그의 빛의 검을 보며 이죽거리는 다크닉스를 향해 주저 없이 검을 휘둘렀다. 섬광이 터지며 다크닉스의 몸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역시 평범한 빛의 드래곤은 아닌가.”

 

비록 다크닉스의 팔을 잘라내지 못하고 막힌채로 끝났지만 공격이 불가능 한 것은 아니었다. 다크닉스가 잠시 놀란 듯 자기 팔과 힘겨루기를 하는 나이트의 검을 보았다. 고대신룡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의 힘, 다크닉스는 약간의 기쁨을 느끼며 나이트를 향해 외쳤다.

 

네 전부를 보여봐라!”

 

다크닉스의 파멸의 기운이 담긴 주먹이 나이트를 향했다. 나이트는 적당한 힘으로 쳐내 보려 했지만 다크닉스의 힘은 이제껏 그가 마주해왔던 적과는 비교하기 우스운 정도였다. 다크닉스의 주먹이 그 빛의 검을 그대로 쳐부수며 나이트에게 향했다.

 

어설픈 힘으로 나와 맞서려는 거냐!”

 

다크닉스의 주먹은 아슬아슬하게 나이트 머리 옆을 지나갔다. 나이트는 곧바로 새로운 빛의 검을 꺼내 다크닉스를 배려했지만 그 또한 검을 피하며 거리를 벌렸다.

 

날쌔군.”

마치 네가 봐주는 것처럼 들리군.”

 

어쩌면.”

 

네 힘이 고대신룡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는 것은 인정하마. 하지만 넌 고대신룡이 아니기 때문에 날 이길 수 없다.”

그래서 살려두었나?”

 

나이트는 집요하게 물어보았지만 다크닉스는 말하지 않고 대신 주먹을 휘둘렀다.

 

너희들이 믿던 그 고대신룡은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로 내게 죽었다!”

 

다크닉스의 주먹은 공간을 일그러트리며 그 풍압만으로 나이트에게 상처입히고 있었다. 또한 그의 기운에 의해 나이트의 갑옷이 버티지 못하고 점점 사그라들었다. 그의 일방적인 공격으로 주변의 대지가 부서지고 흔들리며 용암은 더욱더 격렬하게 터져댔다.

그런데 네놈이 무엇을 할 수 있지? 아모르의 창조물도 아닌 조각의 불과한 네가! 그리고 네놈들이!”

 

다크닉스가 목소리를 높이며 가차 없는 맹공이 몰아쳤다. 나이트가 공격할 틈은 없었다. 평범함을 아득히 뛰어넘는 다크닉스의 속도는 나이트가 전부 막지도 못할 속도였고 계속 더 빨라졌다. 그리고 더 이상 따라가지 못하였을 때 어느새 다크닉스의 주먹이 나이트의 복부에 꽂히고 말았다.

 

결국 여기까지였나.”

 

나이트의 갑옷이 전부 부서지며 입에서 피가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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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사실 제 하루는 48시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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