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GON VILLAGE

  • 스토어

  • 틱톡

  • 플러스친구

  • 유튜브

  • 인스타그램

소설 게시판

  • 드래곤빌리지
  • 뽐내기 > 소설 게시판

유저 프로필 사진

빛과 어둠 1화

8 실버윙7313
  • 조회수33
  • 작성일2026.02.01

1화: 금빛 초대장


유타칸 대륙의 정중앙, 구름을 뚫고 솟아오른 거대한 부유섬 위에는 대륙의 모든 지성이 집결하는 성지가 존재한다. 바로 성 아르카나 마법학교다. 신화의 시대가 저물고, 인간의 시대가 도래하며, 잃어버린 고대의 마법을 체계화하고 계승하기 위해 설립된 이 학교는 단순한 교육 기관 그 이상의 이미를 지닌다.


성 아르카나 마법학교의 외벽은 마력을 머금은 백색 대리석으로 이루어져 있어, 태양의 각도에 따라 무지갯빛으로 영롱하게 빛난다. 학교를 감싸고 있는 칠중 제어 결계는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대기 중의 마나를 정화하여 수련에 최적화던 환경을 제공한다. 이곳의 도선관에는 전설 속 용들이 남겼다는 마법서의 사본부터, 대마법사들이 평생을 바쳐 연구한 마력 운용법이 수만 권의 장서로 기록되어 있다.


성 아르카나 마법 학교에 입학한다는 것은 가문의 영광을 넘어, 대륙의 지도자 층으로 진입하는 유일한 관문을 통과했음을 의미한다. 매년 수만 명의 지원자가 구릉 위를 향해 발을 내딛지만, 그 문턱을 넘는 것은 오직 선택받은 소수의 영재들뿐이다. 불을 다루는 화염의 마법사, 물의 흐름을 읽는 치유사, 바람을 부리는 전령 등 대륙 전역에서 내로라하는 천재들이 이곳에서 서로 경쟁하며 자신의 한계를 시험한다.


학교의 복도마다 흐르는 마력의 농도는 일반적인 도시의 수십 배에 달하며, 학생들은 아침 식사로 마력이 깃든 이슬을 마시고 강의실 사이를 비행 마법으로 이동한다고 하기도 한다. 이곳은 유타칸의 미래를 결정짓는 요람이자, 동시에 가장 치열한 전장이기도 하다. 부와 명예, 그리고 신의 힘에 가장 가까워질 수 있는 유일한 장소, 그것이 바로 성 아르카나 마법 학교가 가진 절대적인 위상이다.



성 아르카나 마법 학교 본관 7층에 위치한 교수회 의장실과 교무실은 입학 시즌을 앞두고 폭풍 전야과 같은 긴장감에 휩싸여 있었다. 수많은 서류가 공중을 부양하며 제 자리를 찾아 날아다녔고, 갯펜들은 스스로 잉크를 찍어 입학 전형 문구를 써 내려가고 있었다.


“올해는 유독 대륙 전역에서 마력 반응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군.”


엄격한 인상의 수석 교수가 수정구를 들여다보며 나직하게 읊조렸다. 그의 책상 위에는 올해의 신입생 모집 포스터가 놓여 있었다. 단순한 종이가 아니었다. 고대 드래곤의 비늘 가루를 섞어 만든 잉크로 인쇄된 포스터는, 마력이 깃든 자의 눈에만 찬란하게 빛나도록 특수 제작된 마법 도구였다.


“속성 불문, 신분 불문, 오직 잠재력과 마력의 순도만을 본다. 이것이 우히 학교의 철칙이지.”


행정관들은 분주하게 움직이며 완성된 포스터에 마법적인 각인을 새겼다. 이 포스터들은 전련용 전송 마법을 통해 유타칸 대륙 방방곡곡, 대도시의 광장부터 아주 작은 시골 마을들의 게시판까지 뿌려질 예정이었다. 


교무실 한쪽에서는 포스터에 실릴 문구를 두고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유타칸의 미래를 짊어질 인재를 찾는다’는 뻔한 문구 대신, ‘잠들어 있는 너의 빛을 깨워라’라는 문구가 황금색 엠보싱으로 새겨졌다. 각인이 완료된 포스터들이 마법진 위에서 빛을 내며 사라질 때마다, 교수들의 얼굴에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이번 입학생들 중에 혹시라도 전설 속 잃어버린 ‘빛’의 파편을 가진 아이가 있지는 않을까 하는 막연한 희망 때문이었다.


“준비는 끝났군. 이제 대륙의 부름에 응답할 아이들을 기다리는 일만 남았어.”


수석 교수의 손끝에서 마지막 마법 포스터가 허공으로 흩어지며, 전설의 시작을 알리는 무언의 신호가 대륙 전체로 퍼져 나갔다.



다음 날 아침, 에델 마을의 공기는 평소처럼 싱그럽고 평화로웠다. 루아는 평소보다 조금 일찍 잠에서 깨어나 마을 입구의 우물가로 향하고 있었다. 밤새 내린 이슬이 발등을 적셨지만, 루아는 기분 좋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가벼운 발걸음을 옮겼다.


“어…? 저게 뭐지?”


마을 게시판 앞, 어제까지만 해도 없던 기이한 물체가 루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마을 사람들이 공지 사항을 확인하던 낡은 나무 게시판 위에, 이질적일 정도로 고급스럽고 찬란한 종이 한 장이 붙어 있었다.


루아가 다가가자 포스터는 기다렸다는 듯 은은한 황금빛을 내뿜기 시작했다.  마을 사람들에게는 그저 글자가 적힌 조금 좋은 종이로 보이겠지만, 루아의 밝은 레몬색 눈동자에는 포스터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력의 파동이 생생하게 보였다. 종이 안에서 살아 움직이는 듯한 황금빛 글자들이 루아의 눈동자 속에서 소용돌이쳤다.


[성 아르카나 마법 학교: 신입생 모집]


루아는 홀린 듯 손을 뻗어 포스터의 표면을 만져보았다. 손가락 끝이 종이에 닿는 순간, 루아의 심장 깊은 곳에서 정체 모를 고동이 울려 퍼졌다. 머리에 꽃힌 노란 문양의 머리핀이 미세하게 진동하며 소녀의 백색 머리카락 사이로 작은 불꽃 같은 빛이 튀었다.


“잠들어 있는… 너의 빛을 깨워라…?”


글자를 천천히 읽어나가는 루아의 목소리가 떨렸다. 시골 마을에서 평생 흙을 만지고 살아온 소녀에게 ‘마법’이라는 단어는 먼 나라의 이야기였지만, 이상하게도 이 포스터만은 자신을 간절히 부르고 있는 것 같았다.


루아는 한참 동안 그 자리에 서서 포스터를 바라보았다. 황금빛 보리밭보다 더 눈부신 무언가가 자신의 인생을 통째로 뒤흔들려 하고 있었다. 소녀의 가슴 속에서, 농사꾼의 딸로서는 감히 품어본 적 없는 낯선 동경이 싹트기 시작했다.


그것은 유타칸을 다시 비출 커다란 빛의 첫 번째 깜빡임이었다.


-1화 끝-



댓글2

    • 상호 : (주)하이브로
    • 주소 : 서울특별시 강남구 영동대로 432 준앤빌딩 4층 (135-280)
    • 대표 : 원세연
    • 사업자번호 : 120-87-89784
    • 통신판매업신고 : 강남-03212호
    • Email : support@highbrow.com

    Copyright © highbrow,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