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INGS
7화
"그리고 네가 가져온 거 말이야."
레온이 턱짓으로 방 한가운데를 가리켰다. 그곳에는 레온이 목숨을 걸고 끌고 온 그 포드가 놓여 있었다.
다른 아이들은 그 포드가 불길한 듯 멀찍이 떨어져 웅크리고 있었다. 제이는 통증을 참으며 기어 가듯 포드 근처로 다가갔다. 자세히 보니 그 포드는 제이가 깨어났던 것이나 주변의 다른 포드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보통의 포드들은 투명한 강화 유리 너머로 안쪽의 수용자가 보이기 마련이었지만, 이 포드는 금속 재질의 외벽이 유리 부분까지 완전히 덮고 있어 내부를 전혀 들여다볼 수 없었다. 마치 중요한 무언가를 숨기기 위해 설계된 특수 용기 같았다.
"포드 외벽에 아무런 식별 번호도 없어. 바코드도 없고."
레온이 기괴하다는 듯 덧붙였다.
"하루 동안 아무런 반응도 없었어. 에너지 잔량 표시등도 꺼져 있고. 안에 사람이 들어있는지, 아니면 텅 비었는지조차 알 수가 없어. 칸은 그냥 버리자고 했지만..."
"안 돼."
제이가 단호하게 말했다.
"이 안에... 뭔가가 있어. 확실해."
제이는 떨리는 왼손을 뻗어 포드의 차가운 금속 표면을 만졌다. 그때였다. 제이의 손이 닿은 지점부터 미세한 진동이 시작되었다.
위잉— 위잉—
정적만이 감돌던 거처 내부에 날카로운 전자음이 울려 퍼졌다. 5년 동안 잠들어 있던 시스템이 억지로 깨어나는 듯한 비명이었다. 구석에 있던 아이들은 비명을 지르며 더 깊은 어둠 속으로 숨어들었고, 칸은 철근을 치켜들며 경계 태세를 갖췄다.
"뭐야? 갑자기 왜 이래!"
포드 상단의 작은 램프가 주황색에서 붉은색으로, 그리고 다시 시리도록 차가운 청색으로 변하며 빠르게 점멸했다.
치이이이익—!
압력 밸브가 열리는 소리와 함께 하얀 증기가 사방으로 뿜어져 나왔다. 금속 외벽이 좌우로 갈라지며 안쪽의 잠금장치가 해제되는 소리가 육중하게 울렸다.
"열린다...!"
레온이 숨을 죽이며 읊조렸다. 제이는 어깨의 통증조차 잊은 채, 천천히 열리는 포드의 안쪽을 응시했다.
그 안에는 인간의 형체라기엔 너무나 눈부신 빛이 고여 있었다. 밖에서는 드래곤의 포효가 들려오고, 안에서는 정체 모를 포드가 열리는 일촉즉발의 상황.
제이는 직감했다. 이 포드가 열리는 순간, 자신들의 생존 방식은 물론, 이 망가진 세계의 진실이 완전히 뒤바뀌게 될 것임을.
끝