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INGS
3화
제이가 어둠 속으로 자취를 감춘 뒤, 문가에는 칸과 레온만이 남았다.
밖은 여전히 드래곤의 거친 숨소리와 무언가 으스러지는 소리로 가득했다. 칸은 문걸쇠를 잡은 손을 벌벌 떨고 있었다. 레온은 그런 칸의 옆에 서서 신발 끈을 단단히 묶었다.
"정말 나갈 거야?"
칸이 물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원망과 두려움이 가득했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야. 내가 안 가면 제이가 정말 사고 칠 거다. 저 녀석, 눈빛이 정상이 아니야."
레온은 문틈으로 밖을 다시 한번 살폈다. 드래곤 한 마리가 부서진 포드 잔해를 뒤로하고 멀어지는 것이 보였다. 지금이었다.
"칸."
레온이 처음으로 칸의 이름을 불렀다. 칸이 멍하니 그를 쳐다보았다.
"살아서 돌아오면... 그때 제대로 인사하자고. 애들한테 조용히 하라고 해. 절대, 무슨 일이 있어도 소리 내지 마라."
칸은 꿀꺽 침을 삼켰다. 그는 레온의 어깨를 한 번 꽉 쥐었다가 놓았다.
"내 이름은... 알지? 칸이야. 잊지 마라."
"알아, 이 멍청아."
레온은 짧게 대꾸하고는 문을 아주 조금 열었다. 차가운 잿빛 공기가 거주지 안으로 들이닥쳤다. 레온은 그림자처럼 문밖으로 몸을 날렸다. 칸은 즉시 문을 닫고 빗장을 걸었다.
거주지 안은 다시 지독한 정적에 휩싸였다. 깊숙한 곳에 숨은 아이들은 서로의 심장 소리조차 들릴까 봐 가슴을 압박하며 숨을 참았다. 제이 역시 어둠 속에 몸을 웅크린 채 귀를 기울였다.
'레온... 칸...'
제이는 자신의 이름도 낯선 이 상황에서, 방금 알게 된 타인의 이름들을 되뇌었다. 그것은 기괴한 감각이었다. 기억은 없지만, 누군가를 걱정하고 누군가와 대립하는 이 일련의 과정이 지독하게 이질적이면서도 뜨거웠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영겁 같은 10분이 지났을 무렵이었다.
아아아악—!
날카로운 비명이 정적을 찢었다. 그것은 레온의 목소리였다.
제이의 머릿속에서 무언가 끊어지는 소리가 났다. 뒤이어 들려온 것은 드래곤의 거대한 포효와 쇠가 긁히는 듯한 괴성, 그리고 칸의 절규 섞인 외침이었다.
"레온! 이쪽이야! 달려!"
"안 돼... 오지 마! 칸, 문 닫아! 으아악!"
둔탁한 타격음과 함께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제이의 귓가를 때렸다. 어둠 속에 숨어있던 아이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흐느꼈고, 누군가는 더 깊은 곳으로 파고들었다.
하지만 제이는 달랐다.
그의 몸이 먼저 움직였다. 갈증으로 타들어가던 목구멍은 더 이상 고통을 느끼지 못했다. 전신의 근육이 터질 듯이 팽창했다. 5년의 동면이 무색하게, 그의 신체는 극한의 위기 상황에서 숨겨진 본능을 깨워내고 있었다.
"제이! 안 돼! 나가면 다 죽어!"
뒤에서 누군가 옷자락을 붙잡았지만, 제이는 그것을 뿌리치고 복도를 질주했다.
'구해야 해. 포드도, 칸도, 레온도.'
그것이 왜 자신의 의무인지, 왜 그래야만 하는지 제이는 알지 못했다. 다만, 저 밖에서 들리는 비명이 자신의 영혼을 갈기갈기 찢어놓는 듯한 통증을 주었을 뿐이다.
제이는 거주지 입구의 철문에 도착했다. 빗장은 이미 풀려 있었고, 문은 반쯤 열려 덜컹거리고 있었다. 문밖으로 붉은 선혈이 튀어 들어온 것이 보였다.
제이는 바닥에 떨어진 칸의 철근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잿빛 하늘과 붉은 피가 낭자한 지옥을 향해, 몸을 던졌다.
"내가 간다...!"
제이의 외침은 드래곤의 포효 속에 묻혔지만, 그의 눈빛은 융합 에너지의 파편보다 더 차갑게 빛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