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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 13화 (마지막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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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43
  • 작성일2026.02.17






엔젤은 고신의 바램과는 달리 그러고 나서도 고신을 찾아왔다. 하지만 고신은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그러고 나서도 엔젤은 몇 번을 더 찾아왔다. 나중에 고신이 집을 완전히 나가버리고 나서 엔젤이 그 집을 찾아갔는지는 모르겠다. 아마 그러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면 집이 부서진 채 흔적도 없었을 테니까.


고신은 혹시라도 엔젤이 찾아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고층 아파트를 올리기 위해 시작 된 공사로 동네는 텅 비어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니까. 용역 깡패들은 아직 버티고 있는 용들을 끌어내기 위해 동네를 들쑤시고 다닐 것이다. 그건 너무 위험하다. 엔젤은 그런 것을 보고 눈에 담으면 안된다. 엔젤은 나와는 다르니까. 고신은 생각했다. 한참, 엔젤을 생각했던 것 같다. 시간이 그렇게 지나가도록 생각했다.





고신은 우습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는 건 정말 빠른데 모든 그 어린 날 고신을 훑고 간 감정들은 시간이 지날 수록 선명해졌다. 더 웃긴 건 시간이 더 흘러 마침내 2000년이 되었을 때 까지 노스트라다무스가 말한 그 종말이라는 것이 찾아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고신은 2000년 1월 어느 날 그 사실을 깨닫고 아주 쓰게 웃었다.



시발, 안 망하네. 하며.










-








고신을 뒤에 태운 오토바이가 물결치듯 유영하며 차선을 넘나든다. 그렇게 빠른 속도로 터널 안으로 들어서자 앞에서 핸들을 쥔 여자에게 고신이 묻는다. 고신의 말은 터널 안을 가득 채운 굉음으로 묻혀버린다. 그럼에도 고신은 아무렇게나 말을 해버린다.





고신 : "야, 너 비트 알아? 주인공이 오토바이 타면서 손 벌리잖아. 그거 왜 그런지 알아?"



그 순간 엔젤의 얼굴이 떠올라 고신이 말을 멈췄다. 주눅들지 않는 눈빛, 라면을 끓이다 고백했을 때 붉어지던 얼굴, 다신 오지 말라고 했을 때 젖어들던 눈망울, 너무나 선명하다. 



시발, 그게 뭔데. 되돌아온 말에 고신은 더더욱 크게 소리쳤다.





야, 진짜 몰라? 주인공이 이렇게 벌린단 말이야. 야, 봐. 이렇게, 말이야. 고신이 앞의 여자의 허리춤에 있던 손을 천천히 옆으로 평행하게 펼쳐 보았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머릿속이 아득하게 멀어진다. 속도도 소리도 그 어떤 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왜 종말은 찾아오지 않았는가.





고신은 생각해보았다.





정말로 원하는 것이 아니라서. 



엔젤의 얼굴을 떠올린 건 순전히 실수였다.


그러면 안되는 거였는데, 왜 그랬을까. 오래 생각했다. 오래 보고 싶었기에.










-





엔젤의 걸음이 다 헐어진 빈 동네 앞에 오래 멈췄었다. 엔젤은 혹시라도 고신이 찾아오지 않을까 해서 매번 찾았었다. 고신이 말하던 종말이라는 것은 오지 않았고 그래서인지 고신에게선 전화가 없었다. 처음엔 너무 미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고신이 왜 전화를 하지 않는 것인지, 자신을 찾아오지 않는 건지 알 것 같았다.


엔젤은 결국 자신은 고신의 그런 삶을 바꿀만한 용이 아니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꽤 오랜 시간 고신을 생각했다. 오래 보고 싶었기에.








혹시라도 고신이 있을까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찾아왔다가 돌아오던 길, 버스 안 라디오에서 터널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한 뉴스가 흘러나온다. 남자가 오토바이에서 뛰어내리면서 발생한 사고라고, 하지만 엔젤은 듣지 못했다. 이어폰을 꽂은 엔젤의 귀로 슬픈 음악이 반복적으로 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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