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rtemis
11화
들려오는 통화음. 결국 난 그들을 떨쳐내지 못 했다.
솔직히 말하면, 저들도 생각보다 그리 나쁜 이들은 아니다. 아니, 적어도 나한테는. 아무리 깡패 무리라지만 서열 같은 것이 당연히 없지는 않다. 제일 높은 놈이 우두머리, 그 다음 두 세 명은 그냥 제일 만히 떠받혀지고. 그런 것들이 없지 않아 있다. 어쩌면 많을 지도. 서열을 정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소속 기간, 참여 횟수, 뭐 그런 것들이다. 당연하게도 시간 날 때마다 들르는 나는 우두머리 다음으로 높다.
그래서, 편하긴 하다. 막 말 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니.
나: 누구야?
준석: 나.
이준석 그 새끼였다. 아까 내가 말한 서열 체계에서 제일 높은 새끼. 대충 우두머리라는 소리고, 보통의 깡패 무리에선 제일 막 나가는 놈의 위치에 있다. 사실은 우리 무리가 좀 특이하긴 하다. 왜냐면, 우두머리랑 그 아래 있는 놈 둘 다 공부를 잘 하거든. 공부는 그지같이 안 하는데, 그냥 그런 점수가 나온다. 한 마디로 제도 나 같은 놈이다. 대충 봐도 전교 20등은 나오는. 우리 둘 다 왠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저 놈은 몰래 공부할 지도. 아닌가, 그럴 상은 아닌데. 모르겠다.
난 생각을 접고 왜 전화했는지 물어봤다.
나: … 왜.
준석: 야. 방학식 이후로 어떻게 한 번을 안 오냐. 눈치껏 와야지.
나: 바빴어, 요즘.
준석: 개거짓말인 거 다 알아. 병X 같은 소리 그만 지껄이고 와라.
나: 왜.
준석: 이 새끼가. 그냥 오라면 와.
나: 바쁘다고.
준석: 치킨 시켜놨어.
나: 또 누구 삥 뜯었냐?
준석: 지나가던 애들 뜯어서 돈 벌었다, 왜. 불만 있음?
나: … 너 오늘 아침에 오토바이 탔냐?
준석: 어케 암?
나: 있어, 아는 방법이. 타지 말라니깐.
준석: 어쩔. 다 탔어.
나: 승완이랑 둘이? 나머지 애들 일 시켜놓고, 맞지.
준석: 시X. 왜 이렇게 다 알아쳐먹었어, 이 새끼는.
나: 거기로 가?
준석: 어. 10분 준다. 뛰어와.
나: 아오, 이 개새끼…
통화가 종료되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제가 그곳이라고 하는 곳은 하나밖에 없다. 우리 아지트. 우리 중학교의 페쇠된 곳에 있다. 예전에 내가 중 1 때 찾았었는데. 벌써 1년 넘게 쓰고 있네.
나는 그 아지트로 향하기 위해 아이패드를 덮었다.
나는 터벅터벅 스터디카페 건물에서 나왔다. 중학교로, 아지트로 향하는 내 발걸음이 평소처럼 가볍지 않았다.
무언가 잘못되었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길거리에서 아이패드를 꺼내 남은 시간을 확인했다.
나: ‘23시간.’
아직은 많이 남아 있었다.
안심하고 걸으려던 그때, 아이패드 화면이 바뀌었다.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