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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어둠 3화(상)

8 실버윙7313
  • 조회수20
  • 작성일2026.02.02

3화: 각성-빛의 검


어둠의 마물이 내뿜는 서늘한 냄새가 골목 전체를 잠식했다. 검은 연기처럼 일렁이는 괴생명체는 실체가 없는 듯하면서도, 그 안광만큼은 실감 나는 살의를 담고 있었다. 부러진 검을 든 소년의 어깨가 떨리고 있었고, 그 뒤에 숨은 어린아이의 울음소리는 이미 잦아들어 꺽꺽거리는 신음으로 변해 있었다.


루아의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소름이 돋았다. 태어나서 처음 마주하는 압도적인 악의였다. 도망쳐야 한다는 본능이 뇌를 자극했지만, 루아의 발은 대지에 뿌리박은 듯 움직이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도망치고 싶지 않았다. 저 아이들을 버려두고 돌아서는 순간,평생 자신의 가슴 속에 피어난 빛이 사그라질 것만 같은 강렬한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만… 두라고 했잖아!”


루아가 다시 한 번 소리 쳤을 때, 괴생명체가 기괴한 소리를 내며루아를 향해 도약했다. 검은 연기가 채찍처럼 휘어지며 루아의 심장을 노리고 쇄도했다. 소년이 “위험해!”라고 외치며 몸을 날리려 했지만, 마물의 속도가 훨씬 빨랐다.


그 찰나의 순간, 루아의 시야가 하얗게 점멸했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기 시작했다. 고요해진 세상 속에서 루아는 자신의 심장 박동 소리를 들었다. 쿵, 쿵, 쿵. 심장 박동에 맞춰 머리에 꽂힌 노란 문양 머리핀이 공명하기 시작했다. 핀에서 시작된 뜨거운 열기가 혈관을 타고 오른손으로 흘러 들어갔다. 그것은 난생 처음 느껴보는, 그러나 아주 오래 전부터 내 안에 있었던 것만 같은 익숙하고 따뜻한 힘이었다.



“아아아아-!”


루아가 본능적으로 오른손을 허공으로 뻗었다. 그러자 소녀의 손바닥에서 찬란한 빛의 파동이 원형으로 퍼져 나갔다. 칙칙한 골목을 대낮처럼 밝히는 눈부신 섬광이었다. 루아를 덮치려던 검은 연기들이 그 빛에 닿자마자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파동은 시작일 뿐이었다. 루아의 손 안에서 흩어지던 빛의 입자들이 하나둘 모여들더니, 길쭉한 형상을 갖추기 시작했다. 아직은 희미하고 불완전했지만, 그것은 명백한 의 형태였다. 레몬색 눈동자와 닮은 노란빛의 검신이 루아의 손에서 진동했다.


비록 숙련되지 않아 흐릿하고 약한 빛이었지만, 그 안에는 어둠을 거부하는 순수한 거부의 의지가 담겨 있었다. 루아는 자신도 모르게 빛의 검을 쥐고 앞으로 내달렸다. 검술이라 부를 수도 없는 투박한 휘두름이었다. 하지만 루아가 휘두른 궤적을 따라 황금빛 남았고, 빛의 검이 마물의 심장을 관통하는 순간, 칠흑같던 연기가 정화되듯 하얗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치이이익—!


고기를 태우는 듯한 소리와 함께 마물의 형체가 흩어졌다. 루아의 몸을 타고 흐르던 빛의 에너지가 마물의 핵을 직격하자, 놈은 한 줌의 검은 가루도 남기지 못 한 채 대기 중으로 증발해버렸다. 골목을 짓누르던 불쾌한 압박감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루아의 손에 쥐어져 있던 빛의 검도 힘을 다한 듯 입자가 되어 흩어졌다. 소녀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주저앉았다. 손바닥에는 아직도 그 따스한 진동이 남아있었다.




정적이 찾아온 골목 안, 소년이 멍한 표정으로 루아를 바라보았다. 방금 일어난 일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눈치였다. 흙먼지투성이인 시골 소녀가 마법사들조차 다루기 어렵다는 ‘순수한 광휘’를 형상화해 마물을 없앴으니까.


“사, 살았다…”


소년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뒤에 있던 작은 아이를 살폈다. 아이는 겁에 질려 덜덜 떨고 있었지만, 루아가 만들어낸 따뜻한 빛의 잔향 덕분인지 금세 안정을 되찾았다. 아이는 루아를 향해 겁먹은 듯하면서도 고마워하는 눈빛을 보내더니, 소년의 손을 꼭 잡았다.


“고마워요, 누나… 정말 고마워요.”


-3화(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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