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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시디아_ prolog

0 Tempus.c
  • 조회수309
  • 작성일2014.02.27

\"나한테도 그런 시절을 돌려 주게.

내가 아직 성숙을 향해 나아가던 시절.\"

 

                                     - 괴테, 파우스트 中

 

 

 

Eternal_ prolog

 

 

몇 시간 동안의 시끄러운 소리는 빅토르가 8번지의 고스트라운드 저택 쪽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깊은 밤에도 불구하고, 그곳은 굉장히 밝은 불빛으로 가득했다. 인근 소방소에서 온 소방관들이 서둘러 화재 진압에 들어갔지만, 누구도 생존자가 있을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그것은 고스트라운드 저택이 버려진 폐가(廢家)였기 때문이었다. 건축된 지 80년이 넘는 저택은 이미 본래의 아름다움을 잃고 자연에게 몸을 내어주고 있었다. 담쟁이덩쿨은 내부 깊숙히 그 세를 넓혔고 정원 곳곳에는 달걀나무(달걀모양의 열매가 열린다는 백가지 따위의 식물 : 역주)가 듬성듬성 자라나 있었다. 

 

 

불은 저택은 남김없이 불살랐다. 화재가 모두 진압되자 경찰은 산불에 의한 화재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들의 행동은 신속했고, 판단은 정확했다. 한 가지를 제외한다면. 잿더미 사이에서 새까맣게 그을린 유해가 발견되었던 것이다.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 누구도 살지 않을 것이라는 폐가에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화재로 죽었다.

그는 프레드 코튼이라는 47세의 남성으로, 작은 노점을 운영하던 노인이었다. 경찰은 프레드가 저택에 침입한 경로와 이유를 추적하기 위해 애썼지만 그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의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는, 타버리다 남은 낡은 외투의 호주머니엔 신분증이 들어있는 지갑과 애프터데이 상표가 그려진 가격표가 들어 있었는데, 그것들을 회수하는 것으로 경찰은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가격표 뒷면의 여백 공간엔 작은 글씨로 9,10 이라는 숫자가 쓰여있었지만,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다.

 

 

 

***

 

 

 

대도시 외곽의 작은 술집. 제임스 뒤머는 구석에 자리를 잡고 초조하게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에겐 시간이 많지 않았다. 주문했던 보드카를 바텐더가 가져오자 그는 추가로 나초를 주문했다. 사실 그는 매우 시장한 상태였다. 이틀전 저녁으로 간단히 먹은 샌드위치 두 조각을 제외하곤 그는 아무것도 입에 대지 못했다. 그는 하루빨리 \'그것\'을 넘겨주고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것 때문에 그는 도통 그의 일을 할 수가 없었다. 제길, 내가 왜 이런 일을 맡게 된 걸까.

 

 

제임스가 나초를 받아들고 한 입 집어넣는 찰나, 꼬마 종이 울렸고 이어 키가 2미터 남짓한 커다란 몸집의 사내가 들어왔다. 그는 고개를 돌려 술집을 훑더니 이내 제임스를 발견하고 그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제임스는 눈살을 찌푸렸다. 약속했던 시간보다 2시간이나 늦었다. 

 

 

\"이봐, 스텅. 이렇게 늦으면 곤란하지. 난 그렇게 한가한 사람이 아니라고.\"

 

\"죄송합니다. 뒤머씨. 오는 길에 추적이 붙어서요.\" 스텅이란 사내는 어깨를 한 번 으쓱했다. 추적이라는 단어에 제임스는 잔뜩 긴장한 눈치였다.

 

\"따라붙은 사람이 있었단 말이야? 누구지?\"

 

 

\"걱정 마십쇼. 적당히 손은 봐주고 왔으니.\" 그의 물음에 스텅은 입술을 핥으며 내뱉듯이 말했다. 스텅은 캐묻는걸 싫어했다.

이대로는 스텅을 자극할게 뻔했다. 그렇게 되면 좋을게 하나도 없었다. 스텅은 뒤쪽 세계에서 이름 높은 사냥꾼이었다. 일반 사냥꾼들은 사슴, 곰 등의 동물을 잡지만 스텅은 인간을 사냥했다.

 

 

제임스는 조심스럽게 스텅의 눈치를 보며 그것을 넘겨주었다.

스텅은 입술을 핥으며 그것에 매료된 듯 잠시 쳐다보더니 가져온 가방에 넣었다.

그는 조심하라는 제임스의 말을 뒤로하고 술집을 나왔다. 새벽의 공기는 차가웠지만 그에겐 익숙했다. 그는 햇살을 가르며 자연스럽게 출근길에 오른 사람들 무리에 섞였다. 이제 시작인 것이다.

 

 

 

 

 

 

Tempus.c_ Insidiæ_prologu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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