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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S.S] 10화

5
  • 조회수4
  • 작성일07:54






고신은 여전히 그녀가 왜 물리게 되었는지 모를 테고, 어디론가 사라졌을 그녀의 정신이 어떻게 붕괴되어 나갔을지도 모를 테다. 그녀는 고신이 어떻게든 이걸 읽어낼 것이라 생각했을까, 그게 아니면 그녀의 괴로운 속마음 같은 것은 영원히 고신에게 전해지지 않고, 언젠가 무뎌진 고신이 모든 걸 잊고 그저 살아나가길 바랬던 걸까. 데빌으로선 알 수 없다.



사랑해. 잊지 말길.



고민 끝에 데빌은 포스트잇을 들고 고신이 있는 밖으로 나갔다.



고신은 데빌이 나왔음을 알았음에도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다. 무표정한 옆모습이 퍽 괴로워 보였다.





고신 : "다 됐나요?"


데빌 : "번역은 했는데....., 정말 읽으실 건가요."



왜요? 묻는 것 대신 고신은 데빌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그 끝엔 다시 고개를 돌려 하늘을 바라본다.



고신 : "...주세요."



물기가 낭랑한 목소리였다. 데빌은 그걸 건내고 말 없이 다시 안으로 들어왔다.




고신은 해가 완전히 넘어가고 밤이 깊어져도 들어오지 않았다. 데빌은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른 X를 달력에 표시했다. 추울텐데 겉옷도 없이 바깥에 몇 시간 째 서 있는 것이 참 안쓰럽다.



12시가 넘어가자 파틴이 방에서 나왔다. 자겠다고 들어가 놓곤 얼굴엔 피로가 그대로였다. 비틀비틀 걸어가 벽난로 앞 소파에 앉더니 다 잠긴 목소리로 뜬금없이 고신이 혼자 왔냐고 묻는 것이다.




데빌 : ".....근데 둘이 어떻게 아는 사이야?"


파틴 : "저 카페 알바했을 때 기억나죠."


데빌 : "아, 그랬지."


파틴 : "그 때 같은 타임 알바했던 용의 남자친구요..... 그래서 나랑은 막 친한 건 아닌데, 매일 같이 하람 데리러 갔어서 얼굴은 자주 봤어요."



가끔 맛있는 것도 사줬어요, 고신. 파틴은 그렇게 말하곤 일어나 데빌이 앉아있는 창가로 다가왔다. 하람. 그 이름이다.




데빌 : ".....응. 고신씨 혼자 왔어."



데빌은 손가락으로 창 밖을 가리켰다. 파틴은 창가 너머 서 있는 그 모습을 보더니 아, 하고 슬픈 탄식을 내쉬었다.




파틴 : "진짜 착한... 용이었는데....."


데빌 : "고신씨가?"


파틴 : "하람이요."




한국어로 적혀있던 수첩의 구절이 데빌의 머릿속을 멤돌았다. 괜히 데빌도 진한 슬픔에 빠진 것 같았다. 창 너머 뒷모습이 더욱 초라해 보였다. 




파틴 : ".....근데 우리도 누굴 걱정할 처지는 아니죠."



그러자 데빌의 아득했던 정신이 번뜩 돌아온다.



데빌 : "블랙은 돌아올 거야."


파틴 : "선배."


데빌 : "돌아올 거라 했어. 걘 거짓말은 안 해."


파틴 : "그럼 진작에 왔어야죠."


데빌 : "시끄러워!!"




파틴은 놀라는 기색도 없이 데빌을 가만히 바라본다. 그게 무척 차분하여 데빌의 눈엔 더욱 공포스럽게 보였다. 손이 부들부들 떨려온다.



파틴 : ".....저 들어갈게요. 시간도 늦었는데, 선배도 얼른 주무세요."




그러곤 다시 비틀비틀 방 안으로 들어갔다. 데빌은 차오르는 눈물에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죽어도 인정할 수 없다. 창 밖의 저 뒷모습이 저와 다를 바 없다는 걸. 


벌떡 일어나 방으로 들어가 소설책을 펼쳤다. 귀엽게 접힌 편지지의 밝은 색깔은 변함도 없이 시야에 든다. 줄곧 외면하고 있던 현실이 눈 앞에 서서히 드리운다.




블랙, 왜 그랬어. 돌아온다는 말은 쓰지 말았어야지. 편지에 귀여운 표정 같은 거 그려놓지 말았어야지. 기다리게 만들어놓곤 어떻게 그리도 태연해? 왜 그랬어? 진짜 밉다. 나쁜 놈....




눈물이 너무 썼다. 차마 삼키지 못할 만큼 너무 써서 데빌은 그것을 흘렸다. 한 두 방울 흘리다가 결국은 고개를 푹 숙이고 펑펑 쏟아냈다. 입을 꽉 물면서까지 애써 소리는 내지 않았다. 왜 내 기억 속 마지막 너를 예쁘고 장난스럽게 웃는 모습으로 남겨둔 거야. 데빌은 다 쉰 목소리를 허공에 내었다.




데빌 : "보고 싶어. 보고 싶어, 블랙. 돌아온다며."




블랙의 기숙사 방 벽엔 아무것도 걸려있던 게 없었다. 슬프게도 그걸 기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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