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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빌리지] Ep.61 잊지 않을 추억 (23)

15 도비는자유가아니에요
  • 조회수625
  • 작성일2025.10.12

Ep.61 잊지 않을 추억 (23)

처음에 했던 그 각오를 잊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은, 왜 그러한 각오를 맹세했었는지 잊어버렸다.

애당초 명분과 목적을 잃어버린 허울 같은 행위는 단순한 나의 소심한 투정이었으려나.

 

아모르시여,

 

[ 그래.]

 

다크닉스는 마지막 고대신룡의 검에 닿기 직전에 자신의 끝을 직감했다. 그의 빛에서 아모르의 따스한 빛을 느끼며 그 끝을 직면했다.

 

부디 자비를 베풀어.

 

그렇게 눈부시곤 했지.’

 

당신의 아들을 용서해주시오.

 

어둠의 힘으로 응집된 다크닉스는, 깊은 절망과 깊은 어둠을 단절시키는 빛의 검을 막을 수 없었고, 빛의 검은 다크닉스의 건틀릿을 깨부수며, 몸통을 관통하듯 베었다. 그 잠깐 시간이 멈춘 듯 다크닉스와 고대신룡은 서로를 향한 자세 그대로, 공기마저 숨죽이며 한 치의 움직임도 없이 서 있었다.

 

곧바로 다크닉스의 뒤편, 어두운 하늘이 다크닉스를 베어낸 검의 궤적과 완벽히 같은 형태로 하늘이 찢겨나갔다, 그 틈 사이에는 어둠이 걷힌 맑은 하늘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여전히. 한없이 따스한 힘. 언제나. 밝게 빛나며.’

 

다크닉스는 무릎을 꿇은 채 쓰러졌다. 전부 포기한 것 같았지만 그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밝고 개운해 보였다.

 

개인적으로 궁금한 게 있는데 물어봐도 돼?”

 

고대신룡은 빛의 힘을 거두고서 그에게 다가가 물었다. 다크닉스는 그의 질문을 듣고서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얼마든지.”

 

왜 싸움을 즐거워 한 거야? 내가 알기론 당신은 원래 그런 성격이 아니잖아.”

그랬지. 하지만 널 보고 난 후에는 내게도 즐거움이란 걸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았지.”

 

아모르의 창조물이라고 다른 평범한 드래곤과 다르지 않은 거였다. 고대신룡의 형이 그랬듯 다크닉스는 조금 무딜 뿐.

 

나는. 널 기다렸다. 그리고 네 형이 하지 못한 어떤 것을 보여줄 거라 확신했고. 그리고 넌. 내 예상을 뛰어넘는 걸 보여줬다.”

 

당신은. 누군가 멈춰주길 바란 건가.”

 

“....그랬을 리가. 난 최선을 다해 널 꺾으려 했다.”

 

다크닉스의 몸에서 피가 터져 나온다.

 

하지만 결국 아모르는. 내가 아닌. 네 편을 들어준 거다. 내가 잘못했기 때문에.”

정말 그렇게 생각해?”

 

이렇게라도 생각하지 않으면. 가는 길이. 좀 더 편하지 않겠나.”

 

그 말을 끝으로 다크닉스는 무릎으로 버티던 다리의 힘이 풀리며 그대로 쓰러졌다. 쓰러진 그의 몸은 천천히 부서지며 가루가 되어 허공으로 흩날리기 시작했다.

 

고대신룡은 그곳에서 천천히 사라지는 다크닉스를 바라보았다. 아무 말 없이, 홀로 사라지는 다크닉스를 끝까지 그 자리를 지키며 그의 끝을 기다렸다.

 

-

 

어두웠던 창공이 갈라지며 다시 맑은 하늘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느 날 유타칸이 빛으로 가득 채워졌던 것처럼 유타칸의 있는 모든 드래곤들은 그 몽환적인 순간을 전부 목격했다.

 

우악...! 뭐야?”

 

번개고룡을 둘러업으며 던전을 빠져나온 피닉스는 깜짝 놀라며 하늘을 쳐다보았다. 살면서 처음 보는 희귀한 광경에 감탄하며 힘이 풀렸는지 천천히 들판에 쓰러졌다.

 

고대신룡이. 해낸 건가?”

 

“...뭐야.”

갑작스러운 충격에 번개고룡도 눈을 비비며 깨어났고 피닉스는 신이 난 상태로 하늘을 가리키며 말했다.

 

깨어났어? 저거 봐!”

 

몰려오는 몬스터들을 막아내고 있던 파워도 그 광경을 보았다. 어두웠던 하늘이 반으로 갈라지며 맑은 하늘이 열리자 몬스터들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물러가기 시작했다.

 

파워는 고대신룡, 믿고 있었다.”

 

경찰들과 함께 몬스터의 습격으로부터 주민들을 지키고 있던 헬 청장은 몬스터들을 의자 삼으며 한가롭게 사탕을 물며 쉬고 있었다.

 

언제 끝나려나.”

 

그 말과 동시에 불의 산에도 어두웠던 하늘이 갑자기 갈라지게 되었다. 자신에게 달려오는 잠식된 와일드보어가 주먹 한 방에 터져나가는 것을 확인하고서 그녀는 확신했다.

 

끝났네.”

 

헬은 씁쓸하게 사탕을 깨 먹으며 중얼거렸다.

 

결국 해냈잖아? 나중에 실컷 부려 먹을라 했는데. 안타깝게 됐어.”

 

-

 

. 빌어먹을 녀석, 날 어디까지 던진 거지?”

 

G스컬이 자신의 몸과 목을 힘들게 끼워맞추며 말했다.

 

다음에 만나면 정말로.”

다음에 만나면?”

 

G스컬이 붉은 손을 세게 쥐며 분노하던 중 그의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침 잘 만났군! 내가 널 기다리고 있었던 것을 어떻게 알고!?”

 

G스컬은 뒤를 돌아보며 신이 난 듯 그에게 말했다. 하지만 뒤를 돌아보아도 나이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어리석군.”

 

나이트는 이미 빛의 검을 뽑은 채로 돌아선 G스컬의 뒤에 있었다.

 

내가 널 죽일 수 없던 것은 아까가 마지막이었다.”

 

G스컬의 얼굴의 반을 가르는 선이 생기더니 그대로 G스컬의 몸이 반으로 잘려나갔다.

 

네 오만이 널 죽음으로 이끈 거다.”

 

그동안의 분노를 담으며 나이트는 G스컬 구슬을 반으로 갈라냈다. 베어내지 못했던 전과는 다르게 그 수정은 어떠한 오차도 없이 깔끔하게 반으로 갈라지며 산산조각이 났다.

가루가 된 G스컬을 말없이 지켜보던 중 어두웠던 하늘이 갈라지며 맑은 하늘이 그 틈을 메우는 것을 보게 되었다. 해낼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 광경을 보고 난 후에는 비로소 체감할 수 있었다.

 

끝났군요, 대장.”

 

다크닉스의 혼돈과 어둠으로 뒤덮였던 하늘이 한줄기의 섬광으로 갈라진 후에는 어둠이 걷어지고 그들이 알던 다시 맑은 하늘로 돌아왔다.

 

나이트!”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나.”

 

던전의 외각에서 피닉스가 나이트를 반겼다. 번개고룡도 꾸벅 인사하며 그의 주위를 둘러보았다.

 

, 고대신룡. 대장은 만나지 못했다.”

고대신룡 대장?”

 

그들은 나이트가 그를 부르는 호칭이 달라진 것에 이상함을 느꼈다.

 

나 찾았어?”

 

그 순간 고대신룡이 등 뒤에 빛나는 날개를 펼치고서 하늘에서 내려왔다. 마지막으로 보았을 때보다 전보다는 더 성숙해진 것 같았고 느껴지는 위엄도 그들이 알던 그 고대신룡과는 확연히 달라 보였다.

 

고대신룡. 맞아?”

 

번개고룡과 피닉스가 놀란 표정으로 말했지만 언제나 그들이 보았던 밝은 빛을 내뿜은 채 고대신룡은 어느 때보다 후련해 보이는 얼굴과 기쁜 표정으로 말했다.

 

돌아가자. 이젠 쉬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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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 히히힣.... 끝난다... 얼마 남지 않았다..!?


좋아요와 댓글은 진짜로 큰 힘이 돼서 내일 두 편이 나올지도 몰라요.

댓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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