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레이셔가 조심스럽게 알에 다가가자, 알이 움찔거리는 것만 같았다.
“어… 그, 알아 괜찮니?”
글레이셔의 손이 차가운 알 표면에 닿자, 소용돌이 문양이 움직이더니 이내 커지기 시작했다.
“?!”
그리고,
그 소용돌이는 글레이셔를 삼켜버렸다.
“으으윽…”
글레이셔가 눈을 뜨자, 주위는 온통 시커먼 어둠뿐이었다. 마치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 무의 공간인 것처럼… 조용했다.
“으아… 이게 뭐야… 밖으로는 못 나가나…”
천천히 손을 들어 겉을 훑자, 예상 외로 차가운 표면이 느껴졌다. 마치 벽처럼…
“벽?”
글레이셔는 손을 들어 내리쳤다. 그때, 느낌이 예사롭지 않았다… 사람의 손이 아닌 것처럼 재빠르고, 손 모양도 뭔가 이상해 보였다. 마치 발톱 같은 것이라도 달린 것처럼.
아무튼 벽에서는 무언가로 긁은 소리가 들렸고, 이내 깨지기 시작했다.
“뭐?? 혹시…”
알. 마치 알 같았다. 깨어진 표면에서 강렬한 빛이 들어왔고, 눈을 뜨자 보이는 세상은…마치 그녀가 사라졌던 그 숲과 비슷한 곳이었다.
“…헐… 혹시… 유타칸의 희망의 숲?”
그렇다. 그곳은 희망의 숲이었다…
글레이셔는 천천히 일어나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아무 것도 없나… 어엉?”
글레이셔의 발에 차인 건 작은 새끼 드래곤이었다. 검은색 용…
“호… 혹시.”
이렇게 생긴 용이라면 예전에 신화에서 봤던…
“다크닉스?!”
그렇다면 난 누구지… 다크닉스랑 같이 부화한 용이면은…
‘고대신룡?!’
히익… 그럴 리가 없는데…
어쩔 수 없이 일어나 나는 내 앞발을 확인했다. 휜색 드래곤 발이었다.
“…진짜인 거야? 나참…”
그렇게 나의 얼렁뚱땅 드래곤 일생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